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는 어떻게 됐지?""괜찮으니까 안심해. 물건을 받기만 하면 무사히 풀어줄게."고대영은 말하면서 카메라를 염진에게 겨누었다.화면에 나온 염진은 몸이 좀 더러운 것 외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구준아, 오지마라! 날 신경쓰지 마!"염진은 손발이 묶인 채로 힘껏 발버둥쳤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자신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오래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고유란의 죽음은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마음을 놓지 못했다."제가 꼭 구해드릴게요."염구준은 엑셀을 밟아 속도위반으로 달렸다."부자지간이 사이가 좋네.""사람을 봤으니까 물건도 보여줘야 하지 않겠어?"고대영이 여기까지 온 것도 목숨을 걸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였다."가져왔으니까 내가 도착하면 볼 수 있을 거야."운전하느라 물건을 보여줄 수 없었다."그래. 너도 어차피 함부로 속임수를 쓰지 못할 테니."고대영은 강요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제발 아무 일 없기를.'지금 염구준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마음속으로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었는데 만약 아버지까지 잃는다면 그는 고아가 되는 셈이 된다.'뭐지?'전조등이 흔들리자 염구준은 이상을 발견했다. 전조등이 막혔다는 건 앞에 장애물이 있다는 거였다.쾅!염구준은 조수석의 검함을 움켜쥐고 천장을 연 후 높이 뛰어올랐다.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방의 장애물을 들이받은 차에는 곧 불이 붙어 어둠운 밤길을 환하게 비추었다. 관성의 영향을 받아 염구준은 착지하고 몇 번 구른 뒤 일어났다.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정신이 없었지만 다행히도 반응이 빨라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조금만 더 느렸다면 죽거나 다쳤을 것이다."그런 거였어."염구준은 오는 내내 차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은 길을 회상하며 누군가 그를 함정에 빠뜨렸다는 걸 알았다. 스슥.소리를 듣고 염구준은 몸을 돌려 어둠 속을 바라보며 외쳤다."나와. 앞으로 매복할 때는 걸을 때 발 끌지 않게 조심하고."
염구준은 검은 유령처럼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매복작전에 실패하니까 바로 도망치려고 하다니. 나를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아악, 싫어!"곧 어둠 속에서 처량한 비명소리가 울렸다. 듣는 사람이 소름 돋을 정도였다. 그들은 순식간에 아주 깨끗이 제거되었다.염구준이 그들을 처리하는 소리에 불쌍한 주변의 촌민들만 크게 놀랐다. 몇 년이 지났음에도 그 밤을 언급하면 촌민들은 그 날 귀신이 나타난 게 틀림없다며 몸을 떨었다.모든 일을 처리한 후 염구준은 교통수단이 없어 걸어서 갈 수밖에 없었다.염씨 가문까지 아직 몇 백 킬로미터가 남은 상태였다.한편, 염씨 가문 저택.현재 모든 염씨 가문 사람들이 한데 묶여 거실에 던져진 상태였다."대영아, 우리는 어쨌든 친척이잖니. 유란이를 봐서라도 다른 사람들을 풀어줄 수 없겠니?"염진은 다른 사람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며 차마 참지 못하고 애걸복걸했다."안 됩니다. 물건을 못 가지면 아무도 안 보낼 거예요." 고대영은 의자에 앉아 고개를 더었다.어떤 일은 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일단 했으면 마음이 약해지지 말아야 했다.심한 부상을 입은 북궁야가 계속 경련을 일으키며 입에서 피를 흘렸다."가주님, 저희 할아버지가..."한 소년이 소리 없이 슬피 울었다."북궁야 형님!"염진이 큰소리로 외쳤다. 비록 그가 고용주였지만 그의 눈에 북궁야는 친형제보다 더 형제 같았다."대영아, 제발 형님을 병원에 모셔다 줘."지금 북궁야의 상태로는 더 지체했다가 병원이 아닌 영안실에 가게될 것이 뻔했다."제가 말했잖습니까. 물건을 가지지 못한다면 누구도 보내드리지 못한다고요."고대영은 손목시계를 보고 또 바깥을 보며 얼굴이 어두워졌다.규정된 6시간이 곧 다가오는데 좀처럼 염구준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뚜뚜...""고객님께서 거신 전화는 서비스 지역에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걸어 주십시오."전화를 해도 받지 않으니 고대영은 조금 불안했다.'만약 염구준이 오지 않는다면 염진은 어떡하지?'"삼촌
