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식, 너 도대체 누구야? 왜 우리 흑룡상회와 맞서려고 하는 거야?”윤구주는 피식 냉소했다.“잘 들어. 내 이름은 윤. 구. 주이다!”“윤구주?”이름을 들은 것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안현수는 온몸이 떨렸다.“그래! 내 이름을 듣는 건 당신 인생에서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야. 그러니 이제 나한테 말해봐, 어떻게 죽고 싶어?” “하하하하!”안현수는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다만 이 웃음소리는 끝없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세상 물정 모르는 짐승 새끼군! 실력 좀 있다고 나랑 맞설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나는 이 흑룡상회를 창립하고 제자를 3000명이나 뒀어. 그런데 너 하나만으로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나를 죽일 능력이 너한테 있다고 생각해?”안현수의 말이 떨어지자 현장에 있던 백여 명의 검은 옷의 무인들이 일제히 차가운 칼날을 빼 들었다!칼날에는 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렸다.살벌하기 그지없었다!“이거 거짓말 아니야! 지금 내 3000명의 제자가 오고 있거든!”이 말을 내뱉자 안현수의 입가에 독한 웃음이 드러났다.그 말은 확실히 진실이었다!낌새가 보였을 때부터 안현수의 부하들은 이미 다른 곳에 주둔해 있는 제자들에게 소식을 보냈다!그리고 지금 흑룡상회의 3천 명의 무인 제자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하지만 윤구주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단지 두 손을 등에 지고 거기에 서 있을 뿐, 표정은 희미하고 바람처럼 가벼웠다!백경재는 흑룡상회의 3000명 제자가 이미 달려오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미간을 찌푸리고 얼른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정말 그 3000명의 제자가 다 온다면, 이건 결코 작은 일이 아닌데...’그러나 윤구주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그곳에 서 있는 것을 보았을 때, 그는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3천 명의 제자들이요? 겁먹고 오지 못할까 봐 걱정이네요!”윤구주가 갑자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멍청한 놈, 뭐라고?”그 말에 안현수는 순간 분노했다. 하지만 윤구주는 그를 무시하고 품에서 핸드폰을 꺼
“엄마야... 저게 뭐야?”선두에 선 검은 옷의 무인이, 갑자기 눈을 부릅뜨고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다!그러자 나머지 3천 제자들도 모두 앞을 바라보았다.전방에서 벼락같은 굉음이 다가왔다!곧이어 웅장한 분위기를 뽐내는 검은 탱크 수십 대가 그들의 눈앞에 나타났다.MBT 호식 전차!거무스름한 포신!차가운 중기관총!그리고 주전 탱크 위에 전폭 무장한 철혈 군인!“탱크...?”검은 옷의 무인이 비명을 지르자 나머지 3천 명 제자들도 모두 어리둥절해졌다!그들은 앞에 갑자기 강철 군대가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게다가 수십 대의 탱크는 한 방에 빌딩을 날려 보낼 수 있을 정도로 그 위력이 어마어마했다!흑룡상회의 삼천 제자들이 모두 바보 같은 모습으로 서 있을 때, 하늘에서 헬리콥터 한 대가 공중에 정박했다.거대한 프로펠러가 일으킨 광풍으로 인해 그 3천 명의 무인들은 하나둘씩 몸을 기울며 눈도 뜨지 못했다!이때,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 소리쳤다.“이 병신들 전부 잡아! 누가 감히 반항하면 그 자리에서 사격해!”뒤이어 탕하는 총소리가 먼저 하늘을 갈랐다.그리고 실탄을 갖춘 수백 명의 특수 대원들이 달려드는 것이 보였다.흑룡상회의 3천 무인은 이 장면을 보고, 바로 넋을 잃고 말았다!상대방이 실탄으로 무장했는데, 아무리 어리석은 그들이라도 어찌 감히 반항할 수 있겠는가... 맨 앞의 키가 큰 무인이 가장 먼저 덜컹하고 손에 든 칼을 버렸다!“항복하겠 습니다. 항복!”이윽고 그가 무릎을 꿇자 나머지 3천의 제자들도 모두 손의 칼을 버리고 하나둘 무릎을 꿇었다.그렇게 흑룡상회에서 보낸 3천의 무인은 10분도 안 되어 박창용에게 전부 항복했다!헬리콥터에서.박창용은 아래쪽에 있는 검은 옷의 무인들이 모두 잡히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가자, 어서 우리 저하 찾으러 가야 해!”...흑룡상회의 3천 제자들이 전부 잡혔을 때, 백여 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윤구주는 지금도 두 손을 등에 진 채 오만하게 별
