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민규현은 손사래를 쳤다.“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희 모두 저하의 부하들이니 서로 예의 차리지는 맙시다!”“네, 그럼 그러도록 하죠!”두 사람이 서로에게 아부하는 것을 눈치챈 윤구주가 말했다.“자, 그럼 이제 두 사람 서로 예의 차리지 않는 거야, 알았지? 민규현, 자네한테 물을 게 있어. 이번에는 자네 혼자 나를 찾아온 건가?”“저하께 아뢰옵니다. 저는 암부에서 10명의 형제들을 거느리고 왔습니다!”민규현은 사실대로 말했다.“그래? 그럼 먼저 그들을 데리고 이곳에서 나가게. 내가 살아있다는 소식은 절대 알리지 말고!”민규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야 자리에서 물러났다.한편, 용인 빌리지 앞.오소룡은 한 무리의 암부 사람들과 함께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오 대장님, 이제 어떡할까요? 지휘사 님이 들어가신 지 30분이 다 되어가는데 여기서 계속 기다려야 하는 겁니까?”한 암부원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선두에 선 소대장 오소룡의 얼굴에도 초조함이 역력했다.곧이어 그는 손목시계를 힐끗 내려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마지막으로 5분만 기다리겠다. 그 뒤에서 지휘사 님이 나오지 않으시면 들어가도록 하자!”“네!”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러 어느새 5분이 지났다. 오소룡이 암부원들을 데리고 뒷산으로 뛰어들려고 할 때 갑자기 한 그림자가 그곳에서 날아왔다.그 모습을 본 암부원들은 순간 즉시 “지휘사 님!!!”이라고 외쳤다.그는 바로 민규현이었다!“지휘사 님, 괜찮으십니까?”오소룡은 민규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달려와 물었다.그러자 민규현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웃으며 말했다.“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겠어?”“지휘사 님, 그럼 그 술법에 능한 자는 어디에 있습니까? 뒷산에 조금 전 지휘사 님께 손댄 놈도 있습니까?”오소룡이 다시 물었다.“이 일에 대해 너희들은 더 이상 관여하지 마라! 오소룡, 지금 명령을 내리니라. 모든 형제들을 데리고 잠시 먼저 본부로 돌아가!”“네? 본부로 돌아가라고요? 지휘사 님을
천하회의 사람들이 떠난 후, 민규현은 그제서야 재빨리 다시 윤구주의 곁으로 돌아왔다.윤구주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한 민규현은 매우 흥분했다.뱃속 가득 있던 그리움과 정을 그는 하나도 빠짐없이 윤구주에게 말했고, 동시에 암부 전체가 구주왕을 무척 그리워한다는 사실도 전했다!윤구주는 감개무량했지만, 그렇다고 현재 상황을 만천하에 알릴 수는 없었기에 그저 침묵으로 일관했다!“저하! 지금 복귀할 수 없다면, 저 민규현이 함께 있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저하께 차를 내오는 일을 하라 해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저하의 곁에 남고 싶어요!”민규현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자네는 암부의 3대 지휘사가 아닌가, 그런 대인물이 내 곁에 있으면 암부는 어떡하고?”윤구주는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상관없습니다! 저는 저하가 키운 사람이에요! 저하가 없으시면 저 민규현도 없습니다! 저하가 저를 때리신다 해도, 저는 저하를 모시겠습니다!”‘이 자식 참 답답하군.’“그래! 그럼 당분간은 내 곁에 있어 봐! 암부에 관해서는 자네가 알아서 처리하고!”“저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그렇게 당당한 암부 3대 지휘사 중 한 명인 민규현은 윤구주의 곁에 남는 것에 성공했다.얼마 뒤, 그는 윤구주를 따라 별장 거실에 도착했다.그때, 포니테일을 하고 입에 사탕을 물고 있는 작은 그림자가 거실에 나타났다.아이는 윤구주의 곁에 갑자기 키가 크고 위풍당당한 민규현이 나타나자 두 눈을 굴리며 말했다.“어? 구주 오빠, 이 사람은 누구예요? 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데?”윤구주는 두씨 가문의 두나희를 상대하기 싫었던지라 그저 고개를 돌려 무시했다!“흥! 나를 무시해? 됐어. 어차피 나만 구주 오빠를 좋아해도 상관없으니까!”말을 마치자 그녀는 히히 하며 웃기 시작했다.“어이, 거기 키다리 아저씨, 아저씨는 누구예요? 왜 우리 구주 오빠 옆에 있어요? 혹시 아저씨도 우리 구주 오빠가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거예요?”계집애가 이렇게 묻자 민규현은 하하 웃으며 물었다.“이 계집애
