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이 다가가도 그 여자아이는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고 입에 사탕을 문 채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황준이 말했다. “꼬마야, 너 왜 혼자 여기에 있어? 아빠랑 엄마는?” 여자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하였다. “도로 위에서 이렇게 노는 건 아주 위험해. 빨리 아빠, 엄마한테로 가.” 황준은 여자아이가 갈 줄 알았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꼬마야, 아저씨 말 들었어? 여긴 위험해, 그러니 빨리 여기서 떠나.” 이때, 여자아이가 손을 들어 허머 차를 짚었다. 그 차는 다름 아닌 채부처네가 타고 있는 차였다. “아저씨, 저 차에 타고 있는 놈이 우리집에 갚아야 할 돈이 있어요. 그러니 그 놈 보고 우리 집에서 빌린 돈을 갚으라고 하면 안 돼요?” 여자아이가 말했다. 빌린 돈이라니? 황준은 의아했다. 이 여자아이는 6, 7살 밖에 돼 보이지 않는데 수금하러 왔다니? “꼬마야, 사람 잘 못 본 거 아니야? 우리 차는 군대 차량인데 무슨 수금을 하려 하는 거야?” 황준의 말에 여자아이가 대답했다. “제가 찾는 차가 바로 아저씨의 군대 차량이에요.” “꼬마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린 창용 부대의 압송 차량이야. 여기서 장난치지 말고 빨리 여기서 떠나.” 황준의 말이 끝나게 무섭게 여자아이의 얼굴색이 변하더니 이렇게말했다. “귀찮게 하네.” 말을 마친 여자아이는 오른손을 들더니 “악”하는 비명이 들려오더니 황준은 한 쪽 눈을 막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의 왼쪽 눈은 여자아이가 손에 쥐고 있던 사탕에 찔려 피가 철철 흘렀다. 잔인한 장면에 뒤에 있던 경호 요원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황준!” 몇몇 요원은 그에게 달려와 부축했다. “이 미친 꼬맹이가, 죽여버릴라.” 화가 난 한 명이 총을 들어 여자아이를 조준했다. “진정해, 진정해.” “꼬맹이잖아.” 그 요원을 말리고 있을 때, 주위의 공기는 삽시에 차가워지더니 기괴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 썩을 것들, 감히 두씨 가문의 사람을 건드려? 이
김 노파의 소리를 들은 두나희는 사악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뒤로 2M가까이 물러섰다. “나를 괴롭혔으니 할머니가 너희를 다 죽여버릴 거야.” 여자아이의 말을 들은 요원들의 얼굴은 순간 당황했다. “누구?” “당장 나와!” 하지만 주위에는 아무 사람도 없었다. 경호 요원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검은 두루마기를 걸치고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인 한 명이 두나희의 앞에 나타나자 모든 경호 요원은 총을 들어 그를 조준했다. “넌 누구냐? 감히 우리 창용 부대의 길을 막다니.” 김 노파는 총을 들고 서있는 경호 요원을 본체만체하고는 두나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얘야, 뒤로 물러나 있거라. 이 할미가 저것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겠어.” 두나희는 씨익 웃더니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김 노파는 무서운 표정을 짓고는 경호 요원들을 노려보더니 한 걸음 한 걸음 그들에게 다가갔다. “거기 서거라!” “한 발짝만 더 오면 쏠 것이다.” 다가오는 김 노파를 향해 경호요원들은 총을 겨눴다. 하지만 김 노파는 피하기는 커녕 오히려 점점 더 다가오면서 한 마디 건넸다. “그래, 어디 쏴 보거라.” 김 노파의 도발에 화가 난 경호 요원들은 총을 쐈고 빗발치는 탄알 속에서 김 노파는 갑자기 사라졌다. 당황한 경호 요원이 환한김 노파를 차조 있던 도중,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지나가더니 앞에 서 있던 두 경호 요원의 목덜미를 잡았다. “투둑.” 하는소리가 들리더니 두 경호 요원의 머리와 몸통이 분리되어 그 자리에서 살해되었다. 잔인하게 죽은 동료의 모습을 본 나머지 요원들도 공포가 엄습해 왔다. “저것을 죽여라!” “총을 쏘거라.” 탄알이 빗발쳤지만 김 노파와 두나희의 실체는 아무도 몰랐고 1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김 노파는 모든 경호 요원을 모두 잔인하게 살해했다. 경호 요원들은 총을 들고 있었지만 김 노파의 상대가 아니었다. 모든 경호요원을 살해한 김 노파는 압송 차량을 보더니 기괴한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걸어갔다. 압송 차량에 앉