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대영을 쳐다보며 말했다."물건은 가져왔지만, 먼저 사람을 구해야겠어."그의 말투는 감정의 기복이 조금도 없이 매우 싸늘했다."사람을 구하겠다고? 먼저 물건을 내놓고 얘기 해."한쪽에 서 있던 고황호는 자신들이 염구준의 약점을 쥐고 있으니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해 바로 협박했다. "조심해!"염구준이 몸을 돌리는 것을 본 고대영은 일이 잘못됐음을 감지하고 일깨워 주었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었다. 방금 전까지 까불던 고황호는 염구준에게 목이 잡힌 채 공중에 떠올랐다.고황호는 평소였다면 이렇게 빨리 당하지 않았겠지만 방심한 탓에 손 쓸 틈도 없이 없었다."둘로 바꿔."지금 염구준의 손에 카드가 더 많아졌기 때문에 더 유리하게 협상할 수 있었다."그래."염구준의 살기를 느끼고 그의 무서운 눈빛을 보며 고대영은 결국 타협했다.중상을 입은 북궁야를 남겨놓은 건 염구준이 질질 끌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거래를 끝낼 거라고 생각해서였다.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못난 후배 둘이 그의 계획을 망칠 줄은."너희 둘, 북궁야 님을 병원에 데려가." 염구준이 그의 아들 둘을 보며 말했다."네!"두 사람은 대답한 뒤 북궁야를 등에 업고 밖으로 뛰어나갔다.고황호는 목이 잡혀있었지만 가만히 있지 않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둘로 한 명 바꾼다며? 왜 세 명을 바꾼 거야?"그렇다. 고황호는 요점을 전혀 알지 못했다.이 말만으로 이미 그가 얼마나 우기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하, 씨발. 내 눈엔 한 사람만 보였어. 왜 그럼 안 돼?" 염구준이 윽박질렀다. 이미 충분히 짜증나 죽겠는데 도움 안 되는 말만 하니 화가 나서였다.건너편 있던 고대영은 멀어진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이제 그들을 놓아줘도 되겠지?" 팍!염구준이 손을 놓자 두 사람은 땅에 떨어졌다.이미 약속한 이상 그는 당연히 무를 생각이 없었다."좋아. 그럼 이제 그 보물들을 어떻게 거래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지."고대영에게는 아직 카드가
"그게..."고대영은 손을 놓지 않고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사람을 풀어주면 염구준이 바로 번복할까 봐서였다. 사람들은 종종 자기가 어떤 사람이면 상대방도 그럴 거라고 여기곤 했다."왜, 또 무슨 문제 있나?" 염구준의 말투는 이미 좋지 않았다."우리가 안전하게 떠난 후에야 사람들을 풀어줄 수 있어."고대영은 이미 여기까지 왔으니 체면 따위는 버리고 조건을 내걸었다.한때 그는 가족으로 협박하는 것을 가장 싫어했지만 결국엔 자신이 싫어하던 모습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휙."나와 흥정하지 마. 사람을 풀어주면 떠나게 할 테니까."염구준은 화가 치밀어 올라 옆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있던 고황호를 들어올렸다. '왜 또 나야?'고황호는 울먹이며 반항하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내가 너를 어떻게 믿지?" 고대영은 자신이 걱정하던 점을 말했다."지금 네가 나를 믿게 할 수는 없지만, 너한테는 나를 믿든지, 죽든지 하는 선택지 밖에 없어."지금 당장 사람들을 풀어주는 게 염구준이 참을 수 있는 한계였기에 바로 단호하게 말했다.협상할 때 고려하는 게 많은 탓에 상대방에게 약점을 보여준다면 줄곧 당하고만 있어야 했다.염구준이 지금 매우 진지하다는 걸 보아낸 고대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염진을 잡든 죽이든 모두 그의 목적이 아니었다.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고씨 가문의 보물을 가지고 돌아가는 것 뿐이었다."좋아, 한 번만 믿어줄게."고대영도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구준이 넌 너무 멍청한 선택을 했어."염진은 화가 났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도와 묶인 걸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아들이 이미 커서 통제할 수도 없으니 따르는 수밖에.사람을 풀어준 후, 고대영은 염구준이 갑자기 공격할까 봐 줄곧 그를 주시하며 천천히 문 쪽으로 기댔다."허, 보내준다고 한 이상 그냥 보내줄 거니까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염구준은 제자리에 서서 담담하게 말하며 기운을 내보내지 않았다
“그건 용제국 건데, 네가 어떻게 맘대로 쓸 수 있어?” 고대영이 유일하게 생각해낼 수 있는 말은 이 한 마디 뿐이였다.“이건 나랑 지존 용신의 일이니 너랑은 상관없어. 네가 걱정할 필요는 더더욱 없고.”염구준은 상대방의 기술이 동난 것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당연히 물러서지 않았다.달리 방법이 없는 고대영은 한참을 침묵에 빠지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가 돌려줄 수는 있어, 하지만 두 가지 조건이 있다.”가문의 목숨이 달려있는 일이니, 그는 패배 대신 타협을 선택했다.“말해봐, 들어나 보자.” 염구준은 먼저 그게 뭔지 알아야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러자 고대영은 생각했던 조건을 얘기했다.“하나, 앞으로 고씨 가문과 전투를 할 때에는 전신전을 사용하지 않는다.”“그래!”“둘, 내가 너랑 싸워서 만약 네가 지면 보물 3개를 돌려준다.”