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대 문벌 사람들이 모두 놀라워하고 있을 때, 천하회의 원성일은 열정과 동경이 넘치는 눈빛으로 남궁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저 아이가 바로 전설 속 화진의 첫 번째 소년후였군요!”“회장님, 소년후가 뭡니까?”치마를 입은 노정연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원성일은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말했다.“소년후는 우리 화진의 국주가 직접 책봉한 거야. 소년후는 우리 저하 다음으로 큰 영광을 누릴 수 있지. 그리고 소문에 따르면 소년후는 국운을 타고나서 구주왕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해.”구주왕의 후계자라는 말에 노정연은 아름다운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정말요? 그렇게 강하다고요?”“당연하지!”“하하하하, 자네 말이 맞네. 하지만 한 가지 동생이 모르는 점이 있다네.”말을 한 사람은 탱크 위에 서 있는 박창용이었다.박창용의 말을 들은 원성일은 서둘러 말했다.“그렇다면 사령관님께서 알려주시죠!”박창용은 흐뭇한 얼굴로 남궁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사람들은 저 아이가 남궁 가문의 검도 귀재이며 화진의 첫 번째 소년후라는 것만 알지. 저 아이가 9살 때부터 내 뒤를 따라서 나와 함께 생사를 같이 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없다네.”원성일은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9살이요?”“그래.”박창용은 시선을 들어 남궁서준을 바라보았다.“저 아이는 당시 정말 어린 아이였네. 하지만 우리 저하 덕분에 남궁 가문 최고의 검도 귀재가 될 수 있었네. 그리고 소년후로 책봉되기도 했었고. 우리 저하께서 직접 화진의 국주에게 추천했었거든. 그래서 우리 화진의 국주가 저 아이를 화진의 첫 번째 소년후로 임명했던 거라네.”남궁 세가의 귀재 남궁세준은 13살에 책봉되었고 14살에 소년후가 되었다.“설마 저 소년후가 우리 저하를 안다는 말입니까?”원성일은 놀라워하며 말했다.박창용은 크게 웃었다.“그냥 아는 사이가 아니라네. 저 아이는 우리 저하의 친동생일세!”친동생이라는 말에 원성일은 그대로 넋이 나갔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 엄
여선희뿐만 아니라 황씨, 당씨 일가의 두 신급 강자 또한 일제히 현기로 자신을 감쌌다. 그들은 남궁서준의 이어질 공격을 맞받아칠 생각이었다.심지어 국방부 장군인 한동석도 검은색 장총을 뽑아 들었다.철로 만들어진 장총은 한동석의 유명한 무기였다.장총을 꺼내자마자 아주 살벌한 기운이 느껴졌다.파멸적인 검기가 남궁서준의 몸에서 뿜어졌다. 남궁서준이 손을 쓰려는 순간, 윈워터힐스 중 가장 높은 건물 위에 책상다리하고 앉아 있던 윤구주는 작게 중얼거렸다.“다 온 건가? 다 왔다면 이젠 나서야겠군!”그렇게 말한 뒤 윤구주는 두 눈을 떴다. 순간 두 줄기 금빛이 쏘아졌고 윤구주는 훌쩍 뛰어올랐다.윤구주가 줄곧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는 암부에 어려움이 있을 때 형제들이 찾아올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그가 기다리던 사람들이 모두 도착했으니 이젠 그가 모습을 드러내야 할 차례였다.“꼬맹아, 그사이에 검도 실력이 또 늘었구나.”담담한 목소리가 어둠을 뚫고 남궁서준의 귀속을 파고들었다.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 목소리를 들었다.비록 아주 덤덤한 어조였지만 그들은 마치 우레와도 같은 엄청나게 큰 소리를 들은 것처럼 기혈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심지어 서울 3대 문벌의 신급 강자는 난생처음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 심지어 남궁서준을 봤을 때보다 더욱 무시무시했다.“젠장, 또 강자가 있다고?”여선희는 얼굴이 한없이 일그러졌다.황씨, 당씨 일가의 신급 강자 두 명도 흔들리는 눈빛으로 어둠 속의 윈워터힐스를 바라보았다.뒤이어 모두의 놀란 눈빛 속에서 잘생긴 남자 한 명이 어둠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는 평지를 걷듯이 아주 평온하게 허공에서 내려왔다.뒷짐을 진 그는 신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그가 나타나자마자 줄곧 무표정을 고수하던 화진 최고의 소년후 남궁서준이 갑자기 아이처럼 들뜬 얼굴로 크게 외쳤다.“형님!”그러고는 윤구주의 곁으로 달려갔다.“대단하네. 한 달 안 본 사이 또 검도 실력이 늘었어.”윤구주는 흐뭇한 얼굴로 자신보다 머리
