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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화

수안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차렸다. 과연 혈혈단신으로 문주의 자리까지 오른 여자의 위력은 남달랐다.

“빨리, 빨리 병원으로 옮겨!”

바빌라 옆에 있던 스태프들이 당황한 목소리로 외쳤다.

지금 바빌라는 온몸이 흙투성이인 데다가 여기저기 피까지 묻어 있어 전의 아름다움이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누구야. 감히 이곳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어디선가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어서 구릿빛 피부에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사탕수수를 뜯으며 나타났다. 그는 아바사의 부하로서, 폭홍구를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형님, 저 년이 바빌라를 이렇게 만들었어요!”

비영이 나타나자 주변에 있던 바빌라의 스태프들이 황급히 다가가 상황을 꼰지르기 시작했다.

정말 얼마나 현실감 있게 설명하는지, 직접 보지 않았는데도 상황이 그려질 정도였다.

이때, 바빌라가 고통스럽게 몸을 일으키며 덧붙였다.

“오빠, 저 대신 복수 좀 해줘요. 그러면 오늘 밤, 저를 줄게요.”

“치료해서 데려가.”

비영이 귀찮은 듯 손을 휘휘 저였다.

지금 바빌라의 모습은 전혀 그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것이 더 그의 시선을 끌었다.

“아가씨가 참 손이 맵네?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다니, 나랑 같이 좀 가줘야겠어.”

비영이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수안을 위아래로 훑으며 입술을 핥았다.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전혀 숨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무, 무서워요. 다가오지 마세요.”

수안의 연기는 일품이었다. 정말 겁먹은 것처럼 보였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염구준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수안은 보기보다 참 엉뚱한 면이 있는 것 같았다. 충분히 혼자서 해결할 수 있음에도, 일부러 상대를 농락하려 연약한척 연기를 하고 있었다.

“에이, 겁먹을 거 없어. 나랑 가자. 잘해 줄게.”

비영이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토록 요염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가진 여자는 그도 처음이었다.

“오빠, 도와줘요!”

수안이 염구준 뒤로 숨으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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