“알겠다.”염구준은 고민도 하지 않고 깔끔하게 대답했다.그에게 이 두 조건은 말하지 않은 것과 똑같았고, 그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그렇지만, 삼촌......”고황호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고대영의 의견에 반대하려 했다. “그렇지만이라는 건 없어. 난 이번 계획의 책임자야. 모든 뒷일은 내가 책임진다.”고대영은 결정을 했으면 바꾸지 않는 사람이였다. 또한 고황호의 의견은 더더욱 듣고 싶지도 않았다.“가자. 화원에서 겨뤄보자고.”말이 끝나자마자 염구준의 몸이 흔들리더니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상대방의 마음을 이미 꿰뚫고 있고, 그 힘이 어디에서 오는 지도 알고 있기에 고대영도 더 이상 꾸물거리지 않고 그를 따라 밖으로 향했다.두 사람의 전투는 일촉즉발이었다.“너 이게 왜 구자검인지 알아?”고대영은 칼집을 열어 천천히 구자검을 꺼내며 미친 듯이 기쁜 얼굴로 물었다.“고대 용제국은 아홉 개의 주로 나뉘는데, 아마 그거랑 관계가 있겠지.” 염구준이 추측한 것을 말했다.그의 어머니도 이전에 이 구자검을 물려주며 배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었다.“네가 말한 건 그냥 겉핥기일 뿐이야.
이렇게 강력한 공세에 그는 아무리 반보천인인 염구준이라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염구준은 오히려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공격을 할 생각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그저몸놀림으로 교묘하게 공격을 피할 뿐이었다.그렇게 10분 뒤, 고대영은 싸울수록 자기만 힘이 드는 것 같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공세를 늦췄다.“헥헥.. 너 구자검이 힘을 흡수한다는 걸 알아서 피하기만 하고 공격은 하지 않는 거지? 얍삽한 자식 같으니라고!”고재영은 사실 구자검에 대해 본 적은 있지만 만져본 적은 없었으니 당연히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했다.그러자 염구준은 고개를 저어 공격을 피하고 설명했다.“틀렸어. 힘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구자검을 발동할 때 어마어마하게 큰 힘이 드는 거야.”예전에 그가 구자검을 사용해 전투를 할 때에도 속전속결로 끝냈다.반보천인처럼 강력한 사람도 너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고대영은 이제 다 깨달았지만 염구준이 다가오지 못하게 계속 싸울 수밖에 없었다.“휙!”검을 또 한 번 휘둘렀지만, 힘과 속도가 많이 약해져 있었다.거의 다 됐다!이때만 기다린 염구준이 갑자기 힘을 주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힘으로 무장한 오른손을 뻗어 검을 꽉 잡고, 왼손으로는 주먹을 쥐어 고대영의 아랫배를 가격했다.망했다!고대영은 불길한 느낌에 휩싸였지만, 되돌릴 수 없었다.주먹을 맞고 이미 정신이 없어져 그저 멍하니 구자검을 빼앗기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그가 진 것이다.“아니, 난 질 수 없어.”고대영은 바닥에 쓰러지자마자 뒤돌아 뛰어올라 전신의 영역 전개를 통해 염구준에게 돌진했다.이때 그는 두 눈이 빨개지고, 얼굴은 온통 먼지투성이에,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면, 구자검의 진정한 위력을 보여주지.”염구준은 말을 하면서 천천히 검을 들어 한번 휘둘렀다.손에 들고 있던 구자검이 전신 이상이니,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됐다.“구준아, 안 돼!”염진은 이 장면을 보고 급히 달
“그래. 정리하고 출발하자.”염진은 손녀를 보러 간다는 말에 신이 나 더는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청해, 단지 관리실.한밤중 날이 밝기 전, 검은 옷을 입은 사람 몇 명이 거들먹거리며 입구로 들어갔다.염구준이 청해에 없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정문으로 드나드는 것이였다.“거기 서, 먼저 등록하시오!”반팔 차림의 젊은 경비원이 관리실에서 걸어 나왔다. 밖에 내놓은 팔뚝은 단단한 근육으로 가득했다.한기가 가시지 않은 밤중에도 그는 전혀 춥다고 느끼지 않은듯 싶었다.그들의 옷에는 검은색 단풍잎이 수놓아져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흑풍 조직의 사람들이었다. “미련한 사람 같으니라고! 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니 남 일에 참견하지 마시오.” 한 사람이 걸어 나와 소리쳤다.흑풍 조직은 뻔뻔하고, 당당했다. 경비원이 문밖에서 막아선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이게 제 업무입니다. 먼저 등록하지 않으면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경비원이 말하면서 그들의 앞으로 가 길을 막아섰다.“와 씨, 매달 월급으로 딸랑 이백몇십만 원 받으면서 목숨까지 거는 거야?”한 흑풍 조직원이 반짝거리는 무기를 꺼내 흔들며 비꼬았다. “당신들 손쓰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힘 조절을 잘 못하면 죽일 수도 있거든요.” “하하, 설마 나사 하나 빠진 건 아니겠지?”