...소씨 저택!소채은이 병에 걸린 사실을 윤구주는 아직도 모르고 있었는데 현재 그녀는 병에 걸린 지 닷새가 다 되어가고 있다.이 닷새 안에, 처음 3일 동안 소채은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넷째 날, 다섯째 날이 되어서야 서서히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무기력했고, 마치 영혼을 잃어버린 듯 침대에 누워 있었다.이런 상황에 직면하여 소청하와 천희수는 매우 마음이 아팠다.하지만 아무리 마음이 아파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들은 전혀 소채은을 말릴 수 없었다. 그녀는 석화마냥 종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허약하게 누워있을 뿐이었다.“여보, 이제 어떡해요? 우리 딸 이제 폐인이 다 되어가요... 얘 꼴을 좀 봐봐요!”천희수는 한쪽으로는 이렇게 말하며 한쪽으로는 눈물을 훔쳤다.소청하도 끊임없이 한숨을 쉬며 계속 담배를 피웠다.“이게 다 그 윤씨 자식 때문이야! 그 자식이 우리 채은이를 괴롭히지 않았으면 우리 딸이 이렇게 됐겠어?!”그러자 천희수가 말했다.“지금 욕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우리는 그 윤씨 자식 주소도 모르는데...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잖아요!”“알아, 안다고!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중이잖아 나도!”소청하는 담배를 피우며 근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잠시 후, 그가 갑자기 자신의 허벅지를 탁 치며 말했다.“맞네! 여보 그 서울에서 일한다는 친조카가 우리 강성에 왔다고 하지 않았어? 거기에 연락해 보지 그래?”소청하는 문득 오소룡을 떠올렸다.“며칠 전에 몇 번 전화를 해봤는데, 매번 연결이 안 됐어요!”“연결이 안 됐다고? 그럴 리가 있나? 친이모인데 왜 전화를 안 받아? 아니면, 한 번 더 걸어볼래?”소청하의 말에 천희수도 곰곰이 생각했다.‘내가 친이모인데, 그래도 한번은 전화 받겠지!’이렇게 생각한 후, 천희수는 또다시 전화를 걸었다.“뚜뚜뚜...”몇 초 후, 핸드폰 너머로 한목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이모?”천희수는 전화가 연결된 것을 보고 순간 감격하여 자리에서 벌떡 일어
시간이 빠르게 흘러 오후 네 시가 조금 넘었을 때 즈음, 검은색 카니발 한 대가 소씨 저택 대문 앞에 멈췄다.곧이어 차 문이 쾅쾅 열리더니 양복을 입은 오소령이 차 안에서 걸어 내려왔다.뒤에는 네 명의 우람한 암부원들이 뒤따랐고 손에는 소정의 선물도 들려있었다.“오 대장님, 여깁니까?”한 암부원이 물었다.그러자 오소룡은 고개를 들어 소씨 저택 대문을 바라보며 감개무량하다는 듯 말했다.“그래! 나는 4살부터 10살 때까지 줄곧 우리 이모 집에 맡겨졌었어! 그래서 말하자면 우리 이모는 내 친부모와 다름없는 존재지! 아참, 사촌 여동생이 한 명 있는데 그 녀석이 나를 정말 잘 따랐었지. 지금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겠군!”어린 시절 자신의 사촌 여동생을 떠올리니 오소룡은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씩 올라갔다.“들어가자!”곧이어 오소룡과 네 암부원들은 소씨 저택 대문에 들어섰다!소씨 저택 안에서!천희수, 소청하는 멀리서 오소룡이 네 명의 암부원을 데리고 들어오는 것을 본 후, 곧장 달려오며 환영했다!“아이고, 내 조카 왔구나! 이모가 너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지 알아?!”천희수가 달려오더니 오소룡을 끌어안았다! 오소룡도 즐거워하면 “이모!”라고 크게 외쳤다.“이게 얼마 만이야, 그래? 우리 조카 아주 점점 잘생겨지네, 이리와, 이모가 자세히 한번 봐보자!”천희수는 들뜬 목소리로 말하며 자신의 친조카를 살펴보았다.“그래! 소룡아, 네 이모가 매일 너를 얼마나 염려하는지 아니? 가끔 밤에 잠꼬대로도 네 이름을 부른다니까!”옆에 있던 소청하도 맞장구를 쳤다.“이모, 저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못났습니다. 요 몇 년 동안 일이 너무 바빠서 보러 올 시간도 없었어요. 부디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멍청한 녀석, 그걸 말이라고 해? 나도 네 엄마한테 들었다. 너 최근 어떤 비밀스러운 부서에 들어갔다며? 게다가 꽤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고 말이야. 다른 것도 아니고 바빠서 그런 것이니 우리도 당연히 이해하지!”“네, 일이 그렇게 됐네요. 감사
이 말에 소청하는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진짜예요? 그렇게 큰 권리를 갖고 있다고요? 우리 시장님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을 만큼?!”소청하가 잔뜩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당연하죠!”암부원들은 자랑스러워했다.사실 이 암부원들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다!암부는 화진의 가장 유명한 비밀조직으로서, 그들이 등장한 모든 지역의 상하 지도자들은 모두 그들에게 협조해야 한다!때문에 오소룡은 비록 암부 소대장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강성 시장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소청하는 자신의 큰 조카가 뜻밖에도 강성 시장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펄쩍 뛰며 기뻐했다.“우리 큰 조카 정말 대단하구나! 정말 대단해!”옆에 있던 천희수도 오소룡의 신분이 이렇게 대단한 것을 알고 기쁨을 금할 수 없었다.“자, 소룡아, 어서 안으로 들어가서 천천히 얘기하자꾸나! 여러분들도 함께 들어오세요!”소청하는 격식을 차리기 시작했다.