그 순간 다들 더는 숨기지 않았다.구주왕이 돌아왔다.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저하라고 부를 때 국방부 소속 한동석의 얼굴이 심하게 경련했다.서울 3대 문벌인 여씨 일가 황씨 일가, 당씨 일가도 마찬가지였다.“저하?”“저자들은 왜 저 사람을 저하라고 부르는 거죠?”“대체 어떻게 된 거죠?”국방부 사람들과 영문, 3대 문벌 모두 의문이 들었다.윤구주는 모습을 드러낸 뒤 미소 띤 얼굴로 그곳에 있는 자들을 바라보았다.“좋아. 다들 왔네.”원성일은 흥분해서 말했다.“저하를 위해서라면 천하회는 불구덩이에도 뛰어들 수 있습니다.”백화궁의 연규비도 아름다운 눈으로 윤구주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말했다.“구주야, 내가 그랬지. 널 위해서라면 난 가시밭길도, 불바다도 마다하지 않을 거야. 난 항상 너의 곁을 지킬 거야!”탱크를 타고 온 창용 부대 총사령관 박창용은 윤구주를 보자 탱크에서 훌쩍 뛰어내리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저하, 죄송합니다. 제가 암부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전부 제 탓입니다!”윤구주는 손을 저었다.“암부에 문제가 생긴 건 자네 탓이 아니야. 탓하려면 세상 사람들이 나 윤구주가 죽었다고 생각한 걸 탓해야지.”그렇게 말한 뒤 윤구주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정태웅을 바라보았다.“정태웅, 이리 와!”“네!”정태웅은 부랴부랴 달려가 윤구주의 앞에 섰다.“내가 왜 여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줄 알아? 난 기다리고 있었어. 모두가 나타나기를 말이야! 오늘부터 난 그 빌어먹을 것들에게 나 윤구주가 돌아왔다는 걸 알려주겠어!”카리스마 넘치게 말한 뒤 윤구주는 갑자기 고개를 홱 돌려 한동석과 3대 문벌 사람들을 바라보았다.“국방부, 세가, 종문, 화진의 문벌들. 당시 나는 무력으로 그들을 모두 통합했지. 그런데 이 쥐새끼 같은 것들이 겨우 몇 년 지났다고 우리 화진 무도의 통합을 망쳤어.”윤구주의 말은 날카로운 칼처럼 한동석과 3대 문벌 사람들의 귀에 꽂혔다.아무도 찍소리하지 못했다.윤구주가 온몸으로 내뿜는
구주왕이 살아있었다니.이 놀라운 소식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국방부, 영문, 3대 문벌 모두 넋이 나갔다.당시 혼자서 군대를 이끌고 10개국을 학살하여 패배하게 만든 그가, 10개국이 토지를 할양하고 배상하게 만든 무적의 남자가 살아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구주왕은 세계적으로 구주 군신이라고 불렸다.10개국마저 두려워하는 신화 같은 인물이, 지금 그들의 앞에 서 있었다.어쩐지 윤구주를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의 목숨을 눈앞의 그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가 바로 화진의 첫 번째 왕 구주왕이었다니.“세상에... 구주왕이 살아있었다고?”문벌 사람들은 겁을 먹고 덜덜 떨면서 말했다.문벌에서 가장 강한 신급 강자 세 명도 겁을 먹고 서둘러 물러났다.다들 윤구주가 죽음의 바다에서 죽은 줄 알았다.그런데 그 신화가 지금 그들의 앞에 서 있을 줄이야.“이제 내가 왜 널 죽이지 않은지 알겠지?”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덤덤한 시선으로 팔 하나가 망가진 국방부 장군 한동석을 바라보았다.한동석은 눈꺼풀이 뛰었다.팔이 부러진 곳에서 전해지는 극심한 통증도 마음속의 두려움을 이길 수가 없었다.그는 뒤로 물러나면서 절망에 빠진 얼굴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내가 살아있다는 걸 넌 알고 있었을 거야. 그래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내 형제들을 찾아온 거겠지. 맞지?”윤구주가 계속해 물었다.질문을 받은 한동석은 입을 뻐끔거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윤구주의 말대로 문아름이 직접 발탁한 집법의 지휘관인 한동석은 구주왕이 살아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러나 윤구주가 이곳에 모습을 드러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문아름은 윤구주가 부성국에 있다고 했었다.3대 문벌 사람들도 윤구주의 말을 들었다. 여선희는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한동석 장군, 구주왕의 말씀이 사실인가요? 구주왕이 살아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한동석은 물러날 곳이 없자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네. 전 알고 있었어요.”“젠장, 한동석 장군. 당신 때문에 우
한동석은 말하면서 악랄하게 웃었다.“국방부, 세가, 종문, 문벌, 4대 서열, 그중 반 이상이 우리 문씨 일가의 손에 들어왔어요. 당신이 아무리 무적이라고 해도 변하는 건 없어요.”윤구주는 차갑게 웃었다.“그래?”“물론이죠. 믿기지 않는다면 서울 3대 문벌에 물어봐요!”한동석은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들어 여씨, 황씨, 당씨 일가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윤구주는 서울 3대 문벌에 묻지 않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말이 맞아. 구주왕은 이미 과거가 되었어. 하지만 한 가지는 틀렸어.”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시선을 들어 한동석을 바라보았다.