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부터 정태웅이 공수이에게 묻자 공수이는 대머리를 만지며 말했다.“얼마나 강하냐고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근데 저 육도 절정 아래는 다 죽일 수 있어요.”뭐라고?육도도 죽일 수 있다고?“세상에!”정태웅은 놀라서 하마터면 땅바닥에 꿇을 뻔했다.“이건 정상 아니에요? 그때 곤륜 지역에서 형님께서 14살이었을 때 지역 외에 칠살 노마도 죽이셨어요. 전 아무것도 아니에요.”공수이가 말하는 것을 듣고 정태웅은 벽에 머리를 박아 죽고 싶었다.세상에나!현대세계에서는 육도, 칠살 절전이면 최고 경지에 도달한 존재였다.근데 왜 공수이의 말에서는 마치 애송이처럼 들리는 건지 공수이가 그렇게 강한가 싶어 정태웅은 고개를 들고 공수이를 다시 자세히 쳐다봤다.공수이는 하얗고 예쁘게 생긴 얼굴에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아 전혀 그 정도로 강해 보이지 않았다.정태웅이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공수이가 갑자기 고민에 빠졌다.그리고 공수이는 정태웅이 어이없어할 만한 물음을 던졌다.“태웅이 형, 누군가를 좋아하면 직접 마주 보고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문제를 생각하고 있던 정태웅은 공수이가 물어보는 것을 듣고 웃었다.“너 좋아하는 사람 있어?”정태웅이 눈을 둥그렇게 뜨고 묻자 공수이가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넌 스님이잖아.” 정태웅은 어이가 없었다.“스님이면 뭐요? 스님은 누군가를 좋아하면 안 돼요?”“스님은 세속을 버리고 술과 고기도 끊고 색욕도 끊어야 한다고 그러던데?”“쳇, 난 안 끊을 거예요. 그걸 다 끊으면 무슨 재미로 살아요!”정태웅의 말에 공수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공수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정태웅은 엄지를 척 들어 올렸다.“근데 수이야, 누굴 좋아하는데? 나한테 말해봐 봐. 내가 또 인기남이거든. 어떤 스타일의 여자든지 다 나한테 빠지면 꼼짝도 못 한단 말이지.”정태웅은 뱃살을 치며 허세를 부렸다.“태웅이 형 진짜 그렇게 대단하세요?”“그럼 당연하지!”순식간에 눈을 빛내며 묻는 공수
공수이가 인터넷에 사진도 있고 춤추는 영상도 있다고 하니 정태웅은 갑자기 흥미가 생겼다.도대체 어떻게 생긴 연예인인데 갓 곤륜 지역에서 올라온 공수이를 이렇게 홀딱 반하게 했는지 궁금했다.“얼른 찾아서 보여줘 봐. 내가 어떤지 봐줄게.”정태웅은 말하며 핸드폰을 꺼내 공수이에게 넘겨줬다.공수이는 핸드폰을 받고 은설아를 검색했다.은설아의 이름을 검색하니 은설아에 대한 소식이 떴다.아주 핫한 탑 연예인으로서 은설아의 모든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었다.실시간 검색을 눌러보니 은설아에 관한 소식이 위에 있어서 공수이는 콘서트 영상을 아무거나 하나 눌렀다.“태웅이 형, 이 사람이에요!”공수이가 말하며 핸드폰을 정태웅에게 주자 정태웅은 흥분하며 핸드폰을 받아들었다.“보자.”“오올, 몸매 죽이는데!”영상을 찍은 사람이 좀 멀리 있어 정태웅은 은설아의 몸은 한눈에 알아봤으나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조금 뒤에 클로즈업한 화면에서 드디어 은설아의 예쁜 얼굴을 보게 됐다.“X발!”정태웅은 갑자기 욕을 했다.“왜 그러세요?”공수이는 정태웅이 심각하게 놀란 모습을 보고 물었다.정태웅이 눈을 둥그렇게 뜨고 춤을 추고 있는 은설아를 뚫어져라 쳐다봤다.확신을 한 다음 정태웅이 고개를 돌려 공수이에게 물었다.“수이야, 네가 좋아한다는 연예인이 이 사람이야?”“네! 무슨 문제 있어요?”공수이는 아리송했다.“이거 완전 큰 문제네!”정태웅이 갑자기 펄쩍 뛰었다.“무슨 문제인데요? 태웅 형!”공수이는 자신이 은설아를 좋아하는 데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싶어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너 이 사람이 누군지 알아?”“알아요! 제가 그저께 구한 예쁜 누나예요! 이름은 은설아예요!”공수이가 말했다.“아니, 틀렸어! 이름이 은설아인 건 나도 알아! 내 뜻은 은설아 씨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아냐는 거야!”정태웅이 말했다.누구를 좋아하는지 아냐는 말을 들은 공수이는 흠칫했다.“예쁜 누나요? 전 그저 나쁜 자식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누