그렇게 오소룡 일행을 소씨 저택 거실로 들여온 후, 소청하는 차도 올리고, 담배를 건네기도 하며 바삐 돌아쳤다.한편 오소룡은 이 장면이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거실 안, 오소룡은 천희수, 소청하와 옛날이야기를 나누었고 나머지 네 명의 암부원들을 한쪽에 조용히 앉아있었다.한참을 이야기 나누다가, 오소령이 문득 물었다.“이모, 제 사촌 동생은요? 저 강성 떠난 이후로 한 번도 못 봤어요! 요즘은 잘 지내고 있어요?”어렸을 적, 오소룡은 자주 소채은을 데리고 놀곤 했다!두 사람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탓에 사이가 아주 좋았고 그래서 오소룡은 자리에 앉자마자 그녀의 안부에 관해 묻기 시작했다!하지만 소채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천희수가 갑자기 눈시울을 붉히기 시작했고 이내 눈물을 뚝뚝 흘렸다.“이모,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예요?”천희수가 갑자기 눈물을 훔치는 것을 보고 오소룡은 깜짝 놀랐다.“소룡아, 사실은 말이야... 네 사촌... 채은이가 이미 병에 걸린 지 꽤 됐어!”“뭐요? 병에 걸렸다고요? 채은이가 대체
“이모부, 이모, 걱정하지 마세요! 맹세컨대, 저 반드시 우리 채은이를 위해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오겠습니다!”“아유, 우리 큰조카, 고마워! 네가 있어서 얼마나 안심인지 몰라!”소청하는 서둘러 대답했다.“하지만 그 윤씨 자식 보통 사람이 아니야. 싸움을 아주 잘해. 그러니 꼭 조심하도록 해!”소청하는 이렇게 오소룡을 일깨워주었다.“싸움을 아주 잘해.”라는 말에 주변의 암부원들 모두가 즉시 웃음을 터뜨렸다!“아버님, 어머님, 싸움을 아무리 잘한다고 한들, 저희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 마음 놓으세요!”소청하 부부는 그 말을 듣자마자 즐거워했다!“이모, 채은이 지금 어딨어요? 가서 보고 싶습니다!”오소룡이 말하자 천희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가자, 채은의 방으로!”그렇게 천희수는 오소룡을 데리고 소씨 저택 안마당에 도착했다.고즈넉한 방안.아름다운 자태를 한 여인이 수척하게 여윈 모습으로 쓸쓸히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그녀는 바로 소채은이다.연일 먹지 않고 마시지 않아 그녀의 아름다웠던 얼굴은 몹시 수척해졌고, 심지어 피부색까지 칙칙해졌다.그녀는 그렇게 넋을 잃은 듯 꼼짝없이 누워있었다!끼익!바로 그때 천희수가 오소룡을 데리고 들어왔다.“소룡아, 채은이는 저기 있어.”자신의 딸을 보자 천희수는 또 눈시울이 붉어졌다.얼른 다가간 오소룡도 초췌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있는 소채은을 보자 마음이 아팠다.“채은아, 오빠 왔어!”그러나 침대에 있는 소채은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치 오소룡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아무런 대답이 없자 오소룡이 다시 소리쳤다.“채은아, 너 아직 나 기억해? 나야, 나! 네 사촌오빠, 오소룡!”하지만 소채은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말하지도 않았다!이 모습에 오소룡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봤지? 채은이 지금 종일 이러고 있어... 소룡아,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천희수는 훌쩍훌쩍 눈물을 훔쳤다.“이모 안심하세요! 제가 반드시 그 윤씨 자식 찾아낼게요! 채은이 대신해서 벌을 주
“핸드폰 이리 줘!”암부원은 즉시 핸드폰을 꺼내어 오소룡에게 건넸다!핸드폰을 받은 오소룡은 곧장 윤구주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뚜뚜뚜...한편, 용인 빌리지에 있던 윤구주는 전화벨 소리를 듣고 바로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오소룡은 상대방이 전화를 받는 순간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쪽 성이 윤씨죠?”“네, 그렇긴 한데... 그쪽은 누구시죠?”핸드폰 너머에서 물었다.“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당신 혹시 내 사촌 동생, 소채은을 아나?”윤구주는 “소채은”이라는 이름을 듣자 바로 안색이 변했다.“당신 누구야? 누군데 채은이 이름을 알아?”“너 이 자식, 채은이가 병에 걸린 지 얼마나 됐는데, 너 아직도 몰라?!”“채은이가 아프다고?! 그럴 리가!”윤구주가 놀라 소리쳤다.“너 때문이 아니면 누구 때문이겠어?! 어이, 윤씨, 잘 들어. 네가 만약 남자라면 당장 소씨 저택에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묵사발을 만들어버릴 테니까!”차가운 이 한마디를 끝으로, 오소룡은 전화를 뚝 끊었다.한편.용인 빌리지의 윤구주는 소채은이 병에 걸렸다는 소식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백 선생, 차 준비해. 소씨 저택으로 가봐야겠어!”윤구주가 갑자기 차를 준비하라고 하자 옆에 있던 민규현이 어리둥절해하며 재빨리 물었다.“저하, 무슨 일 생겼습니까?”“내 여인이 아프다고 한다!”윤구주가 직접적으로 말했다.“뭐요? 저하의 여인이요?!”“그래!”윤구주는 말을 끝내고 즉시 산 아래를 향해 걸어갔다!그리고 민규현과 백경재도 빠른 걸음으로 그를 뒤따랐다!...차에 앉은 윤구주는 마음이 심란하기 그지없었다!그는 소채은이 왜 갑자기 병에 걸렸는지, 더군다나 조금 전 사촌 오빠라고 자칭한 그 녀석이 누구인지도 몰랐다.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가능한 한 빨리 소씨 저택으로 달려가 소채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해 봐야 했다!차는 쏜살같이 달려 소씨 저택에 도착했다!곧이어 차가 멈추자, 윤구주는
