공유

제1528화

작가: 잔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9-22 19:00:00
염구준은 검은 유령처럼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

'매복작전에 실패하니까 바로 도망치려고 하다니. 나를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

"아악, 싫어!"

곧 어둠 속에서 처량한 비명소리가 울렸다. 듣는 사람이 소름 돋을 정도였다.

그들은 순식간에 아주 깨끗이 제거되었다.

염구준이 그들을 처리하는 소리에 불쌍한 주변의 촌민들만 크게 놀랐다. 몇 년이 지났음에도 그 밤을 언급하면 촌민들은 그 날 귀신이 나타난 게 틀림없다며 몸을 떨었다.

모든 일을 처리한 후 염구준은 교통수단이 없어 걸어서 갈 수밖에 없었다.

염씨 가문까지 아직 몇 백 킬로미터가 남은 상태였다.

한편, 염씨 가문 저택.

현재 모든 염씨 가문 사람들이 한데 묶여 거실에 던져진 상태였다.

"대영아, 우리는 어쨌든 친척이잖니. 유란이를 봐서라도 다른 사람들을 풀어줄 수 없겠니?"

염진은 다른 사람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며 차마 참지 못하고 애걸복걸했다.

"안 됩니다. 물건을 못 가지면 아무도 안 보낼 거예요."

고대영은 의자에 앉아 고개를 더었다.

어떤 일은 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일단 했으면 마음이 약해지지 말아야 했다.

심한 부상을 입은 북궁야가 계속 경련을 일으키며 입에서 피를 흘렸다.

"가주님, 저희 할아버지가..."

한 소년이 소리 없이 슬피 울었다.

"북궁야 형님!"

염진이 큰소리로 외쳤다. 비록 그가 고용주였지만 그의 눈에 북궁야는 친형제보다 더 형제 같았다.

"대영아, 제발 형님을 병원에 모셔다 줘."

지금 북궁야의 상태로는 더 지체했다가 병원이 아닌 영안실에 가게될 것이 뻔했다.

"제가 말했잖습니까. 물건을 가지지 못한다면 누구도 보내드리지 못한다고요."

고대영은 손목시계를 보고 또 바깥을 보며 얼굴이 어두워졌다.

규정된 6시간이 곧 다가오는데 좀처럼 염구준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뚜뚜..."

"고객님께서 거신 전화는 서비스 지역에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걸어 주십시오."

전화를 해도 받지 않으니 고대영은 조금 불안했다.

'만약 염구준이 오지 않는다면 염진은 어떡하지?'

"삼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군신의 귀환   제1529화

    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대영을 쳐다보며 말했다."물건은 가져왔지만, 먼저 사람을 구해야겠어."그의 말투는 감정의 기복이 조금도 없이 매우 싸늘했다."사람을 구하겠다고? 먼저 물건을 내놓고 얘기 해."한쪽에 서 있던 고황호는 자신들이 염구준의 약점을 쥐고 있으니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해 바로 협박했다. "조심해!"염구준이 몸을 돌리는 것을 본 고대영은 일이 잘못됐음을 감지하고 일깨워 주었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었다. 방금 전까지 까불던 고황호는 염구준에게 목이 잡힌 채 공중에 떠올랐다.고황호는 평소였다면 이렇게 빨리 당하지 않았겠지만 방심한 탓에 손 쓸 틈도 없이 없었다."둘로 바꿔."지금 염구준의 손에 카드가 더 많아졌기 때문에 더 유리하게 협상할 수 있었다."그래."염구준의 살기를 느끼고 그의 무서운 눈빛을 보며 고대영은 결국 타협했다.중상을 입은 북궁야를 남겨놓은 건 염구준이 질질 끌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거래를 끝낼 거라고 생각해서였다.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못난 후배 둘이 그의 계획을 망칠 줄은."너희 둘, 북궁야 님을 병원에 데려가." 염구준이 그의 아들 둘을 보며 말했다."네!"두 사람은 대답한 뒤 북궁야를 등에 업고 밖으로 뛰어나갔다.고황호는 목이 잡혀있었지만 가만히 있지 않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둘로 한 명 바꾼다며? 왜 세 명을 바꾼 거야?"그렇다. 고황호는 요점을 전혀 알지 못했다.이 말만으로 이미 그가 얼마나 우기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하, 씨발. 내 눈엔 한 사람만 보였어. 왜 그럼 안 돼?" 염구준이 윽박질렀다. 이미 충분히 짜증나 죽겠는데 도움 안 되는 말만 하니 화가 나서였다.건너편 있던 고대영은 멀어진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이제 그들을 놓아줘도 되겠지?" 팍!염구준이 손을 놓자 두 사람은 땅에 떨어졌다.이미 약속한 이상 그는 당연히 무를 생각이 없었다."좋아. 그럼 이제 그 보물들을 어떻게 거래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지."고대영에게는 아직 카드가