경비원은 진지하게 말했지만 몸에서는 아무런 기운도 흐르지 않아 흑풍 조직원들은 삿대질을 하며 큰 소리로 비웃었다.원래 그들은 흑풍 존주의 명령을 받고, 손가을을 납치해 가려고 온 것이었는데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붙잡혀 버렸으니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형들, 장난 그만해요. 바로 처리해 버리면 편하게 임무 수행할 수 있는데 괜히 여기서 힘 빼지 맙시다.”그들 중에서 한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손에 나이프를 들고 허세를 부리며 말했다.그가 경비원에게 다가가자 웃는 얼굴이 서서히 음흉해지면서 잔인함이 드러났다.역시 그들은 전혀 착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죽어!”그는 손을 들어
진짜 빠르다!나머지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을때는 그 두사람은 이미 죽어있었고, 애초에 구조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였다. 곧이어 경비원이 또 움직였다. 경비원의 기술은 마치 군인의 체술같이 하나하나 모두 소박하고 꾸밈이 없었다.흑풍 조직원들은 비록 그가 다음에 어떻게 공격을 할지 알아차렸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고, 힘이 상상 이상으로 세서 차마 피할 수가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우두머리를 제외한 사람들 모두가 순식간에 죽어 버렸다. “단지 육신의 강도가 이렇게 두려울 정도라니, 그냥 괴물 그 자체구나.”비록 그의 전력이 최고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단전의 무성에 이제 막 입성한 강자긴 했다.그의 매서운 공격에 조직원들은 공격도, 피할 수도 없었다.가만히 서있어도 못 때리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어이, 검은 단풍잎, 당신도 흑풍 조직 사람입니까?”경비원은 마치 꿈에서 깬 듯, 그제서야 사람들 옷에 있던 단풍 그림이 보였다.‘저 자식이, 진짜 멍청한 거야, 아니면 멍청한 척하는 거야?’흑풍 우두머리는 경비원의 정체를 정말 가늠할 수 없었다.“맞아, 난 흑풍 조직 사람이다. 이제 무서운 거 알겠지?”흑풍 조직은 악명이 매우 높아 보통 그 존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체면을 세워주기 바빠했다. “그럼 너도 죽어야겠네!”하지만 경비원은 달랐다. 그가 사실은 흑풍 조직에 원한이 있었다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경비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공격을 가했다.“아니!”그러자 우두머리는 순식간에 겁에 질려 피하려고 했지만 두 눈을 크게 뜬 채 역시나 그 자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구준이가 예상한 그대로군. 진짜 가을이를 노리러 오다니, 죽으려고 작정했네!” 이 경비원은 다른 사람이 아닌, 용필이었다. 전형의 독을 제거하고 난 뒤로 그는 계속 청해에 남아있었고 염구준은 그에게 하는 수 없이 보디가드 자리를 내주었다.어쩔 수 없었다. 해독이 되었으니 남은 건 강한 몸 뿐이고, 머리를 다쳤으니 어려운 일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두머리는 너무 아파 소리도 못내고 두 손으로 소중이를 감쌌다. 어엿한 무성지상 고수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정말 안타깝지 그지없었다.그것도 여자에게 홀려서 소중이까지 망가져버렸다.“저년을 쳐라!”나머지 부하들은 그제야 반응하고 우르르 쓸어왔다.방심한 탓에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하. 다 쓸어와도 소용없어.”주작은 가볍게 웃음을 치며 전력으로 맞섰다.“젠장, 저년 실력을 감추고 있었어. 적어도 전신 경지야. 얼른 튀어!”누가 소리를 지르자 일행들은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주작은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전부 쓰러트렸다.염구준이 한 놈이라도 살려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전부 죽였을 것이다.“말해. 누가 너희들을 보냈어? 본거지는 어디야?”주작은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고 은밀하게 말을 돌렸다.첫 번째 질문은 가짜이고 두 번째가 진짜 목적이었다.“청…”펑펑!잔뜩 겁을 먹은 부하가 말하려고 할 때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총소리가 연달아 울리더니 미행하던 일행이 전부 죽었다.주작은 경계심을 놓치지 않고 설웅 곁으로 다가가 전신 영역으로 총알을 받아냈다.이 정도 공격으로 그녀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저격수가 1킬로미터 밖에 있습니다.”설웅을 보호해야 해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도착했어.”마침 염구준이 저격수 뒤에 나타났다.