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탁”하는 맑은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가 뺨을 맞은 것이었다.그렇게 현장은 즉시 조용해졌다. 윤구주가 사람들 앞에서 강소희의 얼굴을 때리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물론이고 강소희도 포함해서 말이다.아픈지 뺨을 감싸고 그녀는 순간 멍해지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옆에 있던 뚱뚱한 여사장도 윤구주가 갑자기 손을 쓰는 것을 보고 소리쳤다.“이 개자식이, 감히 아가씨를 때려? 이 아가씨가 누군지 알아? 이분은...”탁!또다시 따귀 소리가 들리더니 뚱뚱한 여사장은 윤구주에게 뺨을 맞아 이빨이 전부 나가 떨어져 버렸다.이 장면은 다시 한번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도련님, 쟤가 저 때렸어요! 감히 저를 때렸단 말이에요!”강소희는 빨갛게 부은 뺨을 감싸고 옆에 있는 남자에게 말하면서 울었다.“반드시 저 자식 단단히 혼내줘요! 나한테 밉보인 결과가 어떤지 똑똑히 알려주셔야 해요!”천씨 가문 도련님도 윤구주가 정말 손찌검을 할 줄은 몰랐던지라 음산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자식, 재주가 있네. 감히 천해준의 여자를 건드리다니! 당장 나한테 무릎 꿇고 사과해. 안 그러면 오늘 이 문 나설 생각 추호도 하지 마!”천해준이 이렇게 말하자 윤구주는 피식 웃었다.“너 혼자서 날 상대하겠다고?”그러자 천해준이 성큼 앞으로 다가오며 말했다.“그래! 나 혼자! 내가 누군지 알기는 알아?”윤구주는 빙긋이 웃었다.“말해 봐! 내가 놀랄지 안 놀랠지 한번 보자고!”“개자식, 도련님은 이화 호텔 사장님의 아들이셔. 이화 호텔은 전국에 합쳐서 열 몇 개가 있는데, 모든 호텔은 몇천억의 가치가 있다고! 오늘 네가 감히 도련님의 미움을 산다는 건 죽기를 기다리는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지!”여사장은 울부짖으며 말했다.“그렇구나.”하지만 윤구주는 여전히 피식 웃을 뿐이었다.“그래, 너야말로 계속 이렇게 가오를 잡고 있다면, 내가 너까지 해치우는 수밖에.”말이 떨어지자 윤구
통화를 마친 뒤 비서는 눈을 감고 있는 천우에게 말했다.“대표님, 도련님께서 쇼핑센터에서 무슨 일이 생겼다는데, 한번 가보실래요?”이 말을 듣자 천우는 화를 내며 말했다. “이 망할 놈이 하루 종일 사고만 치고 다니고! 내가 분명 말했는데, 나한테 더 이상 폐를 끼치지 말라고.”그러자 비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대표님, 혹시 지난번 흑룡 상회 일을 아직도 걱정하고 계신 겁니까?”“당연하지! 지난번에, 나는 거의 죽을 뻔했다고.”천우는 지난번에 흑룡 상회가 전부 몰살당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그들은 전에 흑룡 상회에 아부하려 했으나, 바로 그날 윤구주가 신처럼 내려와 그 많은 사람들과 안현수를 죽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창용 부대에서는 탱크부대를 동원했고, 심지어 총사령관까지 직접 왔다.그 일이 발생한 후부터 천우는 놀라서 어찌하지도 못했다.며칠 동안, 그는 줄곧 집안에 웅크리고 있었고, 밖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했으며 심지어 밤에 꿈을 꿀 때도 윤구주의 얼굴 때문에 깜짝 놀라 잠에서 수차례 깼었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천우는 참지 못하고 한숨을 내뱉었다.이때 비서가 곰곰이 생각한 후 천우한테 물었다.“대표님, 그 도련님 쪽에서는...”잠시 후에 천우가 말을 이었다.“그래! 유턴해! 그 자식한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가서 보자고.”“네.”그 말을 들은 비서는 서둘러 앞의 기사에게 전했다.그렇게 차는 도중에 방향을 돌려 쇼핑거리 쪽으로 질주했다....프라다 명품 매장에서 윤구주는 아직도 소채은을 달래고 있었다.한쪽에서는 한바탕 맞은 천해준과 B급 연예인 강소희, 그리고 그 매장의 뚱뚱한 여사장이 웅크리고 있었다.“두고 봐! 이따가 너는 도련님한테 밉보인 대가가 어떤지 알게 될 거야!”뚱뚱한 여사장은 아직도 이런 말을 내뱉고 있었다.그러나 윤구주는 그녀들과 같은 쓰레기를 상대하는 것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시간은 1분 1초가 흘러 십여 분 후, 고급 차 몇 대가 매장에 도착했다. 선두에 있는
“아버지 얘가 절 때렸어요, 꼭 내 원수를 갚아 주셔야 합니다!”천해준은 여전히 윤구주를 가리키고 있었으며 아버지의 반응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고개를 돌린 윤구주는 천우를 보고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낯이 익은데 어디서 봤던지 떠오르지 않아서 말이다.하지만 오히려 천우가 먼저 윤구주를 알아본 후 놀라서 “세상에!”하고 크게 소리를 지르더니 두 다리가 풀려 풀썩 소리를 내며 곧장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윤...윤구주씨... 어떻게 당신이 여기에...”천우는 목소리가 변하더니 떨면서 윤구주 앞에서 입을 열었다.갑자기 윤구주 앞에 무릎을 꿇은 자신의 아버지를 마주한 천해준은 어리둥절해졌다. 주변에 있던 B급 연예인 강소희도 멍해졌고 심지어 명품 가게의 뚱뚱한 여사장도 말이다.