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웅은 공수이의 말을 듣고 공수이를 끌어안고 그의 대머리에 뽀뽀를 했다.“수이야, 넌 정말 너무 좋은 사람이야! 앞으로 넌 내 롤모델이야!”정태웅이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공수이는 칭찬을 듣고 웃으며 고개를 돌려 다른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이리 와서 보세요. 마음에 드는 보물이 있으면 가져가세요! 저한테 아직 많이 있어요!’공수이는 말을 하며 손을 낡은 가방에 넣어 휘적이더니 또 많은 보물들을 꺼냈다.단약, 법기, 심지어 병기도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공수이가 안에서 희귀한 병기를 꺼냈다.은색 긴 검 하나, 쌍창 하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기만 해도 무서워지는 방망이까지 꺼냈다.공수이가 가방에서 이렇게 많은 물건을 꺼내는 것을 보고 모두 놀랐다.“수이야. 너 그 가방은 도대체 뭐야? 어떻게 이렇게 많은 물건을 꺼낼 수 있는 거야? 이건 말이 안 되잖아.”공수이의 낡은 가방은 그냥 책가방 크기였지만 안에 담고 있는 물건은 상상 이상이었기에 정태웅이 놀라며 물었다.그에 공수이는 웃으며 말했다.“이건 백보 가방이라는 거예요! 안에 공간이 엄청 커서 차 한 대도 넣을 수 있어요!”“그렇게 대단한 가방이야?”백보 가방을 처음 들어본 정태웅이 감탄하자 공수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모든 사람들은 공수이에게 홀딱 반해버린 상태였다.무술의 성지 곤륜 지역에서 나온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제야 알게 된 그들은 공수이가 백보 가방에서 또 무언가를 꺼내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그리고 용민, 철영, 천현수, 그리고 민수현까지 모두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고르기 시작했다.어쨌거나 이 보물들은 자신들한테 효과가 어마어마하니 빨리 자신이 원하는 보물을 선택해 가지는 것이 이득이었다.천현수가 선택한 것은 화서갑이었는데 방어에 효과적이었고 용민과 철영은 각자 마음에 드는 병기를 선택했고 민규현은 그저 단약을 선택했다.“이 누님 예쁘시네요.”공수이는 빨간색 치마를 입고 있는 섹시한 몸매의 재이를 보며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재이는
아침 일찍부터 정태웅이 공수이에게 묻자 공수이는 대머리를 만지며 말했다.“얼마나 강하냐고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근데 저 육도 절정 아래는 다 죽일 수 있어요.”뭐라고?육도도 죽일 수 있다고?“세상에!”정태웅은 놀라서 하마터면 땅바닥에 꿇을 뻔했다.“이건 정상 아니에요? 그때 곤륜 지역에서 형님께서 14살이었을 때 지역 외에 칠살 노마도 죽이셨어요. 전 아무것도 아니에요.”공수이가 말하는 것을 듣고 정태웅은 벽에 머리를 박아 죽고 싶었다.세상에나!현대세계에서는 육도, 칠살 절전이면 최고 경지에 도달한 존재였다.근데 왜 공수이의 말에서는 마치 애송이처럼 들리는 건지 공수이가 그렇게 강한가 싶어 정태웅은 고개를 들고 공수이를 다시 자세히 쳐다봤다.공수이는 하얗고 예쁘게 생긴 얼굴에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아 전혀 그 정도로 강해 보이지 않았다.정태웅이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공수이가 갑자기 고민에 빠졌다.그리고 공수이는 정태웅이 어이없어할 만한 물음을 던졌다.“태웅이 형, 누군가를 좋아하면 직접 마주 보고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문제를 생각하고 있던 정태웅은 공수이가 물어보는 것을 듣고 웃었다.“너 좋아하는 사람 있어?”정태웅이 눈을 둥그렇게 뜨고 묻자 공수이가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넌 스님이잖아.” 정태웅은 어이가 없었다.“스님이면 뭐요? 스님은 누군가를 좋아하면 안 돼요?”“스님은 세속을 버리고 술과 고기도 끊고 색욕도 끊어야 한다고 그러던데?”“쳇, 난 안 끊을 거예요. 그걸 다 끊으면 무슨 재미로 살아요!”정태웅의 말에 공수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공수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정태웅은 엄지를 척 들어 올렸다.“근데 수이야, 누굴 좋아하는데? 나한테 말해봐 봐. 내가 또 인기남이거든. 어떤 스타일의 여자든지 다 나한테 빠지면 꼼짝도 못 한단 말이지.”정태웅은 뱃살을 치며 허세를 부렸다.“태웅이 형 진짜 그렇게 대단하세요?”“그럼 당연하지!”순식간에 눈을 빛내며 묻는 공수