눈앞에 있는 소청하가 소채은을 보여주지 않자 윤구주는 안색이 차가워졌다.“한 번만 더 말하겠습니다. 길 비켜주세요! 저는 채은이를 만나야겠어요!”“뭐? 너 이 자식 이러다 나 한 대 치겠다?”소청하는 허리를 쭉 펴고 해볼 수 있으면 어디 한번 해보라는 자세로 서 있었다.윤구주가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만약 그가 소채은을 깊이 사랑하지 않았다면, 윤구주는 소청하 같은 사람을 일찍이 한 손가락으로 압사시켰을 것이다.곧이어 윤구주가 마침내 폭주하려고 할 때, 갑자기 몇 명의 그림자가 뒤에서 달려왔다.“이모부, 이모. 무슨 일이에요?”다름 아닌 오소룡과 그의 뒤에 있는 4명의 암부원들이었다.“소룡아, 마침 잘 왔다! 이 자식이 바로 우리 채은이를 괴롭힌 그 쓰레기야! 오늘 혼쭐 좀 내주렴, 네 동생 채은이를 위해서 말이야!”소청하는 손가락으로 윤구주를 가리켰다.뒤따라 오소룡도 윤구주에게 시선을 옮겼다.“네가 우리 채은이를 괴롭힌, 윤씨 자식이야?”“그래, 나다!”“남자긴 하네, 감히 이곳에 다 오고 말이야!”말을 끝냄과 동시에 오소룡은 위아래로 윤구주를 훑어보았다.하지만 왠지 그를 보고 있자니 오소룡은 위압감이 들어 숨쉬기조차 어려웠다.마치 앞에 있는 남자가 사람이 아닌 신 같은 포스를 풍기고 있어서 말이다.그렇게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에야 오소룡은 입을 열었다.“너한테 물을게, 왜 내 사촌 여동생에게 상처를 줬어?”“난 그런 적 없어!”“아직도 인정 안 하는 거야? 너 같은 쓰레기는 내가 많이 봐왔지! 유감스럽지만, 이번에는 잘못 건드렸어! 편안하게 이곳을 떠나고 싶다면, 먼저 무릎 꿇고 우리 이모, 이모부한테 사과해. 그리고 채은이한테 가서도 네 잘못을 인정하고!”무릎을 꿇으라는 오소룡의 말에 윤구주는 갑자기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왜 웃어?”오소룡은 갑자기 성난 말투로 변했다.“이 세상에 아직 나를 무릎 꿇릴 사람이 태어나지 않았어. 네가 뭔데 감히 그런 말을 해?”윤구주도 덩달아 크게 소리쳤다. 그의 말에서는
“맞아요. 만약 화진의 구주왕이 살아있다면 우리 국제중재기구는 조금 두려워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는 이미 죽었잖아요...”레이라고 불린 가장 앞에 서 있던 금발의 남자는 윤구주의 얘기가 나오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레이 님,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당시 10국 간의 전쟁에서 레이 님께서는 구주왕을 직접 본 적이 계시죠? 소문이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당시 우리 10국의 강자들이 함께 연합해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나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금발의 남자를 바라보았다.금발의 남자는 잠깐 침묵하더니 고개를 들어 흩날리는 눈보라를 바라보았다.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6년 전 전쟁 때가 떠올랐다.그 전투에서 피는 바다를 이루었고 시체는 쌓여 산더미를 이루었다.당시 그 전투에서 레이는 구주왕의 실력을 본인의 두 눈으로 직접 보았었다.그는 그 전투에서 12명의 신급 절정 강자가 윤구주와 고전을 치렀던 걸 똑똑히 기억했다.그리고 안타깝게도 그중 반이 죽었다.최후에 10국이 투항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날 10국의 강자들은 전부 윤구주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그 장면을 떠올리자 국제중재기구 출신이며 칠살 급인 레이는 눈가가 심하게 떨렸다.그는 한참 뒤에야 말했다.“그 남자는 인간이 아니에요. 그는... 악마예요!”악마라는 말에 아나스도, 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도 침묵했다.“하지만 그럼에도 결국엔 죽었죠.”레이는 갑자기 길게 숨을 내쉬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갑시다. 일단은 설국으로 가야죠.”그는 그렇게 말한 뒤 설국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였다.아나스와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는 그를 뒤따랐다....낙일성은 설국 수도로 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이었다.이 시각, 낙일성 30km 밖에서는 화진 군대가 진지를 확고히 정비하고 적을 기다리고 있었다.수십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은 기세가 남달랐다.선두에 선 장수는 화진 북방군의 총사령관 박천후와 황성 금위군 통령 염수천이었다.예전에 윤구주는 신념을 이용하여 염수천에
