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랑 주 회장님은 대체 어떻게 해낸 거지? 하루 안 돼서 흑룡상회 일을 처리하다니...”소채은은 머리를 긁적이며 한참을 생각했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그래도 뭐! 어쨌든 구주가 괜찮으니까 됐어!”윤구주를 생각하니 소채은은 더욱 그가 그리워졌다.“아 참! 구주는 대체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 거야? 잘 지내고는 있나?”곧이어 소채은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어 직접 윤구주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핸드폰 너머로 윤구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러자 소채은이 얼른 입을 열었다.“구주야, 너 지금 바빠?”“아니! 안 바빠!”“그럼 나랑 같이 있어 주면 안돼?”“너랑? 지금?”“응! 왜? 싫어?”“아니! 좋아!”“헤헤, 그럼 그러는 거로! 주소 보내줘, 내가 좀 이따 데리러 갈게.”그러자 윤구주는 “알겠어.”라고 대답했다.그렇게 통화는 끊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소채은은 윤구주가 보낸 주소를 받았다.“용인 빌리지”라는 다섯 글자를 보고 그녀는 얼떨떨해졌다.“구주가 왜 여기에 있지?”비록 의구심은 들었지만 소채은은 더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그러고는 얼른 치장을 하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잠시 후, 그녀는 예쁘게 옷을 차려입고는 가방을 들고 방 문을 나섰다.밖의 정원에서, 소청하는 꽃에 물을 주고 있었다.그는 소채은이 예쁜 차림으로 가방까지 들고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물었다.“채은아, 어디 가는 거야?”“쇼핑하러 갈게요!”소채은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갔다가 일찍 들어와! 이상한 놈들이랑 있지 말고!”그녀가 외출하는 것을 보고 소청하는 또 신신당부했다.하지만 소채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원을 나선 후, 차를 몰아 윤구주가 있는 용인 빌리지로 향했다.40분 뒤, 용인 빌리지에 도착한 그녀는 멀리 길목에 서 있는 윤구주를 보았다.그녀는 서둘러 차를 몰고 가서 차창을 내리며 아름다운 얼굴을 드러냈다.“구주야, 왜 주소를 여기로 보내줬어? 설마 이 근처에 사는 거야?”윤구주는
“됐어, 그건 그렇고.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너는 나랑 같이 쇼핑만 잘 해주면 돼.”소채은은 잠시 화제를 돌려 말했다.그러자 윤구주가 “응”하고 외쳤다.그렇게 차를 몰고 소채은은 윤구주를 데리고 시내로 갔다.두 사람은 여느 커플과 다름없이 데이트를 하고 밥을 먹었다. 밥을 먹은 뒤, 소채은은 또 윤구주에게 자신과 함께 쇼핑센터로 가 돌아보자고 했고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는 유니버설 쇼핑센터로 향해 걸어갔다.유니버설 쇼핑센터는 강성에서 가장 번화한 상가인데 안에서 파는 것은 전부 진귀한 사치품이며 GUCCI, 샤넬 등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길에서.윤구주는 소채은의 손을 잡고 그곳을 돌아다녔다.그러다 무심코 PRADA 여성복 가게를 지나던 소채은은 구경하러 들어가기로 결심했고, 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입구로 들어가니 문을 지키는 사람은 20대 초반의 남자 종업원으로 보였다.막 졸업한 듯한 것으로 보이는 종업원은 약간 수줍어했지만 매우 예의가 발랐다. 그는 윤구주와 소채은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반갑게 인사하기 시작했다.“안녕하세요. 이건 우리 가게에 방금 나온 신상품입니다. 손님분들께서는 편히 둘러보시면 됩니다. 마음에 드시는 게 있으면 탈의실에 가서 입어 봐도 되시고요.”종업원의 열정적인 태도를 보며, 소채은은 “감사합니다”라고 짧게 인사했다.그리고 거기서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한 바퀴 둘러본 후, 소채은은 쇼윈도우 안에 놓인 붉은 이브닝드레스에 살짝 끌렸다.‘이건?’존귀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 이브닝드레스를 본 소채은은 바로 마음이 흔들렸다.“구주야, 이 옷이 잘 어울려?”소채은이 이브닝드레스를 가리키며 윤구주에게 물었다.“예뻐!”“그렇지? 그럼 이거 입어볼게.”소채은은 짧게 말을 끝내고 종업원에게 말했다.“안녕하세요, 혹시 이 옷 입어 봐도 될까요?”그러자 종업원이 즉시 달려와서 말했다.“네, 잠시만 기다리세요!”말을 마치자, 그는 진열장으로 달려가서 그 붉은 드레스를 꺼내기 시작했다.그때, 갑