김 노파가 나타나자 채부처 일당은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벌벌 떨기만 했다. 김 노파는 채부처를 보고 물었다. “안현수 그 썩을 놈은 어디에 있느냐?” 그녀의 말에 채부처와 그 일당들은 멍하니 서있을 뿐, 누구도 김 노파가 죽은 안현수에 관해 물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들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김 노파는 한 명의 흑룡 상회 회원을 잡았다. 이어 투둑하는 소리와 함께 그 회원의 머리가 떨어졌다. “다시 한번 묻는다. 안현수 그 자식은 지금 어디에 있지? 말을 하지 않는다면 너희 모두는 살아서 나갈 생각은 하지 말거라.” 김 노파의 말에 모두가 공포에 휩싸인 채,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마... 말할게요.” “안 회장님은... 이미 죽었습니다.” 한 회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안현수가 죽었다고?” 김 노파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네, 못 믿으시겠으면 채부처님과 물어보십시오.” 그 회원은 채부처를 짚으며 말했다. 김 노파는 고개를 돌려 채부처를 보자 그는 온몸을 벌벌 떨며 말했다. “네, 맞습니다. 안 회장님께선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채부처의 말을 들은 김 노파는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 “그 썩을 놈이 빚도 갚지 않고 뒈졌다니.” “말해보거라, 누가 그것을 죽였느냐.” 채부처는 심호흡하더니 김 노파의 물음에 대답했다. “안 회장님을 죽인 것은 성이 윤 씨인 젊은이였습니다.” “윤 씨라고?” “맞습니다.” 이어 채부처는 김 노파에게 안현수가 윤구주를 건드린 사실과 그가 어떻게 살해당했는지, 창용 부대가 왜 강산도에 왔는지 모두 알려줬다. 채부처의 말을 듣고 김 노파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 썩을 놈이 이렇게 빨리 죽다니.” “아쉽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고 김 노파는 뒤돌아 갔다. 멀어져가는 김 노파를 향해 채부처가 소리쳤다. “저, 저기요!” 김 노파는 무서운 얼굴을 하고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네놈도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아닙니다, 오
이때, 산 아래에는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그 사람은 노란색 도포를 걸친 작은 눈을 가진 사내였다. 그는 다름 아닌 용호산 태진도에 있는 백경재였다. 백경재는 예전에 윤구주에게 죽임을 당할 뻔한 후로는 타락의 길로 들어선 뒤로부터 백경재는 윤구주의 생사인에 공제 당하고 있다. 하여 그는 안개에 뒤덮인 용인 빌리지로 들어갈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는 결심이라도 한 듯 말했다. “죽으면 죽었지!” 말을 마치고 난 그는 용인 빌리지로 향했다. 백경재가 운산대진에 뒤덮힌 용산 빌리지에 들어서자 마자 윤구주는 낯선 기운을 감지했다. 한낱 통현경지술을 익힌 백경재는 윤구주가 해논 진에 갇히게 되여 정신이 혼미해졌을 무렵, 어디선가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까짓게 감히 내가 친 진에 들어오다니.” 그 목소리를 들은 백경재는 땅에 털썩 주저 앉아 말했다. “서, 선생님, 접니다.” 윤구주는 익숙한 백경재의 목소리를 듣고는 진을 거두니 땀에 흠뻑 젖은 백경재가 눈 앞에 나타났다. 윤구주가 차갑게 말했다. “네놈이였군. 죽으려고 온 것이냐?” 백경재는 벌벌 떨며 대답했다. “아, 아닙니다. 저느 그저 선생님을 뵈러 온 것입니다.” “나를?” 윤구주가 피식 웃었다. “네, 선생님.” 백경재는 윤구주에게 넙죽 절을 했다. “그래, 말해 보거라. 무슨 일로 왔느냐?”“그날 선생님의 신통을 보고 나서 이 백모의 술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여 전의 일은 다 잊어 주시고 부디 저를 선생님 곁에 있게 해주십시오.” “시키시는 일은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나의 곁에 있고 싶다고?”“네, 맞습니다. 이 백모의 신력이 미흡한건 알지만 그래도 선생님의 곁에서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백경재의 말을 듣고 있던 윤구주는 갑자기 예전에 자신이 이 도사에게 생사인을 걸었던 생각이 났다. “이제야 생각이 났어. 넌 생사인을 풀어달라고 나를 찾아 온거지?” “절대 그런것이 아닙니다. 전
한기단을 만드는 윤구주를 백경재는 부러운 눈길로 쳐다 보았다. 단약은 수행자가 수련을 한 결실이다. 하지만 단약을 만들수 있는 사람들은 아주 적었다. 왜냐하면 단약을 만드려면 만은 신력이 필요했고 단약을 만드려면 반드시 통현경지 이상에 도달하는 신력을 갖춘 자만이 만들 수 있다. 전에 윤구주의 신통을 직접 보았고 또 자신의 스승에 대해 잘 아는 그를 백경재는 숭배 할 수밖에 없었다. 윤구주는 백경재를 무시한 채 한기단을 만드는데에만 전념했다. 그는 자신의 진원내력으로 진귀한 약초들을 하나하나 녹인다음 단약으로 만들어냈다. 반시진이 지나니 윤구주는 많은 한기단을 만들어냈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알알이 포장해서 보관해 두었다. “정말로 나의 곁에 있고 싶어?” 윤구주가 묻자 백경재는 바닥에 넙죽 엎드려 대답했다. “네, 선생님.” “허락만 하신다면 소인 백경재 한평생 선생님의 종이 될것입니다.” "그래, 그럼 넌 당분간 내 옆애서 문지기나 하고라.” 윤구주가 허락하자 백경재는 기뻐서 어쩔줄을 몰랐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오늘부로 전 평생 선샹님의 사람입니다."머리를 조아리며 아부하는 백경재의 모습에 윤구주는 그를 째려보더니 한 마디했다. "가까이 오너라." 윤구주의 말에 백경재는 흠칫하더니 앞으로 조삼스레 다가갔다.그러자 윤구주는 자신의 내력을 백경재의 몸에 불어 넣었다. "서... 선배님." "무서워하지 말거라. 내가 너한테 건 생사인을 푸는것이니." "감사합니다, 선배님." 윤구주가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부터 넌 여기서 문지기 일을 해. 이 곳이 하도 커서 마침 문지기가 필요했거든, 네 생각은 어때?" 백경재는 눈믈을 글썽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선배님께서 화장실 청소를 시킨다해도 저는 기뻤을 것입니다." 백경재의 아부에 윤구주는 토가 나왔다. 그렇게 그는 윤구주의 똘마니가 되였다. 백경재는 용호산 태진도의 정통 제자로 음혼사술을 악혔지만 그래도 통현경지에 도달하는 몇 안되는 인재였다. 오랜시간 그
