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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5화

고대영은 생각에 잠겼다. 자신과 흑풍 사이에 아무런 교점이 없는데 왜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임무가 달려있으니 그는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먼저 말해봐,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와줄 건지."

흑풍은 표정이 별로 변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크게 기뻐했다.

'걸려들었어!'

그는 대답하지 않고 반문했다.

"당신은 당신이 염구준의 상대가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놈은 이미 반보천인이라 난 적수가 안 돼."

고대영이 직언했다. 반보천인에게 져도 창피하지 않았다.

"그렇죠. 억지로 가지려고 하면 안 돼요. 염구준은 정의를 중시한다는 게 약점이고요."

"염구준의 생부는 북방 염씨 가문 사람으로, 며칠 전에 술을 많이 마셔서 알콜중독에 걸려 생일잔치에 오지 못했어요."

흑풍은 자세한 주소와 염진의 구체적인 상황이 적힌 종이를 전달했다.

종이를 보고 나서 고대영은 얼굴이 굳어진 채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말은, 나더러 염진을 납치해서 염구준더러 물건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라는 거냐?"

오랫동안 강호를 돌아다닌 터라 그도 눈치 빠른 여우여서 끝까지 말을 하지 않어도 바로 눈치챘다.

"맞아요."

"그러면 염구준은 반드시 북방으로 갈 거고 청해시가 비게 될 테니 그 틈에 제가 그의 가족들을 건드릴 수 있겠죠."

흑풍은 그의 계획을 전부 털어놓았다. 이 계획은 쉽게 엮어놓고 생각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주도면밀한 편이었다.

"후."

고대영은 숨을 깊게 들이쉬며 생각에 잠겼다.

이렇게 오랫동안 임무를 해오며 그는 비열한 수단으로 적을 협박해 본 적이 없었다.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죠. 북쪽으로 가는 마지막 여객기가 곧 이륙할 겁니다."

흑풍은 비행기 표 다섯 장을 건네주었다. 이런 것까지 주도면밀하게 생각한 것이다.

"가자!"

고대영은 비행기표를 꽉 쥐고 원칙과 임무 중에서 임무를 선택했다.

밤이 되어 생일잔치가 끝나자 모두들 제각기 집으로 돌아갔다.

"할아버지, 아직 안 나으셨어요?"

소파에서 염희주가 휴대폰을 들고 염진과 영상통화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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