커다란 프로펠러가 결국 멈추자 헬리콥터에서 총기를 든 특수부대 몇 명이 뛰어내려 우람하기 그지없는 상관을 보호하면서 빠른 속도로 멀리서 달려왔다.박창용이 온 것이다.상장 헌장을 단 총사령관이 나타나는 순간, 현장이 있던 모든 사람들이 어리둥절해졌다!물론 안현수도 포함해서 말이다!박창용은 사람을 데리고 달려온 후에 즉시 윤구주의 곁으로 공손히 다가왔다.“저하! 늦어서 죄송합니다!”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상장 헌장을 단 이 총사령관에게 시선이 쏠렸다. 그런 그가 뜻밖에도 윤구주를 “저하”라 부르는 것을 듣고 사람들은 멍해지고 말았다.백경재도 포함해서 말이다.그는 녹두 같은 두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뒤이어 윤구주가 덤덤하게 말했다.“괜찮네! 흑룡상회의 3천 제자들은?”“저하께 아뢰옵기를, 이미 제가 10분 전에 그자들을 모두 잡았습니다.”“역시, 믿음직스럽군!”윤구주는 싱긋 웃었다.이 말에 안현수의 안색이 순간 푸르러졌다.‘아직 싸워보지도 않았는데, 내 3천 제자가 전부 잡혔다고?... 맙소사!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흑룡상회의 3천 제자가 모두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후, 윤구주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안현수를 바라보았다.“내가 말하지 않았나. 당신네 사람은 못 온다고. 이제야 좀 믿겠어?”안현수는 갑자기 몸을 떨기 시작하더니 눈을 크게 뜨고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너... 너... 너....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지?”그러자 윤구주가 담담하게 웃었다.“사실이라고 믿기 어렵지? 괜찮아. 당신도 죽으면 자연히 알게 될 거니까. 이제 우리 둘 사이의 일을 해결하자고!”이 말을 끝으로 윤구주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서 안현수를 향해 걸어왔다.멍해진 안현수는 자신에게 걸어오는 윤구주를 공포에 질린 채 바라봤다.“뭐... 뭐 하려고 그러는 거야?!”“당연히 너를 죽이려는 거지!”윤구주는 계속 한 걸음씩 걸어왔다. “네가 감히? 나는 흑룡상회의 회장이란 말이다!”“그게 뭐 어때서? 오늘 당
눈앞에 있는 무인들이 윤구주의 손에는 그저 개미만도 못한 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놀라 나른해졌다.“죽여! 내가 너희들더러 저 자식 죽이라고 명령하잖아!”안현수는 아직도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있었지만 아무도 더 이상 감히 올라와 죽음을 맞이하지 못했다. “채부처! 나랑 이렇게 오랫동안이나 함께 했잖아! 빨리 저 자식 죽여줘!”안현수는 자신의 부하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급히 채부처에게 소리쳤다.하지만 채부처는 안색이 창백해진 채 안현수에게 말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저도 살고 싶어요!!!”말을 끝내고 그는 먼저 철컹거리며 손에 있던 칼을 던져 버렸다!채부처가 칼을 버리자 나머지 백여 명의 무인들도 모두 무기를 버리기 시작했다.“저희는 항복하겠습니다! 제발 저희를 죽이지 말아주십시오!”채부처를 포함해서 전부 다 투항했다!이 장면을 바라보며 안현수는 갑자기 더 어리둥절해졌다.그는 자신의 모든 부하들이 자신을 배신하고, 심지어 가장 믿었던 채부처까지 그러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윤구주는 모두가 항복한 후에 고개를 들어 안현수를 바라보았다.“이제 네가 죽을 차례야.”이윽고 윤구주는 마치 신처럼 한걸음에 달려들었다.안현수는 피하려고 했지만 윤구주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 그럴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윤구주에게 마치 병아리처럼 목을 잡혔다. 그리고 윤구주는 이 소문난 효웅을 공중에 붕 띄웠다.“네가 뭔데 감히 나랑 싸우려 해? 네 목숨이 열 개라도 나를 이길 수 있을까?”윤구주의 차가운 말이 안현수의 귀에 들어왔다.목을 움켜쥔 채 허공에 떠오른 그는 충혈된 눈으로 떨며 말했다.“말해줘... 도대체 넌 누구야?”“기억해, 내 이름은 윤구주야!”뒤이어 윤구주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우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위풍당당하던 흑룡상회의 회장이자 과거 강산도의 지하 황제가 이렇게 윤구주에 의해 목이 부러졌다. 퍽!안현수의 시체는 아무렇게나 시체 더미에 던져졌고, 결국 소문난 효웅이 세상을 떠났다.안현수를 죽인 후 윤
그중에는 호텔 운영을 주로 하는 천우도 있었다!박창용이 가리키자 그들은 놀라서 두 다리를 부들부들 떨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입으로 살려달라 소리쳤다.윤구주는 그들을 침착하게 훑어보았다.“저들은 그냥 보내줘! 오늘 죽은 사람은 충분히 많으니까!”“저하의 명을 따르겠습니다!”박창용은 말을 끝내고 천우 등 강성의 큰손들을 향해 외쳤다.“우리 저하가 당신들의 개 목숨을 살려주었으니 운 좋은 줄 알아! 이만 꺼져!”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돌아온 강성의 큰손들은 즉시 하나같이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다.모든 사람들이 떠난 후, 갑자기 몇 대의 고급 차가 멀리서 달려왔다.선두는 한 대의 롤스로이스!차 문이 열리자 강성 제일의 갑부인 주세호가 차에서 내렸다!“저하! 총사령관님! 죄송합니다, 소인이 늦었습니다!”주세호는 달려오자마자 서둘러 윤구주와 박창용을 향해 말했다.그러자 박창용은 하하 웃으며 큰 손으로 주세호의 어깨를 두드렸다.“괜찮네! 이런 작은 일을 처리하는 데는 나만 있으면 돼!”주세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무력과 권력으로 말하자면 그는 박창용과 절대 비교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세호 씨, 채은이는요?”윤구주는 주세호를 바라보았다. “저하께 아뢰옵기를, 채은 양은 지금 제 별장에서 마음 편히 기다리고 계십니다!”