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있는 무인들이 윤구주의 손에는 그저 개미만도 못한 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놀라 나른해졌다.“죽여! 내가 너희들더러 저 자식 죽이라고 명령하잖아!”안현수는 아직도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있었지만 아무도 더 이상 감히 올라와 죽음을 맞이하지 못했다. “채부처! 나랑 이렇게 오랫동안이나 함께 했잖아! 빨리 저 자식 죽여줘!”안현수는 자신의 부하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급히 채부처에게 소리쳤다.하지만 채부처는 안색이 창백해진 채 안현수에게 말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저도 살고 싶어요!!!”말을 끝내고 그는 먼저 철컹거리며 손에 있던 칼을 던져 버렸다!채부처가 칼을 버리자 나머지 백여 명의 무인들도 모두 무기를 버리기 시작했다.“저희는 항복하겠습니다! 제발 저희를 죽이지 말아주십시오!”채부처를 포함해서 전부 다 투항했다!이 장면을 바라보며 안현수는 갑자기 더 어리둥절해졌다.그는 자신의 모든 부하들이 자신을 배신하고, 심지어 가장 믿었던 채부처까지 그러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윤구주는 모두가 항복한 후에 고개를 들어 안현수를 바라보았다.“이제 네가 죽을 차례야.”이윽고 윤구주는 마치 신처럼 한걸음에 달려들었다.안현수는 피하려고 했지만 윤구주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 그럴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윤구주에게 마치 병아리처럼 목을 잡혔다. 그리고 윤구주는 이 소문난 효웅을 공중에 붕 띄웠다.“네가 뭔데 감히 나랑 싸우려 해? 네 목숨이 열 개라도 나를 이길 수 있을까?”윤구주의 차가운 말이 안현수의 귀에 들어왔다.목을 움켜쥔 채 허공에 떠오른 그는 충혈된 눈으로 떨며 말했다.“말해줘... 도대체 넌 누구야?”“기억해, 내 이름은 윤구주야!”뒤이어 윤구주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우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위풍당당하던 흑룡상회의 회장이자 과거 강산도의 지하 황제가 이렇게 윤구주에 의해 목이 부러졌다. 퍽!안현수의 시체는 아무렇게나 시체 더미에 던져졌고, 결국 소문난 효웅이 세상을 떠났다.안현수를 죽인 후 윤
그중에는 호텔 운영을 주로 하는 천우도 있었다!박창용이 가리키자 그들은 놀라서 두 다리를 부들부들 떨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입으로 살려달라 소리쳤다.윤구주는 그들을 침착하게 훑어보았다.“저들은 그냥 보내줘! 오늘 죽은 사람은 충분히 많으니까!”“저하의 명을 따르겠습니다!”박창용은 말을 끝내고 천우 등 강성의 큰손들을 향해 외쳤다.“우리 저하가 당신들의 개 목숨을 살려주었으니 운 좋은 줄 알아! 이만 꺼져!”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돌아온 강성의 큰손들은 즉시 하나같이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다.모든 사람들이 떠난 후, 갑자기 몇 대의 고급 차가 멀리서 달려왔다.선두는 한 대의 롤스로이스!차 문이 열리자 강성 제일의 갑부인 주세호가 차에서 내렸다!“저하! 총사령관님! 죄송합니다, 소인이 늦었습니다!”주세호는 달려오자마자 서둘러 윤구주와 박창용을 향해 말했다.그러자 박창용은 하하 웃으며 큰 손으로 주세호의 어깨를 두드렸다.“괜찮네! 이런 작은 일을 처리하는 데는 나만 있으면 돼!”주세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무력과 권력으로 말하자면 그는 박창용과 절대 비교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세호 씨, 채은이는요?”윤구주는 주세호를 바라보았다. “저하께 아뢰옵기를, 채은 양은 지금 제 별장에서 마음 편히 기다리고 계십니다!”그 말에 윤구주는 매우 만족해했다.“좋아요! 그럼 어서 저를 데리고 채은이한테 가주세요!”“예!”옆에 있던 박창용은 윤구주가 떠나는 것을 보고 즉시 말했다.“저하, 창용부대로 돌아가시지 않으렵니까? 10개국 전쟁 후부터 저희 형제들이 저하를 매우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만약 저하가 살아계신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게 되면 틀림없이 좋아할 거예요!”하지만 윤구주는 단호하게 말했다.“아니! 이미 말했지 않았나, 당분간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이야!” 그 말을 듣자 박창용이 탄식했다.“알겠습니다!”이렇게 박창용은 윤구주와 작별한 후 아쉬워하며 군대를 데리고 떠났다!그들이 떠나는 것을 바라보며, 윤구주는 고개를 들어 맑은
