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채은이 덕분이죠.”말을 마친 뒤 윤구주가 다시 말을 이었다“오늘 채은이 체면을 봐서 한 번 살려줄게요. 당신에게 이렇게 훌륭하고 착한 딸이 있다는 걸 다행으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그런 운도 언젠가는 끝날 거란 걸 기억해요.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당신을 죽일 겁니다. 신도 절 막을 수 없을 거예요.”윤구주가 마지막에 말했다.“고마워... 고마... 워!”윤구주가 자신을 살려주겠다고 하자 소청하는 윤구주를 향해 고개를 조아리면서 감사 인사를 했다.“명심하세요. 오늘 제가 했던 말들은 절대 한마디도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 채은이에게도 말하면 안 돼요. 저와 채은이의 사랑에 세속적인 관계가 섞이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한마디라도 누설한다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죠?”윤구주가 다시금 경고했다.“걱정하지 말아. 절대 채은이에게 알리지 않을 거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입 뻥긋하지 않을 거고.”소청하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로 덜덜 떨면서 말했다.“자, 이제 꺼져요!”죽을 뻔했다가 살아난 소청하는 자신이 어떻게 산에서 내려온 건지도 알지 못했다.그는 너무 겁을 먹은 나머지 몸의 반 이상이 마비되었고 심지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오늘 발생한 모든 일이 그에게는 악몽과 다름없었다.그는 자신이 가장 업신여기던 윤구주가 강성시 갑부 주세호, 강성시 시장과 정치인들, 심지어 사람을 죽일 때 눈 한 번 깜빡이지 않는 민규현을 신하로 두고 있을 줄은 몰랐다.그렇다면 윤구주는 대체 정체가 뭘까?윤구주는 기억을 잃었던 것이 아닌가?그런 생각이 들자 소청하는 등골이 오싹해져 몸을 부르르 떨었다....어느샌가 해가 저물었다.소씨 집안.일찍 돌아온 소채은은 방 안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고 이때 천희수가 안으로 들어왔다.“채은아, 네 아빠 오늘 어디 갔니? 왜 하루 종일 보이지 않는 거야?”천희수는 들어오자마자 물었다.“몰라요.”소채은이 대답했다.“이상하네. 너희 아빠 평소에 자주 외출하지 않는데 오늘은 웬일이래? 게다가 전화도 안 받
“아빠, 왜 이렇게 된 거예요? 누가 때렸어요?”소채은은 비록 아빠가 못마땅했지만 심하게 맞은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렸다.그런데 소채은이 말을 마치자마자 소청하가 소채은의 팔을 잡았다.“채은아, 아빠가 다 잘못했다. 예전에는 내가 미안했다. 아빠가 잘못했어, 흑흑흑흑.”소청하가 울면서 말했다.아빠가 갑자기 잘못을 인정하자 소채은은 멍해졌다.‘이게 뭔 상황이지? 아빠가 미친 건가? 왜 갑자기 울면서 나한테 사과하는 거지?’“아빠, 무섭게 그러지 마세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왜 다친 거예요? 누가 이런 거예요?”소채은이 서둘러 물었다.그러나 소청하는 감히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윤구주가 다른 사람에게 이 일을 알린다면 죽일 거라고 경고했으니 말이다.“채은아, 묻지 마. 아빠는 괜찮아. 그냥 갑자기 깨달은 게 있어서 그래. 예전에는 내가 안목이 없었다. 내가 사람답지 못했어. 내 잘못이야! 앞으로는 그런 양심 없는 짓은 하지 않을게. 네 연애에도 간섭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앞으로 너에게 누구랑 만나라고 강요하지도 않을 거다. 흑흑흑흑.”소청하는 말하면서 또 울음을 터뜨렸다.소청하의 모습에 소채은과 천희수 모두 어이가 없었다.집에서 항상 강하게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이던 소청하가 이럴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으니 말이다.게다가 소채은의 연애에 간섭하지 않겠다고?소채은은 바보가 아니었고 연애라는 말에 곧바로 윤구주를 떠올렸다.소채은은 잠깐 정신이 아찔했다.‘설마 구주가 아빠를 때린 건 아니겠지?’“아빠, 혹시 오늘 구주랑 만난 거예요?”소채은이 서둘러 물었다.솔직하게 얘기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소청하는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 아니, 아니. 걔랑은 마주친 적 없다.”“정말이에요?”소채은은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그럼!”소청하의 단호한 태도에 소채은의 호기심이 깊어졌다.딸이 믿지 않는 것 같자 소청하는 황급히 말했다.“채은아, 괜히 이상한 생각하지 마. 난 윤구주랑 만난 적 없다.