그 말에 윤구주는 매우 만족해했다.“좋아요! 그럼 어서 저를 데리고 채은이한테 가주세요!”“예!”옆에 있던 박창용은 윤구주가 떠나는 것을 보고 즉시 말했다.“저하, 창용부대로 돌아가시지 않으렵니까? 10개국 전쟁 후부터 저희 형제들이 저하를 매우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만약 저하가 살아계신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게 되면 틀림없이 좋아할 거예요!”하지만 윤구주는 단호하게 말했다.“아니! 이미 말했지 않았나, 당분간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이야!” 그 말을 듣자 박창용이 탄식했다.“알겠습니다!”이렇게 박창용은 윤구주와 작별한 후 아쉬워하며 군대를 데리고 떠났다!그들이 떠나는 것을 바라보며, 윤구주는 고개를 들어 맑은
주세호의 윈워터 힐스.소채은 그리고 그녀의 부모님도 모두 여기에 살고 있다.그들은 평생 이렇게 호화로운 저택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다.특히나 소청하 부부는 말이다.별장의 가장 높은 꼭대기에 서서 소청하는 고급 라피드 와인 한 병을 들고 흔들면서 이렇게 말했다.“봐봐, 여기가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호화로운지!”“여보, 우리 집 채은이가 이제 주 회장님께 시집갈 수 있다면 평생 이런 저택에서 살 수 있는 걸까?”천희수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그렇겠죠, 안 그래요?”“멍청한 계집애, 정말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찼는지 모르겠어! 주 회장님이 자기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 채은이는 아직도 윤씨 그 자식을 잊지 못하다니! 생각만 해도 화가 나는군!”소청하는 와인 한 잔을 꿀꺽 마시며 말했다.“됐어요, 여보. 우리 딸 성격 여보 몰라요? 시간이 좀 지나면, 채은이 반드시 그 윤씨 자식 잊어버릴 거예요.”“나도 그랬으면 좋겠네.”소청하는 입으로 한 마디 중얼거리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바로 이때였다.“두두두...”머리 위에서 굉음을 내며 전투기 무리가 하늘을 가로질렀다!전투기의 굉음 외에도 헬리콥터 한 대가 하늘을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이 소리에 천희수는 곧장 하늘을 쳐다보았다.“어? 이거 혹시 창용부대 전투기 무리 아니에요? 왜 갑자기 여기에 나타난 걸까요?”“틀림없이 군사 훈련 중인 거겠지!”소청하는 힐끗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그래요?”“당연하지! 창용부대 우리 강성이랑 가깝잖아. 정상이야.”남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천희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보, 저 채은이 보러 갈게요!”이윽고 천희수는 말을 끝내고 아래층으로 향했다.아래층.소채은은 호화로운 방에 심심하게 앉아 있었다.이제 그녀는 주세호의 별장에서 이틀째 머물고 있으며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른다. 게다가 흑룡상회의 이번 일이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었다.소채은은 생각할수록 짜증이 나 밖으로 나가서 걸을 준비를 했
”여보, 여보!” 소청하가 조용히 앉아서 와인을 음미하고 있을 때 천희수가 아래층에서 뛰어 올라왔다. “왜 그래?” 당황한 얼굴로 헐레벌떡 뛰어오는 아내의 표정을 본 소청하가 물었다. “그놈이... 왔어요.” 천희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그 놈이라니? 설마 윤구주 그놈을 말하는 거야?” 소청하는 자신의 두 귀를 의심했다. “네! 그놈이 글쎄 우리 딸이랑 손을 잡고 주 회장님이랑 함께 왔더군요.” 윤구주가 자기 딸의 손을 잡고 왔다는 말에 소청하는 당황한 나머지 손에 쥐고 있던 와인잔을 땅에 떨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당신이 잘못 본거 아니야? 그놈이 어떻게 주 회장님 별장에 나타날 수가 있어?”소청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말했다. “진짜예요,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까요. 못 믿겠으면 직접 확인하세요.” 소청하는 2초 정도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앞장 서.” 천희수는 재빨리 남편을 데리고 아래층으로 달려갔다. 그 시각 별장의 접대실. 윤구주는 소채은의 손을 잡고 여느 커플 못지않게 안으로 걸어 들어오자, 주세호는 마치 하인같이 허리를 굽혀 그 둘에게 경례를 했다. “제일 좋은 차로 갖고 와.” 윤구주를 대접하는 주세호의 모습은 아주 즐거워 보였다. 강성시의 최고 재벌인 주세호가 하인처럼 구는 모습에 소채은은 많이 당황스러웠는지 낮은 목소리로 윤구주에게 물었다. “구주야, 이건 무슨 상황이야? 네가 오니까 주 회장님께서는 왜 이렇게 공손해진 거야? 마치 네가 주인인 것 마냥?” 사실을 말할 수가 없었던 윤구주는 웃으며 대답했다. “주 회장님께서는 집에 손님이 오는 것을 좋아해서 그러는 걸 거야.” “손님이 오는 걸 좋아해서라고요?” 소채은은 의아해했다. “채은아, 그만 생각하고 빨리 앉아.” 윤구주는 소채은의 손을 잡고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그들이 앉으려던 찰나, 뒤에서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윤구주, 너 당장 그 손 놓지 못해?” 외침과 동시 소청하