주세호의 윈워터 힐스.소채은 그리고 그녀의 부모님도 모두 여기에 살고 있다.그들은 평생 이렇게 호화로운 저택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다.특히나 소청하 부부는 말이다.별장의 가장 높은 꼭대기에 서서 소청하는 고급 라피드 와인 한 병을 들고 흔들면서 이렇게 말했다.“봐봐, 여기가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호화로운지!”“여보, 우리 집 채은이가 이제 주 회장님께 시집갈 수 있다면 평생 이런 저택에서 살 수 있는 걸까?”천희수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그렇겠죠, 안 그래요?”“멍청한 계집애, 정말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찼는지 모르겠어! 주 회장님이 자기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 채은이는 아직도 윤씨 그 자식을 잊지 못하다니! 생각만 해도 화가 나는군!”소청하는 와인 한 잔을 꿀꺽 마시며 말했다.“됐어요, 여보. 우리 딸 성격 여보 몰라요? 시간이 좀 지나면, 채은이 반드시 그 윤씨 자식 잊어버릴 거예요.”“나도 그랬으면 좋겠네.”소청하는 입으로 한 마디 중얼거리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바로 이때였다.“두두두...”머리 위에서 굉음을 내며 전투기 무리가 하늘을 가로질렀다!전투기의 굉음 외에도 헬리콥터 한 대가 하늘을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이 소리에 천희수는 곧장 하늘을 쳐다보았다.“어? 이거 혹시 창용부대 전투기 무리 아니에요? 왜 갑자기 여기에 나타난 걸까요?”“틀림없이 군사 훈련 중인 거겠지!”소청하는 힐끗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그래요?”“당연하지! 창용부대 우리 강성이랑 가깝잖아. 정상이야.”남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천희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보, 저 채은이 보러 갈게요!”이윽고 천희수는 말을 끝내고 아래층으로 향했다.아래층.소채은은 호화로운 방에 심심하게 앉아 있었다.이제 그녀는 주세호의 별장에서 이틀째 머물고 있으며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른다. 게다가 흑룡상회의 이번 일이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었다.소채은은 생각할수록 짜증이 나 밖으로 나가서 걸을 준비를 했
”여보, 여보!” 소청하가 조용히 앉아서 와인을 음미하고 있을 때 천희수가 아래층에서 뛰어 올라왔다. “왜 그래?” 당황한 얼굴로 헐레벌떡 뛰어오는 아내의 표정을 본 소청하가 물었다. “그놈이... 왔어요.” 천희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그 놈이라니? 설마 윤구주 그놈을 말하는 거야?” 소청하는 자신의 두 귀를 의심했다. “네! 그놈이 글쎄 우리 딸이랑 손을 잡고 주 회장님이랑 함께 왔더군요.” 윤구주가 자기 딸의 손을 잡고 왔다는 말에 소청하는 당황한 나머지 손에 쥐고 있던 와인잔을 땅에 떨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당신이 잘못 본거 아니야? 그놈이 어떻게 주 회장님 별장에 나타날 수가 있어?”소청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말했다. “진짜예요,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까요. 못 믿겠으면 직접 확인하세요.” 소청하는 2초 정도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앞장 서.” 천희수는 재빨리 남편을 데리고 아래층으로 달려갔다. 그 시각 별장의 접대실. 윤구주는 소채은의 손을 잡고 여느 커플 못지않게 안으로 걸어 들어오자, 주세호는 마치 하인같이 허리를 굽혀 그 둘에게 경례를 했다. “제일 좋은 차로 갖고 와.” 윤구주를 대접하는 주세호의 모습은 아주 즐거워 보였다. 강성시의 최고 재벌인 주세호가 하인처럼 구는 모습에 소채은은 많이 당황스러웠는지 낮은 목소리로 윤구주에게 물었다. “구주야, 이건 무슨 상황이야? 네가 오니까 주 회장님께서는 왜 이렇게 공손해진 거야? 마치 네가 주인인 것 마냥?” 사실을 말할 수가 없었던 윤구주는 웃으며 대답했다. “주 회장님께서는 집에 손님이 오는 것을 좋아해서 그러는 걸 거야.” “손님이 오는 걸 좋아해서라고요?” 소채은은 의아해했다. “채은아, 그만 생각하고 빨리 앉아.” 윤구주는 소채은의 손을 잡고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그들이 앉으려던 찰나, 뒤에서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윤구주, 너 당장 그 손 놓지 못해?” 외침과 동시 소청하
걱정하는 소채은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윤구주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때, 눈치 빠른 주세호가 말했다. “채은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흑룡 상회 쪽의 일은 이미 해결이 되었답니다.” “정알이에요? 하지만 제가 알기로 흑룡 상회의 부와 권력을 능가할 조직은 강산도에 없다고 들었습니다.” 소채은의 말에 주세호는 웃으며 대답했다. “채은 아가씨의 말도 맞습니다. 하지만 흑룡 상회의 세력이 아무리 강하다 하지만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조직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강운도는 그저 우리 화진의 일부분이 아닙니까?” “그럼... 