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보, 수이를 불러오거라. 걔한테 물어볼 것이 있다!” 윤구주가 방 안으로 들어간 뒤 한마디 하였다. 정태웅은 인츰 공수이를 찾으러 갔다. 노룡산에서 돌아온 뒤로 공수이 얼굴에는 수심으로 가득 찼다. 곤륜 출신인 공수이는 오늘의 일을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 설사 윤구주가 50여 명의 세가 잔당 절정한테 둘러싸여 공격당한다고 하더라도, 설사 모든 사람이 윤구주가 위험에 빠졌다고 여길지라도, 공수이 이 꼬마만큼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윤구주를 따라다녔기에 그 누구보다도 윤구주의 실력을 제대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작 50여 명의 세가 잔당 절정들이 윤구주를 죽이겠다고? 꿈이나 깨라고 하지! 오늘 공수이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든 것은 화려한 미모의 황실 여섯째 공주 이홍연이다! 원래 또 미녀 누나와의 운명적인 만남인 줄 알았건만 알고 보니 윤구주의 여인이었다니? 제길!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아무래도 형님을 따라다니면서 여인을 만나긴 그른 것 같군!” 꼬마 스님은 중얼거리면서 머리를 이리저리 돌렸다.(안돼! 방법을 찾아야겠어! 반드시 방법을 찾아야 해! 난 공씨 가문 세자인데다가 잘생기기까지 했어. 겨우 곤륜을 빠져나왔는데 여자 친구 한 명 못 사귀면 되겠나? 방법을 생각해! 반드시!) 꼬마 스님이 머리를 팽글팽글 돌리고 있을 때 정태웅이 그를 찾아왔다. “수이 동생, 뭐 하고 있어?” 정태웅의 말소리에 공수이는 머리조차 들지 않고 계속 땅바닥에 쪼그려 앉아서 말하였다. “뭐하긴요? 그냥 앉아 있죠!” 정태웅은 공수이가 오늘 상처 받은 것을 알았기에 웃으며 다가와 그의 어깨를 다독였다.“수이 동생, 혹시 여섯째 공주의 일로 심란해하고 있는 거야?” 공수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댔어!” “그만 우울해 해! 이후에 저하를 따라다니면서 이런 일에 익숙해지면 그만이야!” “필경 외모나 실력이나 우린 어느 것 하나 저하를 이기지 못하잖아! 그러니까 우리
2분 동안 뚫어져라 쳐다보던 윤구주는 두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슥 만졌다! “신념수 열리거라!” 그의 말과 함께 그의 눈동자에서 금색의 신념 파동이 일렁이며 흘러나왔다! 신념으로 천지를 통찰한다! 윤구주의 신념수는 고도의 정신력 수련을 통해 얻은 것이다! 주위 환경 변화의 통찰뿐만 아니라 음양을 보고 보물의 진가도 알아볼 수 있다. 윤구주는 신념수를 펼친 뒤 강대한 정신 에너지를 이 제왕의 검에 채워 넣었다. 그는 이 검의 이상한 점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볼 심산이다! 윤구주의 신념수가 막 검의 중간에 도달하였을 때 갑자기 강대한 봉인의 힘이 제왕의 검 내부에서 뿜어져 나왔다. 윤구주가 막 봉인의 힘을 느꼈을 때 이 제왕의 검 우의 복잡한 무늬가 갑자기 반짝거리기 시작하였다. 반짝임과 더불어 믿기 힘들 정도로 강한 봉인의 힘이 폭발의 기세로 검의 내부에서 전해져 나왔다! 이 공포스러운 봉인의 힘은 윤구주조차 막지 못하였다! 힘이 전해져 온 순간 윤구주의 신해는 마치 칼에 찔리기라도 한 듯 강렬한 고통이 느껴졌다. 그의 손에 꼭 쥐어져 있던 제왕의 검은 윤구주의 신해가 고통을 느낀 순간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제왕의 검이 땅바닥에 떨어지면서 반짝이던 무늬도 점점 빛을 잃어갔다.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진 제왕의 검을 바라보는 윤구주의 안색은 어두웠다. “이 무늬가 나의 신념수를 막을수 있어?” 윤구주의 신념수는 그의 내공의 강함에 따라 강해진다! 즉 내공이 높을수록 신념수가 강하다는 뜻이다! 방금 윤구주가 실행한 신념수는 적어도 육도, 칠성 수준의 절정이 오더라도 막지 못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 강대한 신념수가 제왕의 검에 들어가자마자 튕겨 나가다니! 윤구주는 놀라운 동시에 몹시 곤혹스러웠다. 방금 윤구주가 제때 신념을 거두어서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그 공포스러운 봉인의 힘은 필시 그의 정신에 큰 상처를 입혔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그의 사로는 더욱더 복잡해졌다. 이제껏 이런 일은 단 한 번도 겪은 적 없었다. 곤륜