걱정하는 소채은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윤구주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때, 눈치 빠른 주세호가 말했다. “채은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흑룡 상회 쪽의 일은 이미 해결이 되었답니다.” “정알이에요? 하지만 제가 알기로 흑룡 상회의 부와 권력을 능가할 조직은 강산도에 없다고 들었습니다.” 소채은의 말에 주세호는 웃으며 대답했다. “채은 아가씨의 말도 맞습니다. 하지만 흑룡 상회의 세력이 아무리 강하다 하지만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조직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강운도는 그저 우리 화진의 일부분이 아닙니까?” “그럼... 흑룡 상회에서 더는 우리를 찾아오지 않겠지요?” 소채은이 물었다. “네. 앞으로 다신 아가씨의 가문에 찾아가지 않을뿐더러 지금 이 시각부터 흑룡 상회라는 네 글자도 들려오지 않을 것입니다.” 주세호의 당당한 태도에 소채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놀란 마음을 추스리고 난 뒤, 소청하는 손에 쥐고 있던 술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희 가문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주 회장님.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소채은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마했다. “감사합니다, 주 회장님.” 주세호는 손을 내 저으며 공손한 태도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부하 삼천 명을 거닐었던 흑룡 상회를 윤구주가 혼자만의 힘으로 반나절이라는 시간에 없앴다는 사실을 소씨가문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소채은은 이 모든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집으로 갈 수 있는 것과 흑룡 상회의 보복을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이어서 주세호는 자신의 개인 셰프더러 푸짐한 한상 차림을 준비시켰다. 식사 중, 주세호는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아참하는 소청하가 얄미웠지만 옆에 다정하게 앉아 담소를 나누는 소채은과 윤구주를 보니 싫은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 식사가 끝난 뒤, 소채은이 말했다. “구주야, 너랑 단둘이 할 말이 있어.” “그래.” 둘은 식탁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향했다. “채은아, 할 말이 뭐야?” 윤
부진이 가동되었고 윤구주가 금전 전체를 뒤덮었다.하늘을 가득 메운 부적 진법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이, 이 악마. 뭘 하려는 거야?”윤구주는 피식 웃더니 시선을 들어 상공의 부적 진법을 보았다.“오늘 나는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것이다.”국운이란 무엇인가?바로 한 나라의 운세였다.그런데 윤구주는 혼자의 힘으로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거라고 했다.과연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일까?우렁찬 목소리로 말한 뒤 윤구주는 훌쩍 뛰어올라 설국 금전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그의 온몸에서 기운이 넘실댔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적선기가 그를 신처럼 보이게 했다.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그가 두 손으로 수인을 맺는 순간, 하늘과 땅이 윤구주를 중심으로 거대한 빛줄기를 형성했다.빛줄기 아래, 윤구주는 오른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부진, 가동!”쿵쿵쿵.금전 전체를 뒤덮었던 거대한 부적 진법이 가동됨과 동시에 진법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64개의 금빛 부적이 64개의 금빛이 되어 설국 금전 위로 내려앉았다.그 뒤로 금전 아래쪽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그리고 곧이어 파멸적인 기세의 자줏빛 기운이 윤구주에게 흡수되어 금전의 땅 밑에서부터 올라왔다.자줏빛 기운은 상서로운 기운이었다.설국 수도에서 이 금전은 역대 설국 황실이 거주하던 곳이자 설국의 수많은 신하들이 경배하는 곳이었다.그곳에는 용의 기운도, 상서로운 기운도 있었다.이 순간, 수많은 설국 국민들이 살고 있는 이 신성한 곳의 기운을 윤구주가 조금씩 흡수하기 시작했다.그 광경에 세나미는 얼이 빠졌다.“이... 이... 이 악마! 우리 설국 황실의 기운을 흡수하는 거야?”세나미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윤구주가 만약 설국의 기운을 빨아들인다면 설국은 당연하게도 쇠락할 것이다.심지어 심각할 경우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이 모든 건 설국이 자초한 일이야.”윤구주는 세나미를 무시하고 미친 듯이 설국의 국운을 흡수했다.