첫 총성을 들었을 때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에 간 것이다.“언제 왔어?”저격수는 뒤에서 말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퍽!염구준은 기운으로 저격수를 밀쳐내고 평가를 내렸다.“방금 도착했지. 사격은 봐줄만했는데 자아 보호 실력은 엉망이네.”“아악!”저격수는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더니 비틀거리면서 비수를 꺼냈다.“넌 뭐야?”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협조하지 않으면 바로 네 목숨을 앗아갈 사람이지.”“꿈 깨!”저격수는 비수를 들고 죽을 각오로 공격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네.”염구준은 허공에 주먹을 날려 그 자리에서
“고객님, 안목이 있으시네. 우리 가게에서 성능이 최고로 좋은 놈이라 1억만 주세요.”사장은 두 손바닥을 비비며 교활하게 웃었다.‘돈에 환장했나.’염구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사장이 계속 설명했다.“비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들도 여기까지 끌고 오느라 운비만 해도 꽤 돈이 들었어요. 우리 집 물건은 이 바닥에서 제일 싼 편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염구준은 개떡 같은 이유를 듣지 않고 스노우모빌에 올라타 연료 탱크를 점검했다.그리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한마디 던졌다.“이체할게요.”휘발유는 그래도 얼지 않는 것으로 사용했다.“네.”거래가 성사되자 사장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은행 계좌를 알려줬다.이것만 팔아도 이번 달은 장사를 접어도 되었다.염구준은 추가로 휘발유 두 통을 샀다.“고객님, 어디 멀리 가십니까?”사장은 염구준이 산 물건들을 보며 물었다.휘발유 두 통에 연료 탱크에 있는 휘발유까지 하면 수백 킬로는 족히 달릴 수 있다.“여행하러 왔으니 멀리는 못 가고 주변만 돌아보려고요.”염구준은 그럴싸하게 대답했다.사장의 손등에 있는 나뭇잎 문신을 보고 이미 신분을 알아챈 것이다.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남극 빙원에서 청목 조직의 세력은 각 업계로 뻗은 것 같았다.“그렇군요.”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묻지 않았다.그때 이어폰에서 주작의 목소리가 들렸다.“부두 3시 방향 설산 뒤에서 미행자들이 공격할 것 같습니다.”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5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바라봤다.잡것들이 고새를 참지 못하고 움직인 것이다.부릉부릉!염구준은 스노우모빌 시동을 걸고 주작이 알려준 방향으로 달렸다.부두를 나서며 그가 주작에게 지시를 내렸다.“한 명 정도는 살려둬, 물어볼 게 있어.”남은 일행도 스노우모빌을 사고 각자 출발했다.부두 근처에는 워낙 스노우모밀을 대여하는 유람객들이 많아서 이상한 티가 나지 않았다.설산 반대편에서 주작과 설웅은 각자 스노우모빌을 타고 천천히 달렸다.그때 뒤에서 모터가 몇 대 따라오
“알았어. 함께 청목을 처단하자.”“작전에 참여한 걸 환영해. 그럼 너와 청목 사이의 원한과 그놈의 행방을 말해 봐.”염구준이 이어폰을 하나 건넸다.이번 작전에서 조력자 한 명이 늘었다.설웅은 유골을 품에 안고 가족들의 사연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우리 설씨 가문은 적을 피하려고 남극 빙원에 도피했어. 그곳에서 일찍 정착한 편이었어. 빙원에서 생활은 무료했지만 가족들은 서로 아끼고 보살펴서 그럭저럭 살만했는데 청목이 나타난 거야. 우리를 자신의 노예로 삼겠다고 해서 아버지가 따르지 않자 바로 주먹을 휘두르더라고. 참지 못한 사람들은 반항하다가 죽고 나머지 가족과 노비들은 끌려가서 생체실험을 당했어. 그놈은 완전히 미친놈이야!”설웅은 서러움에 북받쳐 마지막에 고함을 질렀다.“청목의 전력과 부하들의 실력, 그리고 본거지가 어딘지 알아?”설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몰라. 아버지는 전신 경지에 도달한 고수지만 한 주먹도 받아내지 못했어.”반천인 경지는 전신 경지 고수를 한 주먹에 죽일 수 있지만 반대로 전신 경지는 그럴 수 없다.“됐어. 쉬고 있어.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마.”염구준은 본인들 객실로 돌아가 짧게 회의를 열었다.지금 흑풍이 청목과 손을 잡아 반천인 경지 고수가 두 명이나 되어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았다.그동안 염구준이 옥패의 무술비법을 베껴서 전신전의 부하들에게 보여준 덕에 전체적으로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했다.백호, 주작, 현무는 전신지상 경지에 도달하고 나머지 전왕들은 전신 경지에 도달해 반천인 경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이어서 며칠은 의외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유람선을 내릴 때 설웅은 주작과 한 팀으로 움직이고 나머지 일행은 신분을 감추려고 캐리어를 든 유람객으로 분장했다.주작은 여자라 염구준을 연상시키지 못하게 일부러 안배한 것이다.“존경하는 유람객들 주의하십시오. 남극 빙원에 도착했으니 여기서 이틀 정착하겠습니다. 이곳의 치안이 복잡하여 가이드가 없거나 강력한 실력이