소채은이 물었다.“그런데 아빠가 왜 갑자기 하루 만에 이렇게 변했어요? 너무 낯선데! 그리고 심지어 구주랑 사귀는 것을 허락하다니??? 말이... 안 되잖아요!”천희수는 소청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나도 모르겠어!”“헤헤, 하지만 아빠가 허락하니 너무 기분이 좋아요.”그녀가 갑자기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천희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아무 말도 하지 않지 않았다...윤구주가 소청하를 제대로 혼 낸 후부터 소청하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예전의 소청하는 소씨 가문에서 눈에 보이는 것 없이 행동했다. 밥 먹고 책 읽는 것 외에는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집에서 투덜대지 않을뿐더러 심지어 집안일까지 돕고 있다.천희수는 이런 소청하를 보며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고 하던데. 우리 남편이 드디어 미쳤네!’그렇게 소청하는 며칠 동안 계속 집안일을 도왔다. 그러자 천희수는 점점 더 두려워졌다.“어떡하지! 망했네! 채은아, 네 아빠 미친 거 아니야? 좀 봐, 부엌에 한 번도 안 들어오던 사람이 이제 설거지까지 한다니깐!”천희수는 아침 운동을 마친 소채은을 부엌으로 끌어당기면서 말했다. 핑크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소채은은 완벽한 각선미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는 소청하가 부엌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말했다.“엄마! 아빠가 이러면 오히려 좋은 거 아니에요?”“뭐가 좋아! 아빠를 데리고 점이라도 볼까? 무슨 문제라도 생겼는지?”천희수가 당황하면서 물었다.푸!“엄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저는 아빠가 이러니깐 너무 좋은데요. 보세요. 지금 집안일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예전처럼 막무가내로 성가시게 굴지도 않고 얼마나 좋아요!”“하지만... 걱정된단 말이야!”“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나중에 꼭 알아볼게요. 아빠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러면 되죠?”소채은이 천희수를 위로하면서 말했다.“그래
윤구주가 소씨 저택에 들어오자마자 아름다운 여자가 쏜살같이 달려왔다.“구주야, 보고 싶었어!”소채은이었다.운동복 차림에 높은 포니테일로 젊고 이쁘게 꾸민 소채은을 보고 윤구주는 웃으며 물었다.“채은아, 이렇게 급하게 오라고 하다니, 무슨 일 있어?”“구주야, 큰일이 났어!”그녀는 그의 팔을 잡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하기 시작했다.“무슨 일인데?”윤구주가 묻자 그녀가 대답했다.“지금 우리 아빠가 완전히 변했어!”“변했다고?”“응. 그래. 며칠 전 어찌 된 일인지 아빠가 상처투성이인 몸으로 돌아왔어. 얼굴은 만두처럼 팅팅 붓고. 하지만 그날부터 아빠가 완전히 변해버렸어. 점점 더 온화해지고 심지어 요즘에는 집안일까지 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우리 아빠가 더 이상 우리 일에 참견하지 않겠다 하셔! 너랑 사귀는 것도 허락해 주시고!”그녀가 단숨에 며칠 동안 소청하의 변화를 전부 말해버렸다.윤구주는 당연히 놀라워 하지 않았다.그런 일을 겪었으니 소청하는 변화하지 않을 수 없었다.“오. 그럼 좋은 일이지 뭐.”윤구주가 담담하게 말했다.“구주야, 왜 이렇게 덤덤해? 넌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아?”소채은도 바보가 아니었다.윤구주의 담담한 표정을 보자 그녀는 궁금해서 그를 바라보았다.그는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무튼 네가 이따가 우리 아빠를 보면 알게 될 거야. 그전에 우리 아빠가 너한테 잘해주지 않았어. 너랑 사귀는 것도 반대하셨지.”소채은이 말하며 입을 삐죽이었다.그러고 그녀는 윤구주의 팔짱을 끼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아빠! 엄마! 구주가 왔어요!”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소채은이 인사를 했다.천희수는 사실 윤구주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았다.그녀가 윤구주를 보자 웃으며 말했다.“어머, 구주가 왔구나!”“안녕하세요!”윤구주가 예의 바르게 불렀다.“엄마, 아빠는 어딨어?”소채은이 아빠가 없는 것을 보고 물었다.“네 아빠가 방금 차를 끓이겠다고 방에 들어갔어.”“알겠어.”이야기하