예전에 세나미는 윤구주가 자신의 실력을 전부 보여줬고, 그래서 설국을 이 정도로 파괴할 수 있었던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윤구주의 등 뒤에 나타난 거대한 코끼리의 형상을 본 순간 세나미는 그를 증오할 용기 또한 없었다.그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었다.윤구주가 더는 설국 사람들을 죽이지 않기를 말이다.시간은 1분 1초 흘렀다.설국의 국운은 마치 강물처럼 윤구주의 체내로 천천히 흘러들었다.같은 시각, 설국에서 1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사람 세 명이 나타났다.그 세 사람은 모두 서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선두에 선 사람은 금발 머리카락의 남자였다.남자는 흰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일거수일투족이 매우 우아했다.그의 두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사악한 기운이 그를 매우 음산한 사람으로 보이게 했다.그의 곁에는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있었다.남자는 건장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고 여자는 요염하고 관능적이었다.세 사람이 나타나자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기운에 눈보라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그들은 모두 절정 강자였다.게다가 선두에 있는 금발의 남자는 칠살 급의 초극 준절정 강자였다.다른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 역시 오악 이상의 절정 강자였다.이 순간 설국에 이 세 사람이 나타날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아나스, 곧 설국이죠?”유럽 악센트가 강한 금발의 남자가 눈보라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곧 도착할 겁니다.”아나스라고 불린 건장한 남자가 대답했다.“설국이 우리 국제중재기구에 연락해서 나서달라고 했다니, 이번에 설국이 정말로 화진을 제대로 건드렸나 봐요.”금발의 남자는 그 말을 할 때 입가에 기묘한 미소를 띠었다.“흥! 설국이 자초한 일이죠. 왜 하필 화진을 건드린 건지. 설마 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얼마나 처참히 실패했는지를 잊은 걸까요?”아나스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하, 아나스. 그렇게 얘기하면 안 돼요. 비록 화진은 세계 최강의 무도 강국이지만 그럴
“정말요? 아버지, 윤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하실 생각이세요?”이홍연은 예쁜 눈을 크게 뜨고 들뜬 얼굴로 국주를 바라보며 물었다.국주는 천천히 말했다.“6년 전 그때 난 구주를 이미 진북왕으로 책봉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조정의 모든 신하들이, 종문과 세가에서 날 방해했지. 그러나 이번에 감히 날 막아서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자를 적으로 돌릴 것이다. 조정 전체를, 무도 천하를 적으로 돌리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국주가 패기 넘치는 말투로 얘기하자 육도진은 흥분하며 말했다.“국주님, 대단하십니다. 국주님, 만세!”국주는 싱긋 웃더니 옆에 있는 이홍연을 바라보았다.“게다가 구주는 앞으로 우리 화진의 진국왕일 뿐만 아니라 우리 화진의 부마가 될 것이니 말이다.”부마라는 말에 경국지색의 미모를 가진 화진의 여섯째 공주는 순간 목까지 붉어졌다.“아버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이홍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왜? 내 말이 틀리더냐?”국주가 말했다.이홍연의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전, 전, 전 구주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비록 이홍연을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은 꿀을 먹은 것보다도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국주는 딸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그래. 네가 싫다고 하니 기회를 봐서 구주를 위해 다른 배필을 찾아봐 줘야겠구나. 어차피 구주는 지금 연인이 없고 우리 화진에는 여자들이 많으니 말이다.”“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구주는 제 거예요. 아무도 저에게서 구주를 빼앗을 수 있어요.”아버지가 윤구주를 다른 여자와 결혼시키겠다고 하자 이홍연은 버럭 화를 냈다.국주는 큰 소리로 웃었다.“그래. 장난은 그만할게. 육도진 우상, 구주가 승리를 거머쥐고 돌아온다면 나는 태산에서 친히 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할 것이다.”육도진은 서둘러 대답했다.“네!”...설국.윤구주가 설태현을 머리를 벤 뒤 설국 전체가 설태현을 위해 애도했다.설국의 국주가 숨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수도 금전.윤구주의 부적대진
