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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진동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정인호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진… 진 처장님, 저는 이 일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백 장관님이 지시한 일입니다!”

그가 어린 나이에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눈치 덕분이었다.

이제 그는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종 시장은 대놓고 손가을을 감싸주려고 친히 그룹에 방문했다. 증거가 있어도 없는 것이고 섣불리 증거라고 들이밀었다가 무고죄로 잡혀갈 수가 있었다.

게다가 박경석에게는 확실한 증거도 없었다!

“증거는 없습니다.”

그들을 지켜보던 손가을이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저희가 관련 규정을 위반해서 조사를 나온 게 아니었군요. 오늘은 백 장관님, 내일은 또 누가 올까요? 8천여 명의 직원들 생계가 달린 기업인데 저는 하마터면 압박에 못 이겨서 회사 문 닫을 뻔했어요!”

“이런 망할 자식들이!”

옆에서 듣고 있던 종찬우가 분노했다.

항상 젠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고수해 오던 시장님의 입에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쟤 이름이 뭐라고 했지? 아… 정인호? 당장 옷 벗고 특별 조사팀 꾸려서 이 사건 철저히 조사해! 결과가 나오면 바로 나한테 보고 올리고!”

“그리고 박경석 그 자식도 철저하게 조사해! 직권을 남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일이 없는지, 재임 기간에 있었던 모든 행적을 조사하고 먼지 한톨 남기지 말고 샅샅이 털어!”

진동기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옷만 벗기는 문제가 아니라 엄격한 조사가 들어갈 것이다.

박경석은 물론이고 정인호 모두 도망갈 구멍은 없다.

“하루, 아니 반나절을 주지!”

종찬우는 손가을의 수심 가득한 얼굴과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염구준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반나절 줄 테니 오후에 결과 내 앞으로 가져와! 이 일도 해결하지 못하면 진 처장도 해임이야!”

“네… 네!”

진동기 처장의 등 뒤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정인호는 머리가 하얘지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는 넋이 나간 상태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쉴 새 없이 중얼거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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