공수이가 인터넷에 사진도 있고 춤추는 영상도 있다고 하니 정태웅은 갑자기 흥미가 생겼다.도대체 어떻게 생긴 연예인인데 갓 곤륜 지역에서 올라온 공수이를 이렇게 홀딱 반하게 했는지 궁금했다.“얼른 찾아서 보여줘 봐. 내가 어떤지 봐줄게.”정태웅은 말하며 핸드폰을 꺼내 공수이에게 넘겨줬다.공수이는 핸드폰을 받고 은설아를 검색했다.은설아의 이름을 검색하니 은설아에 대한 소식이 떴다.아주 핫한 탑 연예인으로서 은설아의 모든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었다.실시간 검색을 눌러보니 은설아에 관한 소식이 위에 있어서 공수이는 콘서트 영상을 아무거나 하나 눌렀다.“태웅이 형, 이 사람이에요!”공수이가 말하며 핸드폰을 정태웅에게 주자 정태웅은 흥분하며 핸드폰을 받아들었다.“보자.”“오올, 몸매 죽이는데!”영상을 찍은 사람이 좀 멀리 있어 정태웅은 은설아의 몸은 한눈에 알아봤으나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조금 뒤에 클로즈업한 화면에서 드디어 은설아의 예쁜 얼굴을 보게 됐다.“X발!”정태웅은 갑자기 욕을 했다.“왜 그러세요?”공수이는 정태웅이 심각하게 놀란 모습을 보고 물었다.정태웅이 눈을 둥그렇게 뜨고 춤을 추고 있는 은설아를 뚫어져라 쳐다봤다.확신을 한 다음 정태웅이 고개를 돌려 공수이에게 물었다.“수이야, 네가 좋아한다는 연예인이 이 사람이야?”“네! 무슨 문제 있어요?”공수이는 아리송했다.“이거 완전 큰 문제네!”정태웅이 갑자기 펄쩍 뛰었다.“무슨 문제인데요? 태웅 형!”공수이는 자신이 은설아를 좋아하는 데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싶어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너 이 사람이 누군지 알아?”“알아요! 제가 그저께 구한 예쁜 누나예요! 이름은 은설아예요!”공수이가 말했다.“아니, 틀렸어! 이름이 은설아인 건 나도 알아! 내 뜻은 은설아 씨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아냐는 거야!”정태웅이 말했다.누구를 좋아하는지 아냐는 말을 들은 공수이는 흠칫했다.“예쁜 누나요? 전 그저 나쁜 자식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누
윤구주의 방을 십여 초 동안 멍하니 보고 있던 공수이가 정신을 차리고 묻자 정태웅이 큰소리로 웃었다.“그러니까 예쁜 누나가 좋아하는 나쁜 자식이 바로 우리 형님이라는 거예요?”“빙고.”이 말을 듣자마자 공수이는 낯빛이 어두워졌고 그 자리에서 몸이 굳어버렸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크게 소리치는 공수이에 정태웅이 웃으며 말했다.“왜 불가능한데? 수이야, 은설아 씨는 널 알기 전에 이미 저하를 알고 있었어. 그리고 그때는 서남에 있었을 때였는데 누가 봐도 은설아 씨는 저하를 아주 좋아했지만 저하는 형수님이 계셔서 단칼에 거절하셨지.”정태웅의 말을 듣고 공수이는 어리벙벙해 있었다.윤구주는 은설아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그래서 윤구주가 떠날 때 은설아가 그렇게 슬퍼했던 것인가?그래서 매번 나쁜 자식이라고 할 때마다 윤구주가 공수이의 딱밤을 때렸던 것인가?그렇게 된 일이었다니.그 공수이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운이 없을 수 있어요? 어쩌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형님의 여자라니요? 아아아아! 창피해서 어떻게 살아요!”윤구주를 좋아하는 여자는 자신을 좋아하게 될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수이는 머리를 박고 죽고 싶었다.어쨌거나 공수이와 윤구주는 차이가 매우 컸다.그리고 공수이는 윤구주에게서 여자를 뺏을 엄두도 나지 않았다.아니, 그럴 엄두는 당연히 없었기에 그냥 속상하고 아픈 마음에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만 같았다.“왜? 왜 그래?”그때 곤륜 지역에서 온 공수이가 소리를 지르며 울고 있는 것을 본 천현수가 달려와 물었다.“너 왜 수이를 울려?”천현수는 공수이가 우는 것을 보고 정태웅을 욕했다.“뭐라는 거야? 내가 왜 수이를 괴롭혀!”정태웅이 말에 천현수가 다시 물었다.“그럼 수이가 왜 이렇게 서럽게 우는데?”“실연해서 그러는 거야...”정태웅이 뒤돌아 슬프게 울고 있는 공수이를 보며 말했다.“실연?”천현수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심지어 우리 저하 때문에 실연한 거라
“이건 서해 클럽의 여자야! 그리고 이 여자! 이 중에서 안 예쁜 여자가 어디 있어? 수이야, 내가 지금 널 데리고 체험하러 갈게! 뭐? 톱스타? 예쁜 누나? 그냥 돈만 있으면 네가 시키는 건 다 할 거야!”정태웅이 가슴팍을 치며 말하자 공수이는 듣자마자 눈을 반짝였다.“진짜예요? 태웅이 형?”“당연하지!”“좋아요! 태웅이 형, 지금 당장 체험하러 가요!”공수이가 정태웅에게 말했다.“지금? 이렇게 급하게?”“당연하죠! 제발요! 동생이 지금 슬퍼하고 있잖아요!”“그래, 가자! 나랑 같이 제대로 체험하러 가자고!”공수이의 말에 정태웅은 당장 공수이를 데리고 여자들의 따뜻한 품을 느끼러 갔다.이 두 사람이 떠난 지 한 시간 정도 지나고 방에서 나온 윤구주는 사라진 공수이와 정태웅에 천현수를 향해 물었다.“현수야, 태웅이 하고 수이는?”“저하, 태웅이가 수이를 데리고 클럽에 갔어요!”“뭐? 클럽?”윤구주가 이맛살을 찌푸렸다.“네! 수이가 실연 때문에 너무 슬퍼해서 위로해 주겠다고 하면서 태웅이가 데리고 나갔어요!”“하, 둘이 무슨 클럽이야!”...늦은 밤, 한 택시가 윤구주가 사는 곳 문 앞에 천천히 멈춰 섰다.차가 멈추고 정태웅은 술에 취한 공수이를 데리고 내렸다.두 사람의 몸에서는 술 냄새가 심하게 났고 얼굴, 목 할 것 없이 보이는 곳에는 키스 마크가 가득했다.“태웅이 형, 술... 저 술 더 마실래요...”온몸에서 술 냄새를 풍기고 있는 공수이는 완전히 취했지만 계속 술을 마시겠다고 했다.“수이야, 더 마시면 안 돼! 집에 도착했어! 저하께서 보시기라도 하면 우린 끝장이야!”정태웅은 공수이를 부축하며 휘청휘청 정원 안으로 들어왔다.정태웅은 얼른 공수이를 부축해서 침대에 눕혀 놓고 나서야 안심하고 방에서 나갔다.방 안에서는 몸이 술 냄새로 찌든 공수이가 알코올 향을 풍기며 죽은 듯이 자고 있었다.이때 방안의 기운에 자그마한 파동이 일어나더니 한 노인의 그림자가 흐릿하게 나타났다.자세히 보니 바로 공수이를 따라다니