백경재가 을 꺼내는 것을 바라보며 윤구주는 싱긋 웃었다.“선배님, 보세요! 이것이 바로 저희 화진에서 근 100년 내 가장 강한 사람들이 나열된 천방 명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방도 있지요.”윤구주는 그에게서 을 건네받자마자 펼쳐보았다.무술 천방의 첫 페이지에는 상위 10위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그리고 제일 첫 위에는 핏빛의 세 글자가 크게 쓰여있었는데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구주왕이었다!이번에는 지방의 10위권 사람들.첫 줄에는 여전히 이렇게 쓰여 있었다. 구주왕.그것을 본 윤구주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당시 에서는 윤구주를 구주왕이라는 이름으로 1위에 올랐다고 공포하였는데, 무술이나 술법 방면에서 전무후무의 으뜸이라고 했다!지금 다시 이 에 게재된 순위를 보니 윤구주는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한쪽에 있는 백경재는 윤구주가 천하에 명성이 자자한 구주왕이라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그는 화진의 다른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구주왕”이 이미 수개월 전에 바다에 빠져 순국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그때, 백경재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선배님, 여기 이분은 일찍이 우리 화진 전체를 통솔했던 구주왕이십니다! 술법이든 무술이든 모두 최고 경지에 이르신 분이라 우리 화진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말할 수 있죠. 심지어 저희 태진도의 옛 선조님들조차 실력으로 말하자면 천년을 통틀어 우리 구주왕을 따라올 자가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유감이게도 저희 구주왕께서는 이미 수개월 전에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포위 공격을 당해 어린 나이에 죽음의 바다에 묻혔지요! 이것은 화진의 손실이자 더더욱 천하의 손실입니다!”구주왕을 언급하자 백경재도 덩달아 감개무량해지기 시작했다.그러나 옆에 있는 윤구주는 시종일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조용히 뒷짐을 진 채 듣고 있을 뿐이었다.“하지만 구주왕이 순국한 뒤로 그분의 약혼녀께서 새 왕이 되셨다고 합니다! 선배님, 혹시 저의 화진에 새로 등극한 이황왕이
“구주랑 주 회장님은 대체 어떻게 해낸 거지? 하루 안 돼서 흑룡상회 일을 처리하다니...”소채은은 머리를 긁적이며 한참을 생각했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그래도 뭐! 어쨌든 구주가 괜찮으니까 됐어!”윤구주를 생각하니 소채은은 더욱 그가 그리워졌다.“아 참! 구주는 대체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 거야? 잘 지내고는 있나?”곧이어 소채은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어 직접 윤구주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핸드폰 너머로 윤구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러자 소채은이 얼른 입을 열었다.“구주야, 너 지금 바빠?”“아니! 안 바빠!”“그럼 나랑 같이 있어 주면 안돼?”“너랑? 지금?”“응! 왜? 싫어?”“아니! 좋아!”“헤헤, 그럼 그러는 거로! 주소 보내줘, 내가 좀 이따 데리러 갈게.”그러자 윤구주는 “알겠어.”라고 대답했다.그렇게 통화는 끊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소채은은 윤구주가 보낸 주소를 받았다.“용인 빌리지”라는 다섯 글자를 보고 그녀는 얼떨떨해졌다.“구주가 왜 여기에 있지?”비록 의구심은 들었지만 소채은은 더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그러고는 얼른 치장을 하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잠시 후, 그녀는 예쁘게 옷을 차려입고는 가방을 들고 방 문을 나섰다.밖의 정원에서, 소청하는 꽃에 물을 주고 있었다.그는 소채은이 예쁜 차림으로 가방까지 들고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물었다.“채은아, 어디 가는 거야?”“쇼핑하러 갈게요!”소채은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갔다가 일찍 들어와! 이상한 놈들이랑 있지 말고!”그녀가 외출하는 것을 보고 소청하는 또 신신당부했다.하지만 소채은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원을 나선 후, 차를 몰아 윤구주가 있는 용인 빌리지로 향했다.40분 뒤, 용인 빌리지에 도착한 그녀는 멀리 길목에 서 있는 윤구주를 보았다.그녀는 서둘러 차를 몰고 가서 차창을 내리며 아름다운 얼굴을 드러냈다.“구주야, 왜 주소를 여기로 보내줬어? 설마 이 근처에 사는 거야?”윤구주는