더 나아가 설국 수도에까지 울려 퍼졌다.굉장히 낮고 귀에 거슬리는 종소리가 들려오자 설국 수도 시민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다들 그 종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종이 울리다니... 세상에. 국주님께서 돌아가셨나 봐.”“국주님이?”거리 양쪽에 있던 수많은 설국 백성들은 종소리를 듣고 목 놓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심지어 밖에 주둔하고 있던 설국 병사들까지 종소리가 들리는 순간 모두 애도하기 시작했다.낙일성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곳.엄청난 수의 병사들이 먹구름처럼 낙일성으로부터 3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몰려오고 있었다.수십만 명의 대군을 이끄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염수천과 박천후였다. 두 사람은 화진의 군대를 이끌고 있었다.이때 설국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낙일성의 종소리 또한 울리기 시작했다.“총사령관님, 얼른 들어보세요. 낙일성 쪽에서 종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한 장수가 빠르게 박천후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군복을 입은 박천후는 귀를 기울였고, 종소리를 듣는 순간 크게 웃기 시작했다.“설국은 끝났어. 설국의 국주가 죽었거든.”박천후의 옆에서 그 말을 들은 장수가 서둘러 물었다.“소문에 따르면 설국 국주는 아주 젊다고 하던데요? 갑자기 죽었을 리가 없지 않나요?”“멍청하긴! 당연히 우리 저하께서 죽인거겠지!”박천후는 자랑스럽게 말했다.‘뭐라고?’“구주왕께서 죽였다고요?”주변 장수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당연하지. 이 세상에 우리 저하를 제외하고 누가 설국 국주를 죽일 수 있겠어?”그 자리에 있던 장수들은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그들은 전부 눈이 휘둥그레져서 설국 쪽을 바라보았다.설국의 국주가 설국 수도의 금전에서 윤구주의 손에 죽을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설국 금전.피 칠갑이 된 사람의 머리통은 여전히 바닥에 있었다.그것은 당연하게도 설국 국주의 머리였다.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고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오직 윤구주와 일찌감치 몸에
금전을 가득 채운 마의 기운은 윤구주가 대신관을 처리하자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윤구주와 그의 머리 위에서 맴돌고 있는 금빛 용 두 마리뿐이었다.금빛 용은 마치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울음소리를 냈다.윤구주가 머리 위 금빛 용을 바라보다가, 설국 대신들과 설국의 젊은 국주 모두 겁을 먹었다.윤구주는 마지막 대신관을 죽인 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설국 국주 설태현을 바라보았다.“이젠 당신 차례야!”윤구주의 말에 설국 국주는 겁을 먹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쩔 수 없었다.더는 설태현을 지킬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심지어 설국에서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대신관마저 윤구주의 손에 죽었는데 누가 그를 지키겠는가?“뭘, 뭘, 뭘 하려는 거야?”설태현이 덜덜 떨면서 윤구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난 얘기했어. 오늘 네 머리를 치겠다고.”윤구주의 목소리는 매정했다.“감히 내 목을 치겠다고?”“어서, 어서 국주님을 보호해야 해!”주위에 있던 대신들이 달려들려고 했다.그런데 바로 이때 용의 울음소리가 금전에 울려 퍼지면서 윤구주의 머리 위를 맴돌고 있던 금빛 용이 설국 대신 여러 명을 한입에 집어삼켰다.금빛 용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체마저 남지 않았다.그 광경에 남은 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었다.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정말로 날 죽일 생각인 거냐... 너도 알다시피 날 죽인다면 설국은 화진과 필사적으로 싸울 거야. 심지어 국제중재기구의 다른 나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설태현은 살기등등하게 윤구주를 바라보며 용기를 북돋웠다.설태현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당시 10국은 연맹을 맺었고 전 세계에 국제중재기구를 창립했다.소문에 따르면 중재기구는 세력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세계에 얼마 되지 않는 몇몇 제국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심지어 진정한 초극 절정 강자가 있다고 한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국제중재기구는 팔부 절정 강자를 한 명 출동시켰다.그러나 그팔부 절정은 그저 잠깐 모습만 드러냈을 뿐 윤구주와 진짜