그리고 그의 곁에는 섹시하고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이 서 있었다. 하지만 너무 섹시하게 차려입은 나머지 한눈에 봐도 마치 윤락녀처럼 보였다.두 사람은 차에서 내린 후 바로 눈앞의 가게를 향해 걸어왔다.종업원을 야단치던 뚱뚱한 여인은 그 두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금세 마치 재물의 신을 보는 듯 달려갔다.“도련님, 아가씨, 정말 오셨군요! 어서 들어오세요!”도련님이라 불리는 남자는 강성에서 유명한 천씨 가문 아들이었다.그의 아버지는 바로 천우인데, 강성에서 손꼽히는 호텔 사업 부자이다.그는 강성에 네 개의 큰 호텔 체인을 소유하고 있으며, 게다가 국내에도 열 몇 개가 있다.이 도련님 곁에 있는 여자는 더욱이 최근 1년 사이 연예계에서 막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강소희였다.강소희에 관하여 밖에는 여러 가십 뉴스가 셀 수 없이 많았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소문은 이 여자가 몸 팔기로 유명세를 얻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녀는 현재 영화계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주변에 있는 천우 가문 도련님 때문이었다.매장 안으로 들어온 후, 강소희가 뚱뚱한 여사장에게 말했다.“제가 지난번에 주문한 그 드레스는요?”“안심하세요, 아가씨. 이미 저희가 주문 제작을 완료했습니다. 여기요!”여사장은 재빨리 손가락으로 저쪽 쇼윈도에 놓여 있는 빨간 드레스를 가리키며 말했다.그러자 천씨 가문 도련님과 강소희가 걸어왔고 윤구주는 두 사람이 이쪽 옷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보더니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어쨌든 이 옷은 소채은이 먼저 마음에 들어 했으니 말이다.결국 윤구주가 나와서 그 매장의 여사장에게 말했다.“안녕하세요, 이 드레스 혹시 같은 디자인으로 또 한 벌 더 있나요? 제 여자친구도 마음에 들어 해서요.”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천씨 가문 도련님과 강소희 시선이 일제히 윤구주에게 향했다.하지만 곧이어 여사장의 말소리가 들려왔다.“미안하지만, 이 옷은 하나밖에 없어서요. 게다가 이탈리아 수공으로 3개월에 걸쳐 특별히 주문한 겁니다.”
강소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탁”하는 맑은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가 뺨을 맞은 것이었다.그렇게 현장은 즉시 조용해졌다. 윤구주가 사람들 앞에서 강소희의 얼굴을 때리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물론이고 강소희도 포함해서 말이다.아픈지 뺨을 감싸고 그녀는 순간 멍해지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옆에 있던 뚱뚱한 여사장도 윤구주가 갑자기 손을 쓰는 것을 보고 소리쳤다.“이 개자식이, 감히 아가씨를 때려? 이 아가씨가 누군지 알아? 이분은...”탁!또다시 따귀 소리가 들리더니 뚱뚱한 여사장은 윤구주에게 뺨을 맞아 이빨이 전부 나가 떨어져 버렸다.이 장면은 다시 한번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도련님, 쟤가 저 때렸어요! 감히 저를 때렸단 말이에요!”강소희는 빨갛게 부은 뺨을 감싸고 옆에 있는 남자에게 말하면서 울었다.“반드시 저 자식 단단히 혼내줘요! 나한테 밉보인 결과가 어떤지 똑똑히 알려주셔야 해요!”천씨 가문 도련님도 윤구주가 정말 손찌검을 할 줄은 몰랐던지라 음산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자식, 재주가 있네. 감히 천해준의 여자를 건드리다니! 당장 나한테 무릎 꿇고 사과해. 안 그러면 오늘 이 문 나설 생각 추호도 하지 마!”천해준이 이렇게 말하자 윤구주는 피식 웃었다.“너 혼자서 날 상대하겠다고?”그러자 천해준이 성큼 앞으로 다가오며 말했다.“그래! 나 혼자! 내가 누군지 알기는 알아?”윤구주는 빙긋이 웃었다.“말해 봐! 내가 놀랄지 안 놀랠지 한번 보자고!”“개자식, 도련님은 이화 호텔 사장님의 아들이셔. 이화 호텔은 전국에 합쳐서 열 몇 개가 있는데, 모든 호텔은 몇천억의 가치가 있다고! 오늘 네가 감히 도련님의 미움을 산다는 건 죽기를 기다리는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지!”여사장은 울부짖으며 말했다.“그렇구나.”하지만 윤구주는 여전히 피식 웃을 뿐이었다.“그래, 너야말로 계속 이렇게 가오를 잡고 있다면, 내가 너까지 해치우는 수밖에.”말이 떨어지자 윤구