공수이의 눈길이 윤구주 손안에 쥐어져 있는 제왕의 검으로 향했다. “응? 형님, 언제부터 검을 사용하기 시작한 겁니까?” 공수이가 물었다. “이건 나의 검이 아니다!” 윤구주가 손에 제왕의 검을 쥔 채 말하였다. “형님의 검이 아니라고요? 그러면 누구 건데요?” 공수이가 재차 물었다. 윤구주는 수중의 검을 의미 깊은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 검의 이름은 회랑신우검이다. 이 검은 화진에서 수천 년간 전해 내려왔지. 오직 한 시대의 제왕한테 속하기에 제왕의 검으로도 불린다!” 제왕의 검 이 네 글자를 듣자 공수이의 눈동자가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와우!” “몹시 대단한 검 같습니다!” “형님, 제가 자세히 봐도 될까요?” 공수이는 손을 내밀고 부러운 눈길로 그 검을 바라보았다. 윤구주는 뭐라 더 말하지 않고 손안의 검을 공수이한테 건넸다. 공수이는 검을 건네받자마자 강렬한 검의가 검안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제왕의 검을 쥐고 흥분감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좋은 검이네요! 정말로 절세의 훌륭한 검이에요!” 츠르릉 소리와 함께 검을 빼냈다! 검날의 기이한 무늬가 공수이의 주의를 이끌었다. “어?” “이게 뭐지?” 공수이는 호기심 가득한 손길로 그 기이한 무늬를 만졌다! 그의 손이 무늬에 닿은 순간 윤구주가 급히 소리쳤다. “수이야, 안 된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공수이의 손이 기이한 무늬에 닿은 순간 그 무늬들이 갑자기 반짝거리기 시작하더니 곧이어 강대한 봉인의 힘이 무늬에서 전달해져 왔다. 공수이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알아채지 못했으나 이 공포스러운 봉인의 힘에 놀라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손안의 제왕의 검도 당연히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헐!” 봉인의 힘때문에 땅바닥에 주저앉은 공수이는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수이야, 괜찮으냐?” 공수이가 넘어지자 윤구주는 얼른 다가와 그를 관심하였다. 공수이는 눈을 크게 뜬 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괜찮아요!” 그러나 그는
이 순간부터 세가를 소탕하는 작전이 시작되었다. 윤구주가 형제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자, 그들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하였다. 마씨 가문 따위가 제자백가를 이용하여 윤구주를 죽이려 한 것 자체가 자기 주제를 모르고 설치고 다닌 것이다. 게다가 문씨 가문에 빌붙고 6년 전 세가 잔당들을 불러 모은 것, 이 중 어느 거 하나 죽어 마땅한 죄이다. “저하!” “세가를 소탕하기로 마음먹었으니, 제가 암부원들과 연락할까요?” 방안의 민규현이 물었다. “그럴 필요 없다!” “고작 마씨 가문 따위 나 혼자서 족하다.” 윤구주가 호기롭게 말하였다. “혼자서요?” “저하, 그러면 우린 뭘 하죠?” 정태웅이 이 말을 듣고 얼른 튀어나와 물었다. 나머지 형제들도 의아한 눈길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너희들은 여기에 남아 유명전의 상황을 알아보도록 한다! 이번 마씨 가문의 소탕은 나와 수이 둘이면 족하다!” 윤구주가 말했다. 응? 윤구주가 공수이만 데리고 마씨 가문과 대전하겠다는 말을 듣고 형제들은 입이 삐죽 나왔다. “저하!” “저희도 가게 해주세요!” “마씨 가문 빌어먹을 새끼들이 그런 조잡한 수작으로 저하를 해하려 하다니, 우리가 그 복수를 직접 하지 않으면 한이 안 풀릴 듯 합니다!” 정태웅이 웅얼거렸다. 민규현, 천현수, 그리고 꼬맹이 모두의 얼굴이 구겨졌다. 이번 마씨 가문의 소탕에 형제들 모두 윤구주와 함께하고 싶어 하였다. 윤구주도 당연히 그들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내 말 듣거라! 너희가 여기에 남아 유명전을 알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이다. 잊지 말거라, 청룡이 아직도 유명전의 손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청룡의 이름이 나오자, 형제들의 마음이 순간 철렁거렸다! 특히 민규현이 제일 놀랐다! 그날 서울 암부 본부가 파괴당하면서 청룡이 유명전의 흑백무상한테 붙잡혀 갔다! 오늘날, 유명전은 이미 몇 번이나 모습을 드러냈으나 청룡에 관한 소식은 하나도 없었다. 이는 민규현 가슴속에 무시할 수 없는 상처였다! 민규현은