윤구주가 8기를 쓰는 순간, 그의 손에 있던 용혼한위총에서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용혼한위총이 한 줄기 은빛이 되는 순간, 설국 금전은 창의에 완전히 뒤덮였다.창은 공기를 가르며 설국 어둠의 신의 팔로 향했다.창이 내려앉는 순간, 검은색 마기를 내뿜던 팔이 베어졌다.그 팔은 어둠의 신 세스의 것이었다.“아악!”어둠의 신 세스의 입에서 분노에 찬 포효가 터져 나왔다.설국 국민들이 신앙하는 신 세스가 격노했다.“인간이여, 난 널 집어삼킬 것이다.”광기에 빠진 어둠의 신이 한 걸음 내디뎠다. 쿵쿵 소리와 함께 설국의 금전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곧이어 그의 다섯 개의 팔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윤구주를 향해 덮쳐들었다. 마치 윤구주를 산 채로 집어삼킬 듯한 모습이었다.윤구주는 빠르게 움직여 피했고 그 때문에 어둠의 신의 다섯 팔은 윤구주의 뒤에 있던 설국 대신들에게로 향하게 되었다.“끄아악!”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십여 명의 설국 대신은 어둠의 신에 의해 고깃덩이가 되어 버렸다.어둠의 신은 실패하자 다시 한번 다섯 팔을 마구 휘둘렀다.넘실대는 마의 기운이 설국 금전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다.이번에 윤구주는 피하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들더니 싸늘한 시선으로 거대한 체구를 가진 어둠의 신을 바라보았다.“신이라고? 그러면 오늘 신이라고 불리는 당신을 죽여주지.”윤구주가 갑자기 공중으로 훌쩍 뛰어올랐다.적선기가 맴돌기 시작하자 윤구주는 합장하였고 굉장히 쩌렁쩌렁한 용의 울음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전해졌다.용의 울음소리가 설국 수도에 널리 퍼졌다.설국 수도.수많은 백성들이 귀청을 찢을 듯한 용의 울음소리를 들었다.심지어 일부 간 큰 설국 백성들은 거리로 나와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금전 쪽을 바라보았다.“세상에, 우리 수도의 금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왜 저렇게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오는 거야?”“용이야!”“저길 봐! 금전 상공에 용이 나타났어!”수많은 설국 백성들이 설국 수도 금전 상공에서 금빛 용을
윤구주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닥에는 깊은 구덩이가 생겼다.“혼자서 설국과 대항하려는 건 아니겠지? 구주왕도 잘 알다시피 우리 설국에는 수억 명의 백성들이 있어. 네가 이 많은 사람들을 다 죽일 수 생각하니?”살기 어린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던 대신관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윤구주의 손에 쥐어져 있던 용혼한위총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박혔다.윤구주는 마치 신마처럼 당당히 선 채 거만한 목소리로 외쳤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내가 말한 적이 있지. 화진을 괴롭히려는 외적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겠다고 말이야. 설국의 오랑캐가 내가 죽은 줄 알고 전쟁을 다시 일으키려 하는데 내 어찌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까!”대신관이 화내며 말했다.“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네.”“내가 헛소리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 이후로 설국은 도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중요하지.”차가운 말과 함께 윤구주의 온몸에서 불멸의 빛과도 같은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손에 창을 들고 있던 윤구주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적선기가 그의 손에 든 용혼한위총을 신성한 무기로 바꾸자, 윤구주는 또다시 은창을 휘두르며 대신관을 향해 달려갔다.그 모습을 본 대신관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아주 미쳐 날뛰는구나.”대신관은 포효하며 오른손을 움켜쥔 후 이마에 갖다 댔다.“이오지심, 무신 나와!”‘쾅!’하는 소리와 함께 대신관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자, 밝았던 금전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어둠 속에서, 수 미터 높이의 신명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되었다.이 신명은 팔이 여섯 개나 있었다.그중 두 손에는 각각 피범벅이 된 거대한 도끼와 해골이 쥐어져 있었다.세스의 신이라고 불리는 이 신명은 설국에서 가장 유명한 어둠의 신인지라 설국의 모든 사람이 떠받들고 있었다.그런 신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된 것이었다.“신…”“맙소사! 대신관께서 어둠의 신을 소환했다고?”조정에 있던 설국의 문무 대신들은 어둠의 신을 본 순간, 모두