윤구주의 방을 십여 초 동안 멍하니 보고 있던 공수이가 정신을 차리고 묻자 정태웅이 큰소리로 웃었다.“그러니까 예쁜 누나가 좋아하는 나쁜 자식이 바로 우리 형님이라는 거예요?”“빙고.”이 말을 듣자마자 공수이는 낯빛이 어두워졌고 그 자리에서 몸이 굳어버렸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크게 소리치는 공수이에 정태웅이 웃으며 말했다.“왜 불가능한데? 수이야, 은설아 씨는 널 알기 전에 이미 저하를 알고 있었어. 그리고 그때는 서남에 있었을 때였는데 누가 봐도 은설아 씨는 저하를 아주 좋아했지만 저하는 형수님이 계셔서 단칼에 거절하셨지.”정태웅의 말을 듣고 공수이는 어리벙벙해 있었다.윤구주는 은설아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그래서 윤구주가 떠날 때 은설아가 그렇게 슬퍼했던 것인가?그래서 매번 나쁜 자식이라고 할 때마다 윤구주가 공수이의 딱밤을 때렸던 것인가?그렇게 된 일이었다니.그 공수이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운이 없을 수 있어요? 어쩌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형님의 여자라니요? 아아아아! 창피해서 어떻게 살아요!”윤구주를 좋아하는 여자는 자신을 좋아하게 될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수이는 머리를 박고 죽고 싶었다.어쨌거나 공수이와 윤구주는 차이가 매우 컸다.그리고 공수이는 윤구주에게서 여자를 뺏을 엄두도 나지 않았다.아니, 그럴 엄두는 당연히 없었기에 그냥 속상하고 아픈 마음에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만 같았다.“왜? 왜 그래?”그때 곤륜 지역에서 온 공수이가 소리를 지르며 울고 있는 것을 본 천현수가 달려와 물었다.“너 왜 수이를 울려?”천현수는 공수이가 우는 것을 보고 정태웅을 욕했다.“뭐라는 거야? 내가 왜 수이를 괴롭혀!”정태웅이 말에 천현수가 다시 물었다.“그럼 수이가 왜 이렇게 서럽게 우는데?”“실연해서 그러는 거야...”정태웅이 뒤돌아 슬프게 울고 있는 공수이를 보며 말했다.“실연?”천현수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심지어 우리 저하 때문에 실연한 거라
“이건 서해 클럽의 여자야! 그리고 이 여자! 이 중에서 안 예쁜 여자가 어디 있어? 수이야, 내가 지금 널 데리고 체험하러 갈게! 뭐? 톱스타? 예쁜 누나? 그냥 돈만 있으면 네가 시키는 건 다 할 거야!”정태웅이 가슴팍을 치며 말하자 공수이는 듣자마자 눈을 반짝였다.“진짜예요? 태웅이 형?”“당연하지!”“좋아요! 태웅이 형, 지금 당장 체험하러 가요!”공수이가 정태웅에게 말했다.“지금? 이렇게 급하게?”“당연하죠! 제발요! 동생이 지금 슬퍼하고 있잖아요!”“그래, 가자! 나랑 같이 제대로 체험하러 가자고!”공수이의 말에 정태웅은 당장 공수이를 데리고 여자들의 따뜻한 품을 느끼러 갔다.이 두 사람이 떠난 지 한 시간 정도 지나고 방에서 나온 윤구주는 사라진 공수이와 정태웅에 천현수를 향해 물었다.“현수야, 태웅이 하고 수이는?”“저하, 태웅이가 수이를 데리고 클럽에 갔어요!”“뭐? 클럽?”윤구주가 이맛살을 찌푸렸다.“네! 수이가 실연 때문에 너무 슬퍼해서 위로해 주겠다고 하면서 태웅이가 데리고 나갔어요!”“하, 둘이 무슨 클럽이야!”...늦은 밤, 한 택시가 윤구주가 사는 곳 문 앞에 천천히 멈춰 섰다.차가 멈추고 정태웅은 술에 취한 공수이를 데리고 내렸다.두 사람의 몸에서는 술 냄새가 심하게 났고 얼굴, 목 할 것 없이 보이는 곳에는 키스 마크가 가득했다.“태웅이 형, 술... 저 술 더 마실래요...”온몸에서 술 냄새를 풍기고 있는 공수이는 완전히 취했지만 계속 술을 마시겠다고 했다.“수이야, 더 마시면 안 돼! 집에 도착했어! 저하께서 보시기라도 하면 우린 끝장이야!”정태웅은 공수이를 부축하며 휘청휘청 정원 안으로 들어왔다.정태웅은 얼른 공수이를 부축해서 침대에 눕혀 놓고 나서야 안심하고 방에서 나갔다.방 안에서는 몸이 술 냄새로 찌든 공수이가 알코올 향을 풍기며 죽은 듯이 자고 있었다.이때 방안의 기운에 자그마한 파동이 일어나더니 한 노인의 그림자가 흐릿하게 나타났다.자세히 보니 바로 공수이를 따라다니