팔이 부러진 한동석은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물렸다.“제가 뭘 잘못 말했나요?”“5년 전 난 무력으로 국방부, 세가, 종문, 문벌, 4대 서열을 정복했어. 5년 뒤인 지금도 난 여전히 그들을 죽여서 다시 한번 정복할 수 있어.”죽여서 정복한다는 말이 우레와도 같이 쩌렁쩌렁하게 한동석 및 3대 문벌 사람들의 귀에 들어갔다.윤구주는 호기롭게 말한 뒤 고개를 들어 한동석을 바라보았다.“이젠 죽어!”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한동석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팔 한쪽이 부러진 국방부 장군은 곧바로 위험한 기운이 몰려오는 걸 느끼고 본능적으로 벌떡 뛰어오르면서 도망치려고 했다.그러나 아쉽게도 천하무적의 구주왕 손에서 벗어날 수 있을 리가 없었다.지현이 한동석의 가슴팍 위로 떨어졌고, 펑 소리와 함께 반보 신급 강자였던 국방부 장군은 그렇게 몸이 터져서 허공에서 추락했다.결국 시체조차 남지 않았다.윤구주가 손 한 번 움직였다고 국방부 장군이 죽었다. 다들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가장 두려운 건 당연하게도 3대 문벌의 강자들이었다.당시 모든 문벌이 윤구주에게 죽임당해서 항복한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곤륜에서 왕이 된 윤구주는 서울 3대 문벌의 선조마저 무릎 꿇리고 용서를 빌게 했다.겨우 5년 전 일이었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는가?신화였던 그가 돌아오자 여선희는 가장 처음 윤구주의 발치에 무릎을 꿇
화진 최고의 소년후인 남궁서준의 말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윤구주가 명령을 내린다면 남궁서준은 자기 가문의 선조도 죽일 수 있었다. 어쩌면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을 수도 있었다.남궁서준이 살기등등하게 말하자 윤구주는 손을 저었다.“오늘 3대 문벌은 내가 직접 처단할 거다.”그 뜻은 명확했다.오늘 윤구주가 직접 그들을 죽이겠단 뜻이었다.3대 문벌 사람들은 윤구주의 말을 듣고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들의 얼굴에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엄청난 두려움이 자리 잡았다.한때 혼자서 군대를 이끌고 10개국과 대항했던 무적의 군신을 어떻게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저하, 저희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발 저희를 용서해 주세요. 저희를 용서해 주신다면 앞으로 저희 여씨 일가는 저하의 소가 되고 말이 되겠습니다.”여선희는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로 윤구주에게 애원했다.그녀의 뒤에 있는 여씨 일가의 수십 명의 대가 또한 전부 용서해달라고 사정하고 있었다.그러나 윤구주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용서해달라고? 난 이미 5년 전 여씨 일가를 용서해 줬어. 그러니 이번에는 기회가 없어.”“저하, 설마 저희 3대 문벌을 전부 죽일 생각입니까? 잊지 마세요. 세가, 종문, 국방부, 문벌, 4대 서열 모두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우리 화진 무도의 일맥을 지키는 기반입니다. 저희 3대 문벌을 전부 죽인다면 화진의 무도는 천 년의 무운을 잃게 되는 겁니다!”황정두가 말했다.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세가, 종문, 국방부, 문벌, 4대 서열은 화진 무도계를 대표할 수 있었다.천하의 무인은 모두 4대 서열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만약 윤구주가 3대 문벌을 전부 죽인다면 확실히 화진의 무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그러나 윤구주가 그런 걸 신경 쓰겠는가?적어도 오늘은 신경 쓰이지 않았다.어두운 밤하늘 아래, 윤구주는 뒷짐을 지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희가 내 전우들을 죽이려고 한 순간부터 너희는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
대가급 200여 명이었다.말하는 사이 정태웅, 남궁서준, 박창용 등 사람들은 전부 흠칫했다.황정두는 윤구주가 혼자서 그들 모두를 상대한다고 하자 악랄하게 웃으며 말했다.“구주왕은 역시 기개가 남다르시네요. 혼자서 저희 모두를 죽이겠다고요? 그렇다면 저희도 함께 덤비겠습니다!”3대 문벌은 원래도 윤구주를 두려워했다.그런데 윤구주가 같이 덤비라고 하니 그들에게는 기회 같았다.아무래도 그들 쪽에는 신급 강자 3명과 대가급 고수 200여 명이 있었기 때문이다.아무리 상대가 만만해도 단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지는 못할 것이다.신급 강자 3명의 기운이 윈워터힐스 전체를 감쌌다. 200여 명의 대가급 강자들의 기운 역시 엄청났다.순간 윈워터힐스가 화산이 된 듯했다.하늘 높이 치솟는 엄청난 기운 때문에 까만 밤하늘마저 불타오를 것 같았다.“형님... 제가 도와드릴게요!”엄청난 기운에 꼬맹이 남궁서준마저 표정이 살짝 심각해졌다.