흑룡 상회에서 더는 우리를 찾아오지 않겠지요?” 소채은이 물었다. “네. 앞으로 다신 아가씨의 가문에 찾아가지 않을뿐더러 지금 이 시각부터 흑룡 상회라는 네 글자도 들려오지 않을 것입니다.” 주세호의 당당한 태도에 소채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놀란 마음을 추스리고 난 뒤, 소청하는 손에 쥐고 있던 술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희 가문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주 회장님.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소채은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마했다. “감사합니다, 주 회장님.” 주세호는 손을 내 저으며 공손한 태도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부하 삼천 명을 거닐었던 흑룡 상회를 윤구주가 혼자만의 힘으로 반나절이라는 시간에 없앴다는 사실을 소씨가문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소채은은 이 모든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집으로 갈 수 있는 것과 흑룡 상회의 보복을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이어서 주세호는 자신의 개인 셰프더러 푸짐한 한상 차림을 준비시켰다. 식사 중, 주세호는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아참하는 소청하가 얄미웠지만 옆에 다정하게 앉아 담소를 나누는 소채은과 윤구주를 보니 싫은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 식사가 끝난 뒤, 소채은이 말했다. “구주야, 너랑 단둘이 할 말이 있어.” “그래.” 둘은 식탁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향했다. “채은아, 할 말이 뭐야?” 윤
소채은의 말에 윤구주는 재빨리 대답했다. “당연히 보고 싶었지. 매일매일 네 생각만 했어.” “진짜?” “응.” 윤구주의 대답에 소채은은 그제야 웃음을 지어 보이더니 윤구주의 손을 자신의 머리에 갖다 대면서 말했다. “구주야, 우린 주 회장님한테 고마워해야 해. 주 회장님이 아니었다면 흑룡 상회의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랐을 거야.” “응.”윤구주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젠 흑룡 상회의 일도 잘 해결되었으니 더는 주 회장님댁에서 민폐를 끼치면 안될 것 같아.” “너 그거 알아? 우리가 헤어진 뒤로부터 난 항상 우리 사이의 일만 생각했어.” “결정했어. 다른 사람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든지 아빠랑 엄마가 반대하든, 난 너랑 평생 함께 할꺼야.” 이 말을 한 소채은의 얼굴이 빨개졌다. 윤구주는 그녀의 말에 감동되었고 눈앞에 서있는 자신밖에 모르는 소채은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나랑 함께 우리집으로 가자.” “그리고 넌 기억도 잃고 일할 곳도 없잖아. 그래서 내가 생각해봤는데 SK그룹에서 일해보는 건 어때? 그럼 하루 종일 우리 부모님 눈치를 안 봐도 되잖아.” “네 생각은 어때?” 말을 마친 소채은은 윤구주가 대답하기만 기다렸다. SK 그룹에서 일을 하라니, 갑작스러운 그녀의 제안에 윤구주는 당황했다. “채은아, 당분간은 못 갈 것 같아.” “왜?” 윤구주는 소채은에게 자신이 구주왕이라고 아직 복수할 것이 남았다고 차마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 “내가 아직 해야 할 일이 조금 남았거든.” 윤구주가 말했다. “무슨 일?” 소채은의 물음에 윤구주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하던 찰나, 기괴한 표정을 한 주세호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저하... 빨리 내려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큰일났어요.” 윤구주는 기괴한 표정을 한 주세호를 보고 물었다.“무슨 일인데?”“가보시면 알 것입니다.”주세호의 의미심장한 말에 윤구주가 소채은에게 말했다.“채은아, 가보자.”소채은은 주세호의 말을듣고 생각했다