말을 마친 장풍혁은 다시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작은 별장 안방에서는 윤구주가 앉아서 명상을 하고 있었다.문 씨 세가의 기린 화독을 없애고 내가 다시 절정으로 회복한 뒤로 윤구주가 매일 밤 제일 많이 하는 것이 명상이다.그런데 윤구주가 명상하고 있을 때 공기 중에 갑자기 미묘한 파동이 일어났다.그에 윤구주는 눈을 뜨지도 않고 말했다.“오셨으면 나오세요.”말이 끝나자마자 요동치던 기운 사이에서 갑자기 흐릿한 사람 모습이 나타났다.바로 공씨 가문의 집사였다.“어떻게 날 느낀 거죠?”모습을 드러낸 장풍혁은 놀란 표정으로 윤구주를 쳐다봤다.장풍혁의 은신술은 오악, 육도인 최정상의 절전도 느껴내기 어려운데 가까이 다가가자마자 바로 느낀 윤구주에 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작 사상 절정밖에 안 되시면서 제 앞에서 기운을 숨기려 하시다니요? 절 너무 우습게 보신 거 아닌가요?”윤구주가 갑자기 눈을 뜨며 장풍혁을 쳐다보자 공씨 가문 절정 집사인 그도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 났다.그 압박감은 장풍혁은 순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공기는 점차 탁해졌고 장풍혁의 발아래에 있던 지면은 서서히 붕괴하기 시작했다.“당신... 뭘 하려는 겁니까?”장풍혁은 무서워 나기 시작했다.장풍혁의 말에 윤구주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당신은 제자백가, 공씨 가문의 사람인가요?”윤구주가 물으니 장풍혁이 대답했다.“네...”“수이를 보호하러 오신 건가요?”윤구주가 또 물었다.“네...”“수이를 봐서 오늘은 그저 보내드릴게요. 하지만 기억하세요. 만약 다음에도 저를 건드리신다면 그땐 그냥 보내드리지 않을 겁니다.”윤구주는 이 말을 하고 다시 눈을 천천히 감았다.큰 산에 눌리고 있는 것 같았던 압박감이 윤구주가 눈을 감는 순간 사라지며 장풍혁의 몸은 다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장풍혁은 놀란 표정으로 눈앞에 있는 윤구주를 봤다. 만약 윤구주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면 저는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 있을 것 같았다.그에 장풍혁은 바로 주제 파악을 하며
“만약 사실이라면 저하 조심하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마가에서 이미 사람을 서울에 보냈다고 합니다. 마가의 사람만 온 게 아니고 제자백가의 예가, 배씨 가문, 그리고 다른 가문에서도 사람을 보내온다고 합니다. 아마도 저하를 찾아와 복수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장풍혁은 드디어 상황을 다 말했다.하지만 윤구주는 이 말을 듣고 헛웃음을 흘렸다.“날 찾아 복수를 한다고요? 그래요, 오라고 하세요.”윤구주는 이미 화진 3대 서열의 문벌을 정돈했는데 지금 또 다른 세가가 나왔다 한들 다 함께 처리해버리면 그만이었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곤륜에서 왕위에 오를 때 윤구주가 한 맹세는 그냥 거짓이 되어버리는 것이기에 윤구주는 어차피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었다.눈앞에 있는 장풍혁은 윤구주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그럼 전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말을 마친 장풍혁은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졌다.장풍혁이 사라지고 난 후 윤구주는 다시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윤구주가 문벌, 세가를 두려워할 사람인가?당시, 윤구주가 천하의 무술을 통치하고 화진의 3대 무술의 서열을 거의 붕괴시켜 화진 무술의 대일통을 성공시켰다.근데 지금 제자백가 따위가?윤구주는 마음에 담지도 않았다.다음날 윤구주가 방에서 나가자 정원 안에서는 남궁서준이 칼을 안은 자세로 검심을 단련하고 있었고 용민, 철영, 재이 등 사람은 정원 밖을 지키고 있었다.정원을 한번 쳐다본 윤구주는 이내 공수이의 방으로 갔다.어제 술을 많이 마신 공수이는 아직도 침대 위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술 냄새가 심했고 얼굴에는 키스 마크로 가득했으며 전혀 스님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공수이를 쳐다보던 윤구주가 손가락을 들어 기운을 조금 움직여 공수이의 미간에 넣었다.“누구야?”그에 공수이가 깜짝 놀라며 일어났다.“형님? 왜 여기 계세요?”공수이는 윤구주가 자신의 앞에 있는 것을 보고 눈을 비비며 물었다.“어젯밤에는 재밌게 놀았어?”윤구주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공수이는
