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사들은 의아해했다. 분명 방금 전까지 눈앞에 있던 사람이 어떻게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지?기이한 장면은 그들의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다."아아!"어느 한 주술사 앞에 다시 나타난 염구준의 주먹이 어느새 그 사람 몸통을 관통했다.강력한 힘으로 위세를 떨치던 주술사들이 한순간에 무너졌다."저기다! 가서 죽여라!"주술사 대장은 주변 주술사들에게 명령했다.상대가 강했다. 하지만 물러설 수 없었다.염구준이 너무 빨라서 도망치려 해도 소용이 없었다.스윽-염구준은 다시 한번 사라졌다.주술사 대장은 그의 희미한 잔상만을 볼 수 있을 뿐,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이 자식이!"주술사 대장은 화가 났지만, 감히 맞설 수는 없었다.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싶었지만, 손을 쓸 기회조차 없었다."아아!"비명이 이어지고 주술사들이 하나둘씩 쓰러졌다.공포가 빠르게 퍼져가고 황급히 사방을 둘러보지만 적은 보이지 않았다.멘붕이 온 몇몇 주술사들은 급기야 큰 소리로 외쳤다."다 보여! 숨지 말고 나와!""여기에 딱 서 있을 테니 나를 죽여봐.""무슨 일이라도 할 테니 제발 나는 살려줘."죽음 앞에서 그들의 반응은 모두 달랐다."너희는 한 명도 도망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저지른 악행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지." 답하는 염구준의 목소리는 사방에서 울렸다.비명 소리는 계속되었고, 학살은 멈추지 않았다.눈을 가늘게 뜨던 주술사 대장은 상대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들을 공포 속에서 죽어가게 만들려는 것이다.마치 독충으로 만들어진 사람들이 공포와 절망 속에서 죽어가는 것처럼 말이다.이 사람은 그 죽은 자들을 위해 복수하고 있다."당장 성충님을 풀어라!"주술사 대장은 이를 악물며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만약 성충님에게 문제가 생기면 그는 조직의 죄인이 되겠지만, 이제는 이 방법밖에 없었다.이 말에 염구준은 재빨리 나머지 주술사들을 처리하며 주술사 대장을 노려보았다."대장이 누구야? 성충은 또 뭐고?"만약 질문이 없었더라면, 그는 이미
전신보다 더 강하지만, 반보 천인에는 미치지 못했다.몸을 뒤집어 땅에 엎드린 지네는 몸을 흔들었다. 부딪힌 돌들은 어느새 가루가 되어 있었다.강력했지만 무식한 힘에 불과했다."껍데기의 방어력이 대단하군"염구준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온 힘을 다해 두 주먹을 날렸지만, 껍질이 오목하게 변형되었을 뿐 확실하게 관통하지는 못했다.슉!거대한 지네는 몸을 튕기며 다시 염구준을 향해 이빨을 드러냈다.강력한 성충이라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염구준도 응했다. 그는 몸을 한 번 흔들어 지네의 뒤로 이동해 위로 올라탔다.기운으로 감싼 주먹에 불꽃이 튀었다. 그는 미친 듯이 지네의 몸을 두드렸다. 한숨 돌릴 새도 없이 주먹이 날렸다.아무리 방어력이 강해도 한계는 있었다. 염구준이 때린 곳은 이미 피와 살이 뒤섞여 흐릿하게 변했고, 약간 그을린 흔적도 있었다.지네는 몸을 뒤틀며 고통을 삼켰다. 이리저리 벽과 바위에 부딪히며 염구준을 떨쳐내려고 했다.그러다 전체 지하 공간이 흔들리며, 많은 돌과 바위들이 머리 위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다.이렇게 가다가는 무너질 위험이 있었다.반보천인과 전신의 에너지 파동은 매우 놀라웠다."가만히 있어!"염구준은 몸을 날려 지네의 머리 위로 올라가 촉각 두 개를 뽑아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네는 더욱 격렬하게 몸부림쳤다.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만약 울 수 있었다면, 눈물까지 흘렸을 것이다."내가 너 정도를 어찌 하지 못할까!"염구준은 지네를 들어 올리고 복부를 강하게 걷어찼다. 비늘과 녹색 피가 후두둑 떨어졌다.껍질과는 달리 훨씬 부드러운 복부는 지네의 약점이었다.염구준은 지네를 옆으로 날려 보냈다.계속되는 강력한 타격에, 전신의 성충도 버티지 못하고, 몇 번 몸부림치다가 결국 꼼짝도 하지 못했다.죽은 것이다!염구준은 전의 공격이 지네를 죽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것은 진짜 죽었다.여기에 갇혀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겁에 질렸다.적인지 아군인지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염구준은 공포의