말을 마친 장풍혁은 다시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작은 별장 안방에서는 윤구주가 앉아서 명상을 하고 있었다.문 씨 세가의 기린 화독을 없애고 내가 다시 절정으로 회복한 뒤로 윤구주가 매일 밤 제일 많이 하는 것이 명상이다.그런데 윤구주가 명상하고 있을 때 공기 중에 갑자기 미묘한 파동이 일어났다.그에 윤구주는 눈을 뜨지도 않고 말했다.“오셨으면 나오세요.”말이 끝나자마자 요동치던 기운 사이에서 갑자기 흐릿한 사람 모습이 나타났다.바로 공씨 가문의 집사였다.“어떻게 날 느낀 거죠?”모습을 드러낸 장풍혁은 놀란 표정으로 윤구주를 쳐다봤다.장풍혁의 은신술은 오악, 육도인 최정상의 절전도 느껴내기 어려운데 가까이 다가가자마자 바로 느낀 윤구주에 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작 사상 절정밖에 안 되시면서 제 앞에서 기운을 숨기려 하시다니요? 절 너무 우습게 보신 거 아닌가요?”윤구주가 갑자기 눈을 뜨며 장풍혁을 쳐다보자 공씨 가문 절정 집사인 그도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 났다.그 압박감은 장풍혁은 순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공기는 점차 탁해졌고 장풍혁의 발아래에 있던 지면은 서서히 붕괴하기 시작했다.“당신... 뭘 하려는 겁니까?”장풍혁은 무서워 나기 시작했다.장풍혁의 말에 윤구주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당신은 제자백가, 공씨 가문의 사람인가요?”윤구주가 물으니 장풍혁이 대답했다.“네...”“수이를 보호하러 오신 건가요?”윤구주가 또 물었다.“네...”“수이를 봐서 오늘은 그저 보내드릴게요. 하지만 기억하세요. 만약 다음에도 저를 건드리신다면 그땐 그냥 보내드리지 않을 겁니다.”윤구주는 이 말을 하고 다시 눈을 천천히 감았다.큰 산에 눌리고 있는 것 같았던 압박감이 윤구주가 눈을 감는 순간 사라지며 장풍혁의 몸은 다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장풍혁은 놀란 표정으로 눈앞에 있는 윤구주를 봤다. 만약 윤구주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면 저는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 있을 것 같았다.그에 장풍혁은 바로 주제 파악을 하며
“만약 사실이라면 저하 조심하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마가에서 이미 사람을 서울에 보냈다고 합니다. 마가의 사람만 온 게 아니고 제자백가의 예가, 배씨 가문, 그리고 다른 가문에서도 사람을 보내온다고 합니다. 아마도 저하를 찾아와 복수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장풍혁은 드디어 상황을 다 말했다.하지만 윤구주는 이 말을 듣고 헛웃음을 흘렸다.“날 찾아 복수를 한다고요? 그래요, 오라고 하세요.”윤구주는 이미 화진 3대 서열의 문벌을 정돈했는데 지금 또 다른 세가가 나왔다 한들 다 함께 처리해버리면 그만이었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곤륜에서 왕위에 오를 때 윤구주가 한 맹세는 그냥 거짓이 되어버리는 것이기에 윤구주는 어차피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었다.눈앞에 있는 장풍혁은 윤구주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그럼 전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말을 마친 장풍혁은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졌다.장풍혁이 사라지고 난 후 윤구주는 다시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윤구주가 문벌, 세가를 두려워할 사람인가?당시, 윤구주가 천하의 무술을 통치하고 화진의 3대 무술의 서열을 거의 붕괴시켜 화진 무술의 대일통을 성공시켰다.근데 지금 제자백가 따위가?윤구주는 마음에 담지도 않았다.다음날 윤구주가 방에서 나가자 정원 안에서는 남궁서준이 칼을 안은 자세로 검심을 단련하고 있었고 용민, 철영, 재이 등 사람은 정원 밖을 지키고 있었다.정원을 한번 쳐다본 윤구주는 이내 공수이의 방으로 갔다.어제 술을 많이 마신 공수이는 아직도 침대 위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술 냄새가 심했고 얼굴에는 키스 마크로 가득했으며 전혀 스님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공수이를 쳐다보던 윤구주가 손가락을 들어 기운을 조금 움직여 공수이의 미간에 넣었다.“누구야?”그에 공수이가 깜짝 놀라며 일어났다.“형님? 왜 여기 계세요?”공수이는 윤구주가 자신의 앞에 있는 것을 보고 눈을 비비며 물었다.“어젯밤에는 재밌게 놀았어?”윤구주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공수이는