설태현의 말에 검붉은 옷차림을 한 대신관의 시선이 윤구주에게 향하는 순간 한줄기의 붉은 빛이 대신관의 눈에서 뿜어져 나왔다.그것은 그가 수련한 신혼의 힘이었다.대신관이 신혼의 힘을 발사하자, 윤구주도 재빨리 고개를 들었다.찌릿찌릿!순식간에 차가운 기운이 감돌더니 보이지 않는 살벌한 기운이 두 사람의 몸을 휘감았다.우르르!금전에 있던 테이블과 의자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주변의 수정유리도 찌지직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던 설국의 문무백관들은 두려움에 아연실색하였다.이 상황이 2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그때, 검붉은 옷을 입고 있던 대신관이 갑자기 몸을 휘청이더니 오른발을 반 발짝 뒤로 물렸다.그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더니 굳어진 얼굴로 말했다.“역시 화진 최고의 인왕답게 명불허전이네!”대신관의 말에 윤구주도 한마디 내뱉었다.“50% 신념의 힘을 막아냈으니, 너도 나쁘지 않아!”대신관은 얼굴을 찡그렸지만 이내 평정심을 유지했다.“구주왕의 칭찬을 받게 되어 영광이네. 다만 우리 설국은 너에게 원한이 없는데 왜 설국 사람들의 도륙을 서슴지 않는 것이야? 게다가 나의 제자까지 인질로 잡아두고?”제자라고 말할 때 그의 시선은 세나미에게로 향했다.“이제 보니 네가 광명 신전의 대신관이구나.”윤구주가 말했다.“그래 내가 대신관이다.”대신관이 말했다.“잘됐네. 너를 찾고 싶었는데 마침, 내 앞에 나타났구나! 어떻게 죽여 줄까?”윤구주는 말을 마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대신관을 쳐다봤다.그 말에 금전 안에 있던 설국의 모든 문무백관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제정신이 아니구나. 여기는 설국의 금전이야. 대신관은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있는 사람인데 대놓고 죽이겠다며 윽박지르다니.’“화진의 구주왕이 미쳐도 한참 미쳤구나.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광명 신전 내에서는 누구나 다 평범한 인간이야. 네가 화진의 왕이라 할지라도 설국에서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단 말이야.”대신관이 낮은
설국의 국주와 대신관의 시선은 윤구주에게 쏠렸다.“태현아, 아직도 나를 기억하느냐?”금전에 발을 딛는 순간, 윤구주의 시선도 설국의 젊은 국주에게로 향했다.“뭐? 정말 너야?”윤구주의 얼굴을 똑똑히 본 설태현은 충격에 빠졌다.6년 전, 윤구주가 전임 국주를 참수했을 때 설태현은 겨우 열여섯 살이었다.당시 그는 아버지가 윤구주의 칼에 죽는 모습을 지켜보며 대성통곡했었다.그 이후로 윤구주가 날마다 꿈에 나타난 탓에 그의 모습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6년 만에 금전에서 윤구주를 다시 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정말 구주왕이 맞네! 용케도 살아남았구나.”윤구주를 바라보던 젊은 국주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기 시작했다.“날 죽이고 싶어? 날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몇 안 될걸?”그의 말에 설태현은 침묵에 빠졌다.그 당시에 10개국의 많은 절정이 윤구주의 손에 죽었었다.‘10개국의 잔인한 대군들조차도 윤구주를 죽이지 못했으니 그를 죽일 사람은 세상천지 어디에도 없겠지.’다시 윤구주를 바라보던 설태현은 갑자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우리 설국 대군이 화진 사람 하나 못 막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그 사람이 명성이 자자한 구주왕이였네!”설태현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을 내뱉은 후, 고개를 들어 윤구주를 바라보았다.“구주왕이 갑자기 설국을 방문한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하군.”설태현이 차분하게 말했다.20대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의 온몸에서는 군왕의 기가 넘쳐났다.“네 모가지 따러 왔다!”윤구주의 목소리도 차분했다.다만 윤구주가 이 말을 하는 순간 금전 내의 분위기가 썰렁해졌다.“빌어먹을 자식 같으니라고!”“설국 국주의 면전에서 이 무슨 무례한 짓이야!”꾸짖는 소리가 주변에 있던 문무백관들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그들 앞에서 설국 국주의 모가지를 따겠다고 말했으니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윤구주가 미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윤구주의 말에 설태현은 코웃음을 쳤다.“6 년 전, 네
