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23화

작가: 김원호
파괴된 금절부 부진을 본 사람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

윤구주는 금절부 부진을 파괴한 뒤 차갑게 웃었다.

“겨우 금절부로 날 상대할 생각이었다니, 어이가 없네. 오늘 내가 말했지. 문벌, 세가 상관없이 죽음을 자초한 놈들은 전부 죽일 거라고. 그럼 우선 당신들부터 죽여주지!”

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손을 들어 허공을 움켜쥐었다.

보이지 않는 힘이 마씨 일가의 절정 강자를 속박했다.

“큰일이야!”

마씨 일가의 절정 강자는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뒤로 빠르게 물러났다.

그런데 그가 채 물러나기도 전에 윤구주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거대한 힘이 마씨 일가 절정 강자를 짓눌렀다.

펑!

마씨 일가 삼중천 절정 강자는 그 자리에서 몸이 터져버렸다.

삼중천 절정 강자가 미처 반응하지도 못하고 윤구주의 손에 죽어버렸다. 그것도 손이 닿지도 않았는데 몸이 터져서 죽었다.

윤구주가 마씨 일가 절정 강자 두 명을 죽이자 혼자 남은 마청운은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

“죽이지 마세요... 절 죽이지 마세요...”

마청운은 두 다리에 힘이 빠져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겨우 신급 경지였다.

게다가 각종 약과 보물을 복용한 덕분에 겨우 신급 경지가 된 것이었다.

그러니 절정 삼중천의 강자마저 생수를 마시듯 쉽게 죽인 윤구주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죽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이미 늦었어!”

윤구주는 사신처럼 그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전 마씨 일가의 후손이에요. 절 죽인다면 마씨 일가는 틀림없이 당신을 찾아내서 당신을 죽일 거예요!”

죽기 직전인데도 마청운은 자신의 배경으로 윤구주에게 겁을 주려고 했다.

“하하, 걱정하지 마. 마씨 일가에서 찾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찾아갈 거니까.”

윤구주는 그렇게 말한 뒤 손가락을 들었고, 지현 하나가 마청운의 미간을 꿰뚫었다.

입을 떡 벌린 마청운은 마지막엔 살려달라는 말도 하지 못한 채 털썩 쓰러졌다.

마청운이 죽었다.

마씨 일가의 세 명 모두 윤구주에게 살해당하자 남은 문벌 고수들은 전부 얼어붙었다.

그들은 윤구주가 제자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구주, 왕의 귀환   제1124화

    위엄 넘치는 말이었다.윤구주는 말을 마치자마자 허공으로 떠 올랐고 곧 진역 결계를 펼쳤다.그 결계는 그를 중심으로 마치 거미줄처럼 사방을 향해 퍼져나갔다. 강력한 진역 결계는 방 전체를 뒤덮었을 뿐만 아니라 태화루까지 전부 뒤덮었다.진역 결계!그것은 사상 절정 강자만이 시전할 수 있는 것이었다.윤구주의 진역 결계가 나타나자마자 태화루 건물 전체의 시간이 완전히 멈춘 듯했다.심지어 공기의 흐름마저 정지된 것 같았다.이 결계 안에서는 윤구주가 신이었다.윤구주가 진역 결계를 시전하자 목숨 걸고 덤비려던 서남 장씨 일가 사람들과 다른 문벌 강자들은 전부 꼼짝하지 못했다.장백웅 같은 이중천 절정이든 다른 문벌의 절정이든 모두 진역 결계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그들이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눈알이었다.그들은 동공이 떨렸고 눈알에 핏발이 섰다. 마치 몸이 엄청난 고통을 견디는 듯 말이다. 그것이 바로 진역 결계의 무시무시한 점이었다.진역 결계가 모든 문벌을 통제하게 되자 윤구주의 눈동자에서 무자비한 살기가 보였다.오늘 그들을 죽이겠다고 말했으니 절대 봐주지 않을 것이다.윤구주는 손을 들었다.“금술, 천주!”쿵 소리와 함께 파도와 같은 청색의 강기가 그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청색 강기는 나타나자마자 청색 기검을 만들어냈다.기검은 울음소리를 내면서 윤구주의 주위를 맴돌았다.“멸!”윤구주가 그렇게 말하자 수많은 천주 기검들이 마치 빗줄기처럼 진역 결계 안에 있는 문벌 강자들을 공격했다.애석하게도 서남 장씨 일가의 장백웅을 포함한 진역 경계 안에 있는 모든 문벌 출신의 이들은 순식간에 몸에 구멍이 가득 생겼다.너무 무자비한 광경이었다.윤구주는 단숨에 그곳에 있던 문벌 사람들을 전부 죽였다.장백웅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죽은 것이다.장백웅은 온몸이 꿰뚫려서 피가 몸을 타고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졌다. 애석하게도 그는 꼼짝할 수 없었기에 자기 피가 한 방울 한 방울 빠져나가는 걸 지켜봐야만 했다.이러한 상황 때문에 윤