염구준은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벌레에게 속은 기분이었다.죽은 척하며 이리저리 작전을 펼치는 걸 보니 꽤나 영리했다.하지만 오늘 맞딱뜨린 이상 염구준은 그것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염구준은 발끝으로 가볍게 점프해 거대한 지네가 만든 구멍으로 뛰어들었다."키이!"감각이 예민했던 지네는 누군가가 쫓아오는 것을 느끼고 두려움에 찬 소리를 냈다.그 사람은 너무 강해서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지네는 어느 한 구멍 속으로 들어가 움직임을 멈췄다. 마치 사냥감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약 10미터 정도 내려가자 염구준도 바닥에 도착했다.얽히고설킨 동굴과 냄새를 보아 분명 그놈의 은신처였다.여러 갈래의 동굴을 마주한 염구준은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냄새도 완전히 사라졌다. 아마도 죽은 척하는 방법을 쓴 것 같았다."아!"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진 염구준의 기운이 사라졌다."......"이 모든 것을 감지한 거대한 지네는 상황이 유리해진 줄 알고 염구준에게 다가갔다.그것은 단지 벌레였기에, 모든 행동은 생물의 본능에 따른 것이었다.염구준 옆에 다가온 지네는 냄새를 맡았다. 불쾌해진 지네는 격노하며 한입에 물어뜯으려 했다.당장이라도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피를 몽땅 빨아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잘 차려진 밥상은 물거품이 되고 오히려 이빨이 부러졌다.염구준의 보호 기운은 그렇게 쉽게 깨질 수 없었다."하, 벌레와도 속임수를 써야 하다니."염구준은 몸을 뒤집어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는 죽은 척하며 벌레를 속였던 것이다."키이!"지네가 포효했다.마치 "네가 감히 나를 속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염구준은 도망치려는 지네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따라가 지네를 두 동강 냈다.거대한 성충은 몇 번 몸부림치다 결국 죽었다.강력한 성충이 자신의 은신처에서 죽고 말았다.동굴 내의 하얀 뼈들을 본 염구준은 지네가 백번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다시 출발 지점으로 돌아온 염구준은 무릎을 굽히고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오랜 시간이 흐르고, 슬픔에서 벗어 난 한 사람이 분노에 차서 말했다."지금 당장 지하실로 돌아가서 성충 지네를 위해 복수하겠다."그는 성충 지네를 자신의 아이처럼 매일 세심하게 돌보았다.하지만 회의에 잠시 나온 사이에 죽임을 당했다."맞습니다. 우리의 계획을 망쳤으니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옆에서 다른 이도 거들었다.격분한 몇몇 사람들은 성충 지네를 죽인 사람을 향해 이를 갈았다.그러나 고 대사는 손을 들어 그들을 제지했다."내일 철수한다!"부하들은 어리둥절했다. 평소 복수심이 강했던 고 대사가 이 상황을 그냥 넘기려 하다니, 믿기 어려웠다."성충 지네는 조직 계획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희가 돌아간다면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 어떤 한 부하는 포기하지 않았다."내가 설명할 테니, 너희는 걱정하지 말라." 고 대사는 평온해 보였지만, 마음속으로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몇 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기에 그도 마음이 답답했다."하지만......"부하는 덧붙이려고 하자, 고 대사가 격노했다."하지만 뭐? 성충 지네를 죽였다는 것은 상대의 전투력이 나와 맞먹을 거란 뜻이다.""게다가 상대의 정체도 파악하지 못했으니, 무모하게 나서는 것은 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고 조직에 불필요한 피해만 줄 거라고.""이 멍청한 것들아!"고 대사는 이 지역의 책임자로서 전체 상황을 고려해야 했다.모두들 머리를 숙이며 더는 말하지 못했다. 그중 오직 한 사람이 조심스레 물었다."지하의 독충들과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요?""전부 포기한다!"고 대사는 다시 냉담한 표정으로 평온하게 말했다.성충 지네가 죽었으니 그 기지도 이제 필요 없었다. 다만 핵심 자료가 유출될 우려는 있었다.하지만, 이 상황에서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됐어, 다들 흩어져. 각자 준비하고, 내일 아침 8시에 철수한다." 말을 마치고 소파에 기대어 앉은 고 대사의 모습은 매우 노쇠해 보였다.염구준은 이미 통로를