공수이가 잔뜩 억울한 얼굴로 말하는 것을 듣고 윤구주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난 그저 은스타님을 우연히 만났을 뿐이지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그럼 지금 형님의 말대로라면 예쁜 누나의 일방적인 생각이란 말입니까?”공수이가 얼굴을 들고 말했다.윤구주는 대답하지 않았다.제자백가의 공씨 가문 세자인 공수이가 총명하다는 사실은 더 말하면 입 아플 정도이다. 윤구주가 대답이 없는 것을 본 공수이는 곧바로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공수이는 손을 내밀어 윤구주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역시 우리 형님! 대단하십니다!”“미친 스님이 말하길 이 시대에 형님과 같은 하늘 아래에서 만났다는 건 그야말로 천하의 재수 없는 일이라고 했죠!”꼬마 스님은 입으로 욕을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윤구주는 하하 큰 소리를 내며 미친 듯이 웃었다.이 말은 애초에 곤륜 구역에서 미친 스님 한 사람만이 한 말이 아니었다.왜냐하면 이곳에서는 아무리 재주가 빼어난 하늘의 총애를 받은 이들이 오더라도 윤구주의 앞에서는 초라하기 그지없어지기 때문이다.이것은 그들의 비애인 동시에 공수이의 비애이기도 했다.하지만 공수이는 진짜로 화를 내진 않았다.다만 그저 빠르게 생각을 정리하였다.“예쁜 누나가 좋아하는 사람이 형님이라면 저 공수이는 진심으로 탄복합니다!”“그런데 예쁜 누나는 몸매며 얼굴이며 인품까지 모두 완벽한데 형님은 왜 받아들이지 못하십니까? 만약 저라면 당장 예쁜 누나를 제 사람으로 만들고도 남았을 겁니다!”공수이는 잔뜩 옹졸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네가 알긴 뭘 알아!”“난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윤구주의 머릿속에는 소채은의 아름다운 자태가 떠올랐다.“부인이 생긴 겁니까? 누굽니까? 누군데 이렇게 행운인 겁니까?”공수이는 얼른 물었다.“그 사람은 소채은이라고 해.”윤구주가 대답했다.“소채은? 듣기에는 아주 평범한 이름 같습니다. 하지만 형님의 눈에 들었다면 절대 흔치 않은 절세미인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헤헤, 형님,
“맞아요. 만약 화진의 구주왕이 살아있다면 우리 국제중재기구는 조금 두려워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는 이미 죽었잖아요...”레이라고 불린 가장 앞에 서 있던 금발의 남자는 윤구주의 얘기가 나오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레이 님,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당시 10국 간의 전쟁에서 레이 님께서는 구주왕을 직접 본 적이 계시죠? 소문이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당시 우리 10국의 강자들이 함께 연합해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나요?”건장한 체구의 아나스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금발의 남자를 바라보았다.금발의 남자는 잠깐 침묵하더니 고개를 들어 흩날리는 눈보라를 바라보았다.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6년 전 전쟁 때가 떠올랐다.그 전투에서 피는 바다를 이루었고 시체는 쌓여 산더미를 이루었다.당시 그 전투에서 레이는 구주왕의 실력을 본인의 두 눈으로 직접 보았었다.그는 그 전투에서 12명의 신급 절정 강자가 윤구주와 고전을 치렀던 걸 똑똑히 기억했다.그리고 안타깝게도 그중 반이 죽었다.최후에 10국이 투항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날 10국의 강자들은 전부 윤구주의 손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그 장면을 떠올리자 국제중재기구 출신이며 칠살 급인 레이는 눈가가 심하게 떨렸다.그는 한참 뒤에야 말했다.“그 남자는 인간이 아니에요. 그는... 악마예요!”악마라는 말에 아나스도, 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도 침묵했다.“하지만 그럼에도 결국엔 죽었죠.”레이는 갑자기 길게 숨을 내쉬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갑시다. 일단은 설국으로 가야죠.”그는 그렇게 말한 뒤 설국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였다.아나스와 파란 머리카락의 여자는 그를 뒤따랐다....낙일성은 설국 수도로 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곳이었다.이 시각, 낙일성 30km 밖에서는 화진 군대가 진지를 확고히 정비하고 적을 기다리고 있었다.수십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은 기세가 남달랐다.선두에 선 장수는 화진 북방군의 총사령관 박천후와 황성 금위군 통령 염수천이었다.예전에 윤구주는 신념을 이용하여 염수천에
