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뚝 솟은 황성 중 금란 대전 내에 9마리의 용이 수놓아져 있는 용포를 입은 늠름한 자태의 남자가 옥좌에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빨간색 관복 차림에 사모를 쓴 노인이 서 있었다. 하얀 피부에 수염 한 올 없는 이 노인이 바로 황성 제일 내시 총관 한진모이다! 용포를 입고 있는 남자는 바로 화진의 국주이다. “진모야, 노룡산의 일은 일단락되었느냐?” 국주의 목소리는 몹시 우렁찼다. 황성 내 제일 절정으로 불리는 내시 총관 한진모가 몸을 굽힌 채 웃으며 대답했다. “국주님께 아룁니다! 노룡산의 일은 이미 마무리되었습니다!” “국주님의 예상대로 제자백가는 배씨, 반씨 이 두 가문을 제외한 모든 가문이 저하에 의해 멸문당하였습니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한 윤신우님도 노룡산에 계셨습니다!” “유명전의 제4명군도 해치웠습니다!” 늙은 내시는 모든 소식을 조금의 숨김도 없이 국주한테 일렀다! 하하하! 이 소식들을 들은 국주는 벌떡 일어서선 크게 웃었다! “좋구나! 좋아!” “역시 내 화진의 제일 전신이야, 나를 실망하게 하는 법이 없어!” 호탕하게 웃으며 이 말은 한 국주는 다시 말하였다. “전쟁이 이미 시작되었으니, 앞으로 모든 것을 윤구주한테 맡겨야겠지!” “진모야, 그 어린놈이 앞으로 뭘 할 것 같으냐?” 국주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한진모가 황급히 머리를 절레절레 돌리며 말했다. “저는 아둔하여 잘 모르겠습니다!” 국주는 손을 등 뒤에 진채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예상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면 윤구주는 나를 찾으러 올 것이다!” “국주님을요?” “그래!” “내 예상대로라면 윤구주는 이미 나를 찾으러 오는 길에 있을 것이다!” 국주는 유유히 답했다. 한진모는 잠깐 멈칫하다 다시 말문을 열었다. “국주 님의 뜻은 이 모든 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겁니까?”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끝이 웬 말이냐?” 국주의 말은 패기로 가득 차 넘쳤다. “내가 왜 헌원하우검을 윤구주한테 하사했는지 아느냐?” 한진모는 얼
“저하, 이 대답에 만족하십니까?” 황성 제일 절정인 한진모가 미소를 띠고 윤구주한테 물었다. 윤구주는 그 성지를 돌돌 말린 다음 품에 안고 머리를 들어 답했다. “만족한다!” “저하께서 만족하시다니 다행입니다!” “아 국주님께서 말씀하시길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실컷 하라고 하셨습니다. 뒷감당은 국주님께서 맡으시겠다고!” 한진모는 말을 마친 뒤 항상 그래왔듯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윤구주는 머리를 들어 금란 대전을 바라보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국주님께 대신 감사함을 전해주거라!” 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몸을 돌려 떠났다. 한진모는 멀어지는 윤구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하 가시는 길이 무탈하기를 빕니다!” 그는 금란 대전 앞에서 윤구주의 뒷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천천히 몸을 돌려 떠났다. 윤구주는 드디어 국주의 성지를 받았다. 성지는 간단했다. 그 안에 쓰여 있는 죽을 사자가 모든 것을 대표했다. 지금 이 순간 윤구주는 드디어 그가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할 수 있게 되었다.......황성 내 오른쪽은 내각 요지이다. 바로 내각의 여덟 장로가 머물고 있는 곳이다. 조정에서 내각 여덟 장로의 지위는 화진 우상 육도진과 맞먹었다. 화진에서 고관 귀족부터 노비 백성까지 내각의 여덟 장로의 손이 안 닿는 곳이 없었다. 그러하기에 이 여덟의 장로 모두 태사와 동급이었다. 은씨 저택 내엔 내각 여덟 장로의 우두머리인 은성구가 눈을 감은 채 폭신한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그의 옆엔 야한 옷차림의 두 미인 궁녀가 있었다. 그중 한 명은 그의 다리에 앉은 채 여지를 그의 입에 넣어주었고 다른 한 명은 그의 머리를 마사지해 주고 있었다! 은성구는 올해로 70여 세의 고령이다. 하지만 그의 기력은 몹시 좋았다! 매일 밤 그는 2, 3명의 미녀와 함께 잠자리에 들곤 하였다! 그의 이런 습관은 이미 30년간 지속되었다! 은성구가 나른해져서 풍월을 즐기고 있을 때 갑자기 신급 호위 한 명이 달려 들어왔다. “어르신,