눈보라는 계속 휘몰아치고 있었다.설국의 초극 절정을 죽인 후, 윤구주는 시체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설국 도성 방향으로 걸어갔다.아버지를 포함하여 너무나 많은 죽음을 목격했던 세나미는 이제 무감각해졌다.그녀는 마치 윤구주에게 조종당하는 좀비와 같았다.설국 도성 앞에는 설국의 고대 건축물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그중 가장 높고 큰 건축물이 바로 설국 도성의 궁전이었다.그곳은 설국의 국주가 살고 있는 곳이자 설국의 문무 대신들이 국정을 논의하는 곳이기도 했다.이 순간, 하얀 망토를 두른 윤구주가 세나미를 데리고 거대한 도성 앞에 도착했다.길게 뻗든 궁전 복도의 바닥에는 붉은 카펫이 덮여있었다.하지만 텅 빈 복도에는 아무도 없어서 분위기가 매우 침울했다.윤구주가 고개를 들어 우뚝 솟은 성문을 바라보자, 마치 자신을 막으려는 듯 성문은 굳게 닫혀있었다.하지만 그 무엇도 윤구주를 막을 수 없었다.그가 팔을 휘두르니 ‘쾅쾅쾅!’하는 소리와 함께 수백 년 된 설국의 성문이 산산조각이 났다.나무 조각들이 흩날리는 가운데 윤구주가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화진의 윤구주가 왔다!”우렁찬 목소리가 설국 도성 전체에 퍼졌다.설국 도성의 대전에는 설태현이 안색이 어두운 채로 용상에 앉아 있었다.윤구주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설국의 젊은 국주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젠장! 결국에는 올 것이 왔구나!”말을 마친 그가 고개를 돌려 광명 신전의 대신관을 바라보자, 오랜 세월을 살아온 대신관도 그 순간에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초극 절정들조차도 이를 막지 못했다고? 제가 이 화진 사람을 과소평가한 것 같네요.”대신관이 말하자마자 옆에 있던 대신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국주, 방금 그 사람이 왜 자신을 윤구주라고 부르는 것인가요? 윤구주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요?”주변의 다른 대신들도 어리둥절했다.“자네들 잊었는가? 6년 전에 화진 인왕의 이름이 윤구주였어!”늙은 대신이 말했다.“뭐라고요? 화진의 인왕? 구주왕 말인가요?”“맞아요! 바로 그 사
설국을 지키는 두 초극 절정은 윤구주의 위력에 깜짝 놀랐지만, 그들 뒤에는 설국 도성이라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이들조차 윤구주를 막지 못한다면 설국에는 분명 재앙이 닥칠 것이 분명했다.“화진 꼬마야, 너 완전히 미쳤구나!”이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육도 절정인 두 초극 절정이 공격을 개시했다.이들이 만약 사상 절정에 도달한다면 자신만의 진역 결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두 초극 절정이 힘을 합친 순간, 반경 100미터 안에 회색의 천수 구역과 갈색의 난쟁이 사자 구역이 형성되었다.두 구역 안의 생명체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더니 한 줌의 재로 변했다.“천수 부도!”가장 먼저 공격한 쪽은 검은 옷을 입은 천수였다.그가 종횡무진하다가 손바닥을 위로 번쩍 들어 올리자, 하늘에서 손바닥 그림자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육도의 위엄이 담겨있는 이 어마어마한 정법은 신급 강자를 박살 낼 수 있었다.천수가 공격을 펼치려고 할 때 옆에 있던 난쟁이 사자도 함께 움직였다.난쟁이 사자가 포효하더니 몸에서 적갈색의 절정기가 뿜어져 나오며 흉악한 사자의 그림자가 몸에서 나왔다.사자의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난쟁이 사자가 주먹을 허공에 휘둘렀다.매서운 권의는 거대한 사자 그림자와 함께 허공을 가로지르며 윤구주를 향해 돌진했다.두 육도 절정이 동시에 공격한 탓에 윤구주는 혼자서 둘의 공격을 막아내야 했다.그 순간, 옆에 서 있던 세나미도 그들의 기세에 눌려 재빨리 뒤로 몇 발짝 후퇴했다.두 육도 절정이 함께 공격하는 모습을 본 윤구주의 입가에는 경멸의 미소가 번졌다.“겨우 이 정도야?”윤구주가 한 발짝 내딛자, 도성의 바닥이 심하게 흔들렸다.온몸에 적선기를 가득한 윤구주가 손에 쥐고 있던 용혼한위총을 휘두르자, 10미터 길이의 창 그림이 허공에 나타났다.윤구주가 손으로 법인을 눌렀다.“천둥! 오너라!”쾅쾅!온 하늘에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갑자기 보라색 번개가 치더니 벼락이 용혼한위총에 떨어졌다.그러자 긴 창이 순식간에 번개 창으로 변했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