“별일 아니야. 그냥 몸을 조심하라고 했어! 그렇죠? 아저씨?”윤구주가 말하며 소청하를 바라보자 그는 재빨리 대답했다.“그래그래. 구주 말이 맞아...”“네? 아빠 방금 뭐라 하셨어요?”소채은이 눈이 휘둥그레지며 의심스러운 얼굴로 자기 아빠를 바라보았다.소청하가 윤구주를 구주라고 부르는 것을 보자, 옆에 있던 천희수도 의아했다.예전 같으면 그는 윤씨 그 자식이라고 불렀는데, 오늘은 왜 이리 친절한지 이해가 안 되었다.“구... 구주라고 불렀어. 왜?”소청하는 윤구주를 ‘저하’라고 부를 수 없었기에 이렇게 이름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예전에 아빠는 구주를 많이 무시했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아빠, 혹시 정말 변했어요?”소채은이 기쁜 목소리로 물었다.“바보 같은 우리 딸, 아빠가 언제 윤씨... 우리 구주를 무시했다고! 난 이미 말했어, 예전에는 아빠가 눈이 먼 거야. 그건 분명히 오해였어, 내가 구주에게 사과할게! 지금부터 너와 구주의 일은 아빠가 절대로 반대하지 않을 거야! 정말로!”소청하는 무릎 꿇고 하늘에 맹세할 것처럼 간절하게 말했다.그러자 소채은은 몹시 기뻤다.이번에 윤구주를 집에 오라고 한 것은 자기 아빠가 정말 변했는지 보기 위해서였다. 뜻밖에도 아빠는 정말로 윤구주와 사귀는 것을 허락했다.“구주야, 들었지? 아빠가 우리 사귀는 걸 허락했어!”소채은은 기뻐서 윤구주의 손을 잡고 말하자 윤구주도 한마디 했다.“우리를 허락해 주셔서 고마워요, 아저씨.”“아니야, 아니야.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옆에 있는 천희수도 웃었다.자기 남편이 이렇게 변했고, 집안이 이렇게 화목한 걸 보고 그녀도 마음속으로 기뻤다.“잘 됐어! 우리 집안도 이젠 화목하게 지내게 되었네! 구주야, 왔던 김에 우리 집에서 함께 저녁 먹는 건 어때?”천희수가 말했다.“그래! 그래! 함께 저녁 먹자!”소청하도 부탁하는 듯한 표정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그는 윤구주와 같은 신과 함께 저녁을 먹는다는 것은 얼마나 큰 영광인지 누구보다 잘
소채은이 뭔가 이상하다는 말을 듣고 윤구주가 말했다.“바보. 헛생각하지 마. 지금 네 아빠가 얼마나 좋아?”“흥! 감히 나를 바보라고? 넌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이야. 심지어 자신이 누구인지도 기억이 안 날걸?”그가 자신을 바보라고 하자 소채은은 두 손을 허리에 올리고 입술을 삐죽이 내밀었다.그 모습을 본 윤구주는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그래. 내가 바보야, 이제 됐지?”“진작에 그러지!”소채은은 말을 하고 다시 행복한 표정으로 윤구주의 팔짱을 꼈다.“구주야, 이제 아빠도 우리를 허락하셨으니 우리는 이제 앞으로 더 행복해질 수 있겠지?”윤구주는 부드럽게 소채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물론이지. 약속할게!”“헤헤.”소채은은 윤구주의 품에 머리를 기대며 말했다.“구주야, 며칠 후에 널 데리고 병원에 가고 싶어.”“왜 갑자기 병원으로 가는 거야?”윤구주가 궁금한 듯 물었다.“바보 같으니라고! 네 기억 상실증 때문에 그러는 거야!”윤구주는 사실 자기가 기억을 잃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려 했지만 결국에는 입가에 거의 나올 뻔한 말을 다시 삼켰다.그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자, 소채은은 그가 기억 상실증을 걱정하는 줄 알고 서둘러 위로했다.“구주야, 나 소채은이 오늘 맹세할게! 네 기억이 돌아오든 못 오든 난 널 한평생 보살펴줄게! 영원히 너와 헤어지지 않고 평생 너와 함께할 거야!”이 말을 듣자 윤구주의 마음이 순식간에 따뜻해졌다.그는 눈을 들어 부드러운 모습으로 눈앞에 있는 소채은을 바라보았다.얼마나 좋은 여자인가!그녀는 한 번도 그를 싫어한 적이 없었다!그가 가진 게 아무도 없어도, 기억 상실증에 걸렸어도, 한평생 함께 있겠다고 했으니 말이다!“채은아, 사랑해!”윤구주가 갑작스레 고백했다.“나도 널 사랑해!”소채은이 말을 마치자, 그녀의 아름답고 예쁜 얼굴에 갑자기 홍조가 떠올랐다.한 쌍의 연인이 정원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어느새 천희수와 소청하가 맛있는 음식을 차려 놓았다.식탁으로 온 윤구주는 가족들
