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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7화

여자아이는 염희주의 가장 친한 친구 윤시아다.

“나 화 안냈어.”

염희주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모여 있는 아이들을 쏘아봤다.

손에 든 유리구슬이 마찰하는 소리까지 들리는데 화를 내지 않았다는 것은 거짓말이 틀림없었다.

“우리 공주님 기분이 왜 안 좋아?”

용준영은 자신의 비즈니스 경험으로 어린아이의 마음 정도는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필경 아이들은 희로애락이 얼굴에 다 드러나니까.

“준영 아저씨!”

염희주는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착하지. 생일 선물이야.”

용준영은 다정하게 말하며 손에 든 상자를 건넸다.

“고마워요.”

염희주는 의자에 앉아 두 손으로 선물을 받았다.

방금 화난 표정이 금세 사라졌다.

선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데는 두 가지 상황이 있다.

“하하하. 네가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다. 아저씨한테 말해봐. 누가 널 괴롭혔어? 아저씨가 대신 혼내줄게.”

용준영은 의자를 당겨 옆에 앉으며 물었다.

그는 염구준과 파트너이자 또 상사와 부하 관계라서 조금은 복잡했다.

하지만 염희주는 친조카 같아서 억울한 일을 당하면 마음이 안쓰러웠다.

“쟤들이… 욱!”

윤시아가 말하려는 찰나, 염희주가 입을 틀어막고는 먼저 말했다.

“아저씨. 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 괜찮아요.”

그 일 이후로, 염희주는 용준영에게 더는 속심말을 하지 않았다.

반년 전, 초등학교 근처에서 어수룩하게 생긴 남자가 하교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집적거렸다.

염희주가 생각없이 그 사실을 용준영에게 말한 것이다.

그런데 어수룩하게 생긴 남자가 한동안 안 보이다가 다시 나타났을 때 두 팔을 잃어버렸다.

염희주는 나이가 어리지만 용준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너무 잔인해서 나중에 누구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용준영에게 이르지 못했었다.

“그래. 희주가 말하고 싶으면 하고,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용준영은 그러려니 하고 따지지 않았다.

그때 통통하게 생긴 남자아이가 손에 커다란 트랜스포머 장난감을 들고 다가왔다.

뒤에 일곱 명쯤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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