“됐어, 그건 그렇고.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너는 나랑 같이 쇼핑만 잘 해주면 돼.”소채은은 잠시 화제를 돌려 말했다.그러자 윤구주가 “응”하고 외쳤다.그렇게 차를 몰고 소채은은 윤구주를 데리고 시내로 갔다.두 사람은 여느 커플과 다름없이 데이트를 하고 밥을 먹었다. 밥을 먹은 뒤, 소채은은 또 윤구주에게 자신과 함께 쇼핑센터로 가 돌아보자고 했고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는 유니버설 쇼핑센터로 향해 걸어갔다.유니버설 쇼핑센터는 강성에서 가장 번화한 상가인데 안에서 파는 것은 전부 진귀한 사치품이며 GUCCI, 샤넬 등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길에서.윤구주는 소채은의 손을 잡고 그곳을 돌아다녔다.그러다 무심코 PRADA 여성복 가게를 지나던 소채은은 구경하러 들어가기로 결심했고, 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입구로 들어가니 문을 지키는 사람은 20대 초반의 남자 종업원으로 보였다.막 졸업한 듯한 것으로 보이는 종업원은 약간 수줍어했지만 매우 예의가 발랐다. 그는 윤구주와 소채은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반갑게 인사하기 시작했다.“안녕하세요. 이건 우리 가게에 방금 나온 신상품입니다. 손님분들께서는 편히 둘러보시면 됩니다. 마음에 드시는 게 있으면 탈의실에 가서 입어 봐도 되시고요.”종업원의 열정적인 태도를 보며, 소채은은 “감사합니다”라고 짧게 인사했다.그리고 거기서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한 바퀴 둘러본 후, 소채은은 쇼윈도우 안에 놓인 붉은 이브닝드레스에 살짝 끌렸다.‘이건?’존귀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 이브닝드레스를 본 소채은은 바로 마음이 흔들렸다.“구주야, 이 옷이 잘 어울려?”소채은이 이브닝드레스를 가리키며 윤구주에게 물었다.“예뻐!”“그렇지? 그럼 이거 입어볼게.”소채은은 짧게 말을 끝내고 종업원에게 말했다.“안녕하세요, 혹시 이 옷 입어 봐도 될까요?”그러자 종업원이 즉시 달려와서 말했다.“네, 잠시만 기다리세요!”말을 마치자, 그는 진열장으로 달려가서 그 붉은 드레스를 꺼내기 시작했다.그때, 갑
부진이 가동되었고 윤구주가 금전 전체를 뒤덮었다.하늘을 가득 메운 부적 진법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이, 이 악마. 뭘 하려는 거야?”윤구주는 피식 웃더니 시선을 들어 상공의 부적 진법을 보았다.“오늘 나는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것이다.”국운이란 무엇인가?바로 한 나라의 운세였다.그런데 윤구주는 혼자의 힘으로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거라고 했다.과연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일까?우렁찬 목소리로 말한 뒤 윤구주는 훌쩍 뛰어올라 설국 금전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그의 온몸에서 기운이 넘실댔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적선기가 그를 신처럼 보이게 했다.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그가 두 손으로 수인을 맺는 순간, 하늘과 땅이 윤구주를 중심으로 거대한 빛줄기를 형성했다.빛줄기 아래, 윤구주는 오른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부진, 가동!”쿵쿵쿵.금전 전체를 뒤덮었던 거대한 부적 진법이 가동됨과 동시에 진법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64개의 금빛 부적이 64개의 금빛이 되어 설국 금전 위로 내려앉았다.그 뒤로 금전 아래쪽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그리고 곧이어 파멸적인 기세의 자줏빛 기운이 윤구주에게 흡수되어 금전의 땅 밑에서부터 올라왔다.자줏빛 기운은 상서로운 기운이었다.설국 수도에서 이 금전은 역대 설국 황실이 거주하던 곳이자 설국의 수많은 신하들이 경배하는 곳이었다.그곳에는 용의 기운도, 상서로운 기운도 있었다.이 순간, 수많은 설국 국민들이 살고 있는 이 신성한 곳의 기운을 윤구주가 조금씩 흡수하기 시작했다.그 광경에 세나미는 얼이 빠졌다.“이... 이... 이 악마! 우리 설국 황실의 기운을 흡수하는 거야?”세나미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윤구주가 만약 설국의 기운을 빨아들인다면 설국은 당연하게도 쇠락할 것이다.심지어 심각할 경우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이 모든 건 설국이 자초한 일이야.”윤구주는 세나미를 무시하고 미친 듯이 설국의 국운을 흡수했다.