    최신 업데이트 : 2024-09-22
  • 군신의 귀환   제1530화

    "그게..."고대영은 손을 놓지 않고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사람을 풀어주면 염구준이 바로 번복할까 봐서였다. 사람들은 종종 자기가 어떤 사람이면 상대방도 그럴 거라고 여기곤 했다."왜, 또 무슨 문제 있나?" 염구준의 말투는 이미 좋지 않았다."우리가 안전하게 떠난 후에야 사람들을 풀어줄 수 있어."고대영은 이미 여기까지 왔으니 체면 따위는 버리고 조건을 내걸었다.한때 그는 가족으로 협박하는 것을 가장 싫어했지만 결국엔 자신이 싫어하던 모습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휙."나와 흥정하지 마. 사람을 풀어주면 떠나게 할 테니까."염구준은 화가 치밀어 올라 옆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있던 고황호를 들어올렸다. '왜 또 나야?'고황호는 울먹이며 반항하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내가 너를 어떻게 믿지?" 고대영은 자신이 걱정하던 점을 말했다."지금 네가 나를 믿게 할 수는 없지만, 너한테는 나를 믿든지, 죽든지 하는 선택지 밖에 없어."지금 당장 사람들을 풀어주는 게 염구준이 참을 수 있는 한계였기에 바로 단호하게 말했다.협상할 때 고려하는 게 많은 탓에 상대방에게 약점을 보여준다면 줄곧 당하고만 있어야 했다.염구준이 지금 매우 진지하다는 걸 보아낸 고대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염진을 잡든 죽이든 모두 그의 목적이 아니었다.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고씨 가문의 보물을 가지고 돌아가는 것 뿐이었다."좋아, 한 번만 믿어줄게."고대영도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구준이 넌 너무 멍청한 선택을 했어."염진은 화가 났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도와 묶인 걸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아들이 이미 커서 통제할 수도 없으니 따르는 수밖에.사람을 풀어준 후, 고대영은 염구준이 갑자기 공격할까 봐 줄곧 그를 주시하며 천천히 문 쪽으로 기댔다."허, 보내준다고 한 이상 그냥 보내줄 거니까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염구준은 제자리에 서서 담담하게 말하며 기운을 내보내지 않았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9-22
  • 군신의 귀환   제1531화

    “그건 용제국 건데, 네가 어떻게 맘대로 쓸 수 있어?” 고대영이 유일하게 생각해낼 수 있는 말은 이 한 마디 뿐이였다.“이건 나랑 지존 용신의 일이니 너랑은 상관없어. 네가 걱정할 필요는 더더욱 없고.”염구준은 상대방의 기술이 동난 것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당연히 물러서지 않았다.달리 방법이 없는 고대영은 한참을 침묵에 빠지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가 돌려줄 수는 있어, 하지만 두 가지 조건이 있다.”가문의 목숨이 달려있는 일이니, 그는 패배 대신 타협을 선택했다.“말해봐, 들어나 보자.” 염구준은 먼저 그게 뭔지 알아야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러자 고대영은 생각했던 조건을 얘기했다.“하나, 앞으로 고씨 가문과 전투를 할 때에는 전신전을 사용하지 않는다.”“그래!”“둘, 내가 너랑 싸워서 만약 네가 지면 보물 3개를 돌려준다.”“알겠다.”염구준은 고민도 하지 않고 깔끔하게 대답했다.그에게 이 두 조건은 말하지 않은 것과 똑같았고, 그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그렇지만, 삼촌......”고황호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고대영의 의견에 반대하려 했다. “그렇지만이라는 건 없어. 난 이번 계획의 책임자야. 모든 뒷일은 내가 책임진다.”고대영은 결정을 했으면 바꾸지 않는 사람이였다. 또한 고황호의 의견은 더더욱 듣고 싶지도 않았다.“가자. 화원에서 겨뤄보자고.”말이 끝나자마자 염구준의 몸이 흔들리더니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상대방의 마음을 이미 꿰뚫고 있고, 그 힘이 어디에서 오는 지도 알고 있기에 고대영도 더 이상 꾸물거리지 않고 그를 따라 밖으로 향했다.두 사람의 전투는 일촉즉발이었다.“너 이게 왜 구자검인지 알아?”고대영은 칼집을 열어 천천히 구자검을 꺼내며 미친 듯이 기쁜 얼굴로 물었다.“고대 용제국은 아홉 개의 주로 나뉘는데, 아마 그거랑 관계가 있겠지.” 염구준이 추측한 것을 말했다.그의 어머니도 이전에 이 구자검을 물려주며 배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었다.“네가 말한 건 그냥 겉핥기일 뿐이야.

