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는 소채은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윤구주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때, 눈치 빠른 주세호가 말했다. “채은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흑룡 상회 쪽의 일은 이미 해결이 되었답니다.” “정알이에요? 하지만 제가 알기로 흑룡 상회의 부와 권력을 능가할 조직은 강산도에 없다고 들었습니다.” 소채은의 말에 주세호는 웃으며 대답했다. “채은 아가씨의 말도 맞습니다. 하지만 흑룡 상회의 세력이 아무리 강하다 하지만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조직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강운도는 그저 우리 화진의 일부분이 아닙니까?” “그럼... 흑룡 상회에서 더는 우리를 찾아오지 않겠지요?” 소채은이 물었다. “네. 앞으로 다신 아가씨의 가문에 찾아가지 않을뿐더러 지금 이 시각부터 흑룡 상회라는 네 글자도 들려오지 않을 것입니다.” 주세호의 당당한 태도에 소채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놀란 마음을 추스리고 난 뒤, 소청하는 손에 쥐고 있던 술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희 가문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주 회장님.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소채은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마했다. “감사합니다, 주 회장님.” 주세호는 손을 내 저으며 공손한 태도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부하 삼천 명을 거닐었던 흑룡 상회를 윤구주가 혼자만의 힘으로 반나절이라는 시간에 없앴다는 사실을 소씨가문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소채은은 이 모든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집으로 갈 수 있는 것과 흑룡 상회의 보복을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이어서 주세호는 자신의 개인 셰프더러 푸짐한 한상 차림을 준비시켰다. 식사 중, 주세호는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아참하는 소청하가 얄미웠지만 옆에 다정하게 앉아 담소를 나누는 소채은과 윤구주를 보니 싫은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 식사가 끝난 뒤, 소채은이 말했다. “구주야, 너랑 단둘이 할 말이 있어.” “그래.” 둘은 식탁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향했다. “채은아, 할 말이 뭐야?” 윤
소채은의 말에 윤구주는 재빨리 대답했다. “당연히 보고 싶었지. 매일매일 네 생각만 했어.” “진짜?” “응.” 윤구주의 대답에 소채은은 그제야 웃음을 지어 보이더니 윤구주의 손을 자신의 머리에 갖다 대면서 말했다. “구주야, 우린 주 회장님한테 고마워해야 해. 주 회장님이 아니었다면 흑룡 상회의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랐을 거야.” “응.”윤구주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젠 흑룡 상회의 일도 잘 해결되었으니 더는 주 회장님댁에서 민폐를 끼치면 안될 것 같아.” “너 그거 알아? 우리가 헤어진 뒤로부터 난 항상 우리 사이의 일만 생각했어.” “결정했어. 다른 사람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든지 아빠랑 엄마가 반대하든, 난 너랑 평생 함께 할꺼야.” 이 말을 한 소채은의 얼굴이 빨개졌다. 윤구주는 그녀의 말에 감동되었고 눈앞에 서있는 자신밖에 모르는 소채은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나랑 함께 우리집으로 가자.” “그리고 넌 기억도 잃고 일할 곳도 없잖아. 그래서 내가 생각해봤는데 SK그룹에서 일해보는 건 어때? 그럼 하루 종일 우리 부모님 눈치를 안 봐도 되잖아.” “네 생각은 어때?” 말을 마친 소채은은 윤구주가 대답하기만 기다렸다. SK 그룹에서 일을 하라니, 갑작스러운 그녀의 제안에 윤구주는 당황했다. “채은아, 당분간은 못 갈 것 같아.” “왜?” 윤구주는 소채은에게 자신이 구주왕이라고 아직 복수할 것이 남았다고 차마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 “내가 아직 해야 할 일이 조금 남았거든.” 윤구주가 말했다. “무슨 일?” 소채은의 물음에 윤구주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하던 찰나, 기괴한 표정을 한 주세호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저하... 빨리 내려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큰일났어요.” 윤구주는 기괴한 표정을 한 주세호를 보고 물었다.“무슨 일인데?”“가보시면 알 것입니다.”주세호의 의미심장한 말에 윤구주가 소채은에게 말했다.“채은아, 가보자.”소채은은 주세호의 말을듣고 생각했다