통화를 마친 뒤 비서는 눈을 감고 있는 천우에게 말했다.“대표님, 도련님께서 쇼핑센터에서 무슨 일이 생겼다는데, 한번 가보실래요?”이 말을 듣자 천우는 화를 내며 말했다. “이 망할 놈이 하루 종일 사고만 치고 다니고! 내가 분명 말했는데, 나한테 더 이상 폐를 끼치지 말라고.”그러자 비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대표님, 혹시 지난번 흑룡 상회 일을 아직도 걱정하고 계신 겁니까?”“당연하지! 지난번에, 나는 거의 죽을 뻔했다고.”천우는 지난번에 흑룡 상회가 전부 몰살당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그들은 전에 흑룡 상회에 아부하려 했으나, 바로 그날 윤구주가 신처럼 내려와 그 많은 사람들과 안현수를 죽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창용 부대에서는 탱크부대를 동원했고, 심지어 총사령관까지 직접 왔다.그 일이 발생한 후부터 천우는 놀라서 어찌하지도 못했다.며칠 동안, 그는 줄곧 집안에 웅크리고 있었고, 밖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했으며 심지어 밤에 꿈을 꿀 때도 윤구주의 얼굴 때문에 깜짝 놀라 잠에서 수차례 깼었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천우는 참지 못하고 한숨을 내뱉었다.이때 비서가 곰곰이 생각한 후 천우한테 물었다.“대표님, 그 도련님 쪽에서는...”잠시 후에 천우가 말을 이었다.“그래! 유턴해! 그 자식한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가서 보자고.”“네.”그 말을 들은 비서는 서둘러 앞의 기사에게 전했다.그렇게 차는 도중에 방향을 돌려 쇼핑거리 쪽으로 질주했다....프라다 명품 매장에서 윤구주는 아직도 소채은을 달래고 있었다.한쪽에서는 한바탕 맞은 천해준과 B급 연예인 강소희, 그리고 그 매장의 뚱뚱한 여사장이 웅크리고 있었다.“두고 봐! 이따가 너는 도련님한테 밉보인 대가가 어떤지 알게 될 거야!”뚱뚱한 여사장은 아직도 이런 말을 내뱉고 있었다.그러나 윤구주는 그녀들과 같은 쓰레기를 상대하는 것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시간은 1분 1초가 흘러 십여 분 후, 고급 차 몇 대가 매장에 도착했다. 선두에 있는
“아버지 얘가 절 때렸어요, 꼭 내 원수를 갚아 주셔야 합니다!”천해준은 여전히 윤구주를 가리키고 있었으며 아버지의 반응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고개를 돌린 윤구주는 천우를 보고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낯이 익은데 어디서 봤던지 떠오르지 않아서 말이다.하지만 오히려 천우가 먼저 윤구주를 알아본 후 놀라서 “세상에!”하고 크게 소리를 지르더니 두 다리가 풀려 풀썩 소리를 내며 곧장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윤...윤구주씨... 어떻게 당신이 여기에...”천우는 목소리가 변하더니 떨면서 윤구주 앞에서 입을 열었다.갑자기 윤구주 앞에 무릎을 꿇은 자신의 아버지를 마주한 천해준은 어리둥절해졌다. 주변에 있던 B급 연예인 강소희도 멍해졌고 심지어 명품 가게의 뚱뚱한 여사장도 말이다.모든 사람들이 마치 귀신을 본 듯한 얼굴로 땅에 무릎 꿇은 천우를 바라보았다.천우는 강성 순위 10위 안에 드는 부자이다! 그런데 왜 윤구주 앞에 무릎을 꿇었을까?“저 알아요?”윤구주는 무릎을 꿇고 있는 천우를 보고 궁금해서 물었다.“알죠, 당연히 알죠! 며칠 전에 신가 별장에서 저는... 몇 명의 사장님들과 함께 안현수랑 있었어요 ...”천우가 이렇게 말하자, 윤구주는 마침내 안현수를 죽인 날, 자신이 마지막으로 놓아준 몇 명의 큰손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아, 당신이었군요!”이를 알아본 천우는 즉시 윤구주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맞아요, 접니다!”“허허, 그럼 원수지간이네요! 쟤가 그쪽 아드님 맞습니까?”윤구주는 손가락으로 한쪽의 천해준을 가리켰다.그러자 천우는 갑자기 마음 한쪽이 시렸지만 어쩔 수 없이 인정했다.“네... 맞습니다!”“잘됐네요! 제가 자기를 때렸다고 복수하겠다 하더군요. 알아서 처리하십시오.”윤구주는 말을 끝낸 후 등을 돌렸다.이때 천해준은 의아해하며 말했다.“아버지, 뭐 하세요? 왜 이놈 앞에 무릎을 꿇어요? 저놈이 날 때렸잖아요!”천해준은 아버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어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그