    최신 업데이트 : 2024-09-23
  • 군신의 귀환   제1532화

    이렇게 강력한 공세에 그는 아무리 반보천인인 염구준이라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염구준은 오히려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공격을 할 생각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그저몸놀림으로 교묘하게 공격을 피할 뿐이었다.그렇게 10분 뒤, 고대영은 싸울수록 자기만 힘이 드는 것 같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공세를 늦췄다.“헥헥.. 너 구자검이 힘을 흡수한다는 걸 알아서 피하기만 하고 공격은 하지 않는 거지? 얍삽한 자식 같으니라고!”고재영은 사실 구자검에 대해 본 적은 있지만 만져본 적은 없었으니 당연히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했다.그러자 염구준은 고개를 저어 공격을 피하고 설명했다.“틀렸어. 힘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구자검을 발동할 때 어마어마하게 큰 힘이 드는 거야.”예전에 그가 구자검을 사용해 전투를 할 때에도 속전속결로 끝냈다.반보천인처럼 강력한 사람도 너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고대영은 이제 다 깨달았지만 염구준이 다가오지 못하게 계속 싸울 수밖에 없었다.“휙!”검을 또 한 번 휘둘렀지만, 힘과 속도가 많이 약해져 있었다.거의 다 됐다!이때만 기다린 염구준이 갑자기 힘을 주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힘으로 무장한 오른손을 뻗어 검을 꽉 잡고, 왼손으로는 주먹을 쥐어 고대영의 아랫배를 가격했다.망했다!고대영은 불길한 느낌에 휩싸였지만, 되돌릴 수 없었다.주먹을 맞고 이미 정신이 없어져 그저 멍하니 구자검을 빼앗기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그가 진 것이다.“아니, 난 질 수 없어.”고대영은 바닥에 쓰러지자마자 뒤돌아 뛰어올라 전신의 영역 전개를 통해 염구준에게 돌진했다.이때 그는 두 눈이 빨개지고, 얼굴은 온통 먼지투성이에,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면, 구자검의 진정한 위력을 보여주지.”염구준은 말을 하면서 천천히 검을 들어 한번 휘둘렀다.손에 들고 있던 구자검이 전신 이상이니,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됐다.“구준아, 안 돼!”염진은 이 장면을 보고 급히 달

    최신 업데이트 : 2024-09-23
  • 군신의 귀환   제1533화

    “그래. 정리하고 출발하자.”염진은 손녀를 보러 간다는 말에 신이 나 더는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청해, 단지 관리실.한밤중 날이 밝기 전, 검은 옷을 입은 사람 몇 명이 거들먹거리며 입구로 들어갔다.염구준이 청해에 없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정문으로 드나드는 것이였다.“거기 서, 먼저 등록하시오!”반팔 차림의 젊은 경비원이 관리실에서 걸어 나왔다. 밖에 내놓은 팔뚝은 단단한 근육으로 가득했다.한기가 가시지 않은 밤중에도 그는 전혀 춥다고 느끼지 않은듯 싶었다.그들의 옷에는 검은색 단풍잎이 수놓아져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흑풍 조직의 사람들이었다. “미련한 사람 같으니라고! 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니 남 일에 참견하지 마시오.” 한 사람이 걸어 나와 소리쳤다.흑풍 조직은 뻔뻔하고, 당당했다. 경비원이 문밖에서 막아선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이게 제 업무입니다. 먼저 등록하지 않으면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경비원이 말하면서 그들의 앞으로 가 길을 막아섰다.“와 씨, 매달 월급으로 딸랑 이백몇십만 원 받으면서 목숨까지 거는 거야?”한 흑풍 조직원이 반짝거리는 무기를 꺼내 흔들며 비꼬았다. “당신들 손쓰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힘 조절을 잘 못하면 죽일 수도 있거든요.” “하하, 설마 나사 하나 빠진 건 아니겠지?”경비원은 진지하게 말했지만 몸에서는 아무런 기운도 흐르지 않아 흑풍 조직원들은 삿대질을 하며 큰 소리로 비웃었다.원래 그들은 흑풍 존주의 명령을 받고, 손가을을 납치해 가려고 온 것이었는데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붙잡혀 버렸으니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형들, 장난 그만해요. 바로 처리해 버리면 편하게 임무 수행할 수 있는데 괜히 여기서 힘 빼지 맙시다.”그들 중에서 한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손에 나이프를 들고 허세를 부리며 말했다.그가 경비원에게 다가가자 웃는 얼굴이 서서히 음흉해지면서 잔인함이 드러났다.역시 그들은 전혀 착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죽어!”그는 손을 들어

    최신 업데이트 : 2024-09-23
  • 군신의 귀환   제1534화

    진짜 빠르다!나머지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을때는 그 두사람은 이미 죽어있었고, 애초에 구조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였다. 곧이어 경비원이 또 움직였다. 경비원의 기술은 마치 군인의 체술같이 하나하나 모두 소박하고 꾸밈이 없었다.흑풍 조직원들은 비록 그가 다음에 어떻게 공격을 할지 알아차렸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고, 힘이 상상 이상으로 세서 차마 피할 수가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우두머리를 제외한 사람들 모두가 순식간에 죽어 버렸다. “단지 육신의 강도가 이렇게 두려울 정도라니, 그냥 괴물 그 자체구나.”비록 그의 전력이 최고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단전의 무성에 이제 막 입성한 강자긴 했다.그의 매서운 공격에 조직원들은 공격도, 피할 수도 없었다.가만히 서있어도 못 때리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어이, 검은 단풍잎, 당신도 흑풍 조직 사람입니까?”경비원은 마치 꿈에서 깬 듯, 그제서야 사람들 옷에 있던 단풍 그림이 보였다.‘저 자식이, 진짜 멍청한 거야, 아니면 멍청한 척하는 거야?’흑풍 우두머리는 경비원의 정체를 정말 가늠할 수 없었다.“맞아, 난 흑풍 조직 사람이다. 이제 무서운 거 알겠지?”흑풍 조직은 악명이 매우 높아 보통 그 존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체면을 세워주기 바빠했다. “그럼 너도 죽어야겠네!”하지만 경비원은 달랐다. 그가 사실은 흑풍 조직에 원한이 있었다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경비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공격을 가했다.“아니!”그러자 우두머리는 순식간에 겁에 질려 피하려고 했지만 두 눈을 크게 뜬 채 역시나 그 자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구준이가 예상한 그대로군. 진짜 가을이를 노리러 오다니, 죽으려고 작정했네!” 이 경비원은 다른 사람이 아닌, 용필이었다. 전형의 독을 제거하고 난 뒤로 그는 계속 청해에 남아있었고 염구준은 그에게 하는 수 없이 보디가드 자리를 내주었다.어쩔 수 없었다. 해독이 되었으니 남은 건 강한 몸 뿐이고, 머리를 다쳤으니 어려운 일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9-23
  • 군신의 귀환   제1535화