사람들의 목숨이 달린 일이다. 염구준은 그들이 더 이상 상처를 입지 않도록 가장 안전한 방법을 선택했다.휘황 그룹과 주술사들을 모두 처리하고 나면 사람들을 구출하는 것이 더욱 쉬울 거라 생각했다.사람들은 모두 그의 계획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꼭 저희를 구해 주세요. 가족들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어요.""여기서 기다릴 테니 꼭 돌아오세요.""아저씨, 거짓말하면 안 돼요!"어린 소녀는 여전히 귀여웠다."약속할게! 거짓말하면 똥강아지야." 염구준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염구준은 그들을 풀어주지 않은 채 그곳을 떠났다.그들이 함부로 돌아다니다가 위험에 처할까 봐서였다.지상으로 올라가니 이미 밤이었다.염구준은 먼 곳에 있는 수영장을 바라보았다. 불빛이 반짝이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수영장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지하의 지옥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완전히 다른 두 세계였다.어둠 속을 바라보던 염구준은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배포가 있는데 숨어 있는 건가? 왜 나와서 정정당당하게 붙으려 하지는 않지?"매복한 자들이 그를 무시하며 수군거렸다.스윽!그림자 두 개가 염구준 앞에 나타났다. 고 대사의 부하들이었다.고 대사는 지하 기지를 포기하라고 여러 번 강조했지만, 그 둘은 참을 수 없었다.조직에 들어온 이후로 처음으로 이렇게 큰 모욕을 당했다.무리안에서 누가 감히 그들에게 맞설 수 있을까."성충 지네를 죽인 게 너냐?" 그중 한 명이 물었다."오, 그놈을 기르는데 너희도 한몫한 모양이구나.""안타깝지만, 이미 내가 두 동강 냈어."염구준은 그들을 자극했다. 예상대로 배후의 주요 인물들은 밖에 있었다."아... 그것도 하나의 생명이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게 죽일 수 있어?" 주술사는 분노하며 소리쳤다."헉, 말도 안 되는 논리군.""독충을 만들 때 잡아먹힌 사람들은 생명이 아닌가?"염구준은 냉소하며 깊숙이 담아두었던 질문을 던졌다."하찮은 자들이 성충의 일부
“꺼져!”수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목소리도 싸늘하게 가라앉으며 약간의 살기마저 느껴졌다. 남자의 말은 그녀가 하여금 전 문주에게 당했던 치욕스러운 과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일종의 트라우마가 자극된 것이다.“거 되게 까탈스럽게 구네.”남자가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줄도 모르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참 역겹고도 혐오스러운 모습이었다.“죽어!”수안이 살기가 담긴 목소리로 자신의 전갈을 보내 그의 목을 찔렀다. 남자의 목을 찌른 전갈의 꼬리엔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었다.“악!”남자가 비명과 함께 입에 거품을 문 채 바닥에 쓰러졌다. 전신 경지에 가까운 독충이 품은 독은 보통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 사람이 죽었어!”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남자가 죽어가는 과정을 보고 놀라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 흩어졌다. 마냥 예쁘기만 한 여자인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높은 경지를 가진 주술사였다!이때, 염구준이 수영장 쪽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수안의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또 사고 쳤어?”“아니, 먼저 시비를 걸잖아요.”수안이 입술을 살짝 삐죽이며 답했다. 전갈문 사람들이 봤더라면 기겁할 모습이었다. 그만큼 수안은 염구준을 의지하고 있었고,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이런 표정이 튀어나왔다.염구준은 철없는 여동생을 보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쓰러져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상대가 어느 경지에 있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함부로 건드리다니, 목숨이 아깝지도 않은가? 수안도 수안이지만, 죽은 남자가 한심스러웠다.“그 쪽은 일 잘 해결됐어요?”수안이 전에 있었던 상황을 떠올리며 물었다.“순조로워.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어.”염구준이 솔직하게 알려주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수안이 눈을 반짝이며 존경어린 표정으로 감탄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주변이 술렁거렸다. “저 남자가 남자친구인가 보네. 그런데 차림새가 좀 촌스럽지 않나?”“예쁜데 강하기까지? 정말 아깝다, 아까워.”“내가 10년만