예전에 세나미는 윤구주가 자신의 실력을 전부 보여줬고, 그래서 설국을 이 정도로 파괴할 수 있었던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윤구주의 등 뒤에 나타난 거대한 코끼리의 형상을 본 순간 세나미는 그를 증오할 용기 또한 없었다.그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었다.윤구주가 더는 설국 사람들을 죽이지 않기를 말이다.시간은 1분 1초 흘렀다.설국의 국운은 마치 강물처럼 윤구주의 체내로 천천히 흘러들었다.같은 시각, 설국에서 1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에 사람 세 명이 나타났다.그 세 사람은 모두 서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선두에 선 사람은 금발 머리카락의 남자였다.남자는 흰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일거수일투족이 매우 우아했다.그의 두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사악한 기운이 그를 매우 음산한 사람으로 보이게 했다.그의 곁에는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있었다.남자는 건장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고 여자는 요염하고 관능적이었다.세 사람이 나타나자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기운에 눈보라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졌다.그들은 모두 절정 강자였다.게다가 선두에 있는 금발의 남자는 칠살 급의 초극 준절정 강자였다.다른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 역시 오악 이상의 절정 강자였다.이 순간 설국에 이 세 사람이 나타날 줄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아나스, 곧 설국이죠?”유럽 악센트가 강한 금발의 남자가 눈보라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곧 도착할 겁니다.”아나스라고 불린 건장한 남자가 대답했다.“설국이 우리 국제중재기구에 연락해서 나서달라고 했다니, 이번에 설국이 정말로 화진을 제대로 건드렸나 봐요.”금발의 남자는 그 말을 할 때 입가에 기묘한 미소를 띠었다.“흥! 설국이 자초한 일이죠. 왜 하필 화진을 건드린 건지. 설마 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얼마나 처참히 실패했는지를 잊은 걸까요?”아나스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하, 아나스. 그렇게 얘기하면 안 돼요. 비록 화진은 세계 최강의 무도 강국이지만 그럴
“정말요? 아버지, 윤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하실 생각이세요?”이홍연은 예쁜 눈을 크게 뜨고 들뜬 얼굴로 국주를 바라보며 물었다.국주는 천천히 말했다.“6년 전 그때 난 구주를 이미 진북왕으로 책봉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조정의 모든 신하들이, 종문과 세가에서 날 방해했지. 그러나 이번에 감히 날 막아서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자를 적으로 돌릴 것이다. 조정 전체를, 무도 천하를 적으로 돌리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국주가 패기 넘치는 말투로 얘기하자 육도진은 흥분하며 말했다.“국주님, 대단하십니다. 국주님, 만세!”국주는 싱긋 웃더니 옆에 있는 이홍연을 바라보았다.“게다가 구주는 앞으로 우리 화진의 진국왕일 뿐만 아니라 우리 화진의 부마가 될 것이니 말이다.”부마라는 말에 경국지색의 미모를 가진 화진의 여섯째 공주는 순간 목까지 붉어졌다.“아버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이홍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왜? 내 말이 틀리더냐?”국주가 말했다.이홍연의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전, 전, 전 구주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비록 이홍연을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은 꿀을 먹은 것보다도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국주는 딸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그래. 네가 싫다고 하니 기회를 봐서 구주를 위해 다른 배필을 찾아봐 줘야겠구나. 어차피 구주는 지금 연인이 없고 우리 화진에는 여자들이 많으니 말이다.”“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구주는 제 거예요. 아무도 저에게서 구주를 빼앗을 수 있어요.”아버지가 윤구주를 다른 여자와 결혼시키겠다고 하자 이홍연은 버럭 화를 냈다.국주는 큰 소리로 웃었다.“그래. 장난은 그만할게. 육도진 우상, 구주가 승리를 거머쥐고 돌아온다면 나는 태산에서 친히 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할 것이다.”육도진은 서둘러 대답했다.“네!”...설국.윤구주가 설태현을 머리를 벤 뒤 설국 전체가 설태현을 위해 애도했다.설국의 국주가 숨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수도 금전.윤구주의 부적대진