그 말에 육도진은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의 곁에 있던 여섯째 공주 이홍연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세상에... 설국 국주가 죽었다고요? 이게 무슨 상황이죠?”이홍연은 이때 입을 뻐끔거리면서 말했다. 그녀는 심지어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을 뻔했다.바로 이때 국주가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구주가 설국의 그 젊은 국주를 정말로 베었나 보구나.”그 말에 이홍연이 가장 먼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아버지, 윤구주가 설국 국주를 죽였다는 말씀이세요?”화진 국주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이 세상에 그 정도 능력과 배짱을 가진 사람이 윤구주 말고 또 있겠느냐?”“하지만... 하지만 윤구주는 설국에 간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걸요!”이홍연은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구주가 설국의 국주를 죽여본 적 없는 것도 아니고. 잊지 말거라. 6년 전, 설국의 전 국주 역시 구주가 죽였었다.”꿀꺽.국주의 말을 들은 이홍연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자신의 남자가 설국 국주를 두 명이나 죽였다는 생각에 이홍연은 크게 놀랐다.“구주는 지금 어디 있느냐? 대답해 보거라.”국주의 질문에 신하가 대답했다.“국주님, 그쪽에서 전해온 전보에 따르면 구주왕께서는 지금도 설국 수도에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아직도?”국주는 조금 의아했다.“그렇습니다. 전보에 따르면 설국 금전이 빛에 완전히 뒤덮였고 설국 백성들은 구주왕이 자줏빛 기운을 빨아들이는 걸 보았다고 합니다.”자줏빛 기운?그 말을 들은 국주는 눈을 가늘게 떴다.“이 망할 놈, 설국 국주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설국의 국운까지 흡수하려는 것이구나.”비록 그렇게 말했지만 국주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국 국주를 죽였으면 바로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거기에 남아서 무슨 자줏빛 기운을 흡수한단 말이에요? 뭘 위해서요?”이홍연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국주는 웃으며 대답했다.“네가 몰라서 그래. 자줏빛 기운이랑 한 나라의
부진이 가동되었고 윤구주가 금전 전체를 뒤덮었다.하늘을 가득 메운 부적 진법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이, 이 악마. 뭘 하려는 거야?”윤구주는 피식 웃더니 시선을 들어 상공의 부적 진법을 보았다.“오늘 나는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것이다.”국운이란 무엇인가?바로 한 나라의 운세였다.그런데 윤구주는 혼자의 힘으로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거라고 했다.과연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일까?우렁찬 목소리로 말한 뒤 윤구주는 훌쩍 뛰어올라 설국 금전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그의 온몸에서 기운이 넘실댔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적선기가 그를 신처럼 보이게 했다.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그가 두 손으로 수인을 맺는 순간, 하늘과 땅이 윤구주를 중심으로 거대한 빛줄기를 형성했다.빛줄기 아래, 윤구주는 오른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부진, 가동!”쿵쿵쿵.금전 전체를 뒤덮었던 거대한 부적 진법이 가동됨과 동시에 진법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64개의 금빛 부적이 64개의 금빛이 되어 설국 금전 위로 내려앉았다.그 뒤로 금전 아래쪽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그리고 곧이어 파멸적인 기세의 자줏빛 기운이 윤구주에게 흡수되어 금전의 땅 밑에서부터 올라왔다.자줏빛 기운은 상서로운 기운이었다.설국 수도에서 이 금전은 역대 설국 황실이 거주하던 곳이자 설국의 수많은 신하들이 경배하는 곳이었다.그곳에는 용의 기운도, 상서로운 기운도 있었다.이 순간, 수많은 설국 국민들이 살고 있는 이 신성한 곳의 기운을 윤구주가 조금씩 흡수하기 시작했다.그 광경에 세나미는 얼이 빠졌다.“이... 이... 이 악마! 우리 설국 황실의 기운을 흡수하는 거야?”세나미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윤구주가 만약 설국의 기운을 빨아들인다면 설국은 당연하게도 쇠락할 것이다.심지어 심각할 경우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이 모든 건 설국이 자초한 일이야.”윤구주는 세나미를 무시하고 미친 듯이 설국의 국운을 흡수했다.