텔레비전에서는 환호성이 흘러나왔다. 새로운 왕이 탄생한 것은 나라의 영광스러운 일이자 나라의 큰 행사였다. 또 새로운 왕은 화진의 백성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문 씨 세가의 최고 미녀인 선우아름이었다. 이황, 이황왕. 이 세글자가 텔레비전에서 흘러 왔을 때, 주세호는 제일 먼저 윤구주의 반응을 살폈다. 왜냐하면 당시 사건의 당사자였던 윤구주만이 그날의 진실을 알았기때문이다. 당시 자신을 배신했던 여자가 화진으 새 “여왕”이 되었다니, 윤구주는 참고 있던 살기가 폭발했다. “구주야, 왜 그래?” 살기 가득한 눈으로 텔레비전을 보는 윤구주의 모습에 의아했던 소채은이 물었지만 윤구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텔레비전 속의 새 “여왕” 선우아름을 보고 있었다. 윤구주는 점점 화가 치밀어 올랐고 이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나 바람 좀 쐬고 올게.” 말을 마친 그는 밖으로 나가버렸고 그의 이런 모습이 낯설었던 소채은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구주가 갑자기 이렇게 돌변한 거지?” ... 윈위터힐스 뒷산. 쿵 하던 소리가 들려오더니 윤구주는 제일 높은 산봉우리에 서있었고 그의 주변에 있었던 돌과 백년쯤 되어 보이는 나무는 산산조각이 났다. 윤구주의 몸에서는 눈부신 금색 빛이 뿜어져 나왔고 자세히 보니 한 마리의 커다란 용이 그의 뒤에 현현되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윤구주의 최고 기술인 구양진용기였고 그 기술은 신도 요괴도 없앨 수 있었다. 10개국 전쟁에서 윤구주는 구양진용기로 각국의 장군을 죽여버렸고 적들을 물리쳤었다. 하지만 지금, 화가 난 윤구주는 처음으로 사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이 기술을 사용했다. 산봉우리에 서있던 윤구주는 먼 곳을 응시하더니 주먹을 꽉 쥐고 소리쳤다. “선우아름! 언젠가는 내가 빼앗긴 모든 것들을 다 찾아올 거야!” ... “주 회장님, 뒷산에 무슨 일이 생긴게 아니예요? 큰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윤구주를 찾아 나선 소채은은 뒷산에서 들려온 큰 소리에 주세호에게 물었다. 윤
”구주야, 어디 갔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 표정이 왜 이렇게 안 좋아?” “괜찮아, 아까 그냥 좀 기분 나쁜 일이 생각나서 그래.” “진짜?” “응.” 옆에 서있던 주세호는 윤구주가 지금 얼마나 분에 차 있는지 잘 알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구주야, 우리 집에 가자.” 소채은이 말했다. “집에 가자고?” 윤구주는 조금 당황한 것 같았다. “응, 나랑 같이 우리집에 가자. 아빠랑 엄마는 내가 책임지고 잘 말할게.” 소채은은 자부하며 말했지만 윤구주는 한숨을 쉬더니 대답했다. “채은아, 미안해. 난 아직 너희집에 갈 수가 없어.” “왜?” “내가 아직 처리해야 할일이 좀 남았거든.” “무슨 일인데? 나도 알려주면 안 돼?” “미안해, 지금은 너에게 알려줄 수가 없어.” 윤구주의 말에 소채은은 많이 섭섭했다. “너 정말로 나랑 같이 집에가기 싫어?” 윤구주는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싫다면, 나도 강박하진 않을게. 하지만 걱정하지 마,아빠랑 엄마는 내가 잘 설득 해볼게.” 이렇게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소채은은 아버지를 따라서 윈워터 힐스를 떠났다. 흑룡 상회의 일이 해결되니 이제 그들은 주세호의 집에서 떠나야 했었다. 소채은의 떠나자 주세호는 윤구주에게 물었다. “저하,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우...” 윤구주는 주세호의 말을 잘랐다. “그 말은 나중에 하지.” 윤구주가 이렇게 말하니 주세호는 더 말하지 않았다. ... “참 이상해. 주 회장님이 왜 그 자식을 그렇게 챙기지?” “여보, 이상하지 않아?” “그리고 주 회장님은 그 자식이 우리 딸이랑 함께 있는 것을 아무렇지 않아 한다니, 이상하지 않아?”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소청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을하고 천수희에게 말했다. 옆좌석에 앉은 천수희가 말했다. “그러게 말이에요. 주 회장님은 우리 채은이를 마음에 두고 있는데 왜 그놈이 손을 잡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을까요?” “어찌 됐든 난 다신
만불종이 독인을 굉장히 불만스러워하자 문창정이 나서서 분위기를 풀었다.“살심스님, 그렇게 날을 세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번에 이 세 분을 모신 건 온전히 우리 무도 3대 서열을 위해서니까요. 살심스님도 우리 3대 서열이 무너지는 걸 바라지 않으실 테니 말입니다.”그 말에 살심스님은 침묵했다.그는 비록 독인과 같은 편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공수이와 서요산 함지우의 실력을 떠올리고는 결국 참았다.“살심스님, 우리 종문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문창정 선배님의 말씀에 따르시죠.”이때 현문과 자운각 사람들이 하나둘 나섰다.사람들의 설득 때문에 만불종 사람들도 더는 뭐라고 하지 않았다.문창정은 만불종 사람들이 더는 뭐라고 하지 않자 계속해 웃으면서 소개했다.“이 두 분은 아마 여러분도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이분은 탁훈이고 이분은 옥면 여우, 미희입니다.”‘뭐라고?’다른 두 사람의 이름을 들은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종문의 사람들은 또 한 번 큰 충격을 받았다.두 사람은 독인과 마찬가지로 수십 년 전 세상에 이름을 널리 떨쳤었던 대단한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옥면 여우 미희는 20년 전 이미 유명했었는데 천변 여우라고 불리기도 했었다.