“깨어났네.”그때 청년의 손가락이 움직였다.방금 그를 구할 때 반항할까 봐 염구준이 손으로 기절시켰다.“윽!”청년은 몸을 비틀며 일어서더니 뒷목을 문지르며 눈을 떴다.“당신들 뭐야?”정신이 들자마자 일행을 본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계했다.오랫동안 도피 생활을 해서 신경질적으로 예민해졌다.“널 구한 사람이다.”염구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청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얼굴을 본 기억이 없었다.“왜 나를 구했어?”“난 청목의 적이니까. 아까 보니까 너도 청목한테 원한이 있는 거 같은데 우리 손을 잡는 게 어때?”“그런 당신은 무슨 원한이 있지?”그 말에 염구준은 인상을 찌푸렸다.“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질문이 끊기지 않아 짜증이 밀려왔다.“알았어. 묻지 않을게.”청년은 흠칫 놀랐다.그가 묻지 않으니 이번에 염구준이 질문했다.“이름이 뭐야?”“설웅이야. 남극 빙원 설씨 가문의 소주다.”설웅은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하지만 염구준이 원하는 정보는 아니었다.“난 청목을 죽이려고 남극에 가는 중이야. 나랑 같이 가지 않겠나?”만약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얘기를 해도 의미가 없었다.“그건…”설웅은 망설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솔직하게 말해서 꿈에서도 청목을 죽이고 싶었지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염구준의 말에 구미가 당겼지만 현실적이지 못해서 허풍이라 여겼다.“참, 아저씨는 어디 있어?”설웅이 흥분하며 물었다.사람은 죽었지만 여태 그를 돌보았으니 제사라도 치러주고 싶었다.“책상 위 함에 있어. 내가 이미 화장하고 유골을 유골함에 넣었어.”염구준이 대답했다.사람도 구했는데 시신을 거두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마워. 이 은혜는 죽지 않는 한 꼭 갚을게.”설웅은 유골함을 끌어안고 슬픈 표정으로 객실에서 나갔다.그동안 온갖 고초를 겪었더니 사람을 쉽게 믿지 못했다.“이 문을 나서면 더는 널 도와주지 않겠다. 너도 곧 죽음을 당하겠지.”염구준은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그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잔뜩 겁에 질린 매니저는 찍 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람이 죽은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그때 청년이 일어서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저주할 거야. 청목 존주도 저주할 것이다.”청목 존주의 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염구준은 가슴이 벌렁거리고 뇌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친구의 친구는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적의 적은 또 말이 달랐다.염구준 일행은 남극 빙원에 있는 청목의 행적을 모르고 있으니 안내자가 있다면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그가 작은 소리로 부하들에게 임무를 맡겼다.“시간 됐다. 죽어!”우두머리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칼을 높이 들었다.바로 그때 모든 전등이 꺼졌다.갑자기 어두워지자 홀에 비명이 쏟아지고 서로 밀치고 도망치느라 난장판이 되었다.“도망쳐! 살인이야!”누가 고함을 지르자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졌다.“아아악!”여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그들은 죽을 때까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몰랐다.옆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누가 죽었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염구준 일행은 야간 투시경을 끼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홀에서 나왔다.계획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백호는 어깨에 청년을 메고 도망쳤다.“CCTV를 피해서 객실로 돌아가자.”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사람을 구한 것을 반드시 비밀로 해야 했다.아니면 저들이 쫓아오는 날에 일이 더 귀찮아질 것이다.“네.”백호는 혹시나 들통날까 봐 커다란 캐리어를 찾아 젊은이를 집어넣었다.객실에 돌아온 후, 염구준은 잠든 청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 녀석이 있으면 남극 빙원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지 않겠지.’