그 말에 육도진은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의 곁에 있던 여섯째 공주 이홍연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세상에... 설국 국주가 죽었다고요? 이게 무슨 상황이죠?”이홍연은 이때 입을 뻐끔거리면서 말했다. 그녀는 심지어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을 뻔했다.바로 이때 국주가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구주가 설국의 그 젊은 국주를 정말로 베었나 보구나.”그 말에 이홍연이 가장 먼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아버지, 윤구주가 설국 국주를 죽였다는 말씀이세요?”화진 국주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이 세상에 그 정도 능력과 배짱을 가진 사람이 윤구주 말고 또 있겠느냐?”“하지만... 하지만 윤구주는 설국에 간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걸요!”이홍연은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구주가 설국의 국주를 죽여본 적 없는 것도 아니고. 잊지 말거라. 6년 전, 설국의 전 국주 역시 구주가 죽였었다.”꿀꺽.국주의 말을 들은 이홍연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자신의 남자가 설국 국주를 두 명이나 죽였다는 생각에 이홍연은 크게 놀랐다.“구주는 지금 어디 있느냐? 대답해 보거라.”국주의 질문에 신하가 대답했다.“국주님, 그쪽에서 전해온 전보에 따르면 구주왕께서는 지금도 설국 수도에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아직도?”국주는 조금 의아했다.“그렇습니다. 전보에 따르면 설국 금전이 빛에 완전히 뒤덮였고 설국 백성들은 구주왕이 자줏빛 기운을 빨아들이는 걸 보았다고 합니다.”자줏빛 기운?그 말을 들은 국주는 눈을 가늘게 떴다.“이 망할 놈, 설국 국주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설국의 국운까지 흡수하려는 것이구나.”비록 그렇게 말했지만 국주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국 국주를 죽였으면 바로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거기에 남아서 무슨 자줏빛 기운을 흡수한단 말이에요? 뭘 위해서요?”이홍연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국주는 웃으며 대답했다.“네가 몰라서 그래. 자줏빛 기운이랑 한 나라의
부진이 가동되었고 윤구주가 금전 전체를 뒤덮었다.하늘을 가득 메운 부적 진법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세나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이, 이 악마. 뭘 하려는 거야?”윤구주는 피식 웃더니 시선을 들어 상공의 부적 진법을 보았다.“오늘 나는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것이다.”국운이란 무엇인가?바로 한 나라의 운세였다.그런데 윤구주는 혼자의 힘으로 설국의 백 년 국운을 파괴할 거라고 했다.과연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일까?우렁찬 목소리로 말한 뒤 윤구주는 훌쩍 뛰어올라 설국 금전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그의 온몸에서 기운이 넘실댔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적선기가 그를 신처럼 보이게 했다.윤구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그가 두 손으로 수인을 맺는 순간, 하늘과 땅이 윤구주를 중심으로 거대한 빛줄기를 형성했다.빛줄기 아래, 윤구주는 오른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부진, 가동!”쿵쿵쿵.금전 전체를 뒤덮었던 거대한 부적 진법이 가동됨과 동시에 진법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64개의 금빛 부적이 64개의 금빛이 되어 설국 금전 위로 내려앉았다.그 뒤로 금전 아래쪽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그리고 곧이어 파멸적인 기세의 자줏빛 기운이 윤구주에게 흡수되어 금전의 땅 밑에서부터 올라왔다.자줏빛 기운은 상서로운 기운이었다.설국 수도에서 이 금전은 역대 설국 황실이 거주하던 곳이자 설국의 수많은 신하들이 경배하는 곳이었다.그곳에는 용의 기운도, 상서로운 기운도 있었다.이 순간, 수많은 설국 국민들이 살고 있는 이 신성한 곳의 기운을 윤구주가 조금씩 흡수하기 시작했다.그 광경에 세나미는 얼이 빠졌다.“이... 이... 이 악마! 우리 설국 황실의 기운을 흡수하는 거야?”세나미는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윤구주가 만약 설국의 기운을 빨아들인다면 설국은 당연하게도 쇠락할 것이다.심지어 심각할 경우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이 모든 건 설국이 자초한 일이야.”윤구주는 세나미를 무시하고 미친 듯이 설국의 국운을 흡수했다.
