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윤구주는 유명전에 갇혀 있는 그의 형제 청룡을 찾아야 했다.청룡을 떠올리자 무시무시한 살기가 윤구주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유명전! 100년 전 곤륜은 유명전을 완전히 처단하지 않았지. 이번에야말로 너희를 뿌리 뽑아주겠어. 전부 죽여주도록 하지!”시간은 빠르게 흘렀다.유명전이 모습을 드러낸 뒤로 민규현, 정태웅, 천현수 등 암부 구성원들은 유명전의 행방을 찾는 일을 전담했다.마당에는 꼬맹이 남궁서준이 하루 종일 바위처럼 가만히 가부좌를 틀고 수련하고 있었다.꼬맹이는 겨우 14살이었다.그러나 그의 기운은 아무도 얕볼 수 없었다.마당 안에서 남궁 서준은 가부좌를 틀고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보이지 않는 검기가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파리 한 마리가 그의 곁을 날아가다가 슉 소리와 함께 검기에 의해 가루가 되었다.“세상에, 정말 대단한 꼬맹이란 말이야. 저 검기를 봐. 곤륜에 있는, 천재라고 불리는 그 자식들보다 더 강하다니까. 몇 년 더 흐르면 검선이 되겠어.”옆에 있던 공수이가 중얼거리면서 반짝이는 눈으로 남궁서준을 바라보았다.그는 남궁서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에게로 다가갔다.“또 수련하고 있는 거야?”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던 남궁서준은 방해를 받게 되자 싸늘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그쪽이랑 뭔 상관인데요?”“쳇, 난 그냥 좋은 마음으로 물어본 것뿐인데 왜 그렇게 날을 세워?”공수이는 짜증 난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별일 없으면 비켜요. 남 수련하는 거 방해하지 말고.”남궁서준은 쌀쌀맞게 대꾸한 뒤 다시 눈을 감았다.공수이는 화가 치밀었다. 그는 윤구주만 아니었어도 절대 남궁서준을 가만두지 않았을 거로 생각했다.공수이는 잠깐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혹시 나한테 무슨 불만이 있는 거야? 아니면 날 질투하는 거야?”“흥, 질투라뇨? 내가 왜 그쪽으로 질투해요?”남궁서준이 갑자기 눈을 번쩍 뜨면서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연히 나랑 구주 형님의 사이를 질투하는 거겠지. 태웅 형님 말을 들어보
공수이도 수인을 맺었고 쿵 소리와 함께 그의 미간에 ‘卍'’ 문양이 나타났다.그 문양이 나타나자마자 아주 거대한 금빛 방패가 마당 전체를 뒤덮었다.그것은 불가의 금강 법이었다.그 금강 법은 일반적인 금강 법보다 훨씬 더 무시무시했다.남궁서준의 날뛰는 검기들이 공수이의 금강 법 위로 사정없이 떨어지면서 귀청을 찢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러나 공수이의 금강 법을 파괴할 수는 없었다.“해봐. 계속 공격하라고. 날 어떻게 벨 건지 궁금하네!”공수이는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금강 법 안에 서서 남궁서준을 자극했다.하얗던 얼굴이 빨갛게 될 정도로 화가 난 남궁서준은 완전히 폭발했다.그는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금지술, 칠성!”금지술을 시전하자 아주 강력한 검붉은색의 기운이 남궁서준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졌다.조금 전까지 화창하던 하늘은 남궁서준이 금지술 칠성을 시전하자마자 밤처럼 어두워졌다.하능릉 올려다보니 7개의 별빛이 반짝이고 있었다.별빛이 나타나자마자 기괴한 검붉은색의 무시무시한 에너지들이 남궁서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음? 화진의 금지술을 할 줄 안다고? 대단한걸? 그 금지술 우리 구주 형님이 가르쳐준 거지? 젠장, 구주 형님 너무 편애하는 거 아냐? 왜 나한테는 이런 금지술을 가르쳐주지 않은 거지?”공수이는 계속해 자극했고 남궁서준은 다른 건 신경 쓰지 않았다. 금지술을 시전하는 순간 그의 몸은 온통 검붉은색으로 변했다.특히 그의 두 눈은 완전히 피에 굶주려 있었다.“금지술, 북두칠성 참격!”남궁서준의 목소리와 함께 무시무시한 검붉은색 기운들이 하늘 높이 치솟으며 7개의 빛줄기가 되었다. 그 7개의 빛줄기는 하늘에 나타난 7개의 별과 맞닿았고 남궁서준은 곧 날아올라서 7명이 되었다.7개의 환영이 하늘에 나타나서 북두칠성 진형을 이루었고, 그들은 곧 하늘에서 내려와 공수이를 공격했다. 남궁서준이 시전한 금지술 칠성을 본 공수이는 더는 비웃지 못하고 합장했다.“금강호!”금강 법은 그 목소리와 함께 반짝이기 시작하더니