“두 가지 선택을 줄게. 여기서 죽거나 바다에 뛰어내려서 헤엄쳐 가.”듣다 못한 노인이 언성을 높였다.“여긴 용하국의 해역이다. 너희들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없다.”“아니지. 1분 전에 용하국을 벗어났어.”우두머리가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체크했다.“시간이 많지 않아. 5분 줄 테니까 대답해.”장난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되면 진짜 말한 대로 할 것이다.청년과 노인은 상의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속만 끙끙 앓았다.“3분 됐어.”우두머리는 계속 시간을 말해주었다.참다 못한 노인이 따져보려고 입을 열었다.“너희들… 컥!”말을 꺼내기 전에 노인의 머리가 멀리 날아갔다.일행의 살의는 생각보다 강했다.“쓸데없는 소리 지껄이라고 했어?”우두머리는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발로 툭툭 찼다.단진무성 초기에 도달한 무술인이었다.기운만 봐도 우두머리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아저씨!”청년은 머리 없는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울음을 터트렸다.“사람을 죽였어!”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기겁하는 소리를 지르며 흩어졌다.피범벅이 된 살인 현장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누가 감히 천랑성호에서 살인을 저질러?”살인 사건이 터지자 매니저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현장에 나타났다.“왜 청목 존주님의 일에 너희들이 끼어들어?”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청목 존주님?’청목 존주란 이름은 전에 들어본 적 없었지만 최근에 용하국에 이름이 자자했다.유람선을 운영하는 매니저는 혹시나 부딪칠까 걱정했는데 하필 오늘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형님들 마음대로 하세요.”
승무원은 초면인 사람에게 더 건방지게 굴었다.“거지 같은 파티에 티켓 없으면 들어갈 방법이 없나?”염구준은 믿지 않았다.금전을 숭상하는 유람선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한 사람당 티켓 200만 원 내면 들여보낼게. 그럴 돈이 있어?”승무원이 의기양양한 말투로 물었다.몇 시간밖에 안 되는 파티에 200만 원이라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하. 생각보다 싸네. 7장 줘.”염구준은 돈 뭉치를 테이블 위에 던졌다.그가 돈 뭉치를 던질 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승무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뭘 봐? 이건 돈이 아니야?”염구준은 큰소리치며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사람이 서로 존중해야지 때리지 않은 것만 해도 많이 봐준 줄 알아.’큰소리에 깜짝 놀란 승무원이 꽥하고 소리질렀다.“안 돼. 차림새가 너무 촌스러워!”그녀는 트집잡기 선수였다.방금 금목걸이에 모피를 걸친 사람도 들여보냈는데 염구준 일행은 안된다고 잡아뗐다.원래 문지기 개는 주인보다 사나운 법이었다.“매니저 어디 있어? 얘기 좀 해야겠어.”염구준은 승무원과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경호원, 누가 소란을 피워요. 빨리 오세요!”오히려 승무원이 적하반장으로 저쪽을 보며 소리질렀다.이 일이 매니저에게 알려지면 바로 쫓겨나게 되니 절대 만나게 하면 안 되었다.“이 사람들 잡아서 쫓아내세요.”20명 넘는 경호원이 나타나자마자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달려들었다.쓸데없는 말을 하기보다 사람을 잡는 게 더 확실하다고 생각했다.쿵!그때 주작이 기운을 펼치며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전부 튕겨버렸다.“제대로 서지도 못하면서 무슨 싸움을 하겠다고. 너희들 목숨줄이 그렇게 길어?”아무리 간이 부어도 상대가 누군지 보면서 덤벼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문외한들은 무술에 대해 모르니 경호원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때 함성 소리와 함께 승무원 옷을 입은 꺽다리가 나타났다.“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매니저님, 이 사람들 행패