모든 사람들이 마치 귀신을 본 듯한 얼굴로 땅에 무릎 꿇은 천우를 바라보았다.천우는 강성 순위 10위 안에 드는 부자이다! 그런데 왜 윤구주 앞에 무릎을 꿇었을까?“저 알아요?”윤구주는 무릎을 꿇고 있는 천우를 보고 궁금해서 물었다.“알죠, 당연히 알죠! 며칠 전에 신가 별장에서 저는... 몇 명의 사장님들과 함께 안현수랑 있었어요 ...”천우가 이렇게 말하자, 윤구주는 마침내 안현수를 죽인 날, 자신이 마지막으로 놓아준 몇 명의 큰손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아, 당신이었군요!”이를 알아본 천우는 즉시 윤구주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맞아요, 접니다!”“허허, 그럼 원수지간이네요! 쟤가 그쪽 아드님 맞습니까?”윤구주는 손가락으로 한쪽의 천해준을 가리켰다.그러자 천우는 갑자기 마음 한쪽이 시렸지만 어쩔 수 없이 인정했다.“네... 맞습니다!”“잘됐네요! 제가 자기를 때렸다고 복수하겠다 하더군요. 알아서 처리하십시오.”윤구주는 말을 끝낸 후 등을 돌렸다.이때 천해준은 의아해하며 말했다.“아버지, 뭐 하세요? 왜 이놈 앞에 무릎을 꿇어요? 저놈이 날 때렸잖아요!”천해준은 아버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어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그
윤구주는 담담히 대답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천해준은 쉰 목소리로 더욱 크게 말했다.윤구주는 그제서야 고개를 천천히 돌리더니 천해준의 머리를 마치 죽은 개를 밟는 것처럼 눈앞의 차가운 바닥에 붙였다.“잘들어! 이번엔 네가 운이 좋았던거야! 다음에 또 이러면 그때는 널 죽여버릴 거야!”말을 마친 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저쪽에 있는 명품 매장의 여사장과 B급 연예인 강소희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리고 너희들, 너희들 같은 것들은 때리기도 싫어, 내 손이 더럽혀질까 봐! 앞으로 내 눈앞에 띄지마, 만약 띄게 되면 그 대가는 똑똑히 치러야 할 거야.”말을 툭 뱉은 후, 윤구주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소채은의 손을 잡아당겼다.“채은아, 우리 이제 가야지.”한쪽에 멍하니 있던 소채은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윤구주는 소채은의 손을 잡고 이 명품 매장을 성큼성큼 떠났다.뒤에 있던 천우는 윤구주가 떠나는 것을 보고 여전히 몸을 숙이며 높은 소리로 말했다.“윤구주 씨, 안녕히 가세요!”윤구주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던 천우는 그제야 맥 빠진 고무공처럼 땅바닥에 주저앉았다.“대표님!”주위의 경호원들은 천우가 이렇게 된 것을 보고 바로 부축하러 갔다.얼굴이 퉁퉁 붓도록 얻어맞은 천해준은 고통에 울부짖었다.“아버지, 왜 때리세요?! 저 녀석... 저 녀석이 도대체 누군데 그래요!”그러자 천우는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이 개자식아, 내가 네 생명을 구해준 거야.”“네? 제 생명을 구해준 거라니까요?”천해준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아 되물었다.“그래! 네가 방금 밉보인 그분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지 알아?”그 말에 천해준은 궁금해하며 물었다.“얼마나 강한데요?”“며칠 전에 흑룡 상회가 전멸한 것을 아느냐? 안현수를 죽인 자는 흑룡 상회 전체를 전멸시키고 심지어 도시 전체에 계엄령을 내렸어. 그자가 바로 저 사람이라고!”“네?”천해준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입이 O자 모양으로 되였고 심지
소채은이 이렇게 묻는 것을 듣고 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피식 웃었다.“채은아, 네가 너무 생각이 많은 거야. 난 항상 이랬어.”“그래?” 소채은은 매우 의심스러웠다.“그래! 다만 내가 당분간은 말할 수 없는 일들이 있어! 하지만 안심해, 언젠가는 내가 모든 것을 너에게 말해줄 테니까.”윤구주는 진지한 말투로 소채은에게 말했고 그의 절실한 눈빛을 바라보며 그녀는 잠시 생각했다.“좋아! 하지만 너에게 묻고 싶은 마지막 질문이 있어!”그러자 윤구주는 담담히 대답했다.“뭔데?”“그럼 날 좋아한다는 건 사실이야?”소채은은 윤구주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며 반드시 확고한 대답을 달라는 눈빛으로 물었다.곧이어 윤구주는 웃으며 손을 뻗어 소채은의 아름다운 얼굴을 어루만졌다.“바보야! 너를 좋아하는 건 당연히 진짜지! 이 세상의 모든 것보다 더 진실해.”그 말을 듣고, 소채은의 얼굴은 수줍어 새빨개졌다.그러더니 이내 그녀는 윤구주의 품에 폭 안겼다.“나를 좋아하는 게 진짜라면, 나는 그걸로 만족해!”윤구주도 그녀를 품에 살포시 껴안았다. 이 순간 그는 모든 세계를 소유한 것 같았다.소채은과 함께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계속 돌아다니며 중간에 소청하가 몇 차례 전화가 걸려왔으나 그녀는 모두 끊어버렸다.이때, 다시 한번 소청하의 재촉하는 전화가 걸려와 윤구주는 마침내 말을 내뱉었다.“채은아, 시간이 늦었으니 너도 이제 돌아가야 할 것 같아.”“하지만 나는 네가 나랑 더 오래 있어 줬으면 좋겠는걸.”시무룩한 표정을 한 소채은이었다.“괜찮아! 앞으로 더 많이 함께해줄게!”윤구주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소채은은 못내 아쉬워하며 말했다.“알겠어! 그럼 내가 먼저 너 데려다줄게!”“아니, 조금 이따 택시 타고 갈 거야!”소채은은 이미 저물어 가는 해를 보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아쉬운 작별 인사를 마치고 윤구주는 그녀가 차를 몰고 떠날 때까지 제자리에 서 있다가 길가에서 택시를 잡아 용인 빌리지로 돌아갔다....밤은 점점 깊어졌고 주세호