윤구주는 웃는 얼굴로 동생의 어깨를 토닥였다.“괜찮아. 오늘 형님이 한 수 더 가르쳐줄게. 이건 천주금술이라고 해. 잘 봐둬.”윤구주가 말을 마치자 엄청난 왕의 기운이 윤구주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무시무시한 기운 때문에 윤구주는 머리카락이 휘날렸고 옷은 검은 밤하늘 아래서 놀랍도록 환한 빛을 발했다.그는 검을 들고 하늘을 가리켰다.“팔기지, 제5기 천주금술!”말을 마치자마자 청색 기검이 윤구주의 주변에 떠 올랐다.청색 기검은 길이가 1미터 정도 되었다.청색 기검이 나타나자마자 검명이 들려왔다.더욱 무시무시한 건 청색 기검이 무려 200여 개 나타났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 수가 부단히 늘어났다.윙윙거리는 검명이 밤하늘을 뒤덮었고 청색 기검이 밤하늘을 빽빽하게 채웠다.청색 기검이 모두 나타났을 때는 총 999개였다.“세상에!”“저게 무슨 검법이죠? 저... 저건 너무 무시무시한 거 아닌가요?”천하회, 백화궁, 박창용 등 사람들은 999개의 청색 기검이 윤구주의 머리 위에 둥둥 떠 있자 전부 넋이 나갔
천주금술은 서요산 검도에서 진화한 것이었다.그것은 윤구주의 봉왕팔기 중 제5기였다.예전에 윤구주는 기린화독에 당해서 전성기 시절의 몸으로 회복할 수가 없었기에 봉왕팔기 중 뒤의 네 개는 시전한 적이 없었다.그러나 이제 실력을 회복하였으니 드디어 시전할 수 있었다.999개의 청색 기검이 밤하늘을 전부 뒤덮자 윤구주는 오른 주먹을 쥐었다.“천주, 백검귀일, 모여라!”999개의 기검이 순식간에 하나로 모여져서 30미터 넘는 거대한 검이 되었다.거대한 검이 나타난 순간, 하늘 전체가 떨리는 것 같았다.윤구주는 오만하게 하늘과 땅 사이에 서 있었고, 그의 머리 위에는 30미터 넘는 거대한 검이 있었다.윤구주는 남궁서준을 향해 말했다.“꼬맹이, 잘 봐!”그 말과 함께 윤구주는 3대 문벌 사람들을 향해 손을 움직였다.30미터 넘는 거대한 검이 하늘에서 추락하자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엄청난 검의가 공간을 찢으면서 마치 폭포처럼 어마어마한 기세로 3대 문벌 사람들을 공격했다.쿠구궁!윤구주의 거대한 검 때문에 3대 문벌이 서 있는 곳에 아주 넓은 골짜기가 생겼다.무시무시한 검의가 모든 걸 없앴다.3대 문벌 대가도, 신급 강자도.윤구주의 천주금술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그의 공격 한 방에 3대 문벌의 200여 명 되는 대가급 강자가 모두 검기의 충격으로 죽었다. 시체는 골짜기에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여씨, 황씨, 당씨 일가의 신급 강자 세 명 중 황정두는 몸의 모든 구멍에서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서 비참하게 죽었고 여선희와 당의전은 바로 죽지는 않았지만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았다.무적이란 무엇인가?이것이 바로 진짜 무적이었다.단칼에 3대 문벌 대가급 강자 200여 명과 신급 강자 한 명을 죽인 윤구주의 실력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큰 감명을 받았다.“저하, 정말 대단하시네요!”“저하, 진짜 강하시네요!”정태웅은 그 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손뼉 치며 환호했다.천하회와 창용 부대 사람들은 전부 뜨거운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
“예를 들어 한 나라의 몰락하면 국운이 약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지. 그래서 올바른 길을 걷고 하늘과 땅의 정기를 따르면 한 나라의 국운은 오래도록 쇠퇴하지 않는 법이야.”이 말에 장군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진동왕이 그들의 왕처럼 위대한 영웅이 되라고 올바른 길을 걸으라고 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이것만 알아도 충분해. 한 가지 더 말할 것은 귀술 수련자를 말끔히 처리해야 하는 이유야. 이 녀석들은 국운을 삼킬 수 있기 때문이야. 가장 나쁜 놈은 정의로운 사람을 삼켜버려 무감각해지는 사람을 만들 뿐이야. 제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화진이 인간 지옥이 될수도 있어.”장군들은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그러면 이 사악한 기술을 누가 발명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사악한 기운은 영으로 모일 수 없다면 첫 번째 귀신족은 어떻게 탄생한 거예요?”정태웅이 물었다.“좋은 질문이야. 이것은 구오 지존 이상의 경지와 관련된 문제이지. 구오 지존을 초월하면 극전 신급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데 육체는 파괴되어도 혼은 남아있거든. 이 혼은 우리의 의식을 의미하는 거야.”진동왕의 설명에 천현수는 깨달은 것이 있었다.“그렇군요. 왕자의 육체가 파괴되어도 그 의식이 여전히 천지 영기를 흡수할 수 있는 거면 그 방법으로 현술을 창조하여 아래 사람들에게 음기와 양기를 흡수하게 할수 있는 거잖아요.”진동왕은 흐뭇한 표정으로 천현수를 바라보았다.“아주 좋아! 음기와 양기를 흡수하는 속도가 정상 수련보다 훨씬 빠르니 귀신족도 살아있는 사람이 수련한 것이지. 그런데 일부분만 맞았어. 왕자는 육체를 잃으면 거의 수련할 수 없어. 귀술을 창조해 낸 것도 사실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수련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런데 효과가 미미해서 오히려 아래에 있는 무인들이 수련 끝에 실력이 크게 향상된 거지. 그래서 너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수련의 길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는 거야. 어떤 지름길로 새려고 하지 마. 수련이란 마음을 닦는 거야. 귀신족들은 쉬운 수련을 믿고 실력