    “펑!”고대영은 그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후배들을 보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임무를 받은 그 순간, 그 임무는 우리의 목숨이랑 함께 하고, 최선을 다해 완수해야 한다. 알겠나?”만약 구자검 때문에 힘을 너무 많이 써서 힘을 다했더라도 그는 마지막까지 목숨 걸고 싸웠을 것이다.“예!”그의 후배들은 몸을 곧게 세운 채 짧고 굵게 대답했다. 그들은 가문에서 천부적인 자질이 뛰어난 사람들이라 모든 것을 하찮게 생각해 왔었다. 하지만 이 순간은 모두 눈 앞에 있는 남자에게 충성을 다했다. “물러서!”순간 고대영은 갑자기 무엇인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4명의 후배들을 밀치고 자신도 빠른 속도 물러났다.그는 수년간의 임무 경험을 통해 감각이 매우 예민해져 있었다. “쾅!”그들 5명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원래 서있던 자리에 거대한 바위가 하나가 툭하고 떨어졌다. 넘실거리는 폭풍이 작지 않아, 그들의 자세가 약간 흐트러져 땅에 착지 후에도 똑바로 설 수 없었다.이렇게 큰 바위는 투석기로 발사한 것임이 분명했다.“북서쪽에서 온 공격이다. 모두 경계 태세로!”고대영은 거대한 바위의 공격 루트를 따라 공격 방향을 판단했다.“쯧쯧, 반응이 꽤 빠르네!”그때 대략 20여 명의 사람들이 나타났는데, 모두 길리복 차림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다.“인내심이 대단하군, 끝까지 따라오다니.” 고대영은 빠르게 몇 사람을 훑어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고대영은 사실 염씨 가문을 나설 때 이미 미행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적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그는 그들을 계속 따라오게 만들어 고씨 가문 세력 범위 내에 들어섰을 때 사람을 불러 처리하려고 했는데 이 사람들이 중간에 손을 쓸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처리하지 않았다니.. 이걸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비아냥거렸다.“바로 처리하지 않은

    최신 업데이트 : 2024-09-24
  • 군신의 귀환   제1536화

    10여 번의 맞대응 후 고대영은 열세에 몰려 간신히 버티는 상태가 되었다. 방금 큰 전쟁을 치르고 중상까지 입었는데 어떻게 같은 경지에 올라있는 사람의 적수가 될 수 있겠는가. “슥슥!”결국엔 미처 피하지 못하고 칼을 맞아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승패는 이미 갈렸다.“하… 당신들 도대체 누구야? 왜 염구준인 척을 하고 우리를 습격한 거지?”바닥에 쓰러져 있는 고대영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허약한 목소리로 물었다.상황이 하나하나 다 이상했다. “하하, 내가 누구냐고?”우두머리처럼 보이는 남자가 큰 소리로 미친 듯이 웃고는 손을 들어 검은 천의 마스크를 뜯어냈다.“저희 어제 만났었는데 벌써 잊으신 거예요?”익숙한 얼굴이 나타나자 고대영은 놀라우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도저히 믿을 수 없어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바로 흑풍 존주였다!“어때요? 서프라이즈! 생각도 못 했죠? 하하하!” 흑풍 존주는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그가 고대영을 찾아왔을 때 이미 여기까지 생각했었다.“왜 이러는 거야? 당신은 청해에서 염구준의 와이프를 상대하고 있어야 하지 않나?” 고대영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됐어요. 어차피 곧 죽을 사람 같아 보이는데 뭐. 됐고, 제 계획을 말씀드리죠.”흑풍 존주는 바닥에 있는 고대영을 내려다보며 우월감을 느끼는 듯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제가 당신을 찾아온 건, 당신을 이용해서 염구준을 끌어내 염구준의 아내에게 손을 대려고 했엇는데, 이건 버리는 카드일 뿐, 벌써 부하들한테 시켜뒀어요.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해도 상관없습니다. 사실 이 계획의 핵심은 고씨 가문에 염구준이 당신들을 죽였다는 것을 알리는 거니깐요!”고대영의 머리로는 추측해냈을 거라고 생각해 흑풍 존주는 본점만 말하고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당신도 정말 지독하네요. 고씨 가문의 힘을 빌려 염구준이랑 전쟁을 하다니.” 고대영은 자신이 함정에 빠져 버린 것에 굉장히 화가 났다.“맞아요. 누가 죽든 전 기쁜 마음으로 볼 거예요.”죽어