“그리고 너!”윤구주는 갑자기 싸늘한 시선으로 공수이를 노려보았고 공수이는 겁을 먹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윤구주는 다짜고짜 공수이의 빡빡 민 머리에 힘껏 꿀밤을 먹였다.“이 자식, 왜 쓸데없이 내 동생을 건드리고 난리야? 또 한 번 내 동생을 건드린다면 바닥에 눌러놓고 흠씬 두들겨 팰 줄 알아!”윤구주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꿀밤을 맞은 공수이는 머리를 만지작거리면서 서둘러 말했다.“형님, 잘못했어요. 그만 때리세요. 형님에게 맞아서 더 멍청해지면 어떡해요?”“쌤통이다!”윤구주는 당연히 두 사람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을 제대로 혼내지 않는다면 앞으로 또 무슨 짓을 벌일지 몰랐다.불쌍하게도 두 사람은 윤구주에게 혼난 뒤 전부 고개를 푹 숙인 채 한 마디도 대꾸하지 못했다.“됐어. 너희 둘은 먼저 물러나. 귀한 손님이 오셨거든.”윤구주가 갑자기 시선을 들면서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네? 귀한 손님이요? 어디요?”공수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이미 왔어.”윤구주는 고개를 들었다.윤구주가 말을 마치자마자 관모를 쓰고 환관 옷을 입은 수염 없는 남자가 마당 입구에 섰다.“한진모 구주왕을 뵙습니다. 기별 없이 찾아와서 죄송하지만 너른 아량으로 용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황성 최고 실력자 한진모가 갑자기 이곳으로 찾아올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한진모가 도착한 뒤 제일 처음 입을 연 사람은 공수이였다.공수이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눈앞의 한진모를 바라보았다.“세상에, 늙은 환관이네요. 언제 도착했대요? 전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요!”’공수이는 경악했다.남궁서준은 한진모를 본 순간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면서 무시무시한 검의를 내뿜기 시작했다. 마치 큰 적을 앞에 둔 사람처럼 말이다.황성 최고 실력자라고 불리는 한진모는 두 사람을 보고 슬쩍 웃을 뿐이었다.“한진모, 당신이 여긴 어쩐 일이지?”윤구주는 황성 최고 실력자 한진모를 보자 참지 못하고 물었다.“저하, 저는 국주님의 명령을 받고 저하를 뵈러 온 것입
1미터가 넘을 듯했다.상자를 본 윤구주는 실눈을 떴다.“저하, 받으시죠!”한진모가 두 손으로 비단함을 들어 윤구주에게 건넸다.그것을 건네받은 윤구주는 비단함을 열어 보았고 곧 정면에는 일월성신이, 뒷면에는 산천초목이 새겨져 있는 고검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그 검을 본 순간 윤구주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이것은 제왕의 검, 헌원하우검이잖아?”고검을 본 윤구주는 그것의 이름을 읊었다.“맞습니다. 국주님께서 직접 저하께 드리는 것이니 잘 보관하시기를 바랍니다.”한진모는 웃으며 말했다.옆에 있던 공수이와 남궁서준은 제왕의 검이라는 말을 듣자 모두 눈을 빛냈다.윤구주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눈앞의 제왕의 검을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야 손을 뻗어 그것을 손에 쥐었다.고검을 들자 제왕의 기운이 삽시에 윤구주의 온몸으로 퍼져나갔다.챙 소리와 함께 윤구주가 검을 빼 들었고 그 순간 용의 울음소리가 고검에서 들려왔다.공수이도 남궁서준도 고검에서 느껴지는 검의 때문에 온몸이 오싹했다.마치 날 때부터 제왕 같은 검이었다.검을 쥔 윤구주는 제왕의 검을 바라보며 말했다.“역시 우리 화진 제일의 헌원검답네! 한진모, 국주님께 대신 감사 인사를 전해줘. 이 검은 감사히 받도록 하지.”윤구주는 검을 검집에 넣으면서 호탕하게 말했다.“현명하십니다. 꼭 저하의 말씀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해야 할 일을 다 했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한진모는 말을 마치더니 윤구주를 향해 싱긋 웃으며 예를 갖춘 뒤 마당을 떠났다.윤구주는 황성 최고 실력자 한진모가 떠나는 모습을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그는 제왕의 검을 손에 쥐고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다.“형님, 정말 대단하세요! 우리 화진의 국주님께서 형님을 위해 선물까지 주셨잖아요!”한진모가 떠난 뒤 공수이는 곧바로 윤구주에게 가까이 다가가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형님, 이 고검 정말 멋진데요. 저 한 번 봐도 돼요?”공수이는 부러움 가득한 표정으로 윤구주의 손에 들린 제왕의 검을 바라보며 말했다.