곧이어 세 명의 피투성이가 된 주씨 가문 경호원이 바닥에 누워 있는 것을 보였는데 숨이 멈춘 것 같았다. 이 장면을 바라보던 주세호의 얼굴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표태훈도 이 장면을 보자 안색이 어두워졌다.“회장님, 조심하세요!”표태훈은 이렇게 말을 하며 주세호 앞을 재빨리 가렸다.반면 주세호는 창백한 얼굴로 부서진 별장 대문을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대문 입구에서 갑자기 귀를 찌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늘 나는 주세호가 진 빚을 받으러 왔다. 죽기 싫은 사람은 당장 꺼져!”듣기 싫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흘러나온 후 갑자기 한 노파와 아이가 밖에서 천천히 걸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이 두 사람은 바로 두씨 가문에서 온 김 노파와 그 어린 소녀였다.그들이 윈워터 힐스로 억지로 들어오자, 주위에 있던 20여 명의 경호원들이 모두 두 사람을 에워쌌다.김 노파는 손에 전부 칼자루를 든 이들을 바라보며 외쳤다.“죽는 게 두렵지 않나 보지? 그래, 그게 너희들 소원이라면 내가 이뤄줘야지.”말이 떨어지자마자 김 노파는 갑자기 검은 그림자로 변하더니 맨 앞에 있는 두 명의 경호원을 향해 날아갔다.주씨 가문의 경호원들도 모두 무술을 괜찮게 하는 사람들이었다.그러나 김 노파의 상대가 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경호원 두 명은 미처 막지 못하고 가슴에 두 개의 피 구멍이 생겼고 처량한 비명 속에 그대로 쓰러져 숨졌다.“어서 가! 회장님을 보호해!”경호원들은 김 노파의 실력을 보고 모두 함께 달려들었다.하지만 김 노파는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드러내며 손에 든 칠흑 같은 지팡이를 아래로 휘둘렀다. 그러자 두 줄기의 검은 북풍이 가장 앞에 있는 경호원에게 소리를 지르며 떨어졌다.“쿵, 쿵!”공포의 북풍이 그 경호원들 몸에 닿자 순간 그들은 일곱 갈래로 피를 흘리며 현장에서 처참하게 죽었다.정말이지 강한 실력이었다.불과 몇십 초 만에 6~7명의 경호원을 죽였으니 말이다.경호원들조차 상대가 되지 않자 한쪽에 서 있던 주세
김 노파가 하는 말을 듣자 주세호는 순간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알고 보니 이 공포스러운 노인은 안현수한테 돈을 받으러 온 것이었다.하지만 안현수는 흑룡상회의 회장님이 아니었던가?안현수가 어떻게 빚이 있는 걸까?그리고 이 노인은 또 누구인가?주세호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렇게 한참을 곰곰이 생각하던 주세호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안현수는 확실히 저랑 갈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진 빚은 죄송합니다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임 노파는 주세호의 말을 듣고 괴상하게 웃어댔다.“주 회장님, 보아하니 벌어진 일에 대해 잘 모르시나 본데 오늘 저는 당신이랑 얘기를 나누러 온 것이 아닙니다.”말을 끝마친 후.임 노파는 가늘고 주름진 손가락을 내밀고 눈앞에 보이는 윈워터 힐스를 가리키며 말했다.“돈도 많으신 분이 목숨은 아깝지 않나 보군요! 경고하는데 얌전히 우리한테 빚진 임대료 좀 갚으시죠! 아니면 당신이 지금 가진 모든 것과 당신의 목숨까지도 오늘 다 가져갈 것입니다. 지금부터 딱 1분 드릴 테니 잘 생각해보십시오.”기세등등한 김 노파를 묵묵히 바라보던 집사 표태훈이 참지 못하고 나섰다.“이런! 미친 할망구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막무가내로 우리 별장에서 무고한 사람을 죽인 것은 둘째치고 지금 감히 주 회장님까지 협박하려 들어?”그러자 김 노파는 표태훈을 바라보고는 말했다.“왜요? 불만 있으십니까?” “그럼 지금 불만이 없겠습니까?”말을 끝낸 표태훈은 앞으로 한 발짝 성큼 내디뎠다. 이윽고 거대한 내력이 그의 몸에서 폭발해 나왔고 어마어마한 내력에 주세호의 옷가지들이 미친 듯이 떨려왔다.주세호의 집사로 있은 이 몇 년간 표태훈은 단 한 번도 나선 적이 없었다.그가 무술의 대무사라는 사실을 주세호는 알고 있었다.당시 주세호의 사업이 성공 기미가 보이자, 모든 사람들은 그를 없애려고 안달 났었다.그러나 주세호의 곁에 있는 사람 중에 전력이 가장 뛰어날 뿐만 아니라 실력도 대단한 표태훈은 단 한 번도 그가 상처를 입게 하지 않았