“수이야, 나랑 먼저 어디 좀 가자!” 이때 윤구주가 갑자기 말하였다. “네?” “우린 얼른 기산으로 가서 마씨 가문의 놈들을 제도시켜야 하지 않습니까? 형님, 어디를 가려고 그러십니까?” 공수이가 못 참고 물었다. 윤구주의 시선은 서울 시구 방향을 향했다. “내 예전의 집으로 간다!” “형님의 집으로요?” “윤씨 일가요?” 공수이는 멈칫하였다. “응!” 윤구주가 이리 말하자 공수이는 더는 묻지 않았다! 얼마 안 가 윤구주는 공수이를 데리고 윤씨 일가에 도착하였다! 공수이가 눈알을 굴리며 윤씨 일가 저택의 거대한 대문을 바라보았다! 문 위에는 라는 금빛 글자로 된 간판도 있었다. “와 형님, 형님의 집이 이토록 휘황찬란할 줄은 몰랐네요?” “와 이 간판!” “정말 멋있네요!” 윤구주가 윤씨 일가의 아들임을 공수이는 몰랐다! 그리고 그가 말한 간판 역시 지금의 국주님이 30년 전 윤씨 일가한테 하사한 것인 것도 몰랐다. 윤구주는 자신의 과거를 입밖에 뱉기 싫었기에 그저 웃으며 말했다. “가자! 들어가자!” 말한 뒤 윤구주는 순식간에 정원에 도착하였다! 공수이는 서둘러 그를 따라왔다! 커다란 윤씨 일가 저택 내에 화려한 건축물들이 가득하였지만 사람은 별로 없었다. 윤구주는 정원을 가로질러 뒷마당으로 향했다! 공수이는 그의 뒤를 말없이 따라오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형님, 형님의 집 엄청 대단하네요!” “보기엔 아무도 없어 보이지만 발을 내디딘 순간 적어도 10개의 절정 기운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는 게 느껴져요!” “그중의 하나는 저도 무서워하는 절정 기운이에요!” 공수이가 이리 말하자 윤구주는 한마디만 내뱉었다. “그들 상관 할 필요 없어! 그저 나만 따라오면 된다!” “네네!” 공수이는 더는 묻지 않고 묵묵히 윤구주의 뒤를 따랐다! 이와 동시에 윤구주가 공수이를 데리고 뒷마당에 들어왔을 때 몇 명의 절정들이 늠름한 남자 앞에 나타났다! “가주님!” “도련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도련님의
「애도하라! 애도하라!」화진의 모든 서버는 묵념하며 구주왕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강성시의 한 해변가.비키니를 입고 완벽한 몸매를 드러낸 소채은이 미간을 찌푸리고 핸드폰으로 묵념하는 장면을 쳐다보고 있었다.“갑자기 뭐야?”“벌건 대낮부터 무슨 애도람?”“서버 전체가 묵념하고 애도한다고?”“아, 미치겠네. 어떤 사람이 죽었길래 다들 이렇게 난리인 거지?”핸드폰 화면을 5분동안 뚫어져라 지켜보고나서야 소채은은 헤드 메세지를 클릭했다.빨간색으로 적힌 몇글자가 소채은의 눈에 들어왔다. 대형 사이트의 홈페이지마다 헤드라인으로 걸려 있었다.「구주 군신이 어제 10개 나라에서 온 강자의 연합공세로 죽음의 바다에서 전사했습니다.」「이 전쟁으로 파란 바다가 핏빛으로 물들었고 망망대해에 시체가 떠올랐습니다.」「이 전쟁은 한 사람이 한 군을 이끌고 10개 나라의 백만 군사를 온힘을 다해 격파한 전쟁이었습니다.」각 대형 사이트의 헤드라인을 보며 소채은의 앵두같은 입술이 동그랗게 오무려졌다.‘구주 군신? 할아버지가 자주 말씀하시던 무패의 전설 아니었나? 그런데 전사했다니.’“그래서 서버 전체가 묵념하고 있구나. 이 무패의 전설이 죽은 거였어?”이 “구주 군신”의 사망 소식을 조금 더 검색해보다가 소채은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구주왕은 진짜 대단한 사람이었고 화진의 레전드 히어로가 맞았다.하지만 소채은과 같은 사람에게는 너무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게다가 지금 자신에게 벌어진 시끄러운 일도 아직 다 해결하지 못했다.소채은은 바닷가에 누워 집안 일을 고민했다. 그러자 절세의 미모에 걱정이 차오르기 시작했다.“따르릉!”그때 그녀의 전화가 울렸다. 소채은은 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했다. 친구였다.“여보세요?”전화를 받았다.수화기 너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친애하는 소채은 아가씨, 도대체 요즘 어디를 싸돌아 다니길래 연락이 안되는 거야?”“란이야, 왜? 나 지금 옛 본가에서 휴가 중인데.”소채은이 음료수를 마시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 남자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파도에 휩쓸리면서 그저 둥둥 떠 있을 뿐이었다.착한 소채은은 이 모습을 보고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사람을 구하려 했다.