더 나아가 설국 수도에까지 울려 퍼졌다.굉장히 낮고 귀에 거슬리는 종소리가 들려오자 설국 수도 시민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다들 그 종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종이 울리다니... 세상에. 국주님께서 돌아가셨나 봐.”“국주님이?”거리 양쪽에 있던 수많은 설국 백성들은 종소리를 듣고 목 놓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심지어 밖에 주둔하고 있던 설국 병사들까지 종소리가 들리는 순간 모두 애도하기 시작했다.낙일성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곳.엄청난 수의 병사들이 먹구름처럼 낙일성으로부터 3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몰려오고 있었다.수십만 명의 대군을 이끄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염수천과 박천후였다. 두 사람은 화진의 군대를 이끌고 있었다.이때 설국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낙일성의 종소리 또한 울리기 시작했다.“총사령관님, 얼른 들어보세요. 낙일성 쪽에서 종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한 장수가 빠르게 박천후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군복을 입은 박천후는 귀를 기울였고, 종소리를 듣는 순간 크게 웃기 시작했다.“설국은 끝났어. 설국의 국주가 죽었거든.”박천후의 옆에서 그 말을 들은 장수가 서둘러 물었다.“소문에 따르면 설국 국주는 아주 젊다고 하던데요? 갑자기 죽었을 리가 없지 않나요?”“멍청하긴! 당연히 우리 저하께서 죽인거겠지!”박천후는 자랑스럽게 말했다.‘뭐라고?’“구주왕께서 죽였다고요?”주변 장수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당연하지. 이 세상에 우리 저하를 제외하고 누가 설국 국주를 죽일 수 있겠어?”그 자리에 있던 장수들은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그들은 전부 눈이 휘둥그레져서 설국 쪽을 바라보았다.설국의 국주가 설국 수도의 금전에서 윤구주의 손에 죽을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설국 금전.피 칠갑이 된 사람의 머리통은 여전히 바닥에 있었다.그것은 당연하게도 설국 국주의 머리였다.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고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오직 윤구주와 일찌감치 몸에
금전을 가득 채운 마의 기운은 윤구주가 대신관을 처리하자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윤구주와 그의 머리 위에서 맴돌고 있는 금빛 용 두 마리뿐이었다.금빛 용은 마치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울음소리를 냈다.윤구주가 머리 위 금빛 용을 바라보다가, 설국 대신들과 설국의 젊은 국주 모두 겁을 먹었다.윤구주는 마지막 대신관을 죽인 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설국 국주 설태현을 바라보았다.“이젠 당신 차례야!”윤구주의 말에 설국 국주는 겁을 먹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쩔 수 없었다.더는 설태현을 지킬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심지어 설국에서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대신관마저 윤구주의 손에 죽었는데 누가 그를 지키겠는가?“뭘, 뭘, 뭘 하려는 거야?”설태현이 덜덜 떨면서 윤구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난 얘기했어. 오늘 네 머리를 치겠다고.”윤구주의 목소리는 매정했다.“감히 내 목을 치겠다고?”“어서, 어서 국주님을 보호해야 해!”주위에 있던 대신들이 달려들려고 했다.그런데 바로 이때 용의 울음소리가 금전에 울려 퍼지면서 윤구주의 머리 위를 맴돌고 있던 금빛 용이 설국 대신 여러 명을 한입에 집어삼켰다.금빛 용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체마저 남지 않았다.그 광경에 남은 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었다.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정말로 날 죽일 생각인 거냐... 너도 알다시피 날 죽인다면 설국은 화진과 필사적으로 싸울 거야. 심지어 국제중재기구의 다른 나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설태현은 살기등등하게 윤구주를 바라보며 용기를 북돋웠다.설태현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당시 10국은 연맹을 맺었고 전 세계에 국제중재기구를 창립했다.소문에 따르면 중재기구는 세력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세계에 얼마 되지 않는 몇몇 제국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심지어 진정한 초극 절정 강자가 있다고 한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국제중재기구는 팔부 절정 강자를 한 명 출동시켰다.그러나 그팔부 절정은 그저 잠깐 모습만 드러냈을 뿐 윤구주와 진짜