더 나아가 설국 수도에까지 울려 퍼졌다.굉장히 낮고 귀에 거슬리는 종소리가 들려오자 설국 수도 시민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다들 그 종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종이 울리다니... 세상에. 국주님께서 돌아가셨나 봐.”“국주님이?”거리 양쪽에 있던 수많은 설국 백성들은 종소리를 듣고 목 놓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심지어 밖에 주둔하고 있던 설국 병사들까지 종소리가 들리는 순간 모두 애도하기 시작했다.낙일성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곳.엄청난 수의 병사들이 먹구름처럼 낙일성으로부터 3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몰려오고 있었다.수십만 명의 대군을 이끄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염수천과 박천후였다. 두 사람은 화진의 군대를 이끌고 있었다.이때 설국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낙일성의 종소리 또한 울리기 시작했다.“총사령관님, 얼른 들어보세요. 낙일성 쪽에서 종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한 장수가 빠르게 박천후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군복을 입은 박천후는 귀를 기울였고, 종소리를 듣는 순간 크게 웃기 시작했다.“설국은 끝났어. 설국의 국주가 죽었거든.”박천후의 옆에서 그 말을 들은 장수가 서둘러 물었다.“소문에 따르면 설국 국주는 아주 젊다고 하던데요? 갑자기 죽었을 리가 없지 않나요?”“멍청하긴! 당연히 우리 저하께서 죽인거겠지!”박천후는 자랑스럽게 말했다.‘뭐라고?’“구주왕께서 죽였다고요?”주변 장수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당연하지. 이 세상에 우리 저하를 제외하고 누가 설국 국주를 죽일 수 있겠어?”그 자리에 있던 장수들은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그들은 전부 눈이 휘둥그레져서 설국 쪽을 바라보았다.설국의 국주가 설국 수도의 금전에서 윤구주의 손에 죽을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설국 금전.피 칠갑이 된 사람의 머리통은 여전히 바닥에 있었다.그것은 당연하게도 설국 국주의 머리였다.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고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오직 윤구주와 일찌감치 몸에
금전을 가득 채운 마의 기운은 윤구주가 대신관을 처리하자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윤구주와 그의 머리 위에서 맴돌고 있는 금빛 용 두 마리뿐이었다.금빛 용은 마치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울음소리를 냈다.윤구주가 머리 위 금빛 용을 바라보다가, 설국 대신들과 설국의 젊은 국주 모두 겁을 먹었다.윤구주는 마지막 대신관을 죽인 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설국 국주 설태현을 바라보았다.“이젠 당신 차례야!”윤구주의 말에 설국 국주는 겁을 먹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쩔 수 없었다.더는 설태현을 지킬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심지어 설국에서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대신관마저 윤구주의 손에 죽었는데 누가 그를 지키겠는가?“뭘, 뭘, 뭘 하려는 거야?”설태현이 덜덜 떨면서 윤구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난 얘기했어. 오늘 네 머리를 치겠다고.”윤구주의 목소리는 매정했다.“감히 내 목을 치겠다고?”“어서, 어서 국주님을 보호해야 해!”주위에 있던 대신들이 달려들려고 했다.그런데 바로 이때 용의 울음소리가 금전에 울려 퍼지면서 윤구주의 머리 위를 맴돌고 있던 금빛 용이 설국 대신 여러 명을 한입에 집어삼켰다.금빛 용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체마저 남지 않았다.그 광경에 남은 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었다.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정말로 날 죽일 생각인 거냐... 너도 알다시피 날 죽인다면 설국은 화진과 필사적으로 싸울 거야. 심지어 국제중재기구의 다른 나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설태현은 살기등등하게 윤구주를 바라보며 용기를 북돋웠다.설태현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당시 10국은 연맹을 맺었고 전 세계에 국제중재기구를 창립했다.소문에 따르면 중재기구는 세력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세계에 얼마 되지 않는 몇몇 제국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심지어 진정한 초극 절정 강자가 있다고 한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국제중재기구는 팔부 절정 강자를 한 명 출동시켰다.그러나 그팔부 절정은 그저 잠깐 모습만 드러냈을 뿐 윤구주와 진짜