연구원들이 있는 텐트.“수장님!”윤구주를 보자마자 연구원들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다들 앉아요. 저한테 너무 예의를 갖출 필요는 없어요.”시간이 촉박하고 임무가 중대했기에 이들과 예의 차릴 겨를도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요 며칠 어떤 방법을 연구해 낸 거예요? 천옥 영기가 이 정도로 이상한데 외부에 영향을 미치면 화진에 재난을 가져다주는 거 아니에요?”윤구주가 물었다.정태웅 3인에게 말해봤자 알아듣지도 못할 바에 너무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았다.천옥은 고대 신들의 전쟁 때문에 왕자들이 천술을 남용한 나머지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상식적으로 천술이 가져온 영향은 결국 사라질 것이고, 만물이 회복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하지만 윤구주가 수년간 조사도 해보고 천옥에도 들어와 본 결과 영기는 진정되지도 않고 오히려 더욱 혼란스러워졌다.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윤구주도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어 과학적 근거를 따지면서 진상을 밝혀보기로 했다.연구를 주관하는 몇몇 학자들은 윤구주에게 기기로 측정한 결과를 보여주었다.윤구주는 전문 용어들을 잘 몰랐기에 결론만 보았다.데이터에 의하면 외부에 영향을 미쳤을 경우 이상 기후가 발생할 것으로 보였다.특히 현재 환경에 적응한 모든 생명체에게는 심각한 시련이 닥칠 것이다.인류 측면에서는 통신 장애가 발생하여 모든 전자기기가 다양한 정도로 영향을 받을 것이다.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이곳에 온 지 며칠밖에 안 되었기에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인체에 분명 좋지 않을 거예요.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지고 신체 기능도 심각한 영향을 받을 거예요.”윤구주가 심각하게 말했다.몇몇 학자들이 요약하길 지질 재해는 인류 문명에 큰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했다.“그래요. 서둘러 연구해 주세요. 우린 여기 오래 있지 못해요.”한편으로 진동왕은 대군들에게 이번 목적을 설명하고 있었다.“천옥에 들어온 목적은 사람을 구하기 위함이고, 이 부분은 구주왕이 책임질 거야. 우리의 임무는 이곳에 숨어있는 귀신족 잔당을
이들은 바로 윤구주 밑에 있는 장군이자 신급 고수들이었다.윤구주와 인사를 나눈 후, 멍하니 서 있는 정태웅 일행을 조롱했다.“막 도착해서 이러는 것도 정상이에요. 이틀 정도 지나면 익숙해질 거예요.”바로 이때, 한대의 중형 군용 헬리콥터가 사람들 머리 위를 지나가며 헬리콥터에 장착된 군용 카메라로 지질을 찍고 있었다.먼곳에는 한 무리의 방호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고정밀 기기를 만지작거리며 무언가를 측정하고 있었다.정태웅 일행은 그제야 윤구주가 이미 하산해서 진영 쪽으로 향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문이 있는 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였고 중앙에는 넓은 평지가 있었다. 진동왕이 이끄는 십만 대군은 이곳에 주둔하고 있었고, 이미 산골짜기에 임시 진영을 구축했다.몇만 명 전사들이 대형을 이루고 있었고, 열몇 명의 장군이 주축이 되어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전사들의 함성은 하늘을 찔렀고, 정태웅 일행은 인기척을 느끼고 하나둘 진영으로 달려갔다.정태웅 3인은 간단히 씻고 바로 지휘소로 모였다.지휘 텐트 안에는 이미 많은 인원이 모여있었고, 장군들은 뜨거운 시선으로 윤구주를 쳐다보았다.“윤구주, 서울 쪽은 어떻게 되었어?”진동왕은 서울의 변고에 관해 묻고 있었다.“일이 좀 생겼는데 전반적으로 잘 통제되고 있어요. 저도 서울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천옥으로 온 거예요.”윤구주가 말했다.“그럼 다행이네. 십만 대군들이 내 지휘를 따르긴 하지만 네가 없으니까 전혀 기운을 차리지 못하더라고. 네가 오니까 다들 정신을 차리잖아. 나까지 마음이 불안하더라고.”진동왕은 그야말로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십만 대군은 선발된 정예로 화진의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대표하고 있었다.무슨 일이 생기면 그 후과는 상당히 심각했다.“아저씨도 곤륜 구역에서 수련한 분인데 겪어보지 못한 것이 없잖아요. 화진 5천 년 역사에서 고난은 수도 없이 많았는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잖아요.”윤구주는 이 말로 진동왕에게 큰 자신감을 안겨주었다.“그래요. 그러면 저희는 계획