이 말에 은성구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 “그럴 리가?” “마씨 가문은? 그리고 6년 전의 세가 절정들은?” 은성구가 급히 물었다. “들려온 소식에 의하면 마씨 세가가 노룡산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노룡산에 간 세가 성원 중 반씨와 배씨 가문 이외에 살아남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합니다!” 호위의 말에 은성구 손안에 쥐어져 있던 방금 껍질을 벗긴 여지가 이리저리 흔들거리더니 결국 땅바닥에 떨어졌다. 은성구는 안색이 시퍼렇게 질려서는 온몸이 굳어졌다! 십여 초간 멍때리다가 그는 갑자기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거짓말하지 마라!” “마씨 가문이 제자백가를 불러 모았고 6년 전 절정 강자들이 10여 명이나 되는데 그들이 아무리 미련하다 한들 어떻게 살아남은 이 하나 없을 수 있단 말이냐?” 은성구는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다 죽었다고? 마동한도 죽었어? 심지어 그 10여 명의 절정 강자들도 다 죽었다고?’은성구는 이런 결말을 한순간에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얼빠져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어떻게 다 죽을 수 있지?” “혹시 황성의 국주가 손을 쓴 건가?”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닙니다!” “전해져온 소식에 의하면 오직 한 사람이 죽인 것입니다! 그 사람은 바로 윤구주 저하입니다!” 윤구주의 이름이 들려오자 은성구는 다리가 후들거려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원래 그들은 윤구주를 죽일 예정으로 판을 짠 것이었다. 그런데 역으로 윤구주한테 전부 살해당하다니! 윤구주를 떠올리니 두려움 때문인지 분노 때문인지 은성구는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쓸모없는 녀석! 마동한 그 쓸모없는 녀석! 맘에 드는 놈 하나 없어!” 은성구는 갑자기 뭐가 생각나기라도 한 듯 말하였다. “큰일 났네!” “혹여 윤구주 그놈이 내각의 명령패를 발견하기라도 했다면 내가 마씨 가문과 손잡은 것을 알게 된 거 아냐?” 은성구의 표정이 삽시에 변하였다! “빨리!” “모든 이한테 명령하거
윤구주가 은씨 가문 저택에 발을 내디딘 순간 10여 명의 호위들이 모두 몰려와 그를 에워쌌다. “웬 놈이냐? 감히 허락도 없이 윤씨 가문 저택에 발을 들이다니.” 선두에 선 한 신급 호위가 놀란 기색으로 윤구주한테 물었다. 윤구주의 눈빛은 칼날 같았고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난 은성구를 찾으러 왔다!” “버릇없는 놈!” “어르신은 내각 여덟 장로 중의 대장이시다. 네까짓 게 감히 경칭도 붙이지 않고 어르신의 이름을 불러?” 그 우두머리는 칼을 빼내 윤구주를 향해 겨눴다. 윤구주는 그들한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말하였다. “내 길을 막는 자는 다 죽여버릴 것이다!” 말을 마친 뒤 그는 곧장 안으로 걸어갔다. 주위의 호위는 윤구주가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자 큰 소리로 말했다. “이 침입자를 체포하여라!” 그 호위의 말이 끝나자 아둔한 은씨 가문 저택의 호위들은 칼을 들고 하나둘 윤구주를 향해 돌격하였다. 그들이 죽으려고 환장하니 윤구주는 흔쾌히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오늘 이미 손에 피를 충분히 많이 묻혔으니 조금 더 묻힌다고 하여도 나쁠 건 없었다! 옷소매를 걷고 윤구주는 공격을 개시하였다.마치 산조차도 부술 기세인 무형의 기운이 그 호위들의 몸을 깔아뭉갰다. 아아아! 비명과 함께 10여 명의 호위는 윤구주의 한방에 피를 흘리며 순식간에 숨을 거두었다!“은성구 어서 기여 나오거라!” 윤구주의 목소리는 마치 천둥소리처럼 울렸다. 이 소리에 은씨 가문 저택 전체가 흔들거리는 듯 하였다. 저택 내 사람들의 입과 코는 피로 흥건하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겁에 질린 한 노인이 10여 명 신급 호위와의 동반하에 걸어 나왔다. 바로 내각 여덟 장로의 우두머리인 은성구였다! 그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예전의 오만방자하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지금 은성구의 안색은 몹시 안 좋았다!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버린 얼굴을 하고 덜덜 떨며 걸었다. 그는 곧장 윤구주한테 말을 하였다. “은성구가 저하를 뵙습니다..