윤구주가 8기를 쓰는 순간, 그의 손에 있던 용혼한위총에서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용혼한위총이 한 줄기 은빛이 되는 순간, 설국 금전은 창의에 완전히 뒤덮였다.창은 공기를 가르며 설국 어둠의 신의 팔로 향했다.창이 내려앉는 순간, 검은색 마기를 내뿜던 팔이 베어졌다.그 팔은 어둠의 신 세스의 것이었다.“아악!”어둠의 신 세스의 입에서 분노에 찬 포효가 터져 나왔다.설국 국민들이 신앙하는 신 세스가 격노했다.“인간이여, 난 널 집어삼킬 것이다.”광기에 빠진 어둠의 신이 한 걸음 내디뎠다. 쿵쿵 소리와 함께 설국의 금전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곧이어 그의 다섯 개의 팔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윤구주를 향해 덮쳐들었다. 마치 윤구주를 산 채로 집어삼킬 듯한 모습이었다.윤구주는 빠르게 움직여 피했고 그 때문에 어둠의 신의 다섯 팔은 윤구주의 뒤에 있던 설국 대신들에게로 향하게 되었다.“끄아악!”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십여 명의 설국 대신은 어둠의 신에 의해 고깃덩이가 되어 버렸다.어둠의 신은 실패하자 다시 한번 다섯 팔을 마구 휘둘렀다.넘실대는 마의 기운이 설국 금전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다.이번에 윤구주는 피하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들더니 싸늘한 시선으로 거대한 체구를 가진 어둠의 신을 바라보았다.“신이라고? 그러면 오늘 신이라고 불리는 당신을 죽여주지.”윤구주가 갑자기 공중으로 훌쩍 뛰어올랐다.적선기가 맴돌기 시작하자 윤구주는 합장하였고 굉장히 쩌렁쩌렁한 용의 울음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전해졌다.용의 울음소리가 설국 수도에 널리 퍼졌다.설국 수도.수많은 백성들이 귀청을 찢을 듯한 용의 울음소리를 들었다.심지어 일부 간 큰 설국 백성들은 거리로 나와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금전 쪽을 바라보았다.“세상에, 우리 수도의 금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왜 저렇게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오는 거야?”“용이야!”“저길 봐! 금전 상공에 용이 나타났어!”수많은 설국 백성들이 설국 수도 금전 상공에서 금빛 용을
윤구주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닥에는 깊은 구덩이가 생겼다.“혼자서 설국과 대항하려는 건 아니겠지? 구주왕도 잘 알다시피 우리 설국에는 수억 명의 백성들이 있어. 네가 이 많은 사람들을 다 죽일 수 생각하니?”살기 어린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던 대신관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윤구주의 손에 쥐어져 있던 용혼한위총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박혔다.윤구주는 마치 신마처럼 당당히 선 채 거만한 목소리로 외쳤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내가 말한 적이 있지. 화진을 괴롭히려는 외적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겠다고 말이야. 설국의 오랑캐가 내가 죽은 줄 알고 전쟁을 다시 일으키려 하는데 내 어찌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까!”대신관이 화내며 말했다.“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네.”“내가 헛소리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 이후로 설국은 도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중요하지.”차가운 말과 함께 윤구주의 온몸에서 불멸의 빛과도 같은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손에 창을 들고 있던 윤구주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적선기가 그의 손에 든 용혼한위총을 신성한 무기로 바꾸자, 윤구주는 또다시 은창을 휘두르며 대신관을 향해 달려갔다.그 모습을 본 대신관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아주 미쳐 날뛰는구나.”대신관은 포효하며 오른손을 움켜쥔 후 이마에 갖다 댔다.“이오지심, 무신 나와!”‘쾅!’하는 소리와 함께 대신관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자, 밝았던 금전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어둠 속에서, 수 미터 높이의 신명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되었다.이 신명은 팔이 여섯 개나 있었다.그중 두 손에는 각각 피범벅이 된 거대한 도끼와 해골이 쥐어져 있었다.세스의 신이라고 불리는 이 신명은 설국에서 가장 유명한 어둠의 신인지라 설국의 모든 사람이 떠받들고 있었다.그런 신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된 것이었다.“신…”“맙소사! 대신관께서 어둠의 신을 소환했다고?”조정에 있던 설국의 문무 대신들은 어둠의 신을 본 순간, 모두