현관은 바로 눈앞에 있었다.윤구주는 모든 정신을 모아 흐르는 천지 영기를 자세히 감지했다.영기가 침적된 곳이 아니라 영기가 충족하게 안팎으로 내뿜는 곳이 바로 현관 입구였다.“찾았어. 다들 따라와.”윤구주가 발을 내딛자 뒤에 있는 일행은 멍때리다가 대오를 놓칠까 두려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뒤따랐다.열 걸음도 채 가지 않았는데 갑자기 윤구주가 사라졌다.바짝 뒤따르던 민규현도 반응하지도 못한 채 강력한 흡입력에 휘말려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무슨 상황이야!”정태웅도 손을 뻗어 잡으려다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지휘사, 저희는 이제 어떡해요?”다른 사람들은 겁에 질려서 함부로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했다.“무서워할 필요가 뭐가 있어. 저하도 들어가셨는데 물불을 가리지 않고 따라 들어가야지!”천현수는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갔다.뒤따르던 열몇 명의 대장들도 소리를 외치며 앞다투어 뛰어들었다.이들은 오색찬란한 무지개 통로에 빨려 들어갔다.이들은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하늘로 솟아나는지 분간할 수 없었다.얼마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희미하게 거대한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슝슝!한 무리의 사람들이 연달아 통로를 뚫고 나와 마치 분수처럼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쿵! 쿵! 쿵!이들은 바닥에 떨어져 어질어질한 상태에서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그러다 한참을 엎드려 쉬어서야 겨우 상태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 시각 윤구주는 바닥에 앉아 환하게 웃으면서 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처음이라 어지러운 게 정상이야. 사실 여기는 이미 곤륜 구역이나 마찬가지야. 다만 영기가 혼란스러워 곤륜 구역에서 배제된 것뿐이야.”윤구주는 일어나 먼지를 툭툭 털면서 소개했다.“천옥은 곤륜 지역의 은신지로 곤륜 구역에서 쫓겨난 수련자들이 이곳으로 유방 되는 거야. 시간이 지나면서 수련자들이 점점 많이 모이기 시작했고, 이들이 외계로 나갈까 봐 곤륜 구역에서 감시자를 보내기도 했어.”민규현 3인과 대장들은 그제야 이 신비로운 세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온 세계가
천옥이 위치한 곳은 세계 10대 생명 금지구역으로도 분류되었다.극단적인 기후 외에도 이곳에서는 모든 내비게이션 장치가 전부 무효화되었다.근 수백 년 동안 수많은 탐험대가 이곳을 정복하려고 금지구역까지 깊이 들어갔는데 결국 실종되거나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다.이제 막 진입한 대오는 이미 완전히 방향감을 잃고 말았다.윤구주가 앞에서 인도하지 않았다면 암부 3대 지휘사라도 길을 잃었을 것이다.“저하, 여긴 정말 기이한 곳이네요! 모든 내비게이션 장치도 소용없고 나침판조차 엉망이네요.”“이런 제기랄! 하늘에 왜 태양이 열 개나 있는 거야? 오로라도 있고! 여긴 도대체 어떤 곳이야!”정태웅 3인은 구시렁거리기만 했다.“그래서 내가 진북왕을 앞장세웠잖아. 구오 지존이 길을 안내하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함정에 빠질지 몰라. 너희들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허구일 뿐 직접적인 생명 위협은 가하지 않을 거야. 제일 무서운 것은 이곳 영기가 무질서하다는 거야. 쉽게 말해 자기장이 비정상적으로 혼란스러워 정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여기에 오래 머무를수록 더 깊이 빠지게 될 거야. 게다가 자기장이 불안정해서 어떤 규칙도 적용되지 않아. 내비게이션 장비는 물론 현수오행, 풍수 변위 기술도 여기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어.”윤구주가 설명했다.정태웅 3인은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저하, 왜 진북왕은 괜찮은 거예요?”정태웅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너희는 구오 지존에 도달하지 않으면 이 경계의 신비를 알수 없어. 이 경계가 지존 왕자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곳이 천지의 영기를 흡수해 자기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야. 내가 방금 말했듯이 천옥 영기가 혼란스러운 것은 영기가 너무 많아서야. 구오 지존 절정에 이르면 천지의 영기를 명확히 감지할 수 있어. 이곳에서 발생하는 기이한 변동은 모두 영기 때문에 발생하는 거야. 영기의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보면 대부분 숨겨진 위험을 예측하고 피할 수 있어. 그리고 영기가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중심점이 존