“네가 나를 죽인다면 넌 온 황성과 척지는 거야! 이런데도 네가 감히 날 죽일 수 있어?” 은성구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내각 여덟 장로의 우두머리인 은성구는 그 지위가 화진 우상 육도진과 거의 맞먹었다! 두 명의 국주를 모신 오랜 관원이 이리 쉽게 남의 손에 목숨을 잃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은성구가 잊은 것이 있는데! 윤구주는 오늘 이미 두 손에 충분히 많은 피를 묻혔다. 그러기에 그가 중요한 신하든지 아니든지 이미 큰 상관이 없다! 지위가 더 높다 할지라도 윤구주는 그냥 놓아줄 생각 따윈 없다. 창! 윤구주의 손에 갑자기 검 한 자루가 생겨났다! 이 검은 수수하면서도 고풍스러웠다! 한 면에는 일월성신이 각인되어 있었고 반대 면에는 산천초목이 각인되었다! 이것이 바로 화진 제왕의 검인 헌원하우검이다! “영감탱이, 이 검이 무슨 검인지 알기나 해?” 윤구주는 손안의 검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은성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검을 바라보았다. 몇 초나 바라본 뒤 그는 깜짝 놀라 말하였다. “이건 제왕의 검인 헌원하우검?” “세상에!” “네가 어찌 국주님의 제왕의 검을 가지고 있느냐?” 은성구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윤구주 손안의 그 검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보는 눈은 있군!” “사실대로 말해줄게, 국주님은 이미 이 검을 나한테 하사하셨어!” 뭐? 이 말을 듣고 은성구는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제왕의 검, 이 검은 황실 인원부터 보통 백성까지 모든 것을 벨 수 있다! 두 명의 국주를 모셔 온 내각 여덟 장로의 우두머리인 은성구가 이 검의 공포스러움을 모를 리가 없다! 윤구주가 제왕의 검을 꺼내 든 것을 보고 그는 겁먹기 시작하였다! 그가 설사 황실의 일원이라 할지라도, 이 검 앞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영감탱이, 오늘 내가 이 검으로 널 저세상에 보내줄게, 운 좋은 줄 알아!” 윤구주가 챙하는 소리와 함께 검을 빼 들었다! “저하...제발 살려주세요...제가 잘못했습니다...”윤구주가 검
“뭐라고? 은성구 장로님이 살해당했다고요? 저택마저 폐허로 변했다고요? 세상에나, 누가 간땡이가 부었다고 감히 조정의 중신을 살해한단 말입니까?” 내각 여덟 장로의 호화로운 한 저택에서 한 노인의 놀라운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자는 내각 여덟 장로 중의 일원이었다. 이 자는 황씨 성이었다. 화진의 공부에 속하는 조정 중신이다. “은성구 장로님은 ... 윤구주한테 살해당했어요!” 다른 한 노인이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말한 자는 내각 여덟 장로 중 하나인 이부 관원이었다. “윤구주?” “그럴 리가요? 설마 노룡산의 계획이 실패하기라도 했단 말입니까?” 황씨 노인 역시 은성구와 한 패였다. 아무런 숨김없이 노룡산의 일을 입밖에 내뱉었다. “그렇습니다! 계획이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마씨 가문 그리고 파견한 세가 절정들 모두 전멸당했어요. 살아남은 이가 한 명도 없습니다!” 이 말에 6명의 내각 장로의 안색이 모두 어두워졌다! 노룡산에서의 전쟁이 그들의 판을 망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하였다. 게다가 은성구 같은 중신마저 윤구주의 손에 목숨을 잃다니!“제길!”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은성구 장로님은 화진의 중신이자 우리 내각 여덟 장로의 우두머리이거늘 어찌 이리도 함부로 죽일 수 있냔 말입니다! 윤구주 이 자식은 망나니입니까?” 공부의 황씨 노인이 분노에 가득 차며 말하였다. “맞소! 너무 버릇없소! 너무 오만방자하오!”“설사 은성구 장로님이 죄가 있다고 한들 윤구주가 심판할 자격은 없소이다! 왕위도 없는 폐인이 무슨 자격으로 은성구 장로님을 죽인단 말입니까?” “맞소!” “저는 못 받아들입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장로가 분분히 그들의 분노를 표출하였다. 필경 윤구주가 죽인 것은 그들의 우두머리이니 말이다! “전 국주님을 뵐 것입니다! 우리 내각에 합당한 해석을 해주셔야 할 겁니다.” 공부의 황씨 노인이 노여움에 소리쳤다. “황 장로님, 저희와 같이 갑시다! 오늘 국주님을 뵙지 못한다면 금란 대전