“아바사, 너 죽고 싶어?”옆에 있던 고 대사가 고함을 쳤다. 어느 조직이던 배신자를 용납할 리 없었다.아바가사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애서 담담한척 답했다.“하하, 그렇게 말할 것까지 있나요? 저희가 발전하려면 이정도에서 서로 헤어지는 것이 나아요.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저희가 상납한 돈이 얼마인데, 충분히 벌지 않으셨나요?”아바사는 결코 의지할 곳이 없이 막 나가는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면전을 반가워할 인물도 아니었다. 그가 이렇게 나오자 고 대사 옆에 함께 있던 몇몇 주술사들이 항의하려 들었지만, 고 대사가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손을 들어 제지했다.“아바사, 좀 전에 했던 말 취소해. 그럼 오늘 있었던 일 다 없던 걸로 해줄게.”이것은 고 대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경고였다. 하지만 아바사는 이 말을 듣자 돌연 얼굴을 굳히며 차갑게 말했다.“고 대사, 당신도 이제 좀 적당히 하지 그래? 그쪽이 뭔데 나보고 이래라 저래라야?”그동안 억눌려 있던 감정들이 한 번에 폭발했다. 그러더니, 돌연 고 대사한테서 시선을 떼더니 수안을 향해 삿대질하기 시작했다.“그리고 너, 네가 전갈문 문주면 다야? 감히 날 무시해?”수안은 뜻밖의 공격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젠 안 봐준다. 배신사에겐 죽음뿐! 쳐라!”고 대사가 옆에 있던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배신자가 나타난 이상, 그는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리고 기회를 줬는데도 못 잡은 건 상대였다. 봐줄 이유가 없었다. 고 대사의 명령이 떨어지자, 주변에 있던 주술사들이 일제히 공격에 나섰다. “먼저 공격한 건 그쪽이니, 날 원망하지 마라.”아바사가 전혀 두려움이 없는 목소리로 경고했다. 그리고 동시에 그의 부하들도 앞으로 나섰다. 그들 손엔 모두 처음보는 형태의 무기들이 들려 있었다. 곧이어 그것이 공격해오는 주술사들을 향해 겨누었다. 저게 뭐지? 주술사들은 잠시 당황했으나, 이내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발사!”아바사의 명
“컥!”고 대사가 뻗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두둑하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아바사의 숨이 끊겼다. 결국 그가 발명한 무기는 진정한 강자에겐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수영장을 둘러싸고 있던 나머지 경호원들도 순식간에 금색 두꺼비에 당해 뿔뿔이 흩어졌다. 음파 무기에 한계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대가였다. 아바사의 편을 들었던 사람들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직접적인 공격은 하지 않았지만, 어찌되었든 고 대사 등이 당하는 것을 방치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보복이 두려웠다. 하지만 고 대사는 남은 사람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손에 들고 있던 시체를 염구준 쪽으로 내던졌다.“피하고 했지만, 결국 이렇게 마주치게 됐군.”아바사가 그를 이곳으로 초대하지만 않았어도, 염구준과 마주칠 일도 없었을 것이다.아바사, 망할놈! 배신한 것도 모자라, 사람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다니!“그쪽이 진짜 배후인가 보네? 그 거대한 지네의 진짜 주인.”염구준이 고 대사를 훑어보며 빠르게 경지를 파악했다. 전신 이상, 어쩌면 그 거대 지네보다 더 강한 자.“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어. 그 지네는 나와 같은 천무산 소속일 뿐이야.”고 대사가 굳이 정정했다. “흠….”염구준이 코웃음 치며 귀찮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건 중요하지 않아. 어쨌든 같은 패라는 거 아니야? 그 거면 돼. 괜히 사람 잘못 죽이고 싶진 않으니까.”그는 말다툼하고 싶지 않았다. 대수롭지 않는 대답에 고 대사가 살기를 피우며 염구준에게 짜증스레 물었다.“이해가 안 되네. 우리한테 무슨 원한이라도 있어? 왜 느닷없이 우리 성충과 사람들을 죽이지?”고 대사는 염구준이 이렇게까지 천무산을 공격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어차피 마지막이었다. 염구준도 이렇게 된 이상, 말해줘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살아 있는 사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함부로 죽인 죄, 그것만으로 부족한가? 그리고 무엇보다 너희가 죽인 사람들, 용하국 사람들이라는 건 알고 있나?”그 말을 들은 고 대사는 더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