집사 표태훈이 비참하게 죽는 것을 본 주세호는 멍해졌다.주세호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표태훈의 시체만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노발대발하며 김 노파를 향해 소리쳤다.“도대체 어쩌려고 그러는 거야?”“낄낄낄...”김 노파는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었다.“내가 말했지, 난 그냥 밀린 빚을 받으러 왔을 뿐이야.”“너희들이 안현수 그 개자식을 죽였으니 이 빚은 당연히 너희 몫이 되는 거지, 안 그래?”김 노파의 잔인한 말을 들은 주세호가 말했다.“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갚아주기를 원하는 거야?”“아주 쉬워.”“모든 거 다.”김 노파가 말했다.“내 모든 것을 원한다는 거야?”주세호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그러자 검은 옷을 입은 노파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우리 두씨 가문의 규칙은 예로부터 이랬어! 네가 누구든 우리에게 빚을 졌다면 반드시 전부 내놓아야 해! 심지어 네 목숨까지도 말이야”말이 끝나자마자 김 노파는 또 이상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주세호를 바라보았다.“그래서 주 회장님, 당신은 당신의 사업을 지키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당신의 목숨을 지키고 싶나요?”이윽고 주세호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는 김 노파가 이리도 사악한 사람인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으니 말이다.“당... 당신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주세호는 분에 받쳐 소리 질렀다.비록 그는 오늘 들이닥친 이 재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걸 알고 있지만, 어쨌든 주세호는 DH 그룹의 회장인데, 어떻게 일생을 바쳐 일군 사업을 남한테 넘겨줄 수 있단 말인가.김 노파는 주세호의 말을 듣고 또 음산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네가 모든 것을 내놓고 싶어 하지 않은 것 같으니, 그럼 네 목숨으로 갚을 수밖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김 노파의 몸은 검은 그림자가 되어 곧장 주세호 앞으로 날아갔다.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갑자기 웬 그림자가 주세호의 앞을 가로막았다.“우리 아빠 몸에 손댈 생각 추호도 하지 마!”소리가 들려오는 곳에는 언제 왔는지도 모르는 주안나가 서 있었다
“맞아요. 만약 화진의 구주왕이 살아있다면 우리 국제중재기구는 조금 두려워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는 이미 죽었잖아요...”레이라고 불린 가장 앞에 서 있던 금발의 남자는 윤구주의 얘기가 나오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레이 님,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당시 10국 간의 전쟁에서 레이 님께서는 구주왕을 직접 본 적이 계시죠? 소문이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당시 우리 10국의 강자들이 함께 연합해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나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금발의 남자를 바라보았다.금발의 남자는 잠깐 침묵하더니 고개를 들어 흩날리는 눈보라를 바라보았다.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6년 전 전쟁 때가 떠올랐다.그 전투에서 피는 바다를 이루었고 시체는 쌓여 산더미를 이루었다.당시 그 전투에서 레이는 구주왕의 실력을 본인의 두 눈으로 직접 보았었다.그는 그 전투에서 12명의 신급 절정 강자가 윤구주와 고전을 치렀던 걸 똑똑히 기억했다.그리고 안타깝게도 그중 반이 죽었다.최후에 10국이 투항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날 10국의 강자들은 전부 윤구주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그 장면을 떠올리자 국제중재기구 출신이며 칠살 급인 레이는 눈가가 심하게 떨렸다.그는 한참 뒤에야 말했다.“그 남자는 인간이 아니에요. 그는... 악마예요!”악마라는 말에 아나스도, 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도 침묵했다.“하지만 그럼에도 결국엔 죽었죠.”레이는 갑자기 길게 숨을 내쉬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갑시다. 일단은 설국으로 가야죠.”그는 그렇게 말한 뒤 설국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였다.아나스와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는 그를 뒤따랐다....낙일성은 설국 수도로 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이었다.이 시각, 낙일성 30km 밖에서는 화진 군대가 진지를 확고히 정비하고 적을 기다리고 있었다.수십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은 기세가 남달랐다.선두에 선 장수는 화진 북방군의 총사령관 박천후와 황성 금위군 통령 염수천이었다.예전에 윤구주는 신념을 이용하여 염수천에