텔레비전에서는 환호성이 흘러나왔다. 새로운 왕이 탄생한 것은 나라의 영광스러운 일이자 나라의 큰 행사였다. 또 새로운 왕은 화진의 백성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문 씨 세가의 최고 미녀인 선우아름이었다. 이황, 이황왕. 이 세글자가 텔레비전에서 흘러 왔을 때, 주세호는 제일 먼저 윤구주의 반응을 살폈다. 왜냐하면 당시 사건의 당사자였던 윤구주만이 그날의 진실을 알았기때문이다. 당시 자신을 배신했던 여자가 화진으 새 “여왕”이 되었다니, 윤구주는 참고 있던 살기가 폭발했다. “구주야, 왜 그래?” 살기 가득한 눈으로 텔레비전을 보는 윤구주의 모습에 의아했던 소채은이 물었지만 윤구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텔레비전 속의 새 “여왕” 선우아름을 보고 있었다. 윤구주는 점점 화가 치밀어 올랐고 이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나 바람 좀 쐬고 올게.” 말을 마친 그는 밖으로 나가버렸고 그의 이런 모습이 낯설었던 소채은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구주가 갑자기 이렇게 돌변한 거지?” ... 윈위터힐스 뒷산. 쿵 하던 소리가 들려오더니 윤구주는 제일 높은 산봉우리에 서있었고 그의 주변에 있었던 돌과 백년쯤 되어 보이는 나무는 산산조각이 났다. 윤구주의 몸에서는 눈부신 금색 빛이 뿜어져 나왔고 자세히 보니 한 마리의 커다란 용이 그의 뒤에 현현되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윤구주의 최고 기술인 구양진용기였고 그 기술은 신도 요괴도 없앨 수 있었다. 10개국 전쟁에서 윤구주는 구양진용기로 각국의 장군을 죽여버렸고 적들을 물리쳤었다. 하지만 지금, 화가 난 윤구주는 처음으로 사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이 기술을 사용했다. 산봉우리에 서있던 윤구주는 먼 곳을 응시하더니 주먹을 꽉 쥐고 소리쳤다. “선우아름! 언젠가는 내가 빼앗긴 모든 것들을 다 찾아올 거야!” ... “주 회장님, 뒷산에 무슨 일이 생긴게 아니예요? 큰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윤구주를 찾아 나선 소채은은 뒷산에서 들려온 큰 소리에 주세호에게 물었다. 윤
”구주야, 어디 갔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 표정이 왜 이렇게 안 좋아?” “괜찮아, 아까 그냥 좀 기분 나쁜 일이 생각나서 그래.” “진짜?” “응.” 옆에 서있던 주세호는 윤구주가 지금 얼마나 분에 차 있는지 잘 알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구주야, 우리 집에 가자.” 소채은이 말했다. “집에 가자고?” 윤구주는 조금 당황한 것 같았다. “응, 나랑 같이 우리집에 가자. 아빠랑 엄마는 내가 책임지고 잘 말할게.” 소채은은 자부하며 말했지만 윤구주는 한숨을 쉬더니 대답했다. “채은아, 미안해. 난 아직 너희집에 갈 수가 없어.” “왜?” “내가 아직 처리해야 할일이 좀 남았거든.” “무슨 일인데? 나도 알려주면 안 돼?” “미안해, 지금은 너에게 알려줄 수가 없어.” 윤구주의 말에 소채은은 많이 섭섭했다. “너 정말로 나랑 같이 집에가기 싫어?” 윤구주는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싫다면, 나도 강박하진 않을게. 하지만 걱정하지 마,아빠랑 엄마는 내가 잘 설득 해볼게.” 이렇게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소채은은 아버지를 따라서 윈워터 힐스를 떠났다. 흑룡 상회의 일이 해결되니 이제 그들은 주세호의 집에서 떠나야 했었다. 소채은의 떠나자 주세호는 윤구주에게 물었다. “저하,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우...” 윤구주는 주세호의 말을 잘랐다. “그 말은 나중에 하지.” 윤구주가 이렇게 말하니 주세호는 더 말하지 않았다. ... “참 이상해. 주 회장님이 왜 그 자식을 그렇게 챙기지?” “여보, 이상하지 않아?” “그리고 주 회장님은 그 자식이 우리 딸이랑 함께 있는 것을 아무렇지 않아 한다니, 이상하지 않아?”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소청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을하고 천수희에게 말했다. 옆좌석에 앉은 천수희가 말했다. “그러게 말이에요. 주 회장님은 우리 채은이를 마음에 두고 있는데 왜 그놈이 손을 잡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을까요?” “어찌 됐든 난 다신