노룡산은 서울 서북쪽에 있고 대막과 연결되어 있다.과거 노룡산은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였고 산세는 그리 높지 않았다.소문에 따르면 노룡산이 노룡산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산에 있는 오래된 우물 때문이었다. 그 우물은 오랫동안 존재해 왔으며 그 안에 용 한 마리가 봉인되어 있다고 한다.노룡산은 아주 유명한 관광 명소였고 가을인 지금은 마침 관광 성수기였다.노룡산 기슭에 많은 인파들이 몰려들었는데 그중 대부분은 노룡산을 등산하고자 온 관광객들이었다.그러나 이상하게도 며칠 전부터 노룡산이 갑자기 폐쇄됐다.노룡산 매표소에는 예전에 있던 직원이 아닌 8명의 검은 옷을 입은 무인이 서 있었다.그 무인들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고 다들 허리춤에 칼을 차고 있었다.그리고 그들 앞에 있는 노룡산 입구에는 나무 표지판이 걸려 있었다. 표지판에는 오늘 산을 폐쇄하니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이러한 상황에 노룡산에 놀러 왔던 관광객들은 불만을 품었다.사람들이 새까맣게 몰려와서 노룡산 입구를 가로막고 노룡산 입구에 서 있는 8명의 무인들을 향해 불만을 토로했다.“아니, 당신들은 대체 누굽니까? 왜 갑자기 산을 폐쇄한다는 거죠? 저희 다 인터넷에서 티켓 사서 KTX 타고, 기차 타고, 버스 타고 온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산을 폐쇄한다고요?”“그러니까요. 저 아까 관련 부서에 연락해 봤는데 폐쇄한 적 없다던데요?”“얼른 비켜요. 우리 들어갈 거니까!”사람들의 불만과 항의가 끊이질 않았다.그러나 8명의 무인들은 마치 바위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그 자리에서 꿈쩍하지 않았다.마치 관광객들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안 비킬 거예요? 안 비키면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이때 사람들 틈에서 여행 가방을 멘 아주머니 한 명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럼에도 입구에 서 있는 8명의 무인들은 꿈쩍하지 않았다.이러한 상황에 중년 여성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흥, 난 이미 티켓 샀어요. 아무도 날 막을 수 없다고요!”
마을은 크지 않아 수십만 명만 수용할 수 있었다.조금 전 노룡산 입구에 있던 두 사람은 빠르게 마을의 한 은밀한 집에 도착했다.집 좌우에는 경호원들이 지키고 서 있었고 그 경호원들은 전부 평범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도착한 뒤 우선 경호원을 향해 눈치를 주고서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어두운 방 안,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말했다.“금위군 장서훈, 염수천 통령을 뵙습니다.”방 정중앙에는 아주 건장한 남자 한 명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남자는 사나운 인상에 두 팔은 마치 원숭이처럼 아주 길었고 절정 내공을 갖추고 있어 사람들에게 강한 압박감을 주었다.그가 바로 황성 금위군 통령 염수천이었다.소문에 따르면 염수천은 과거 국방부의 상장이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갑자기 황성으로 전출되어 금위군 통령이 되었다고 한다.“노룡산 쪽 상황은 어때?”염수천이 서늘한 목소리로 질문했다.“염수천 통령님, 현재 노룡산은 세가들에 의해 완전히 폐쇄된 상태로 관련 없는 자들의 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장서훈이 대답했다.“세가들이 얼마나 왔지?”염수천이 또 물었다.“제가 아는 바로 13개 가문이 왔습니다. 그중에는 배씨 일가, 반씨 일가, 마씨 일가, 안씨 일가 등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번에 세가 외에도 30여 개의 문벌도 가세했다는 점입니다.”장서훈이 대답했다.“그래? 꽤 큰 판이 벌어졌구나.”염수천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원래도 몸이 아주 건장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에는 아주 살벌한 기운이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말해 봐. 이번에 세가들이 노룡산에 모이면서 총 몇 명의 절정 고수들이 집결됐지?”염수천이 질문했다.“그 부분은 저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소문에 따르면 마씨 일가만 해도 총 10명의 준절정 고수들이 출동했다고 합니다.”10명이라는 말에 염수천의 표정이 서늘하게 변했다.“마씨 일가 놈들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감히 10명의 절정 고수들을 출동시켜? 노룡산에서 아주 큰 판을 벌
