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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동요를 부르고 있는 아이는 5, 6살쯤 돼 보이는 여자아이였다.

여자아이는 반짝이는 두 눈을 가지고 있었다.

양갈래를 한 아이는 귀여운 노란색 치마를 입고 화원 중앙에 있는 그네를 타면서 작게 동요를 불렀다.

“할머니, 저 노래 잘 부르나요?”

여자아이는 몇 번 부르더니 갑자기 반짝이는 두 눈을 들어 옆에 있는 나이 든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은 90대 고령이었다.

그녀의 마른 풀 같은 푸석푸석한 머리카락은 희끗희끗했고 세월의 흔적이 진하게 남은 그녀의 얼굴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그녀는 한 쪽 눈이 멀었고 다른 한 쪽 눈은 잘 보이지 않았다.

노인은 구부정하게 아이의 뒤에 서서 아이를 위해 그네를 살살 밀어주면서 중얼거리며 말했다.

“하율이는 노래를 엄청 잘 부르지!”

“그러면 제가 잘 불러요? 아니면 예전의 그 오빠가 잘 불러요?”

아이가 또 물었다.

오빠라는 두 글자에 구부정한 몸의 노인은 몸을 흠칫 떨었다. 혼탁하고 잘 보이지 않는 오른쪽 눈의 동공이 살짝 떨렸다.

“다 잘해. 다 잘해!”

그 말을 들은 여자아이는 기쁜 건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네는 계속 움직였다.

하지만 노인은 십여 년 전의 추억에 빠졌다.

십여 년 전, 그녀는 지금처럼 자신이 가장 아끼는 손자를 위해 그네를 밀어주면서 동요를 불러주었다.

그러나...

십여 년이 지났다.

노인은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몸이었고,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손자를 다시는 볼 수 없었다.

“할머니, 오빠 대체 어디 있어요? 왜 저는 단 한 번도 오빠를 본 적이 없죠?”

윤하율은 반짝이는 눈을 깜빡이면서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희 오빠는... 오래전에 우리 저택을 떠났어.”

“오빠는 어디로 갔어요? 왜 돌아오지 않는 거예요?”

윤하율이 다시 물었다.

“네 오빠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네 매정한 아버지가 네 오빠와 오빠의 어머니를 쫓아낸 그날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어.”

노인은 그렇게 말하더니 혼탁한 눈에서 눈물을 흘렸다.

윤하율은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자 황급히 그네에서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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