당시 후3품의 절정 강자들도 옥면 여우의 손에 유명을 달리했다고 한다.물론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아무도 몰랐다.유일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미희가 타고난 재능 덕분에 뛰어난 역용술을 쓸 수 있다는 점뿐이었다.그런데 문창정이 오래전부터 유명했던 마귀 세 명을 단번에 불러낼 수 있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오늘부터 이 세 사람은 우리 종문과 함께 화진의 무도 3대 서열을 수호할 겁니다.”문창정은 소개를 마친 뒤 웃으며 말했다.이 순간 현문, 자운각, 만불종 사람들은 세 사람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비록 세 사람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들의 도움이 있으면 승산이 컸다. 그래서 다들 침묵을 선택했다.“문창정 선배님, 감사드립니다. 저희 세 사람은
말을 마친 뒤 살심스님은 뒤에 있던 스님에게 뭐라고 말했고 곧 그 스님은 대장로님을 모시러 부랴부랴 떠났다.만약 정말로 종문의 대장로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일이 아주 커질 것이다.“만약의 상황을 위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와달라고 연락했습니다.”이때 문창정이 또 입을 열었다.“누구에게 연락하셨습니까?”현문, 자운각, 그리고 만불종 사람들 모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때 문창정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다들 나오시죠.”그 말과 함께 세 명의 절정 기운을 내뿜는 강자들이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세 사람 중 선두에 선 사람은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었다.그 사람은 얼굴에 흉터가 가득하여 아주 추악했고 등 뒤에는 검은색의 나무 상자를 메고 있었다. 그가 다가오자 아주 짙고 자극적인 독성 가스가 느껴졌다.특히 그는 두 눈동자가 녹색이었는데 눈을 감았다가 뜰 때면 마치 안개가 자욱한 곳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그의 뒤에는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이 있었다.그 남자도 똑같이 후3품 절정 강자였고 등 뒤에 검은색의 귀형도를 메고 있었다.여자는 아주 요염하고 아름다웠다. 녹색의 짧은 치마를 입은 그녀는 마치 여우 같아 보였다.세 사람이 다가와서 문창정을 향해 살짝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문창정 선배님을 뵙습니다.”문창정은 웃으면서 손을 저었다.“그렇게 예를 갖추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분은 독인입니다.”‘뭐라고?’“이 사람이 독인이란 말입니까?”문창정이 다리가 불편한 사람의 정체를 밝히자 그 자리에 있던 살심스님과 현문의 구진철, 자운각의 검은 망토를 입은 노인이 갑자기 놀란 듯이 소리를 질렀다.자운각의 젊은 주인 현지욱은 독인을 알지 못했기에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백 장로, 저 사람 아주 유명한가?”“저 사람은 30년 전 무림의 공공의 적이었습니다. 30년 전 수많은 무인을 죽여서 종문들에 공격당했었죠. 그 뒤로는 어디로 갔는지 행방을 알 수 없었습니다. 저 사람은 천하제일이라고 할 수 있는 엄청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면 그 함지우라는 사람이 왜 그 스님을 살리고 현문의 도자를 죽였겠습니까?”자운각의 장로가 말했다.그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종문 사람들은 모두 침묵했다.“만약 서요산에서 정말로 구주왕과 연합했다면 골치가 아픈데요... 서요산의 비검은 천하무적이니 말이에요.”살심스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흥! 비록 서요산이 강하긴 하지만 우리 종문도 절대 만만하지 않아요. 함지우는 우리 현문의 도자를 죽였으니 반드시 우리에게 설명을 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와 싸울 겁니다.”구진철이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고 그의 말에 다른 종문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요산과 싸우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서요산 검종은 화진에서 가장 비밀스럽고 가장 두려운 종문이었다.게다가 서요산은 줄곧 무도 성지 곤륜과 같이 언급되었다.잠깐 생각하던 살심스님은 옆에 있던 문창정에게로 시선을 옮겼다.“문창정 선배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이때 모든 이들의 시선이 문창정에게로 향했다.문창정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우리 화진의 6대 종문은 원래 연합해서 함께 종문의 위상을 높여야죠. 