예전에 세나미는 윤구주가 자신의 실력을 전부 보여줬고, 그래서 설국을 이 정도로 파괴할 수 있었던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윤구주의 등 뒤에 나타난 거대한 코끼리의 형상을 본 순간 세나미는 그를 증오할 용기 또한 없었다.그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었다.윤구주가 더는 설국 사람들을 죽이지 않기를 말이다.시간은 1분 1초 흘렀다.설국의 국운은 마치 강물처럼 윤구주의 체내로 천천히 흘러들었다.같은 시각, 설국에서 1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사람 세 명이 나타났다.그 세 사람은 모두 서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선두에 선 사람은 금발 머리카락의 남자였다.남자는 흰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일거수일투족이 매우 우아했다.그의 두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사악한 기운이 그를 매우 음산한 사람으로 보이게 했다.그의 곁에는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있었다.남자는 건장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고 여자는 요염하고 관능적이었다.세 사람이 나타나자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기운에 눈보라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그들은 모두 절정 강자였다.게다가 선두에 있는 금발의 남자는 칠살 급의 초극 준절정 강자였다.다른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 역시 오악 이상의 절정 강자였다.이 순간 설국에 이 세 사람이 나타날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아나스, 곧 설국이죠?”유럽 악센트가 강한 금발의 남자가 눈보라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곧 도착할 겁니다.”아나스라고 불린 건장한 남자가 대답했다.“설국이 우리 국제중재기구에 연락해서 나서달라고 했다니, 이번에 설국이 정말로 화진을 제대로 건드렸나 봐요.”금발의 남자는 그 말을 할 때 입가에 기묘한 미소를 띠었다.“흥! 설국이 자초한 일이죠. 왜 하필 화진을 건드린 건지. 설마 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얼마나 처참히 실패했는지를 잊은 걸까요?”아나스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하, 아나스. 그렇게 얘기하면 안 돼요. 비록 화진은 세계 최강의 무도 강국이지만 그럴
“정말요? 아버지, 윤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하실 생각이세요?”이홍연은 예쁜 눈을 크게 뜨고 들뜬 얼굴로 국주를 바라보며 물었다.국주는 천천히 말했다.“6년 전 그때 난 구주를 이미 진북왕으로 책봉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조정의 모든 신하들이, 종문과 세가에서 날 방해했지. 그러나 이번에 감히 날 막아서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자를 적으로 돌릴 것이다. 조정 전체를, 무도 천하를 적으로 돌리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국주가 패기 넘치는 말투로 얘기하자 육도진은 흥분하며 말했다.“국주님, 대단하십니다. 국주님, 만세!”국주는 싱긋 웃더니 옆에 있는 이홍연을 바라보았다.“게다가 구주는 앞으로 우리 화진의 진국왕일 뿐만 아니라 우리 화진의 부마가 될 것이니 말이다.”부마라는 말에 경국지색의 미모를 가진 화진의 여섯째 공주는 순간 목까지 붉어졌다.“아버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이홍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왜? 내 말이 틀리더냐?”국주가 말했다.이홍연의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전, 전, 전 구주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비록 이홍연을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은 꿀을 먹은 것보다도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국주는 딸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그래. 네가 싫다고 하니 기회를 봐서 구주를 위해 다른 배필을 찾아봐 줘야겠구나. 어차피 구주는 지금 연인이 없고 우리 화진에는 여자들이 많으니 말이다.”“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구주는 제 거예요. 아무도 저에게서 구주를 빼앗을 수 있어요.”아버지가 윤구주를 다른 여자와 결혼시키겠다고 하자 이홍연은 버럭 화를 냈다.국주는 큰 소리로 웃었다.“그래. 장난은 그만할게. 육도진 우상, 구주가 승리를 거머쥐고 돌아온다면 나는 태산에서 친히 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할 것이다.”육도진은 서둘러 대답했다.“네!”...설국.윤구주가 설태현을 머리를 벤 뒤 설국 전체가 설태현을 위해 애도했다.설국의 국주가 숨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수도 금전.윤구주의 부적대진