더 나아가 설국 수도에까지 울려 퍼졌다.굉장히 낮고 귀에 거슬리는 종소리가 들려오자 설국 수도 시민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다들 그 종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종이 울리다니... 세상에. 국주님께서 돌아가셨나 봐.”“국주님이?”거리 양쪽에 있던 수많은 설국 백성들은 종소리를 듣고 목 놓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심지어 밖에 주둔하고 있던 설국 병사들까지 종소리가 들리는 순간 모두 애도하기 시작했다.낙일성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곳.엄청난 수의 병사들이 먹구름처럼 낙일성으로부터 3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몰려오고 있었다.수십만 명의 대군을 이끄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염수천과 박천후였다. 두 사람은 화진의 군대를 이끌고 있었다.이때 설국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낙일성의 종소리 또한 울리기 시작했다.“총사령관님, 얼른 들어보세요. 낙일성 쪽에서 종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한 장수가 빠르게 박천후의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군복을 입은 박천후는 귀를 기울였고, 종소리를 듣는 순간 크게 웃기 시작했다.“설국은 끝났어. 설국의 국주가 죽었거든.”박천후의 옆에서 그 말을 들은 장수가 서둘러 물었다.“소문에 따르면 설국 국주는 아주 젊다고 하던데요? 갑자기 죽었을 리가 없지 않나요?”“멍청하긴! 당연히 우리 저하께서 죽인거겠지!”박천후는 자랑스럽게 말했다.‘뭐라고?’“구주왕께서 죽였다고요?”주변 장수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당연하지. 이 세상에 우리 저하를 제외하고 누가 설국 국주를 죽일 수 있겠어?”그 자리에 있던 장수들은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그들은 전부 눈이 휘둥그레져서 설국 쪽을 바라보았다.설국의 국주가 설국 수도의 금전에서 윤구주의 손에 죽을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설국 금전.피 칠갑이 된 사람의 머리통은 여전히 바닥에 있었다.그것은 당연하게도 설국 국주의 머리였다.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고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오직 윤구주와 일찌감치 몸에
금전을 가득 채운 마의 기운은 윤구주가 대신관을 처리하자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금전에는 윤구주와 그의 머리 위에서 맴돌고 있는 금빛 용 두 마리뿐이었다.금빛 용은 마치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울음소리를 냈다.윤구주가 머리 위 금빛 용을 바라보다가, 설국 대신들과 설국의 젊은 국주 모두 겁을 먹었다.윤구주는 마지막 대신관을 죽인 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설국 국주 설태현을 바라보았다.“이젠 당신 차례야!”윤구주의 말에 설국 국주는 겁을 먹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쩔 수 없었다.더는 설태현을 지킬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심지어 설국에서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대신관마저 윤구주의 손에 죽었는데 누가 그를 지키겠는가?“뭘, 뭘, 뭘 하려는 거야?”설태현이 덜덜 떨면서 윤구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난 얘기했어. 오늘 네 머리를 치겠다고.”윤구주의 목소리는 매정했다.“감히 내 목을 치겠다고?”“어서, 어서 국주님을 보호해야 해!”주위에 있던 대신들이 달려들려고 했다.그런데 바로 이때 용의 울음소리가 금전에 울려 퍼지면서 윤구주의 머리 위를 맴돌고 있던 금빛 용이 설국 대신 여러 명을 한입에 집어삼켰다.금빛 용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체마저 남지 않았다.그 광경에 남은 설국 대신들은 전부 겁을 먹었다.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정말로 날 죽일 생각인 거냐... 너도 알다시피 날 죽인다면 설국은 화진과 필사적으로 싸울 거야. 심지어 국제중재기구의 다른 나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설태현은 살기등등하게 윤구주를 바라보며 용기를 북돋웠다.설태현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당시 10국은 연맹을 맺었고 전 세계에 국제중재기구를 창립했다.소문에 따르면 중재기구는 세력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세계에 얼마 되지 않는 몇몇 제국들의 지원을 받고 있고 심지어 진정한 초극 절정 강자가 있다고 한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국제중재기구는 팔부 절정 강자를 한 명 출동시켰다.그러나 그팔부 절정은 그저 잠깐 모습만 드러냈을 뿐 윤구주와 진짜