하지만 만약 서요산이 정말로 구주왕과 같은 편이라면... 아마 싸움을 피할 수 없을 것 같군요.”“선배님 말씀은 서요산과 싸워야 한단 말입니까?”살심스님이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고 다른 자운각의 제자들은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렇습니다. 천 년의 역사가 있는 화진의 무도는 절대 무너져서는 안 됩니다. 이건 질서이자 규칙이에요. 다들 국주님께서 무엇 때문에 폐황령을 내리셨는지 압니까?”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저었다.“사실 국주님께서는 우리 종문이 나서서 지난 백 년간 이어진 화진의 무도 난국을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생각해 보세요. 만약 국주님께서 우리의 편이 아니었다면 무엇 때문에 폐황령을 내리겠습니까? 그리고 제 손녀가 화진의 새로운 왕이 되게 하지도 않았겠죠.”문창정의 설득에 종문 사람들은 모두 침묵했
함지우는 문씨 일가의 저택을 단번에 무너뜨리고서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했다.“형, 가자. 빌어먹을 문씨 일가 놈들을 전부 죽여버리자.”“맞는 말이에요. 우리 그놈들을 죽이러 가요!”옆에 있던 공수이가 말했다.그러나 윤구주가 말했다.“문씨 일가는 아주 교활해. 난 서울로 돌아온 뒤 줄곧 그들의 본거지를 찾고 있었어. 하지만 문씨 일가가 많은 수작을 부려서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본거지가 어디 있는지 전혀 몰라. 그렇지 않으면 난 이미 그들을 없앴을 거야.”공수이와 함지우는 그 말을 듣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윤구주의 성격이라면 이미 복수를 했을 것이다.그러나 문제는 문씨 일가의 본거지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형, 어떡해? 설마 그 자식들이 멋대로 설치게 놔둘 거야?”함지우가 물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번에 종문에서 나섰잖아. 그 배후에 문씨 일가가 있으니 그들은 분명 모습을 드러낼 거야. 그러니까 내가 굳이 찾지 않아도 그들이 먼저 날 찾아올 거야.”윤구주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함지우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형 말이 맞아. 종문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문씨 일가의 초대 때문이지. 심지어 우리 서요산까지 나섰잖아.”“지우 씨, 서요산에서 지우 씨를 보낸 게 설마 우리 형님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아니죠?”공수이가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고 함지우가 대꾸했다.“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 우리 서요산이 왜 구주 형이랑 싸워?”함지우는 공수이를 향해 눈을 흘기면서 말했다.“흥, 서요산은 그래도 눈치가 빠르네요. 경고하는데 만약 서요산에서 우리 형님을 적으로 돌린다면 전 곤륜으로 돌아가서 괴물들을 불러와 당신들을 상대할 거예요.”공수이는 으름장을 놓았다.한때 곤륜을 주름잡았던 공수이가 한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당시 곤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윤구주를 따랐었다.만약 윤구주가 바깥세상에서 종문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걸 안다면 엄청난 실력자들이 바깥세상으로 나와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됐어. 이제 그
문아름이 사랑한다는 말을 내뱉은 순간, 공수이와 함지우 모두 입이 떡 벌어졌다.그들 모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지 못했다.문아름이 말을 마치자 영상이 전부 사라졌고 윤구주는 싸늘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살기에 옆에 있던 공수이와 함지우 모두 두려움을 느꼈다.두 사람은 감히 물을 수도, 입을 열 수도 없었기에 그저 우두커니 윤구주를 바라볼 뿐이었다.잠시 뒤, 윤구주가 그제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문아름, 언젠가는 내 두 손으로 널 죽여버리겠어.”윤구주는 그렇게 말한 뒤 손을 움직였다.펑!금빛 불꽃이 절정 강자였던 노인의 시체 위로 떨어지면서 불길이 거세게 번졌고 곧 시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재가 되어 버렸다.“형님...”“형...”“괜찮으세요?”이때 공수이와 함지우가 조심스럽게 윤구주에게 물었고 윤구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괜찮아.”말을 마치자 윤구주의 살기가 서서히 줄어들었다.윤구주의 살기가 줄어들자 함지우는 그제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구주 형, 조금 전 그 노인의 기억 속에서 나타났던 그 여자는 대체 누구야? 