설태현의 말에 검붉은 옷차림을 한 대신관의 시선이 윤구주에게 향하는 순간 한줄기의 붉은 빛이 대신관의 눈에서 뿜어져 나왔다.그것은 그가 수련한 신혼의 힘이었다.대신관이 신혼의 힘을 발사하자, 윤구주도 재빨리 고개를 들었다.찌릿찌릿!순식간에 차가운 기운이 감돌더니 보이지 않는 살벌한 기운이 두 사람의 몸을 휘감았다.우르르!금전에 있던 테이블과 의자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주변의 수정유리도 찌지직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던 설국의 문무백관들은 두려움에 아연실색하였다.이 상황이 2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그때, 검붉은 옷을 입고 있던 대신관이 갑자기 몸을 휘청이더니 오른발을 반 발짝 뒤로 물렸다.그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더니 굳어진 얼굴로 말했다.“역시 화진 최고의 인왕답게 명불허전이네!”대신관의 말에 윤구주도 한마디 내뱉었다.“50% 신념의 힘을 막아냈으니, 너도 나쁘지 않아!”대신관은 얼굴을 찡그렸지만 이내 평정심을 유지했다.“구주왕의 칭찬을 받게 되어 영광이네. 다만 우리 설국은 너에게 원한이 없는데 왜 설국 사람들의 도륙을 서슴지 않는 것이야? 게다가 나의 제자까지 인질로 잡아두고?”제자라고 말할 때 그의 시선은 세나미에게로 향했다.“이제 보니 네가 광명 신전의 대신관이구나.”윤구주가 말했다.“그래 내가 대신관이다.”대신관이 말했다.“잘됐네. 너를 찾고 싶었는데 마침, 내 앞에 나타났구나! 어떻게 죽여 줄까?”윤구주는 말을 마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대신관을 쳐다봤다.그 말에 금전 안에 있던 설국의 모든 문무백관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제정신이 아니구나. 여기는 설국의 금전이야. 대신관은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있는 사람인데 대놓고 죽이겠다며 윽박지르다니.’“화진의 구주왕이 미쳐도 한참 미쳤구나.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광명 신전 내에서는 누구나 다 평범한 인간이야. 네가 화진의 왕이라 할지라도 설국에서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단 말이야.”대신관이 낮은
설국의 국주와 대신관의 시선은 윤구주에게 쏠렸다.“태현아, 아직도 나를 기억하느냐?”금전에 발을 딛는 순간, 윤구주의 시선도 설국의 젊은 국주에게로 향했다.“뭐? 정말 너야?”윤구주의 얼굴을 똑똑히 본 설태현은 충격에 빠졌다.6년 전, 윤구주가 전임 국주를 참수했을 때 설태현은 겨우 열여섯 살이었다.당시 그는 아버지가 윤구주의 칼에 죽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성통곡했었다.그 이후로 윤구주가 날마다 꿈에 나타난 탓에 그의 모습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6년 만에 금전에서 윤구주를 다시 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정말 구주왕이 맞네! 용케도 살아남았구나.”윤구주를 바라보던 젊은 국주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기 시작했다.“날 죽이고 싶어? 날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몇 안 될걸?”그의 말에 설태현은 침묵에 빠졌다.그 당시에 10개국의 많은 절정이 윤구주의 손에 죽었었다.‘10개국의 잔인한 대군들조차도 윤구주를 죽이지 못했으니 그를 죽일 사람은 세상천지 어디에도 없겠지.’다시 윤구주를 바라보던 설태현은 갑자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우리 설국 대군이 화진 사람 하나 못 막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그 사람이 명성이 자자한 구주왕이였네!”설태현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을 내뱉은 후, 고개를 들어 윤구주를 바라보았다.“구주왕이 갑자기 설국을 방문한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하군.”설태현이 차분하게 말했다.20대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의 온몸에서는 군왕의 기가 넘쳐났다.“네 모가지 따러 왔다!”윤구주의 목소리도 차분했다.다만 윤구주가 이 말을 하는 순간 금전 내의 분위기가 썰렁해졌다.“빌어먹을 자식 같으니라고!”“설국 국주의 면전에서 이 무슨 무례한 짓이야!”꾸짖는 소리가 주변에 있던 문무백관들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그들 앞에서 설국 국주의 모가지를 따겠다고 말했으니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윤구주가 미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윤구주의 말에 설태현은 코웃음을 쳤다.“6 년 전, 네
