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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공수이가 잔뜩 억울한 얼굴로 말하는 것을 듣고 윤구주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난 그저 은스타님을 우연히 만났을 뿐이지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그럼 지금 형님의 말대로라면 예쁜 누나의 일방적인 생각이란 말입니까?”

공수이가 얼굴을 들고 말했다.

윤구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제자백가의 공씨 가문 세자인 공수이가 총명하다는 사실은 더 말하면 입 아플 정도이다. 윤구주가 대답이 없는 것을 본 공수이는 곧바로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

공수이는 손을 내밀어 윤구주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역시 우리 형님! 대단하십니다!”

“미친 스님이 말하길 이 시대에 형님과 같은 하늘 아래에서 만났다는 건 그야말로 천하의 재수 없는 일이라고 했죠!”

꼬마 스님은 입으로 욕을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윤구주는 하하 큰 소리를 내며 미친 듯이 웃었다.

이 말은 애초에 곤륜 구역에서 미친 스님 한 사람만이 한 말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는 아무리 재주가 빼어난 하늘의 총애를 받은 이들이 오더라도 윤구주의 앞에서는 초라하기 그지없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들의 비애인 동시에 공수이의 비애이기도 했다.

하지만 공수이는 진짜로 화를 내진 않았다.

다만 그저 빠르게 생각을 정리하였다.

“예쁜 누나가 좋아하는 사람이 형님이라면 저 공수이는 진심으로 탄복합니다!”

“그런데 예쁜 누나는 몸매며 얼굴이며 인품까지 모두 완벽한데 형님은 왜 받아들이지 못하십니까? 만약 저라면 당장 예쁜 누나를 제 사람으로 만들고도 남았을 겁니다!”

공수이는 잔뜩 옹졸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

“네가 알긴 뭘 알아!”

“난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윤구주의 머릿속에는 소채은의 아름다운 자태가 떠올랐다.

“부인이 생긴 겁니까? 누굽니까? 누군데 이렇게 행운인 겁니까?”

공수이는 얼른 물었다.

“그 사람은 소채은이라고 해.”

윤구주가 대답했다.

“소채은? 듣기에는 아주 평범한 이름 같습니다. 하지만 형님의 눈에 들었다면 절대 흔치 않은 절세미인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헤헤,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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