왜 형한테 사랑한다고 하는 거야?”“맞아요, 형님. 게다가 꽤 예쁘던데요?”공수이가 가까이 다가가서 물었다.윤구주는 싸늘해진 눈빛으로 문씨 일가의 저택을 바라보며 말했다.“그 여자는 문아름이라고 해. 문창정의 손녀지.”‘뭐라고?’“문아름이요?”공수이는 그 말을 듣더니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이름이 참 예쁘네요. 얼굴이 그렇게 예쁜 이유가 있었어요.”“바보야. 넌 얼굴이 예쁘다는 것만 기억해? 그 여자 할아버지가 널 죽일 뻔한 건 잊었어?”함지우가 공수이를 향해 눈을 흘기며 말했다.“그 여자가 그 노인의 손녀였어요?”공수이는 뒤늦게 반응했다.“당연하지. 방금 문아름이라고 말했잖아.”함지우가 계속해 말했다.공수이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한참 뒤에야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윤구주에게 물었다.“형님,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그 문아름이
윤구주는 시체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오른손을 들면서 부자결을 시전했다.“봉왕팔기, 부자결!”윤구주는 우렁찬 목소리로 외치더니 손가락으로 허공에 대고 부적을 그렸다.곧 엄청나게 음산한 검은색 부적이 별안간 세 사람의 앞에 나타났다.그 검은색 부적은 아주 섬뜩했는데 나타나자마자 주변 공기가 삽시에 싸늘해졌다.“저건...”검은색 부적을 본 공수이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바보야, 저건 연혼 부적이라는 거야. 소문에 따르면 저 부적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조종할 수 있대.”옆에 있던 함지우가 설명했다.“그쪽이 그렇게 대단해요? 그쪽은 저거 쓸 줄 알아요?”공수이는 함지우의 말에 자극받은 건지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함지우가 반격하려는데 윤구주가 말했다.“둘 다 조용히 해.”두 사람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윤구주는 연혼 부적을 시전한 뒤 손을 들어 죽은 노인의 미간을 쿡 찔렀고, 곧이어 검은색 부적이 노인의 얼굴 위로 내려앉았다.“영혼이여, 나오거라.”윤구주가 다시 한번 수인을 맺으면서 이미 숨을 거둔 노인을 가리켰다.절정 강자였던 노인의 영혼이 천천히 육신을 벗어나 시체 위로 떠 올랐다.노인의 영혼이 육신을 떠나자 윤구주는 손가락으로 그 영혼의 미간을 눌렀다.“수혼술!”팍!영혼의 머리 쪽에서 갑자기 영사기처럼 생전에 봤던 화면들이 재생되었다.노인이 저택에서 했던 일들을 제외하고도 종문의 사람들, 그리고 문창정이 보였다.하지만 화면 속에서 문창정은 떠나기 전 그 노인에게 잠깐 귓속말을 한 뒤 사람을 데리고 떠난 것으로 보였다.“저 사람이에요. 저 노인이 절 다치게 했어요!”공수이는 문창정의 모습이 나타나는 순간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고, 윤구주는 눈빛이 싸늘해지면서 문창정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그러다 갑자기 화면이 전환되며 봉황관을 쓴 절세 미녀가 노인의 기억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문아름이었다.과거 자신을 독살하려고 했던 문아름이 나타나는 순간, 윤구주의 몸에서 엄청난 살기가 뿜어졌고 그 어마
함지우가 검일 공격을 이용하여 절정 강자들을 순식간에 죽인 뒤, 그곳에는 오로지 사상 절정인 노인 한 명만 남았다.“이젠 당신 차례예요.”함지우는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돌려 그 노인을 바라보았다.그 노인은 얼굴 근육이 떨리고 있었고 몸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그는 두려운 얼굴로 함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너, 너는 서요산 검종 출신인가?”“그렇다면요?”함지우가 대답했다.“서요산 검종은 6대종문 중 하나인데 어떻게 우리를 공격할 수 있는 거지?”노인은 죽기 전 절망한 표정으로 말했다.“하! 공격하면 안 되나요?”함지우는 차갑게 웃었다.“서요산은... 6종회의에 참석하려고 서울에 온 게 아니었어? 우리와 같이 구주왕을 상대할 생각이 아니었나?”문씨 일가의 사상 절정 실력의 노인은 죽기 전 마지막 질문을 했다.“정말 멍청하네요. 구주왕은 제 형이에요. 우리 검조 할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은 사람이죠. 그런데 우리 서요산이 구주 형을 적으로 돌린다고요? 어디 문제 있어요?”함지우는 아예 욕하기 시작했다.그의 욕에 문씨 일가의 노인은 어이가 없었고 공수이는 뒤에서 참지 못하고 허벅지를 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하! 정말 멍청하네요. 정말 멍청해요!”문씨 일가의 노인은 자신이 틀림없이 죽을 거란 걸 알았다.그런데 이 순간 모욕까지 당했으니 매우 화가 났다.그는 포효하면서 갑자기 그들을 공격하려고 했다.“가만두지 않겠어!”노인은 그렇게 얘기하면서 두 손을 움직였고 검은색 기운이 검은 교룡이 되었다. 노인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목숨을 걸고 함지우를 공격했다.노인의 기습에도 함지우는 차갑게 웃을 뿐이었다.“죽음을 자초하는군요.”그 말과 함께 함지우는 손을 들어서 움직였다.“파괴!”그의 곁에 떠 있던 검은색 비검이 날아가서 마기로 이루어진 교룡을 꿰뚫었고 동시에 노인의 어깨도 꿰뚫었다.노인은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함지우의 비검이 다시 한번 노인을 찔러서 죽이려고 할 때 윤구주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지우야