그 말에 육도진은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의 곁에 있던 여섯째 공주 이홍연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세상에... 설국 국주가 죽었다고요? 이게 무슨 상황이죠?”이홍연은 이때 입을 뻐끔거리면서 말했다. 그녀는 심지어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을 뻔했다.바로 이때 국주가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구주가 설국의 그 젊은 국주를 정말로 베었나 보구나.”그 말에 이홍연이 가장 먼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아버지, 윤구주가 설국 국주를 죽였다는 말씀이세요?”화진 국주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이 세상에 그 정도 능력과 배짱을 가진 사람이 윤구주 말고 또 있겠느냐?”“하지만... 하지만 윤구주는 설국에 간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걸요!”이홍연은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구주가 설국의 국주를 죽여본 적 없는 것도 아니고. 잊지 말거라. 6년 전, 설국의 전 국주 역시 구주가 죽였었다.”꿀꺽.국주의 말을 들은 이홍연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자신의 남자가 설국 국주를 두 명이나 죽였다는 생각에 이홍연은 크게 놀랐다.“구주는 지금 어디 있느냐? 대답해 보거라.”국주의 질문에 신하가 대답했다.“국주님, 그쪽에서 전해온 전보에 따르면 구주왕께서는 지금도 설국 수도에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아직도?”국주는 조금 의아했다.“그렇습니다. 전보에 따르면 설국 금전이 빛에 완전히 뒤덮였고 설국 백성들은 구주왕이 자줏빛 기운을 빨아들이는 걸 보았다고 합니다.”자줏빛 기운?그 말을 들은 국주는 눈을 가늘게 떴다.“이 망할 놈, 설국 국주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설국의 국운까지 흡수하려는 것이구나.”비록 그렇게 말했지만 국주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국 국주를 죽였으면 바로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거기에 남아서 무슨 자줏빛 기운을 흡수한단 말이에요? 뭘 위해서요?”이홍연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국주는 웃으며 대답했다.“네가 몰라서 그래. 자줏빛 기운이랑 한 나라의
부진이 가동되었고 윤구주가 금전 전체를 뒤덮었다.하늘을 가득 메운 부적 진법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이, 이 악마. 뭘 하려는 거야?”윤구주는 피식 웃더니 시선을 들어 상공의 부적 진법을 보았다.“오늘 나는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것이다.”국운이란 무엇인가?바로 한 나라의 운세였다.그런데 윤구주는 혼자의 힘으로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거라고 했다.과연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일까?우렁찬 목소리로 말한 뒤 윤구주는 훌쩍 뛰어올라 설국 금전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그의 온몸에서 기운이 넘실댔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적선기가 그를 신처럼 보이게 했다.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그가 두 손으로 수인을 맺는 순간, 하늘과 땅이 윤구주를 중심으로 거대한 빛줄기를 형성했다.빛줄기 아래, 윤구주는 오른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부진, 가동!”쿵쿵쿵.금전 전체를 뒤덮었던 거대한 부적 진법이 가동됨과 동시에 진법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64개의 금빛 부적이 64개의 금빛이 되어 설국 금전 위로 내려앉았다.그 뒤로 금전 아래쪽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그리고 곧이어 파멸적인 기세의 자줏빛 기운이 윤구주에게 흡수되어 금전의 땅 밑에서부터 올라왔다.자줏빛 기운은 상서로운 기운이었다.설국 수도에서 이 금전은 역대 설국 황실이 거주하던 곳이자 설국의 수많은 신하들이 경배하는 곳이었다.그곳에는 용의 기운도, 상서로운 기운도 있었다.이 순간, 수많은 설국 국민들이 살고 있는 이 신성한 곳의 기운을 윤구주가 조금씩 흡수하기 시작했다.그 광경에 세나미는 얼이 빠졌다.“이... 이... 이 악마! 우리 설국 황실의 기운을 흡수하는 거야?”세나미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윤구주가 만약 설국의 기운을 빨아들인다면 설국은 당연하게도 쇠락할 것이다.심지어 심각할 경우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이 모든 건 설국이 자초한 일이야.”윤구주는 세나미를 무시하고 미친 듯이 설국의 국운을 흡수했다.