소청하가 답답해하던 순간, 그 중년 여성이 다시 말했다. “듣자 하니 앞에 창용 부대 소속의 탱크 부대가 지나간다더군요.” “네? 탱크 부대요?” 그 말을 들은 소청하는 어안이 벙벙했다. “창용 부대 소속의 탱크 부대가 왜 강성시에 와있죠?” 그 중년 여성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많은 차가 한 곳에 몰려있으니 소청하는 답답한 나머지 차에 들어가 기다렸다. 시간은 일분일초가 흘렀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지면이 진동되더니 연이어 들어오는 탱크들이 보였다. 창용 부대의 탱크가 지나갈 때, 차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너도나도 밖으로 나와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고 소청하 내외와 소채은도 차에서 나왔다. “참 이상하네. 창용 부대가 어쩐 일로 강성시에 왔을까?” 천희수가 말했다. “설마 화진에서 새로운 왕이 탄생하였기 때문일까?” 소청하는 갑자기 아까 점심에 주세호의 집에서 텔레비전 생방송으로 봤던 화면이 생각났다. “맞네, 맞네.” “우리 새로운 왕은 전설속의 화진 군신인데.” 소청하 내외가 대화를 주고받을 때, 소채은은 지나가는 탱크부대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왜냐하면 탱크부대는 떠나지 않고 시내로 진입하고 있는 모습이 아주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더 생각하지 않았다. ... 그 시각, 윈워터 힐스. 소채은이 떠난 뒤, 주세호는 모든 경호원을 물리는 동시에 집안 모든 사람들더러 윤구주를 방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 윤구주가 몹시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표 집사가 뛰어 들어왔다. “주 회장님, 박창용 총사령관님께서 오셨습니다.”주세호는 박창용의 이름을 듣더니 얼굴색이 삽시에 변하더니 말했다. “박창용 총 사령관은 이미 창용 부대로 돌아가지 않았나?” 표 집사가 대답했다. “소인은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엔 총사령관님의 안색이 많이 좋아 보이지 않았고 할 말이 있다며 저하를 뵈려고 하십니다.” 표 집사의 말을 들은 주세호는
이어서 주세호는 박창용을 데리고 방 안에 들어왔다. 박창용은 들어오자마자 윤구주에게 군례를 올리고는 말했다. “저하, 큰일났습니다. 10개군 부대에서 전갈이 왔는데 오늘 서울에서 새 왕의 즉위식을 올린답니다. 새 왕이... 그 여자라고 합니다...” 박창용의 말을 듣고 윤구주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차갑게 말했다. “이미 알아.” “저하?” “이미 알고 계셨나요?” 윤구주는 머리를 끄덕였고 박창용은 이 상황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저하께서 이미 알고 계셨다니, 그럼 우리가 한시라도 빨리 병사를 거느리고 서울로 가야하는 거 아닙니까? 백성들에게 알려야죠, 저 여자는 화진의 새 왕이 될 수가 없다고, 우리 화진의 군대들을 지휘할 수가 없다고요.” 박창용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한참 동안 반응이 없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그건 아직 너무 일러.” “네? 저하, 그 여자는 저하를 독살하려고 했고 지금은 저하의 왕위까지 빼앗아 갔습니다. 헌데 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습니까?” 박창용은 윤구주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직은 때가 아니다.” 윤구주가 말했다. 하지만 윤구주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선우아름이 화진의 새 왕으로 된 것도 문제지만 그녀의 뒤에 있는 문씨 세가는 화진에서 제일 오래된 4대 세가중의 하나였기에 윤구주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하면 내전이 벌어질 수도 있고 10개 국에서 반드시 그 틈을 노리고 쳐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윤구주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윤구주의 말을 들은 박창용은 화가 나서 주먹으로 나무 테이블을 쾅 내리쳤고 그 단단한 테이블은 박살이 났다. “어휴, 저하께서는 마음이 너무 여리십니다. 저였다면 바로 병사들을 데리고 서울로 쳐들어갔을 겁니다.” 흥분해하는 박창용에게 윤구주가 말했다. “걱정 하지 마시게. 언젠가는 다 제자리로 돌려놓을 테니.” “하지만 저하, 정말로 저 여자가 저하의 왕위를 빼앗고 새 왕이 된것을 보고만 계실겁니까?” 윤구주는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 “