    최신 업데이트 : 2024-09-24

최신 챕터

  • 군신의 귀환   제1998화

    얼마 지나지 않아 공연이 시작되었다.종목들은 정말 신나고 하나같이 감탄이 저절로 나올 지경이었다.암퇘지가 철사슬 위로 걸어가고, 곰이 외발자전거를 타는 장면을 본 아이들이 깔깔 웃으면서 연신 박수를 쳤다.방금 일로 염구준은 자꾸 주변을 살펴보며 경계했다.여러 종목이 끝난 후, 광대 진행자가 나와서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존경하는 여러분, 이어서 저희 피날레 종목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활인을 할 텐데 어느 분이 게스트로 올라오시겠습니까?”그 말에 현장이 조용해지고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어떤 아이들은 자기가 나가겠다고 했지만 부모가 한사코 입을 막으면서 말렸다.“나가면 안 돼. 이 서커스단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야.”“나도 들었어요. 인근 도시에서 발생했는데 게스트가 계약서까지 작성했대요.”“무서워. 어떻게 그런 일이 있어?”서커스 공연은 재미있지만 이 종목은 다들 뒤로 물러나며 지켜보기만 했다.“아빠, 내가 나가도 돼요?”그때 염희주가 말했다.“가지 마. 나중에 내가 믿을 만한 마술사를 불러서 체험하게 해 줄게.”옆에서 하는 말을 들었으니 딸을 위험하게 내보낼 수 없었다.“알았어요.”염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무룩해 있었다.곧 분위기가 썰렁해지자 공연장의 불빛이 어두워지며 한 줄기 전등만 광대를 비추었다.“여러분, 제가 행운 게스트를 뽑으면 전등이 그분을 비출 겁니다. 물론 나올지 말지는 그분이 결정하면 되겠습니다.”서커스의 수법은 한번 또 한 번 곤란한 상황으로 밀어붙였다.정말 게스트로 당첨된다면 체면 때문이라도 무대에 올라갈 것이다.“감격스러운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광대가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전등이 현장을 누비며 빠르게 움직였다.“멈추세요!”한참 뒤, 광대의 말에 전등이 멈추었다.게스트로 염구준이 당첨되었다.이번에야말로 현장에서 가장 빛나는 사람이 되었다.역시 나름 계획이 있었다.염구준은 방금 몰래 감시하던 사람이 자신을 찾고 있었다고 생각했다.“축하드립니다. 무대에 올라와서 협조해 주

  • 군신의 귀환   제1997화

    당황한 조련사가 긴 막대기를 들고 사자의 머리를 누르며 뒤로 물리쳤다.탁!사자가 손바닥으로 막대기를 쳐서 부러트리고 아이에게 어슬렁어슬렁 다가갔다.“우와아아앙!”깜짝 놀란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다.아이가 높은 소리로 울수록 사자는 더 흥분되어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드러냈다.“저기 누가 들어가고 있어요.”그때 한 그림자가 갑자기 철창 앞에 나타났다.바로 염구준이었다.“으아아아악!”염구준이 두 손으로 철창을 잡고 힘을 주자 단단한 쇠가 구부러지며 양쪽으로 휘었다.그리고 구멍을 통해 철창 안에 들어가 울고 있는 아이를 안았다.“울지 마. 이제 괜찮아.”“으르렁!”사자는 먹잇감이 빼앗기자 입을 크게 벌리고 으르렁거리며 덮쳤다.“죽어!”염구준이 강력한 기운을 발사하자 사자는 뒤로 튕겨 구석에 나가떨어졌다.그가 살의를 뿜어냈다.동물은 워낙 살의에 예민했다.사자는 벌러덩 드러누워서 작은 소리를 내며 애교를 부렸다.그 동작은 서커스단에서 배운 것이다.염구준은 아이를 안고 철창에서 나와 아이 엄마에게 넘기며 신신당부했다.“앞으로 아이 손을 꼭 잡고 다니세요.”“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아이 엄마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염구준 가족은 경악해 있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계속 동물을 구경했다.“아빠는 슈퍼맨이에요?”방금 장면을 떠올리던 염희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사자가 아버지 앞에서 고양이처럼 말을 잘 들어서 깜짝 놀랐다.“하하하. 방금 아빠가 마술을 부려서 그래.”염구준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어떤 일은 설명하기 어렵기도 하고 그렇다고 아이에게 자세히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마술? 이따가 마술쇼도 있는데 가르쳐줄 수 있어요?”염희주는 두 눈을 깜빡이며 염구준을 봐라봤다.그 말에 염구준은 난감했다.마술을 할 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됐어. 마술은 나중에 배워. 이제 곧 마술쇼 시작이야. 들어가서 앉아야지.”손가을이 나서서 남편을 도와줬다.“시작했어요? 그럼 빨리 들어가요!”염희주는 빨리 들어