“조상님! 채은 씨는 이미 안전해. 스승님이 단련시키려나 본데?”검도 도주가 직접 단련시킨다는 말에 민규현 3인은 부럽기 그지없었다.“알았어.”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소채은에게 별일 없다니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조상님, 한 가지 더 이야기할 거 있어! 우리 검도도 참여하게 해주지? 진작에 종문 동맹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무슨 낯짝으로 감히 화진 무도라고 말하는 건지 모르겠어. 조상님 한마디면 우리 검도 전원이 곤륜 구역을 벗어나 종문 동맹을 모조리 없애버릴 거야.”전화기 너머에서는 거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윤구주가 아무 말도 없이 민규현에게 눈빛을 보내자 통화는 이대로 끝났다.“저하, 저 자식 도대체 누구예요? 검도까지 나서면 정말 종문 동맹을 해결하는 건 크게 문제도 아니잖아요.”천현수가 앞으로 나서면서 말했다.권모술수의 달인은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너의 시야는 너무 좁아. 권모술수도 일정한 실력 기반 위에 세워져야 하는 거야. 넌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 몰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거야. 권모술수를 남용하면 화를 자초할 뿐이라고.”윤구주가 진지하게 말하자 천현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종문 동맹이 내가 봤던 거와는 다른가? 그 뒤에 다른 고수도 있는 건가?’“채은이가 별일 없다는데 굳이 급해 할 필요도 없어. 지금은 예전과 달라서 잘못 움직였다간 잘못될 수도 있어. 내 계획대로 진행해.”천현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 윤구주가 권모술수를 쓰려는 모양이다.그는 권모술수의 길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국주가 직접 나서서 따로 간섭할 필요가 없었다.이제 왕이 직접 나선다는 것은 상황이 이미 통제 불능이라 국주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저하, 그 자식 도대체 누구예요?”정태웅이 질문했다.“검황도종의 선배이자 검도의 검수. 간단히 말해서 야망은 크지만 속셈이 없는 허수아비일 뿐 큰일을 이루기 어려운 사람이라
두둥!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뭘 폭파했는지 폭발음이 귀청을 찌르는 듯했다.“이런 제기랄! 난 윤구주 아버지라고! 전하든 말든 마음대로 해!”세 사람은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전화기를 들고 걸어가며 조용히 경고했다.“말조심해 주세요. 저희도 당신을 위해서 이러는 거예요.”윤구주 앞에 도착한 민규현은 전화기를 막으면서 말했다.“저하, 곤륜 구역에서 전화가 왔는데 어떤 건방진 놈이 검도의 사람이라면서 저하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더라고요. 저희가 도저히 어떻게 할수가 없었어요.”윤구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민규현이 핸드폰을 건네려고 하는데 스피커폰으로 해놓으라고 했다.윤구주는 몸에 쌓인 눈을 훌훌 털어내고 천현수에게 천옥으로 출발할 준비 하자고 했다.‘대화도 해보지 않고 떠날 준비를 한다고? 설마 이미 뭔가를 알고 있는 걸까?’핸드폰은 이미 스피커폰 모드로 되어있는데 검도 강자라는 사람은 핸드폰이 이미 윤구주에게 건네진 걸 모르고 욕설을 퍼부었다.“이런 병신같은 자식들! 윤구주 부하들은 왜 하나같이 멍청한 거야. 정말 짜증 나네? 윤구주, 이 망할 놈! 빨리 네 아버지 전화를 안 받아?”윤구주에게 이렇게 대드는 사람은 처음이라 민규현, 정태웅, 천현수의 표정은 어두워지고 말았다.동시에 상대방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졌다.‘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말할 줄 모르면 말하지 마. 저번에 떠나면서 너희 스승님더러 너한테 본때를 보여주라고 했는데 내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나 보네.”윤구주의 담담한 목소리에 상대방은 멍해졌다.민규현 3인은 상대방이 긴장한 것을 느낄수 있었다.“어...”“뭐라고? 벌거벗고 15,000km를 달리게 한 게 모자랐나 봐?”민규현 3인의 표정은 순간 밝아졌다.‘글쎄 어딘가 이상하다 했어. 아까 대화를 나누면서 저하를 언급했을 때 원망이 가득했단 말이야. 이제 보니 저하에게 학대당한 거였네!’“윤구주...”“뭐라고?”“저하!”“저하가 네가 마음대로 불러도 되는 이름인