그 말에 장서훈은 흠칫했다.그는 염수천이 과거 국방부 소속이었다가 황성으로 전출되어 금위군 통령이 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 구주왕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의문이 생겼다.혹시 눈앞의 염수천이 구주왕과 아는 사이였던 걸까?“염수천 통령님, 전 여전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구주왕께서 살아계신다면 화진은 왜 새로운 왕을 세운 겁니까? 게다가 제자백가가 공공연히 구주왕을 처단하려고 하다니,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장서훈이 물었다.“그 일은 그만 묻는 게 좋겠다. 네가 알아야 하는 건 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평정할 수 있는 분은 구주왕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구주왕이어야만 해. 그것이 국주께서 이런 명령을 내린 이유기도 하지.”장서훈은 여전히 아리송한 기분이었다.그는 고민 끝에 마지막으로 물었다.“통령님, 그러면 천하무적의 구주왕께서 이번에 노룡산으로 오시는 겁니까?”“그래. 날 믿어. 구주왕은 반드시 올 거야.”염수천의 얼굴에 동경이 드러났다.“하지만 노룡산은 위험천만한 곳입니다. 게다가 세가 출신의 절정 고수들도 가득한데 만약 구주왕께서 정말로 모습을 드러내신다면... 너무 위험한 것 아닙니까?”장서훈이 물었다.“위험하다고? 걱정하지 말거라. 걱정해야 할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목숨 아까운 줄도 모르고 날뛰는 멍청한 세가 놈들이니 말이다.”염수천은 차갑게 웃었다.그 말을 들은 장서훈은 더 이상 질문을 할 수 없었다. 그저 한때 화진의 왕이었던 구주왕을 향한 기대가 점점 커질 뿐이었다.구주왕은 그들에게 우상인 동시에 신과 같은 존재였다.“보고드립니다!”염수천과 장서훈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밖에서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들어와.”염수천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하자마자 금위군 한 명이 바르게 안으로 들어왔다.“통령님, 조금 전 여섯째 공주님이 마을에 모습을 드러내신 걸 발견했습니다. 공주님은 노룡산 쪽으로 가고 계셨습니다.”‘응?’“공주님이 나타났다고?”그 말을 듣자 염수천의 안색이 달라졌다.
윤구주가 노룡산에서 죽는 걸 지켜보는 것이 정말로 이홍연이 바라는 일일까?아니, 당연히 아니다.이홍연은 그저 고집을 부린 것뿐이고, 단순히 화풀이를 하고 싶었던 것뿐이다.그녀는 오랫동안 윤구주를 좋아했는데 정작 윤구구는 다른 여자 연예인과 서로 끌어안고 있었으니 말이다.그걸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었다.솔직한 마음은 그랬지만 그럼에도 이홍연은 체면을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난 윤구주 그 빌어먹을 놈이 죽기를 바라요. 그게 왜요? 그 자식이 먼저 날 배신하고 내게 상처를 줬다고요.”“휴, 공주님. 남녀 사이의 감정 문제는 아이들 장난이 아니에요. 만약 공주님께서 이번에 정말로 노룡산에 가신다면 앞으로 윤구주와는 절대 이어질 수 없을 거예요.”주도는 계속해 이홍연을 설득했다.“상관없어요! 이어질 수 없으면 말죠 뭐. 난 반드시 화풀이를 해야겠어요!”이홍연은 눈시울이 빨개진 채 말했다.주도는 이홍연을 설득할 수 없자 안타까운 얼굴로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주도와 이홍연이 대화를 마쳤을 때, 금위군 통령 염수천은 멀리서 미간을 찌푸린 채 이홍연과 주도를 바라보고 있었다.“젠장, 정말로 공주님이야! 공주님이 왜 갑자기 노룡산에 오신 거지?”그의 곁에 있던 장서훈이 말했다.“통령님, 지금 당장 사람을 데리고 가서 공주님께 사실을 알릴까요?”염수천은 한껏 어두워진 표정으로 앞쪽에 있는 이홍연을 바라보았다. 그가 결정을 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홍연의 앞에 나타났다.선두에 선 사람은 회색 장포를 입은 노인이었고 그의 뒤에는 7, 8명의 무인들이 있었다.“공주님을 모시고 오라는 명령을 받고 왔습니다.”회색 장포를 입은 노인은 곧바로 이홍연을 향해 예를 갖추었다.“당신은 누구죠?”이홍연은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저는 마씨 일가의 외문 장로 마예산입니다.”노인이 마씨 일가 사람이라고 하자 이홍연은 쌀쌀맞게 대꾸했다.“마동한 씨는요?”“공주님, 저희 세자는 지금 노룡산에서 공주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