  • 군신의 귀환   제1996화

    용필과 하윤나는 초고속으로 이튿날에 바로 미니 결혼식을 올렸다.정식 결혼식은 나중에 다시 성대하게 올리려고 했다.쌍방 부모님들이 모두 도착했다.하동철과 김연주는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염구준이 두 사람에게 손씨 그룹에서 일하면 월급을 200만씩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하동철은 경비원으로 취직하여 경호 대장인 용필과 함께 일하고 김연주는 청소부에 취직했다.용필을 봐서 두 노인과 얼굴을 붉히지 않으려고 이렇게 안배한 것이다.어차피 앞으로 한 식구로서 자주 만날 텐데,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물러날 때는 이득을 주는 방식으로 두 사람을 탄복하게 만든 것이다.재미있는 것은 하동철이 출근하면 회사에서 용필을 대장이라 부르고 퇴근하면 용필이 그를 아버지라고 불렀다.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한다는 것이다.미니 결혼식은 무사하게 진행되어 두 사람은 드디어 부부가 되었다.이 모든 것은 다 염구준이 추진한 덕분이라 두 사람은 엄청 고마웠다.행복한 시간은 빠르게 지나, 어느덧 서커스단이 공연하는 날이 다가왔다.염희주가 계속 재촉하는 바람에 세 사람은 아침 댓바람부터 공연장에 도착했다.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아직 공연장 문이 열리지 않았다.밖에 철창을 몇 개를 놓고 안에 맹수들을 가둔 것이 보였다.독수리, 호랑이, 원숭이 등등 동물들을 관람용으로 놓은 것이었다.이곳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었다.다들 신기해서 감탄을 금지 못했다.“아빠는 사자를 본 적이 있어요?”염희주가 궁금해하며 물었다.“봤기도 했고 먹어도 봤어. 근데 맛이 없었어.”염구준은 딸을 속일 필요가 없어 솔직하게 대답했다.전에 흑주 벌판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 팀과 연락을 잃어서 먹을 것이 없었다.그래서 먹을 수 있는 것은 잡는 족족 배를 채웠다.“아빠는 왜 맨날 거짓말만 해요? 내가 나쁜 것만 배우면 어떡해요?”염희주는 아예 믿지 않았다.사자는 사나운 짐승이고 초원의 패권자이자 흑주의 우두머리인데 그것을 잡아 먹었다니믿어지지 않았

  • 군신의 귀환   제1995화

    “시작.”오백하는 ‘시’자를 말할 때부터 얼마되지도 않는 힘을 손에 넣었다.억지가 따로 없었다.그러나 용필의 손은 꿈쩍하지도 않았다.힘으로 똘똘 물친 용필과 힘을 겨룬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힘을 준다. 합!”용필이 한마디 하더니 오른팔에 힘을 주어 가볍게 상대방의 손목을 꺾었다.그런데 테이블까지 부숴버렸다.겨우 이 정도에 진 것이다.“악!”왼쪽 팔이 탈구된 오백하는 귀가 찢어지는 비명소리를 질렀다.어려서부터 다친 적이 없이 곱게 자랐으니 이런 고통을 감당할 리가 없었다.“안 된다고 했는데 뭐 하러 용필 오빠한테 개기냐?”하윤나가 말하면서 용필의 팔을 끌어당겼다.참지 못하고 상대방을 해칠까 봐 그런 것이다.솔직히 그녀는 용필이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그가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윤나야, 나 정말 힘을 쓰지 않았어.”용필이 억울한 표정으로 설명했다.“나도 알아.”하윤나가 배시시 웃으면서 대답했다.팔씨름에서 졌으니 오백하는 패배하고 유일한 선택은 용필밖에 없었다.“꺼져. 설마 남아서 밥 먹고 가게?”염구준은 아직도 아파서 바닥에서 뒹구는 오백하에게 싸늘하게 내뱉았다.“이놈들 잡아 쳐!”열받은 오백하는 경호원들에게 고함을 질렀다.반드시 복수를 할 것이다.쿵!경호원들이 다가가려고 할 때 염구준이 기운을 펼치며 그들을 문밖으로 몰아냈다.봐주지 않았다면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퍽!그리고 오백하를 발로 뻥 차서 밖으로 쫓아냈다.룸 안이 드디어 조용해졌다.글로벌 호텔의 경호원들이 우르르 달려오더니 오백하 일행을 들어 호텔 밖으로 내쫓았다.이 과정은 고작 몇 분만에 진행되었다.“사돈 어르신, 두 사람 이제 결혼해도 됩니까?”두 노인은 염구준의 말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그럼요. 저희도 찬성해요.”하동철과 김연주는 깜짝 놀라며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원래 사위 후보가 2명이었는데 한 명이 도망쳤으니 이제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그럼 두 사람 먼저 시청에 가서 혼인신고하고 나중에 결혼