공수이가 잔뜩 억울한 얼굴로 말하는 것을 듣고 윤구주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난 그저 은스타님을 우연히 만났을 뿐이지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그럼 지금 형님의 말대로라면 예쁜 누나의 일방적인 생각이란 말입니까?”공수이가 얼굴을 들고 말했다.윤구주는 대답하지 않았다.제자백가의 공씨 가문 세자인 공수이가 총명하다는 사실은 더 말하면 입 아플 정도이다. 윤구주가 대답이 없는 것을 본 공수이는 곧바로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공수이는 손을 내밀어 윤구주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역시 우리 형님! 대단하십니다!”“미친 스님이 말하길 이 시대에 형님과 같은 하늘 아래에서 만났다는 건 그야말로 천하의 재수 없는 일이라고 했죠!”꼬마 스님은 입으로 욕을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윤구주는 하하 큰 소리를 내며 미친 듯이 웃었다.이 말은 애초에 곤륜 구역에서 미친 스님 한 사람만이 한 말이 아니었다.왜냐하면 이곳에서는 아무리 재주가 빼어난 하늘의 총애를 받은 이들이 오더라도 윤구주의 앞에서는 초라하기 그지없어지기 때문이다.이것은 그들의 비애인 동시에 공수이의 비애이기도 했다.하지만 공수이는 진짜로 화를 내진 않았다.다만 그저 빠르게 생각을 정리하였다.“예쁜 누나가 좋아하는 사람이 형님이라면 저 공수이는 진심으로 탄복합니다!”“그런데 예쁜 누나는 몸매며 얼굴이며 인품까지 모두 완벽한데 형님은 왜 받아들이지 못하십니까? 만약 저라면 당장 예쁜 누나를 제 사람으로 만들고도 남았을 겁니다!”공수이는 잔뜩 옹졸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네가 알긴 뭘 알아!”“난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윤구주의 머릿속에는 소채은의 아름다운 자태가 떠올랐다.“부인이 생긴 겁니까? 누굽니까? 누군데 이렇게 행운인 겁니까?”공수이는 얼른 물었다.“그 사람은 소채은이라고 해.”윤구주가 대답했다.“소채은? 듣기에는 아주 평범한 이름 같습니다. 하지만 형님의 눈에 들었다면 절대 흔치 않은 절세미인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헤헤, 형님,
공가는 제자백가 중에서 유명한 제일이다.이른바 유교 천하가 있다면 공가는 바로 제자백가의 하늘이었다.“됐어!”윤구주는 손을 내저었다.“그래봤자 아주 작은 마가일 뿐이야. 애초에 내 안중에도 없었어.”“내가 신경 쓰이는 건 다른 거야.”윤구주의 말을 들은 공수이는 냉큼 물었다.“또 누가 형님의 심기를 건드렸습니까? 저한테 말해보십시오!”“그들은 바로 유명전이야!”윤구주는 차갑게 유명전의 이름을 뱉었다.“유명전? 백여 년 전에 우리 곤륜 구역에서 쫓기다가 사라진 지 백 년이 다 돼가는 그 신비 조직 말입니까?”꼬마 스님이 바로 물었다.“맞아!”“유명전은 백 년간 자취를 감췄으니 오늘날 갑자기 다시 나타난다면 반드시 화진 대란을 일으킬 거야!”공수이가 맞장구를 쳤다.“빌어먹을 것들! 그럼 제가 저번에 죽인 사람 몇이 유명전의 사람일 수도 있겠습니다.”“응?”“네가 유명전의 사람을 마주친 적이 있다는 말이냐?”윤구주는 눈썹을 꿈틀거렸다.“그렇습니다 형님. 저번에 이 유명전의 사람들이 예쁜 누나를 납치하려고 했지만, 결국엔 저 때문에 저승으로 갔습니다!”꼬마 스님은 작게 웃으며 말했다.“은설아?”유명전이 은설아를 납치하려고 했다는 말을 들은 윤구주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형님도 그 누나가 극히 드문 수련한 성체라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그래서 그 인간들도 예쁜 누나를 납치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꼬마 스님이 말했다.공수이의 말을 들은 윤구주는 마침내 깨달았다.윤구주는 그 누구보다도 은설아가 영음성체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다만 도법을 함부로 전수해서는 안 되었다.그래서 윤구주는 은설아가 영음성체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에게도 말해준 적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은설아가 유명전이 눈독을 들인 표적이 되었다는 것을 들은 윤구주는 자신의 마음속에 늘어난 걱정을 무시할 수 없었다.유명전.아홉 대전의 염라이자 사대 명부이다.그뿐만 아니라 명부에는 고수들이 셀 수 없이 많다.만약 그들이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