다행히 수영을 꽤 잘하는 편이라 소채은은 생사를 알 수 없는 검은 옷 남자를 끌고 바닷가로 힘껏 헤엄쳐 갔다. 젖 먹던 힘까지 다 써서야 소채은은 그 남자를 바닷가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소채은은 크게 숨을 내쉬고는 얼른 남자의 생사를 확인했다.맥을 짚어보니 뛰고 있긴 했지만, 너무 미세했다. 그래도 살아있었다.소채은은 다시 고개를 숙여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몸을 웅크린 채 누워 있었고 옷은 이미 바닷물에 푹 절여져 있었다.소채은은 남자를 반듯하게 눕히고 나서야 남자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뚜렷한 이목구비에 잘생긴 얼굴을 가진 절세 미남이 따로 없었다.하지만 아쉽게도 바닷물에 너무 오래 떠 있어서 얼굴이 창백하고 핏기가 없었다.“너무... 잘생겼잖아!”소채은은 남자를 보며 자기도 모르게 심박수가 빨라졌다. 하지만 소채은은 얼빠가 아니었다.심호흡을 하고는 남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전했다. 몇십 번 정도 시전하니 남자의 맥박이 돌아왔다. 남자를 살려낸 것이었다.“와, 드디어 살렸네!”소채은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근데 이 사람 누구지? 왜 바다에 버려진 거지? 이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이렇게 사람 하나 없는 외진 곳에 버려뒀다가 밀물이라도 들어오면 죽게 놔두는 거나 다름없잖아.”한바탕 고민한 끝에 소채은은 이 생판 모르는 남자를 잠시 옛 본가에 데려가기로 했다.옛 본가에 도착해 소채은은 남자를 자기의 침대에 눕혔다.온몸에 모래가 묻은 소채은은 쓰러진 남자를 보고 먼저 샤워를 한 뒤에 병원에 데려가려 했다.한편, 굽이진 산길에 3대의 벤츠가 달리고 있었다.“채은이 이 계집애 진짜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야?”“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혼자 옛 본가에 휴가를 와?”“채은이 친구가 제때 알려주지 않았으면 이 계집애를 어디서 찾아?”
“아빠, 큰아버지, 여기는 어쩐 일로 오셨어요?”소채은은 안으로 들어온 사람을 보고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채은아, 지금 뭐 하는 거야?”“이 남자는 또 누구야?”소청하가 호통을 쳤다.특히 소채은이 샤워 가운을 두른 채 벌거벗은 남자와 침대에 있는 걸 보니 뇌출혈이라도 올 것만 같았다.소채은은 그제야 이상함을 감지하고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해명하기 시작했다.“아빠, 오해하지 마요. 이 남자 모르는 사람이에요.”“뭐? 모르는 사이라고?”“이 계집애야! 미쳤어? 모르는 사이에 잠자리를 가져?”소청하가 포효하다시피 했다.“아빠 일단 내 말 좀 들어봐요. 진짜 모르는 사람이예요. 그냥...”소채은이 해명하려는데 큰아버지 소천홍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둘째야, 진짜 대단하다.”“딸을 참 훌륭하게 키웠어. 모르는 남자와 잠자리까지 다 들고.”“곧 중해 그룹과 정략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이 계집애 어떻게 처리할지 좀 말해봐.”소청하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눈동자마저 빨개졌다.“망할 계집애, 우리 소씨 가문이 뭘 잘못해서 너 같은 불효녀를 낳은 거야?”“차라리 때려죽이고 말지.”말이 끝나기 바쁘게 소청하는 손을 들어 소채은의 뺨을 때리려 했다.소청하의 손이 소채은의 어여쁜 얼굴에 거의 닿으려는데 갑자기 누군가의 차가운 손이 소청하의 팔목을 움켜잡았고 소채은을 자기 뒤로 숨기기까지 했다.소채은은 순간 멍해졌고 고개를 들어보니 건장하기 그지없는 뒷모습과 등 뒤에 새겨진 용의 머리가 보였다.‘이 남자 깨어난 거야?’소청하는 건장한 체구를 가진 남자에 의해 단번에 손목을 잡혔고 팔이 부러질 것처럼 아파 언성을 높였다.“너... 너... 뭐하자는 거야?”남자는 거기 선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군주처럼 소청하를 내려다봤다.“놔, 이거 놓으라고!”소청하가 고함을 질렀다.하지만 남자의 손은 마치 무쇠처럼 전혀 풀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이봐라, 이 새끼 처리해.”소청하의 분노가 끝내는 터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