눈보라는 계속 휘몰아치고 있었다.설국의 초극 절정을 죽인 후, 윤구주는 시체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설국 도성 방향으로 걸어갔다.아버지를 포함하여 너무나 많은 죽음을 목격했던 세나미는 이제 무감각해졌다.그녀는 마치 윤구주에게 조종당하는 좀비와 같았다.설국 도성 앞에는 설국의 고대 건축물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그중 가장 높고 큰 건축물이 바로 설국 도성의 궁전이었다.그곳은 설국의 국주가 살고 있는 곳이자 설국의 문무 대신들이 국정을 논의하는 곳이기도 했다.이 순간, 하얀 망토를 두른 윤구주가 세나미를 데리고 거대한 도성 앞에 도착했다.길게 뻗든 궁전 복도의 바닥에는 붉은 카펫이 덮여있었다.하지만 텅 빈 복도에는 아무도 없어서 분위기가 매우 침울했다.윤구주가 고개를 들어 우뚝 솟은 성문을 바라보자, 마치 자신을 막으려는 듯 성문은 굳게 닫혀있었다.하지만 그 무엇도 윤구주를 막을 수 없었다.그가 팔을 휘두르니 ‘쾅쾅쾅!’하는 소리와 함께 수백 년 된 설국의 성문이 산산조각이 났다.나무 조각들이 흩날리는 가운데 윤구주가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화진의 윤구주가 왔다!”우렁찬 목소리가 설국 도성 전체에 퍼졌다.설국 도성의 대전에는 설태현이 안색이 어두운 채로 용상에 앉아 있었다.윤구주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설국의 젊은 국주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젠장! 결국에는 올 것이 왔구나!”말을 마친 그가 고개를 돌려 광명 신전의 대신관을 바라보자, 오랜 세월을 살아온 대신관도 그 순간에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초극 절정들조차도 이를 막지 못했다고? 제가 이 화진 사람을 과소평가한 것 같네요.”대신관이 말하자마자 옆에 있던 대신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국주, 방금 그 사람이 왜 자신을 윤구주라고 부르는 것인가요? 윤구주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요?”주변의 다른 대신들도 어리둥절했다.“자네들 잊었는가? 6년 전에 화진 인왕의 이름이 윤구주였어!”늙은 대신이 말했다.“뭐라고요? 화진의 인왕? 구주왕 말인가요?”“맞아요! 바로 그 사
설국을 지키는 두 초극 절정은 윤구주의 위력에 깜짝 놀랐지만, 그들 뒤에는 설국 도성이라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이들조차 윤구주를 막지 못한다면 설국에는 분명 재앙이 닥칠 것이 분명했다.“화진 꼬마야, 너 완전히 미쳤구나!”이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육도 절정인 두 초극 절정이 공격을 개시했다.이들이 만약 사상 절정에 도달한다면 자신만의 진역 결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두 초극 절정이 힘을 합친 순간, 반경 100미터 안에 회색의 천수 구역과 갈색의 난쟁이 사자 구역이 형성되었다.두 구역 안의 생명체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더니 한 줌의 재로 변했다.“천수 부도!”가장 먼저 공격한 쪽은 검은 옷을 입은 천수였다.그가 종횡무진하다가 손바닥을 위로 번쩍 들어 올리자, 하늘에서 손바닥 그림자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육도의 위엄이 담겨있는 이 어마어마한 정법은 신급 강자를 박살 낼 수 있었다.천수가 공격을 펼치려고 할 때 옆에 있던 난쟁이 사자도 함께 움직였다.난쟁이 사자가 포효하더니 몸에서 적갈색의 절정기가 뿜어져 나오며 흉악한 사자의 그림자가 몸에서 나왔다.사자의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난쟁이 사자가 주먹을 허공에 휘둘렀다.매서운 권의는 거대한 사자 그림자와 함께 허공을 가로지르며 윤구주를 향해 돌진했다.두 육도 절정이 동시에 공격한 탓에 윤구주는 혼자서 둘의 공격을 막아내야 했다.그 순간, 옆에 서 있던 세나미도 그들의 기세에 눌려 재빨리 뒤로 몇 발짝 후퇴했다.두 육도 절정이 함께 공격하는 모습을 본 윤구주의 입가에는 경멸의 미소가 번졌다.“겨우 이 정도야?”윤구주가 한 발짝 내딛자, 도성의 바닥이 심하게 흔들렸다.온몸에 적선기를 가득한 윤구주가 손에 쥐고 있던 용혼한위총을 휘두르자, 10미터 길이의 창 그림이 허공에 나타났다.윤구주가 손으로 법인을 눌렀다.“천둥! 오너라!”쾅쾅!온 하늘에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갑자기 보라색 번개가 치더니 벼락이 용혼한위총에 떨어졌다.그러자 긴 창이 순식간에 번개 창으로 변했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