말을 마친 뒤 한진모는 이내 몸을 돌려 돌아갔다! 가다가 그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말하였다! “맞다! 국주님께서 여러분께 전해란 말이 있습니다. 국주님께서 말씀하시길 오늘 이후 내각의 성원을 재구성할 것이니 알고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뭐? 내각의 성원을 재구성한단 이 말 한마디에 바닥에 꿇어앉아 있던 모든 내각 장로의 안색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재구성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를 이들 모두 다 잘 알고 있었다! “한진모, 너의 이 말이 무슨 뜻이냐?” 이부의 한세진이 캐물었다. “제가 무슨 뜻이 있을 리가요? 전 그저 국주님의 말씀을 전달해 줄 뿐입니다! 필경 내각에서 벌인 그 더러운 수작을 여러분들이 제일 잘 알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럼, 이만 말을 끝맺겠습니다. 혹여 계속 꿇고 싶으시다면 그러도록 하세요!” 말을 마친 뒤 한진모는 이내 사라졌다. 한진모가 사라진 뒤 남은 내각의 장로들은 모두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황성우가 땅바닥에 풀썩 주저앉으며 절망 어린 표정으로 말하였다. “끝났어!” “국주님께서 윤구주의 편에 서셨다니...”나머지 내각 장로들도 모두 총명한 사람이었다! 황성우의 이 말에 그들의 표정도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 그들 모두 방금 황성우의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노룡산의 전쟁 이후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바로 내각과 문씨 세가이다! 화진 4대 고대 무술 세가중 으뜸인 문씨 세가가 모은 6년 전 10여 명의 세가 절정 모두 윤구주의 손에 죽어 나갔다. 게다가 유명전 제4명부의 나사염군 역시 윤신우한테 살해당하였다. 그리고 내각 장로 은성구는 윤구주의 검에 머리가 잘려 나갔고 그의 저택 또한 폐허로 변하였다! 은성구를 죽인 뒤 윤구주는 거처로 돌아왔다! 그의 형제들은 마당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전쟁에 그들은 참전하지 않았지만, 모든 이들의 피가 들끓고 있었다! 윤구주의 변태 같은 진짜 실력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특히 마지막에 펼친 적선술 제9기는 그
“뚱뚱보, 수이를 불러오거라. 걔한테 물어볼 것이 있다!” 윤구주가 방 안으로 들어간 뒤 한마디 하였다. 정태웅은 인츰 공수이를 찾으러 갔다. 노룡산에서 돌아온 뒤로 공수이 얼굴에는 수심으로 가득 찼다. 곤륜 출신인 공수이는 오늘의 일을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 설사 윤구주가 50여 명의 세가 잔당 절정한테 둘러싸여 공격당한다고 하더라도, 설사 모든 사람이 윤구주가 위험에 빠졌다고 여길지라도, 공수이 이 꼬마만큼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윤구주를 따라다녔기에 그 누구보다도 윤구주의 실력을 제대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작 50여 명의 세가 잔당 절정들이 윤구주를 죽이겠다고? 꿈이나 깨라고 하지! 오늘 공수이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든 것은 화려한 미모의 황실 여섯째 공주 이홍연이다! 원래 또 미녀 누나와의 운명적인 만남인 줄 알았건만 알고 보니 윤구주의 여인이었다니? 제길!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아무래도 형님을 따라다니면서 여인을 만나긴 그른 것 같군!” 꼬마 스님은 중얼거리면서 머리를 이리저리 돌렸다.(안돼! 방법을 찾아야겠어! 반드시 방법을 찾아야 해! 난 공씨 가문 세자인데다가 잘생기기까지 했어. 겨우 곤륜을 빠져나왔는데 여자 친구 한 명 못 사귀면 되겠나? 방법을 생각해! 반드시!) 꼬마 스님이 머리를 팽글팽글 돌리고 있을 때 정태웅이 그를 찾아왔다. “수이 동생, 뭐 하고 있어?” 정태웅의 말소리에 공수이는 머리조차 들지 않고 계속 땅바닥에 쪼그려 앉아서 말하였다. “뭐하긴요? 그냥 앉아 있죠!” 정태웅은 공수이가 오늘 상처 받은 것을 알았기에 웃으며 다가와 그의 어깨를 다독였다.“수이 동생, 혹시 여섯째 공주의 일로 심란해하고 있는 거야?” 공수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댔어!” “그만 우울해 해! 이후에 저하를 따라다니면서 이런 일에 익숙해지면 그만이야!” “필경 외모나 실력이나 우린 어느 것 하나 저하를 이기지 못하잖아! 그러니까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