더 나아가 설국 수도에까지 울려 퍼졌다.굉장히 낮고 귀에 거슬리는 종소리가 들려오자 설국 수도 시민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다들 그 종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종이 울리다니... 세상에. 국주님께서 돌아가셨나 봐.”“국주님이?”거리 양쪽에 있던 수많은 설국 백성들은 종소리를 듣고 목 놓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심지어 밖에 주둔하고 있던 설국 병사들까지 종소리가 들리는 순간 모두 애도하기 시작했다.낙일성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곳.엄청난 수의 병사들이 먹구름처럼 낙일성으로부터 3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몰려오고 있었다.수십만 명의 대군을 이끄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염수천과 박천후였다. 두 사람은 화진의 군대를 이끌고 있었다.이때 설국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낙일성의 종소리 또한 울리기 시작했다.“총사령관님, 얼른 들어보세요. 낙일성 쪽에서 종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한 장수가 빠르게 박천후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군복을 입은 박천후는 귀를 기울였고, 종소리를 듣는 순간 크게 웃기 시작했다.“설국은 끝났어. 설국의 국주가 죽었거든.”박천후의 옆에서 그 말을 들은 장수가 서둘러 물었다.“소문에 따르면 설국 국주는 아주 젊다고 하던데요? 갑자기 죽었을 리가 없지 않나요?”“멍청하긴! 당연히 우리 저하께서 죽인거겠지!”박천후는 자랑스럽게 말했다.‘뭐라고?’“구주왕께서 죽였다고요?”주변 장수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당연하지. 이 세상에 우리 저하를 제외하고 누가 설국 국주를 죽일 수 있겠어?”그 자리에 있던 장수들은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그들은 전부 눈이 휘둥그레져서 설국 쪽을 바라보았다.설국의 국주가 설국 수도의 금전에서 윤구주의 손에 죽을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설국 금전.피 칠갑이 된 사람의 머리통은 여전히 바닥에 있었다.그것은 당연하게도 설국 국주의 머리였다.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고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오직 윤구주와 일찌감치 몸에
금전을 가득 채운 마의 기운은 윤구주가 대신관을 처리하자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윤구주와 그의 머리 위에서 맴돌고 있는 금빛 용 두 마리뿐이었다.금빛 용은 마치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울음소리를 냈다.윤구주가 머리 위 금빛 용을 바라보다가, 설국 대신들과 설국의 젊은 국주 모두 겁을 먹었다.윤구주는 마지막 대신관을 죽인 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설국 국주 설태현을 바라보았다.“이젠 당신 차례야!”윤구주의 말에 설국 국주는 겁을 먹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쩔 수 없었다.더는 설태현을 지킬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심지어 설국에서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대신관마저 윤구주의 손에 죽었는데 누가 그를 지키겠는가?“뭘, 뭘, 뭘 하려는 거야?”설태현이 덜덜 떨면서 윤구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난 얘기했어. 오늘 네 머리를 치겠다고.”윤구주의 목소리는 매정했다.“감히 내 목을 치겠다고?”“어서, 어서 국주님을 보호해야 해!”주위에 있던 대신들이 달려들려고 했다.그런데 바로 이때 용의 울음소리가 금전에 울려 퍼지면서 윤구주의 머리 위를 맴돌고 있던 금빛 용이 설국 대신 여러 명을 한입에 집어삼켰다.금빛 용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체마저 남지 않았다.그 광경에 남은 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었다.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정말로 날 죽일 생각인 거냐... 너도 알다시피 날 죽인다면 설국은 화진과 필사적으로 싸울 거야. 심지어 국제중재기구의 다른 나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설태현은 살기등등하게 윤구주를 바라보며 용기를 북돋웠다.설태현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당시 10국은 연맹을 맺었고 전 세계에 국제중재기구를 창립했다.소문에 따르면 중재기구는 세력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세계에 얼마 되지 않는 몇몇 제국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심지어 진정한 초극 절정 강자가 있다고 한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국제중재기구는 팔부 절정 강자를 한 명 출동시켰다.그러나 그팔부 절정은 그저 잠깐 모습만 드러냈을 뿐 윤구주와 진짜