윤구주가 8기를 쓰는 순간, 그의 손에 있던 용혼한위총에서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용혼한위총이 한 줄기 은빛이 되는 순간, 설국 금전은 창의에 완전히 뒤덮였다.창은 공기를 가르며 설국 어둠의 신의 팔로 향했다.창이 내려앉는 순간, 검은색 마기를 내뿜던 팔이 베어졌다.그 팔은 어둠의 신 세스의 것이었다.“아악!”어둠의 신 세스의 입에서 분노에 찬 포효가 터져 나왔다.설국 국민들이 신앙하는 신 세스가 격노했다.“인간이여, 난 널 집어삼킬 것이다.”광기에 빠진 어둠의 신이 한 걸음 내디뎠다. 쿵쿵 소리와 함께 설국의 금전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곧이어 그의 다섯 개의 팔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윤구주를 향해 덮쳐들었다. 마치 윤구주를 산 채로 집어삼킬 듯한 모습이었다.윤구주는 빠르게 움직여 피했고 그 때문에 어둠의 신의 다섯 팔은 윤구주의 뒤에 있던 설국 대신들에게로 향하게 되었다.“끄아악!”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십여 명의 설국 대신은 어둠의 신에 의해 고깃덩이가 되어 버렸다.어둠의 신은 실패하자 다시 한번 다섯 팔을 마구 휘둘렀다.넘실대는 마의 기운이 설국 금전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다.이번에 윤구주는 피하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들더니 싸늘한 시선으로 거대한 체구를 가진 어둠의 신을 바라보았다.“신이라고? 그러면 오늘 신이라고 불리는 당신을 죽여주지.”윤구주가 갑자기 공중으로 훌쩍 뛰어올랐다.적선기가 맴돌기 시작하자 윤구주는 합장하였고 굉장히 쩌렁쩌렁한 용의 울음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전해졌다.용의 울음소리가 설국 수도에 널리 퍼졌다.설국 수도.수많은 백성들이 귀청을 찢을 듯한 용의 울음소리를 들었다.심지어 일부 간 큰 설국 백성들은 거리로 나와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금전 쪽을 바라보았다.“세상에, 우리 수도의 금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왜 저렇게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오는 거야?”“용이야!”“저길 봐! 금전 상공에 용이 나타났어!”수많은 설국 백성들이 설국 수도 금전 상공에서 금빛 용을
윤구주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닥에는 깊은 구덩이가 생겼다.“혼자서 설국과 대항하려는 건 아니겠지? 구주왕도 잘 알다시피 우리 설국에는 수억 명의 백성들이 있어. 네가 이 많은 사람들을 다 죽일 수 생각하니?”살기 어린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던 대신관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윤구주의 손에 쥐어져 있던 용혼한위총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박혔다.윤구주는 마치 신마처럼 당당히 선 채 거만한 목소리로 외쳤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내가 말한 적이 있지. 화진을 괴롭히려는 외적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겠다고 말이야. 설국의 오랑캐가 내가 죽은 줄 알고 전쟁을 다시 일으키려 하는데 내 어찌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까!”대신관이 화내며 말했다.“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네.”“내가 헛소리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 이후로 설국은 도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중요하지.”차가운 말과 함께 윤구주의 온몸에서 불멸의 빛과도 같은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손에 창을 들고 있던 윤구주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적선기가 그의 손에 든 용혼한위총을 신성한 무기로 바꾸자, 윤구주는 또다시 은창을 휘두르며 대신관을 향해 달려갔다.그 모습을 본 대신관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아주 미쳐 날뛰는구나.”대신관은 포효하며 오른손을 움켜쥔 후 이마에 갖다 댔다.“이오지심, 무신 나와!”‘쾅!’하는 소리와 함께 대신관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자, 밝았던 금전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어둠 속에서, 수 미터 높이의 신명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되었다.이 신명은 팔이 여섯 개나 있었다.그중 두 손에는 각각 피범벅이 된 거대한 도끼와 해골이 쥐어져 있었다.세스의 신이라고 불리는 이 신명은 설국에서 가장 유명한 어둠의 신인지라 설국의 모든 사람이 떠받들고 있었다.그런 신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된 것이었다.“신…”“맙소사! 대신관께서 어둠의 신을 소환했다고?”조정에 있던 설국의 문무 대신들은 어둠의 신을 본 순간,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