“이쪽은 가짜, 저쪽은 진짜예요. 됐죠? 당신들은 나가세요.”승무원의 태도는 반감을 살 정도로 불쾌했다.염구준은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나머지 6명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우리 티켓이 가짜라면 말없이 나갈 수 있어요. 근데 그쪽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들어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흥, 불만이세요? 여기서 내 말이 법이에요.”승무원이 표독스럽게 대꾸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산 사람들에게 아예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촥촥!보다 못한 주작이 바로 승무원에게 싸대기를 날렸다.“네가 뭔데?”감히 보스 앞에서 법을 내세우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승무원은 오랫동안 근무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인 상황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사는 주제에 감히 자신의 뺨을 맞은 것이 억울해 바로 전기봉을 들었다.“미친년, 방금 날 때렸어?”탁!하지만 내려치기 전에 전기봉이 주작의 손에서 두 동강이 났다.이어서 묻지마 폭행이 이어졌다.“주둥이를 확 찢어버릴라. 방금 뭐라고 했어?”“아가씨, 잘못했어요. 너무 아파요!”승무원이 비명을 질렀다.“저년 바다에 처넣자. 아니면 귀찮아져.”옆에서 백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멍청한 말을 꺼냈다.그 말에 승무원은 물론 옆에 있던 모녀까지 벌벌 떨었다.눈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바다에 처넣다는 말에 단단히 겁을 먹었다.“아니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안목이 없어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당신들 티켓은 진짜예요.”승무원은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사정했다.“만약 귀찮게 일을 벌리면 바로 물고기 먹이가 될 줄 알아. 꺼져!”염구준은 살기를 뿜으며 승무원에게 겁을 주었다.만약 복수한다고 사람을 부른다면 일이 귀찮아지게 될 것이다.“절대 안 그럴게요. 절대요.”제대로 겁먹은 승무원은 네 발로 기어서 도망갔다.“따… 딸아. 우리 그냥 티켓 다시 사자.”아주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다.염구준 일행은 겉보기에 선한 얼굴이지만 화가 나면 저승사자 같아서 괜히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잠깐
“저기요. 뭐 좀…”“아는 척하지 마세요. 차림새를 봐.”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젊은 승무원에게 무시를 당했다.‘작전을 위해서 참자.’현무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9527호실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그들 일행은 일련번호가 찍힌 티켓을 들고 있어 방 한 칸만 찾으면 되었다.“몰라요.”승무원은 눈을 흘기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달려갔다.“고객님, 천랑성호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까요?”고급진 장소일수록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그 모습을 지켜본 현무는 열 자리 이상 숫자인 통장 잔고를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무시당하는 기분이 정말 불쾌했다.“한 사람 한 층씩 찾아.”염구준은 이어폰으로 객실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이번 작전에서 첫 명령이었다.“네. 알겠습니다.”일행은 작전 명령이라 여기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찾으러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3층 중간 방입니다.”객실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짧은 회의를 열었다.“이번 작전은 아주 위험해. 내가 반천인 경지 개조 로봇을 봤어.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절대 나서지 마. 만약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면 주작을 찾아서 분장한 다음에 나가. 알겠지?”엄숙한 표정으로 짧게 설명하던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이번 여행을 즐기자. 유람선에서 비용은 내가 다 쏜다.”그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형님 만세! 벌써 신나요.”세계 유람이라도 다들 비용을 낼 형편은 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비용을 낸다면 기분이 달랐다.똑똑!다들 기뻐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유람선에서 누가 찾아왔는지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일어서 문을 열자 낯선 모녀가 밖에 서 있었다.“무슨 일입니까?”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휴, 당신들 우리 열쇠를 훔치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들어왔는데 무슨 일이라니요?”아주머니의 눈길을 보니 당장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