잠시 후 소청하는 자신이 10년 이상 간직해 온 모태 고량주를 꺼냈다.아빠가 이렇게 귀하고 좋은 술을 꺼내는 것을 보고 소채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아빠, 웬일로 가장 아끼던 좋은 술을 꺼내셨어요?”“당연하지! 구주와 함께 마시니 제일 좋은 술을 꺼내야지!”소청하는 말 하며 윤구주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이 술잔에 차오르자 소청하는 술잔을 들고 윤구주와 마시려 했다. 그의 손은 분명히 떨고 있었다.“자, 한잔하세.”그러자 윤구주도 술잔을 들고 말했다.“건배합시다!”독한 술을 단숨에 마셔버렸다!그리고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말을 하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얼마 안 되어 한 병을 금방 다 마셨다.소청하는 또 두 병을 더 꺼냈다.십몇 년 동안 간직해 온 이 모태 고량주는 소청하가 자기 생명보다 더 아끼는 술이었다.시장에 내놓아도 이런 좋은 술은 가격이 엄청 비쌌다.하지만 그는 지금 눈 한 번 깜짝이지 않고 윤구주와 그 술을 마시고 있다.소청하의 주량은 매우 좋았지만 윤구주의 주량은 그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잠시 후 소청하는 술에 취했다.그가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고, 윤구주와 소채은에게 잘못했다고 사과했다.말하다가 심지어 엉엉 울기 시작했다.“아빠, 울기는 왜 울어요! 그만 마시세요!”소청하가 우는 것을 보자 소채은은 얼른 위로했다.“아니야! 난 안 취했어! 더 마실 수 있어. 그리고 너한테 할 말이 너무 많아. 채은아, 미안해... 예전에는 아빠가 잘못했어, 난 좋은 아빠가 아니었어! 날 너무 탓 하지 말아줘! 하지만 걱정하지 마. 지금부터 아빠가 널 잘 돌봐줄게. 그리고 우리 가족도.”소청하는 이렇게 말하며 술잔을 들고 계속 술을 마셨다.그가 헛소리하는 것을 바라보던 윤구주는 그가 취해서 자신의 정체를 말해버릴까 봐 입을 열었다.“아저씨, 술을 많이 드신 거 같은데 얼른 들어가서 잘 쉬세요!”원래 술에 취해 있던 소청하는 윤구주의 말을 듣고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순식간에 정신을 차렸다.“그래! 구주의 말을 들어야지!
천희수도 의심스러웠지만 마음속으로는 행복했다.이런 화목한 분위기는 오랜만이었다.밥을 먹은 후 천희수는 설거지했고 소채은이 윤구주와 함께 있었다.저녁 9시가 되자 윤구주가 용인 빌리지로 돌아가려 했다.원래는 혼자 돌아가려 했는데 소채은이 그를 바래다주겠다고 했다.그래서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문 앞에 있는 길을 따라 걸었다.“민 지휘사님, 저하께서 나오셨어요!”멀리에 숨어 있던 백경재가 윤구주를 발견하자 말했다.소채은이 윤구주의 팔짱을 끼고 소씨 저택으로부터 나오는 것을 본 민규현이 물었다.“백 선생, 저하께서 저 채은 아가씨를 안 지 얼마나 되었어요?”“민 지휘사님,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저하께서 진심으로 채은 아가씨를 좋아해요.”“그래요?”민규현은 고개를 들어 멀리에 있는 소채은을 바라보았다.“저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여자는 이번 생에 복 받은 거에요. 문씨 가문의 그 독한 여자는 빼고!”민규현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백경재는 가만히 서 있었다.싸늘한 밤.하늘에는 별이 총총히 떠 있었다.돌아가는 길에 소채은은 행복하게 윤구주의 팔짱을 끼고 걸었다.“구주야, 빨리 날 꼬집어 봐!”소채은이 갑자기 말했다.“꼬집으라고? 왜?”윤구주가 의아한 듯 물었다.“아이고! 묻지 말고 그냥 꼬집어 봐!”소채은이 고집스러운 어조로 말했다.윤구주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밀어 그녀의 팔을 살짝 꼬집었다.그러자 소채은이 갑자기 말했다.“이 모든 게 꿈이 아니었어! 진짜였네!”윤구주는 할 말을 잃었다.“...”소채은은 이 모든 게 자신이 꿈을 꾸고 있을까 봐 두려워했다.“구주야, 난 너무 행복해! 우리 둘에게 오늘 같은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어! 그리고 가장 행복한 것은 아빠가 우리 둘을 허락하셨다는 거야! 심지어 너한테도 그렇게 잘 해주고!”소채은이 행복에 넘친 표정으로 윤구주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본 윤구주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날 믿어줘. 앞으로 다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