공수이는 어린아이처럼 윤구주에게 고자질했다.“스님, 저런 쓰레기를 상대하는데 구주 형이 나설 필요가 있어? 구주 형 손만 더러워지지.”공수이가 말했다.“그러면 그쪽이 해요.”함지우는 웃으며 말했다.“그래. 내가 할게.”말을 마친 뒤 그는 손을 들었고 챙 소리와 함께 등 뒤에 나무로 만들어진 검집에서 갑자기 긴 검과 짧은 검 하나가 나왔다.두 검 중 하나는 흰색이고 하나는 검은색이었다.그 검들은 동시에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함지우의 머리 위에 떠다녔다.“누가 먼저 죽고 싶나요? 이름이라도 밝힐래요?”함지우는 미소를 지으면서 문씨 일가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사상 절정인 노인은 함지우가 검을 꺼내는 순간 곁에 있던 수십 명의 사람들을 향해 손을 움직여 보였다.“저 자식들을 죽여!”순간 수십 명이 동시에 달려들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이 함지우의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함지우는 서요산 검종에서 백 년 만에 나온 가장 젊은 검선이었다.엄청난 재능과 시력을 겸비한 그는 윤구주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져본 적이 없었다.“죽음을 자초하는군요!”함지우는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띤 채로 손가락을 튕겼다.검은색과 흰색의 검은 마치 유성처럼 빠르게 날았다.촤악!비검이 지나는 곳마다 모든 것이 생명력을 잃었다.무시무시한 두 검은 마치 두 마리 용처럼 빠르게 움직이면서 순식간에 문씨 일가 고수들이 몸을 꿰뚫었다.아주 잠깐 사이에 수십 명의 대가 고수들이 함지우의 검에 목숨을 잃었다.‘응?’“이렇게 강하다고?”사상 절정인 문씨 일가의 노인은 수십 명 되는 대가 고수들이 순식간에 죽을 줄은 몰랐다. 그의 표정이 한없이 일그러졌다.“계속해 봐요.”함지우의 검은색과 흰색 검이 허공에 붕 떠 있었다. 함지우는 미소 띤 얼굴로 사상 절정인 노인을 바라보았다.나머지 문씨 일가의 절정 강자 수십 명은 모두 안색이 창백하게 질린 채 서로를 바라보았다. 결국 그들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목숨 걸고 저놈을 죽여야 해!”말을 마친 뒤 수십 명의 절정
윤구주가 살기등등하게 떠나자 공수이가 서둘러 외쳤다.“형님, 기다려주세요!”그는 빠르게 윤구주를 따라갔다.뒤에 있던 함지우도 서둘러 그들을 뒤쫓았다.그들은 사람을 죽이러 갔다.“큰일이네. 종문도 끝장나겠어.”천현수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천현수 씨,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은설아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고 천현수가 대답했다.“솔직히 얘기해서 우리 저하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들이 세 개 있어요. 하나는 천하, 하나는 형제,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이죠. 그들을 건드린 사람들은 모두 죽게 돼요. 그런데 종문에서 수이를 다치게 했으니 죽음을 자초했다고 볼 수 있죠.”은설아와 소채은은 뒤에서 그 말을 들었다. 비록 윤구주가 누구를 죽이러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별말 하지 않았다....도시 외곽의 오래된 저택.그곳은 문씨 일가의 것이었다.비록 그것은 문씨 일가의 것이었지만 문씨 일가의 진짜 저택은 아니었다.문씨 세가는 이런 저택을 서울에만 해도 수십 채를 가지고 있었다.문씨 일가의 진짜 저택이 어디 있는지 윤구주도 알지 못했다.그것이 윤구주가 지금까지 문씨 세가를 찾아가서 복수하지 않은 이유였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공수이가 다쳤고 윤구주는 분노했다.저택 상공에서 갑자기 천둥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문창정 씨, 난 당신을 죽이러 왔습니다.”윤구주는 그렇게 말한 뒤 쿵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 그는 마치 신처럼 강림했다.윤구주가 내려왔고 곧이어 공수이와 함지우도 윤구주의 뒤에 나타났다.“형님, 바로 여기서 그 늙은이가 절 다치게 했어요!”공수이는 저택을 가리키면서 윤구주에게 고자질했다.“맞아요, 형. 당시 제가 이 스님을 구해줬어요.”함지우도 뒤에서 말했다.“감히 내 형제들을 다치게 해? 오늘 여기 있는 놈들 모두 죽어야 해!”죽이겠다는 말과 함께 윤구주는 저택을 바라보며 한 걸음 나섰다.쿵!윤구주의 발걸음에 청석판이 깔린 바닥에 수십 개의 균열이 생기며 골짜기가 생겼다. 저택의 대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