화진 북부지역에 있는 비밀 공항.윤구주 일행은 아침에 이미 천옥과 50km도 안 되는 곳에 도착했다.눈이 펑펑 내려 추운 눈 속에 고립된 윤구주는 계속 서울에서 전해지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서울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다음 행동을 시작할 방법이 없었다.극도로 억제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소채은의 영향을 받아 감정이 불안정한 상태였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암부 3대 지휘사는 그들의 왕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그들도 소채은이 무사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소채은은 너무나도 중요했다. 만약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아무도 몰랐다.“걱정하지 마세요. 문씨 가문이 바보도 아니고 형수님을 죽였다간 별로 좋은 일도 없을 거예요.”“제가 봤을 땐 아무 일도 없거나 이미 문씨 가문에 잡혀갔을 수도 있어요.”가장 권모술수에 능한 천현수가 분석했다.“씁! 그럼 우린 왜 서울을 떠나야 하는데? 천옥에 가는 게 급하지도 않은데.”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정태웅이 구시렁거렸다.“너 바보야? 저하가 안 가는데 현문 시조가 서울에 갈수 있겠어?”“우리는 움직이지 않고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거야?”민규현이 정태웅의 머리를 한 대 때리며 말했다.“그래. 서울에 남아있으면 더욱 수동적일 수밖에 없어. 저하가 이러는 것도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한 거라고!”천현수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바로 이때, 민규현의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민규현이 핸드폰을 꺼낼 때, 세 사람은 동공이 확장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 핸드폰은 암부와 곤륜 구역을 연결하는 전용 핸드폰으로 곤륜 구역에서만 암부에 연락할 수 있었다. 이 선로가 설치된 이후로 곤륜 구역에서 암부와 연락한 것은 처음이었다.“곤륜 구역이에요?”정태웅이 긴장하며 물었다.암부는 곤륜 구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곤륜 구역은 전 세계와 맞먹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그 역사는 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으면 이 지구에서 가장 신비로운 지역이었다.민규
바로 이때, TV에서 점심 뉴스가 방송되었다.뉴스는 왕실 대표가 직접 진행했으며 뒤쪽 화면에는 구주왕의 좌상이 비치고 있었다.화면 속에서는 윤구주가 군복을 입고 가장자리에 앉아있었다.화면이 펼쳐짐에 따라 여러 장군이 좌우에 나란히 서 있었다.그 기세는 어마어마할 정도로 대단했다.화면을 통해서도 여러 장군에게 압도당하는 기분이었으니 말이다.가장 강력한 것은 구주왕이었고, 그는 온몸에서 왕자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그는 그저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대세가 이미 정해진 듯한 안전감을 줬다.왕실 진행자는 구주왕의 화려한 역사를 이야기하며 과장된 표현으로 구주왕에 대한 개인적인 숭배의 감정을 드러냈다.가장 빛나는 전적으로는 혼자서 열 개국을 상대했는데 그 열 개국의 적들이 스스로 화해를 요청한 것이다.소채은은 그만 온몸에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이순간 그녀는 꿈처럼 느껴졌다.화진에서 오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나올까 말까 한 존재가 그녀의 남자였으니 말이다.“어? 구주네? 저 사진은 쟤가 가장 기세등등할 때 찍은 사진이거든요. 저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봐봐요. 너무 잘난 척하지 않아요?”김도현은 밥을 다 먹고 이를 쑤시며 말했다.“선배님, 윤구주를 알아요?”소채은이 놀라면서 물었다.“그럼요. 제가 쟤 아버지거든요.”김도현이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소채은은 멍을 때리고 말았다.“김씨 아니셨어요?”“아, 양아버지라고요.”소채은은 그제야 왜 그가 자신을 양딸이라고 불렀는지 알 것만 같았다.그녀는 그럴 자격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져 얼굴이 발그레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양딸로 인정받아서 내심 기뻤다.“하하.”김도현은 피식 웃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정말 이 헛소리를 믿는 거야?’이런 관계 덕분에 소채은은 자연스럽게 김도현과 가까워지게 되었다.“선배님, 뉴스에서는 왜 제 스승님을 언급하지 않는 거예요?”소채은은 이상하기만 했다.‘설마 사부님이...’“이것저것 의심하고 걱정하는 대신 제발 자신감 좀 가져줄래요? 제가 괜찮다면 괜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