윤구주가 8기를 쓰는 순간, 그의 손에 있던 용혼한위총에서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용혼한위총이 한 줄기 은빛이 되는 순간, 설국 금전은 창의에 완전히 뒤덮였다.창은 공기를 가르며 설국 어둠의 신의 팔로 향했다.창이 내려앉는 순간, 검은색 마기를 내뿜던 팔이 베어졌다.그 팔은 어둠의 신 세스의 것이었다.“아악!”어둠의 신 세스의 입에서 분노에 찬 포효가 터져 나왔다.설국 국민들이 신앙하는 신 세스가 격노했다.“인간이여, 난 널 집어삼킬 것이다.”광기에 빠진 어둠의 신이 한 걸음 내디뎠다. 쿵쿵 소리와 함께 설국의 금전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곧이어 그의 다섯 개의 팔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윤구주를 향해 덮쳐들었다. 마치 윤구주를 산 채로 집어삼킬 듯한 모습이었다.윤구주는 빠르게 움직여 피했고 그 때문에 어둠의 신의 다섯 팔은 윤구주의 뒤에 있던 설국 대신들에게로 향하게 되었다.“끄아악!”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십여 명의 설국 대신은 어둠의 신에 의해 고깃덩이가 되어 버렸다.어둠의 신은 실패하자 다시 한번 다섯 팔을 마구 휘둘렀다.넘실대는 마의 기운이 설국 금전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다.이번에 윤구주는 피하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들더니 싸늘한 시선으로 거대한 체구를 가진 어둠의 신을 바라보았다.“신이라고? 그러면 오늘 신이라고 불리는 당신을 죽여주지.”윤구주가 갑자기 공중으로 훌쩍 뛰어올랐다.적선기가 맴돌기 시작하자 윤구주는 합장하였고 굉장히 쩌렁쩌렁한 용의 울음소리가 그의 체내에서 전해졌다.용의 울음소리가 설국 수도에 널리 퍼졌다.설국 수도.수많은 백성들이 귀청을 찢을 듯한 용의 울음소리를 들었다.심지어 일부 간 큰 설국 백성들은 거리로 나와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금전 쪽을 바라보았다.“세상에, 우리 수도의 금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왜 저렇게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오는 거야?”“용이야!”“저길 봐! 금전 상공에 용이 나타났어!”수많은 설국 백성들이 설국 수도 금전 상공에서 금빛 용을
윤구주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닥에는 깊은 구덩이가 생겼다.“혼자서 설국과 대항하려는 건 아니겠지? 구주왕도 잘 알다시피 우리 설국에는 수억 명의 백성들이 있어. 네가 이 많은 사람들을 다 죽일 수 생각하니?”살기 어린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던 대신관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윤구주의 손에 쥐어져 있던 용혼한위총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박혔다.윤구주는 마치 신마처럼 당당히 선 채 거만한 목소리로 외쳤다.“6년 전,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내가 말한 적이 있지. 화진을 괴롭히려는 외적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겠다고 말이야. 설국의 오랑캐가 내가 죽은 줄 알고 전쟁을 다시 일으키려 하는데 내 어찌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까!”대신관이 화내며 말했다.“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네.”“내가 헛소리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 이후로 설국은 도탄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중요하지.”차가운 말과 함께 윤구주의 온몸에서 불멸의 빛과도 같은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손에 창을 들고 있던 윤구주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적선기가 그의 손에 든 용혼한위총을 신성한 무기로 바꾸자, 윤구주는 또다시 은창을 휘두르며 대신관을 향해 달려갔다.그 모습을 본 대신관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아주 미쳐 날뛰는구나.”대신관은 포효하며 오른손을 움켜쥔 후 이마에 갖다 댔다.“이오지심, 무신 나와!”‘쾅!’하는 소리와 함께 대신관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자, 밝았던 금전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어둠 속에서, 수 미터 높이의 신명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되었다.이 신명은 팔이 여섯 개나 있었다.그중 두 손에는 각각 피범벅이 된 거대한 도끼와 해골이 쥐어져 있었다.세스의 신이라고 불리는 이 신명은 설국에서 가장 유명한 어둠의 신인지라 설국의 모든 사람이 떠받들고 있었다.그런 신이 대신관에 의해 소환된 것이었다.“신…”“맙소사! 대신관께서 어둠의 신을 소환했다고?”조정에 있던 설국의 문무 대신들은 어둠의 신을 본 순간,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