박창용의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아는 윤구주는 박장대소를 했다. “그 여자가 왕위에 오른 것은 필시 4대 가문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오. 주요하게 문씨 세가의 지지가 제일 컸겠지.” 윤구주는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하 말씀이 맞습니다.” “소인이 알기로는 전에 저하를 따랐던 대부분 장군들은 그 여자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반대했답니다. 하지만 그 뒤로, 반대했던 사람들이 행방이 묘연해지지 않으면 시체로 발견 되었다 합니다. 필시 그 여자와 관계가 있을 테죠.” 박창용은 화가 나서 말했다. 그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눈빛이 점점 날카로워지더니 물었다. “그럼 청용, 백호, 주작, 현무 이 들은 어디 있나?” 윤구주가 한창 명성을 떨쳤을 적 그에게는 네 명의 뛰어난 수하가 있었는데 그 네 명이 바로 청용, 백호, 주작, 현무였다. 박창용 외 윤구주에게 충성을 다하는 수하는 바로 그 네명이었고 그들은 모두 대종사의 위치에 이르렀고 청용의 수행은 이미 절반이나 신급에 도달해 있다. 윤구주가 그들에 관해 묻자 박창용이 제꺽 대답했다. “소인이 알기론 저하께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은 뒤, 청용은 부대에서 자진 퇴출을 한 다음 다른 나라로 가서 저하의 복수를 할 준비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백호와 주작은 군에서의 직위를 박탈당한 뒤로는 행방을 알 수가 없고 지금은 현무 혼자만이 군에 머물러 있습니다.” 박창용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낯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박 사령관, 사람을 시켜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넷을 찾아 데려오게.” “내가 수모를 겪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나에게 충성을 바치던 그들이 그런 수모를 당한다는 것은 견딜 수가 없네.” “알겠습니다, 저하.” ... 선왕은 서거했고 새 왕이 탄생 되었다. 화진은 반드시 새로운 왕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개국의 병사들이 쳐들어 올것이다. 현재, 화진에는 새 왕이 즉위했고 그녀는 이황왕이라 불렀고 구주왕이었던 윤구주는 영원한 전설로 남았다. 새 왕의 탄생으로 화진은
강산도에서는 누구도 안현수가 어떻게 졸부가 되었지도 모르고 누구의 도움으로 전주에서 활개 치며 다녔는지 아무도 몰랐으며 그의 과거에 대해서는 더더욱 몰랐다. 강산도를 좌지우지 할 힘과 전주에서 ‘지하 황제’로 칭할 수 있는 자신감을 준 조직의 세력은 오로지 안현수 본인만이 알 수 있었다. 그 세력은 바로 두씨 가문이었고 그 가문은 바로 4대 가문 중의 하나였다. 화진의 4대 가문에 대해서 세간에는 많은 말들이 있었다. 어떤 사람은 가문의 역사가 수천 년이나 되었다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이 4대가문은 화진의 정치와 상업, 심지어 부대까지 꿰고 있다고 하지만, 이지껏 이 4대 가문을 흔들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4대 가문은 화진에서 괴물처럼 우뚝 솟아있는 존재였다. 심지어, 새로 즉위한 이황왕도 4대 가문 중 하나인 문씨 가문의 사람이었다. 두나희는 김 노파의 말을 듣더니 말했다. “우리 가문한테 진 빚을 갚아야 하는 놈이군요.” 김 노파가 웃으며 말했다. “이젠 수금하러 가자꾸나.” 말을 마친 김 노파는 두나희를 데리고 폐허가 된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정원은 풍비박산이 났고 깨진 타일에는 말라붙은 혈흔이 남아 있었다. 별장으로 들어간 두나희가 사탕을 빨며 말했다.“여기 사람이 없네요? 할머니, 이번에도 우리가 허탕을 쳤네요.” 김 노파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타일에 묻은 혈흔에 시선을 멈추고 말했다. “보아하니 전주의 그놈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군. 안현수 이 썩을 놈이 또 건드려선 안될 사람을 건드렸나 보군.” “그럼 우리가 받아야 할 돈은요?” 두나희가 묻자 김 노파는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말거라. 우리 두씨 가문에게 빚을 진 자는 지옥에 가서라도 반드시 빚을 갚아야 할 테니.” 말을 마친 김 노파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했다. “여기서 잠시 기다리거라. 거리에 가서 말 좀 묻고 올 테니.” 두나희는 고개를 끄덕였고 눈 깜빡할 사이에 김 노파가 사라졌다. 시간은 일분일초 흘렀고 10초쯤 지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