  • 군신의 귀환   제1994화

    “진정하세요. 많지도 않습니다.”염구준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이게 많지 않다니 두 사람은 경악했다.최근 청해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땅값이 점점 올라 제일 저렴한 별장도 20억 이상이었다.“염 선생님, 그쪽과 상관없는 일 아닌가요?”오백하가 못마땅 해하며 물었다.손씨 그룹이 끼어들면 그는 뒷배인 회사를 내세워도 대항할 수 없었다.“용필 형, 나를 뭐라고 부르죠?”염구준이 옆을 보며 물었다.“내 매제지.”용필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들었어요? 나랑 상관 있죠?”염구준이 되물었다.상대방이 기어코 끼어들겠다고 하니 오백하는 심란하여 계속 머릿속을 굴렸다.‘어떡하지, 어떡하지?...’돈은 어느 정도는 있었다.하지만 적어도 52억은 있어야 상대방과 싸울 수 있었다.평소 그는 돈으로 다른 사람을 억압하는 것을 즐겼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돈으로 억압당할 줄은 몰랐다.인과로 보복을 당하니 매우 불쾌했다.“저기요. 왜 예물값을 올리지 않나요?”염구준은 그가 대답하지 않자 주의를 주었다.‘올리긴 뭘 올려?’오백하는 속으로 욕하면서도 겉으로 애써 웃었다.돈으로 통하지 않으니 다른 방면으로 능력을 보여서 자신의 우세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저 멍청한 놈은 윤나를 지킬 자격이 없어요. 두 분 신중하게 생각해 보세요.”오백하가 갑자기 흠집을 내기 시작했다.“그게…”하동철은 두 남자를 번갈아 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무조건 가격을 올리라는 속셈이었다.“주먹다짐을 비교하고 싶으면 그냥 말하면 되죠.”염구준이 분명하게 말했다.종사 경지에도 도달하지 못한 녀석이 감히 용필 앞에서 나대다니 속으로 우스웠다.능력이 안 되면 가만히 있을 것이지 자기 무덤을 파는 꼴이 되었다.“안 돼.”갑자기 하윤나가 용필을 부둥켜안으면서 싸우지 못하게 붙잡았다.하지만 오백하의 눈에는 그녀가 용필을 걱정하는 것으로 보였다.그 순간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펄쩍 뛰었다.“남자라면 나랑 겨루자. 지면 알아서

  • 군신의 귀환   제1993화

    “아씨, 저 새끼가 내 물건을 훔쳤어. 다음에 눈에 띄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목소리에서 상대방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도련님, 어서 오세요.”하윤나의 부모님은 목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 반갑게 맞이했다.염구준은 그 모습을 다 지켜보고 있었다.방금 용필이 들어올 때 쳐다보지도 않더니 지금은 개처럼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당당한 사람이 되는 게 좋지 않은가?“네.”오백하는 한 글자로 답하고 당연하듯이 주석에 앉아 거만하게 행동했다.그리고 눈에 불을 켜고 용필과 하윤나를 노려보았다.염구준 부부도 봤지만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도련님, 무슨 일로 늦게 오셨어요?”하동철이 차를 따르면서 기분을 풀어주려고 했다.“말도 마세요. 오는 길에 미친놈을 만났는데 내가 윤나한테 주려고 준비한 선물을 도둑맞았어요. 차로 뒤쫓아도 잡지 못했어요.”오백하는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무슨 인간이 그렇게 빨리 달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초상비.’염구준과 용필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상대방이 누군지 알아챘다.‘의리 있는 사람이네. 앞으로 잘 지내야겠어.’용필 입장에서 초상비가 오백하를 죽이지 않고 그냥 방해한 것만으로도 형제로서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했다.“분명 비싼 물건이겠죠.”하동철의 관심은 언제나 돈이었다.“그렇게 비싸지도 않아요. 2억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에요.”오백하가 허풍을 떨기 시작했다.어쨌든 물건을 찾아오지 못했으니 가격을 20억, 200억을 불러도 누구도 따지지 않을 것이다.“아쉽게 됐네요. 제가 경찰에 신고할까요?”하동철이 말하면서 휴대폰을 꺼냈다.“됐어요. 이따가 가서 다시 살게요.”오백하는 손을 들어 하동철을 제지시켰다.그는 허풍이 들통나지 않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솔직히 하윤나와 연인 사이도 아닌데 이렇게 귀한 물건을 선물할 리가 없었다.“됐어요. 허풍은 그만 떨고 본론으로 갑시다.”염구준은 귀가 썩을 것 같아서 대화를 끊어버렸다.오늘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될 텐데 체면을 줄 필요도 없었다.

  • 군신의 귀환   제1992화

    하윤나는 먼저 시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고 나중에 부모님들에게 말하려고 했다.그런데 부모님들이 눈치를 챘는지 자꾸 방해를 하는 것이다.보다 못한 김연주가 나서서 말렸다.“됐어. 그만 싸워. 이따가 두 사람 다 오니까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결정해.”듣기에 공평한 것 같지만 실은 오백하를 두둔하고 있었다.용필의 상황으로는 경쟁할 가치도 없고 그냥 망신만 주려고 생각한 것이다.똑똑!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염구준 일행이 들어왔다.방금 세 식구가 한 말을 밖에서 다 들은 것이다.용필의 안색이 퍼렇게 질려서 보기 흉했다.“들어오세요.”하동철이 이내 표정을 바꾸고 반갑게 맞이했다.지금 들어온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만약 오백하라면 추태를 보여주지 않았나 은근 걱정이 되었다.끼익!문이 열리자 제일 먼저 용필이 들어오면서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아버님, 어머님. 제가 왔습니다.”그를 본 하동철의 웃던 얼굴이 바로 굳어져버졌다.“앉아.”모든 말이 얼굴에 써져 있었다.“오빠, 이쪽으로 와서 앉아.”하윤나는 앞으로 다가가 용필의 팔을 잡아당겨 자기 옆에 앉혔다.두 사람은 깨알이 쏟아질 정도로 다정했다.그 장면을 본 하동철은 혈압이 슬슬 올라왔다.“형님, 안목이 있네요.”염구준이 장난을 치며 손가을과 함께 룸으로 들어왔다.병원에서 본 적이 있었지만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다.그런데 오늘 가까이서 봤더니 하윤나의 외모는 경국지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예뻤다.“어머, 손 대표님, 염 선생님이 오실 줄은 몰랐어요. 어서 앉으세요.”하동철은 얼른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공손히 대했다.얼굴 표정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적응되지 않았다.“편하게 말씀하세요.”염구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는 아내와 함께 용필의 옆자리에 앉았다.세력과 재부에 눈이 멀어 아부하는 소인배를 용필과 연관되어 있지 않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하하하.”하동철은 뻘쭘해서 헛웃음을 지었다.돈만 준다면 그를 어떻게 대해도 기꺼이 참을 수 있었다.세 사람이