윤구주는 담담히 대답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천해준은 쉰 목소리로 더욱 크게 말했다.윤구주는 그제서야 고개를 천천히 돌리더니 천해준의 머리를 마치 죽은 개를 밟는 것처럼 눈앞의 차가운 바닥에 붙였다.“잘들어! 이번엔 네가 운이 좋았던거야! 다음에 또 이러면 그때는 널 죽여버릴 거야!”말을 마친 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저쪽에 있는 명품 매장의 여사장과 B급 연예인 강소희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리고 너희들, 너희들 같은 것들은 때리기도 싫어, 내 손이 더럽혀질까 봐! 앞으로 내 눈앞에 띄지마, 만약 띄게 되면 그 대가는 똑똑히 치러야 할 거야.”말을 툭 뱉은 후, 윤구주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소채은의 손을 잡아당겼다.“채은아, 우리 이제 가야지.”한쪽에 멍하니 있던 소채은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윤구주는 소채은의 손을 잡고 이 명품 매장을 성큼성큼 떠났다.뒤에 있던 천우는 윤구주가 떠나는 것을 보고 여전히 몸을 숙이며 높은 소리로 말했다.“윤구주 씨, 안녕히 가세요!”윤구주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던 천우는 그제야 맥 빠진 고무공처럼 땅바닥에 주저앉았다.“대표님!”주위의 경호원들은 천우가 이렇게 된 것을 보고 바로 부축하러 갔다.얼굴이 퉁퉁 붓도록 얻어맞은 천해준은 고통에 울부짖었다.“아버지, 왜 때리세요?! 저 녀석... 저 녀석이 도대체 누군데 그래요!”그러자 천우는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이 개자식아, 내가 네 생명을 구해준 거야.”“네? 제 생명을 구해준 거라니까요?”천해준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아 되물었다.“그래! 네가 방금 밉보인 그분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지 알아?”그 말에 천해준은 궁금해하며 물었다.“얼마나 강한데요?”“며칠 전에 흑룡 상회가 전멸한 것을 아느냐? 안현수를 죽인 자는 흑룡 상회 전체를 전멸시키고 심지어 도시 전체에 계엄령을 내렸어. 그자가 바로 저 사람이라고!”“네?”천해준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입이 O자 모양으로 되였고 심지
소채은이 이렇게 묻는 것을 듣고 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피식 웃었다.“채은아, 네가 너무 생각이 많은 거야. 난 항상 이랬어.”“그래?” 소채은은 매우 의심스러웠다.“그래! 다만 내가 당분간은 말할 수 없는 일들이 있어! 하지만 안심해, 언젠가는 내가 모든 것을 너에게 말해줄 테니까.”윤구주는 진지한 말투로 소채은에게 말했고 그의 절실한 눈빛을 바라보며 그녀는 잠시 생각했다.“좋아! 하지만 너에게 묻고 싶은 마지막 질문이 있어!”그러자 윤구주는 담담히 대답했다.“뭔데?”“그럼 날 좋아한다는 건 사실이야?”소채은은 윤구주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며 반드시 확고한 대답을 달라는 눈빛으로 물었다.곧이어 윤구주는 웃으며 손을 뻗어 소채은의 아름다운 얼굴을 어루만졌다.“바보야! 너를 좋아하는 건 당연히 진짜지! 이 세상의 모든 것보다 더 진실해.”그 말을 듣고, 소채은의 얼굴은 수줍어 새빨개졌다.그러더니 이내 그녀는 윤구주의 품에 폭 안겼다.“나를 좋아하는 게 진짜라면, 나는 그걸로 만족해!”윤구주도 그녀를 품에 살포시 껴안았다. 이 순간 그는 모든 세계를 소유한 것 같았다.소채은과 함께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계속 돌아다니며 중간에 소청하가 몇 차례 전화가 걸려왔으나 그녀는 모두 끊어버렸다.이때, 다시 한번 소청하의 재촉하는 전화가 걸려와 윤구주는 마침내 말을 내뱉었다.“채은아, 시간이 늦었으니 너도 이제 돌아가야 할 것 같아.”“하지만 나는 네가 나랑 더 오래 있어 줬으면 좋겠는걸.”시무룩한 표정을 한 소채은이었다.“괜찮아! 앞으로 더 많이 함께해줄게!”윤구주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소채은은 못내 아쉬워하며 말했다.“알겠어! 그럼 내가 먼저 너 데려다줄게!”“아니, 조금 이따 택시 타고 갈 거야!”소채은은 이미 저물어 가는 해를 보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아쉬운 작별 인사를 마치고 윤구주는 그녀가 차를 몰고 떠날 때까지 제자리에 서 있다가 길가에서 택시를 잡아 용인 빌리지로 돌아갔다....밤은 점점 깊어졌고 주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