윤구주가 8기를 쓰는 순간, 그의 손에 있던 용혼한위총에서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용혼한위총이 한 줄기 은빛이 되는 순간, 설국 금전은 창의에 완전히 뒤덮였다.창은 공기를 가르며 설국 어둠의 신의 팔로 향했다.창이 내려앉는 순간, 검은색 마기를 내뿜던 팔이 베어졌다.그 팔은 어둠의 신 세스의 것이었다.“아악!”어둠의 신 세스의 입에서 분노에 찬 포효가 터져 나왔다.설국 국민들이 신앙하는 신 세스가 격노했다.“인간이여, 난 널 집어삼킬 것이다.”광기에 빠진 어둠의 신이 한 걸음 내디뎠다. 쿵쿵 소리와 함께 설국의 금전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곧이어 그의 다섯 개의 팔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윤구주를 향해 덮쳐들었다. 마치 윤구주를 산 채로 집어삼킬 듯한 모습이었다.윤구주는 빠르게 움직여 피했고 그 때문에 어둠의 신의 다섯 팔은 윤구주의 뒤에 있던 설국 대신들에게로 향하게 되었다.“끄아악!”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십여 명의 설국 대신은 어둠의 신에 의해 고깃덩이가 되어 버렸다.어둠의 신은 실패하자 다시 한번 다섯 팔을 마구 휘둘렀다.넘실대는 마의 기운이 설국 금전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다.이번에 윤구주는 피하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들더니 싸늘한 시선으로 거대한 체구를 가진 어둠의 신을 바라보았다.“신이라고? 그러면 오늘 신이라고 불리는 당신을 죽여주지.”윤구주가 갑자기 공중으로 훌쩍 뛰어올랐다.적선기가 맴돌기 시작하자 윤구주는 합장하였고 굉장히 쩌렁쩌렁한 용의 울음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전해졌다.용의 울음소리가 설국 수도에 널리 퍼졌다.설국 수도.수많은 백성들이 귀청을 찢을 듯한 용의 울음소리를 들었다.심지어 일부 간 큰 설국 백성들은 거리로 나와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금전 쪽을 바라보았다.“세상에, 우리 수도의 금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왜 저렇게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오는 거야?”“용이야!”“저길 봐! 금전 상공에 용이 나타났어!”수많은 설국 백성들이 설국 수도 금전 상공에서 금빛 용을
윤구주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닥에는 깊은 구덩이가 생겼다.“혼자서 설국과 대항하려는 건 아니겠지? 구주왕도 잘 알다시피 우리 설국에는 수억 명의 백성들이 있어. 네가 이 많은 사람들을 다 죽일 수 생각하니?”살기 어린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던 대신관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윤구주의 손에 쥐어져 있던 용혼한위총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박혔다.윤구주는 마치 신마처럼 당당히 선 채 거만한 목소리로 외쳤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내가 말한 적이 있지. 화진을 괴롭히려는 외적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겠다고 말이야. 설국의 오랑캐가 내가 죽은 줄 알고 전쟁을 다시 일으키려 하는데 내 어찌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까!”대신관이 화내며 말했다.“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네.”“내가 헛소리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 이후로 설국은 도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중요하지.”차가운 말과 함께 윤구주의 온몸에서 불멸의 빛과도 같은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손에 창을 들고 있던 윤구주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적선기가 그의 손에 든 용혼한위총을 신성한 무기로 바꾸자, 윤구주는 또다시 은창을 휘두르며 대신관을 향해 달려갔다.그 모습을 본 대신관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아주 미쳐 날뛰는구나.”대신관은 포효하며 오른손을 움켜쥔 후 이마에 갖다 댔다.“이오지심, 무신 나와!”‘쾅!’하는 소리와 함께 대신관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자, 밝았던 금전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어둠 속에서, 수 미터 높이의 신명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되었다.이 신명은 팔이 여섯 개나 있었다.그중 두 손에는 각각 피범벅이 된 거대한 도끼와 해골이 쥐어져 있었다.세스의 신이라고 불리는 이 신명은 설국에서 가장 유명한 어둠의 신인지라 설국의 모든 사람이 떠받들고 있었다.그런 신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된 것이었다.“신…”“맙소사! 대신관께서 어둠의 신을 소환했다고?”조정에 있던 설국의 문무 대신들은 어둠의 신을 본 순간,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