  • 군신의 귀환   제1991화

    “지금 윤나 부모님들도 이 금액을 요구하고 있어. 근데 나 돈이 없잖아. 어르신이 오후에 글로리 호텔에서 만나면 답변을 준댔어. 말로는 오백하도 온대.”용필은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감히 어머니에게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건장한 몸으로 반보천인 고수와 싸울 수 있지만 돈 앞에서 한결 작아졌다.하지만 돈은 확실히 만능인 물건이었다.“간단해. 내가 가서 오백하 놈을 죽여버릴게. 그럼 누구도 방해하지 않아.”초상비가 화끈한 제안을 했다.그는 강호에서 여러 해를 굴러먹어서인지 겁이 없고 수법이 거칠었다.“안 돼. 윤나가 폭력으로 해결하지 말랬어.”용필은 고개를 저으며 입구를 막았다.혹시나 방심한 사이에 초상비가 뛰쳐나갈까 봐 미리 방지한 것이다.보안실 경호원들 중에서 실력이 가장 약한 초상비도 정신지상 실력이니,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염구준이 잠시 중얼거리더니 계속 물었다.“그 외에 다른 조건이 있어요?”용필은 생각하면서 말했다.“그리고 연봉이 높은 직장을 찾으래.”지금 그는 매달 월급 300만으로 청해시에서 수입이 중상 레벨이지만 부잣집 자식들과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일도 아니죠.”염구준이 일어나더니 용필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돈에 눈이 어두운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경고를 줄 필요가 있었다.아니면 앞으로 용필만 힘들게 될 것이다.“무슨 뜻이야?”돈이 없는 용필은 어리둥절했다. “돈이 필요하면 내가 낼게요. 호텔에 나와 가을도 함께 갈게요.”염구준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정말이야?”갑작스러운 행복에 용필은 어쩔 줄 몰랐다.“정말이죠. 거짓이겠어요?”그가 엄숙하게 대답했다.글로리 호텔 입구에 핑크색 포르쉐가 멈추더니 염구준 일행이 내렸다.“손 대표님, 저한테 맡기세요. 안전하게 주차하겠습니다.”입구에 있던 종업원은 거물이 오자 바로 달려왔다.“수고하세요.”손가을은 한마디하면서 팁으로 현금까지 쥐어 주었다.그리고 세 사람은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용필은

  • 군신의 귀환   제1990화

    “맞아!”“얼마 전에 용필 오빠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었잖아?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오빠를 간호해 준 간호사 윤나 씨랑 정이 들어서 지금 결혼 얘기까지 오간 상태야.”“그런데 문제는 저 오백하라는 사람이 해외에서 돌아온 후 중학교 동창회에서 윤나 씨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려서 미친 듯이 쫓아다니고 있다는 거야.”손가을은 상황의 전말을 설명했다. 친척의 일이기도 해서 그녀는 유독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그럼 형님과 윤나 씨의 사이는 어떤데?”염구준은 듣고 있다가 다시 물었다.남녀 간의 감정은 억지로 이어질 수 없는 법이었다. 만약 하윤나가 과거의 인연에 흔들려 마음이 변했다면, 그건 그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아주 좋아. 근데 문제는 오백하가 윤나 씨 부모님께 돈을 줘서 두 분이 둘의 관계를 반대하고 있어.”손가을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수작을 부렸네.’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말했다.“시간 나면 형님과 얘기 좀 해봐야겠어.”용필은 그의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 해준 사람이라 그도 이번엔 상대방을 도와줄 생각이었다. 오백하가 돈을 얼마를 줬대도 상관 없었다. 돈은 어차피 그가 더 많을 테니까 말이다.그 후, 가족들은 맛있는 식사를 마친 뒤 아쿠아리움에 들렀고, 저녁에는 어린이 영화를 관람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한편, 손태석과 진숙영이 여행을 떠난 탓에 집안은 조금 썰렁했다.‘역시 사람이 많아야 시끌벅적하구나.’다음 날, 염구준은 딸을 학교에 데려다 준 뒤 손씨 그룹 본사로 향했다.건물 입구에서 경비복을 입은 채 고개를 숙이고 서있는 용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전투 인형으로 만들어졌다가 염구준에게 구출된 이후로, 그가 이렇게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남자는 쉽게 울지 않는 법이었다. 진짜로 슬플 때는 빼고 말이다.용필이 뇌 손상을 입긴 했지만 단지 정상인보다 지력이 낮을 뿐이지, 바보는 아니었다. “왜 그래요? 돈이라도 잃어버렸어요?”염구준은 농담하며 말을 걸었다.“왔어?”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