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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5화

염구준이 제정도 옆으로 다가오며 덤덤히 말했다.

“제가 어디로 가는지 아십니까?”

제정도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따님 구하러 가는 거 아니에요?”

염구준은 이미 모든 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제정도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낮에 딸을 구하러 가지 못하게 한 것은, 그들의 실력으로는 절대로 적을 상대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면 오직 아버지인 자신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하, 무관 사람들도 알아차리지 못한 걸 염 선생님이 간파하고 있을 줄이야, 놀랍네요.”

제정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쓴웃음을 지었다. 속에서 형용할 수 없는 소용돌이가 불어왔다. 사람 일이란 한치 앞도 알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이런 걸 보고 말하는 것일까?

“저도 같은 입장이 되어 본적 있어서 알아챌 수 있었던 것뿐입니다.”

그 말과 함께 염구준은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는 지금만큼 강하지 않을 때였다. 부하가 함정에 빠져 포로로 잡혔던 순간이 있었다. 그는 구하려 나서려는 사람들을 만류하고 홀로 몰래 부하를 구하러 나갔던 적이 있었다.

그의 행동 또한 지금의 제정도처럼 모두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염 선생님, 손 내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정도가 고마웠지만, 염구준에게 분명히 해둬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굳이 이런 모험 함께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 밤, 결코 쉬운 전투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염구준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그를 재촉하고 나섰다.

“됐어요. 얼른 가요!”

제정도는 그제야 마음을 굳히고 길을 앞장섰다. 그렇게 두 사람은 어둠속에 모습을 감추며 빠르게 보채성맹을 향했다.

그런데 가는 길, 염구준이 문득 떠오른 듯 말을 꺼냈다.

“문주님, 저랑 거래 하나 할까요?”

“거래요? 말씀하세요.”

제정도가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염구준과 만난 뒤로 그는 항상 신세 지기만 했는데,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거래를 원하다니 의문스러웠다.

“별거 아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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