  • 구주, 왕의 귀환   제1125화

    “뭐라고? 내가 그들이 사람을 죽일까 봐 두려워한다고? 그들이 누구를 죽일 수 있겠어? 오늘 이곳에서 죽지만 않아도 난 하느님에게 감사할 거야!”육도진은 욕지거리를 했다.“육도진 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이 세상에 제자백가 중 하나인 마씨 일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신급 경지인 남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신급 경지인 남자가 말을 마치자마자 육도진은 곧바로 대꾸했다.“퉤! 이렇게 얘기할게. 오늘 태화루에 계시는 그분은 세가 하나뿐만 아니라 제자백가라고 해도 전부 죽일 수 있어!”육도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태화루 방향을 바라보았다.신급 경지인 남자는 그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그는 육도진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이 세상에 감히 제자백가와 대항하려는 사람이 존재한다니.다부진 남자가 어이없어 하자 육도진이 말했다.“빌어먹을, 제발 내가 늦지 않았으면 좋겠네. 어서 움직이자고!”말을 마친 뒤 육도진은 순식간에 수십 미터를 움직였다.뒤에 있던 흑기 금위군들도 전부 육도진을 따라갔다.결국 10분 뒤 육도진의 태화루가 나타났다.태화루를 바라본 신급 경지의 남자는 사람들에게 움직이자고 명령을 내릴 생각이었다.그런데 이때 막강한 기운이 태화루 주변에서 느껴졌다.게다가 더욱 이상한 것은 아주 번화환 곳에 있는 태화루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밖과 단절된 듯 보였다. 문가에 서 있는 직원은 팔을 뻗은 채로 꼼짝하지 않았다.심지어 그들은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안쪽을 바라보니 모든 직원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고, 심지어 파리마저 허공에 멈춰 있었다.그 광경에 육도진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큰일이야! 우리가 늦었어!”건장한 체구의 신급 경지인 남자는 서둘러 물었다.“어르신, 이 사람들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왜 다들 움직이지 않는 겁니까?”육도진은 안색이 아주 어두워져서는 한참 뒤에야 중얼거리며 말했다.“내 짐작이 맞다면 이 건물은 아마도 진역 결계로 인해

  • 구주, 왕의 귀환   제1126화

    육도진은 흑기 금위군을 데리고 그곳에 도착했지만 태화루 밖에서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태화루는 윤구주의 진역 결계 때문에 외부와 차단되었으니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면 당연히 감히 가까이 갈 수 없었다.화진의 우상인 육도진도 마찬가지였다.육도진은 화진의 우상으로 절정 수준의 강자였지만 아무래도 우상이라는 직위 때문에 자기가 나서는 걸 항상 꺼렸다.그러나 그와 같은 절정 실력의 강자도 윤구주가 시전한 진역 결계에는 감히 다가갈 수 없었다.다들 태화루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갑자기 태화루를 차단하고 있던 기운이 사라졌다.그리고 그 기운이 사라진 찰나, 태화루 안쪽에서 놀란 목소리가 연달아 들려왔다.“어떻게 된 거지... 왜 아까 움직일 수 없었던 거지?”“나도 움직일 수 없었어!”태화루 안쪽의 진역 결계의 기운으로 인해 몸을 움직일 수 없었던 직원들은 그제야 움직일 수 있었다.그리고 그 광경에 육도진의 눈이 빛났다.“진역 결계가 사라졌어! 어서, 어서 위층으로 올라가 보자고!”말을 마친 뒤 그는 빠르게 태화루로 올라갔고 신급 경지의 남자도, 흑기 금위군도 전부 뛰기 시작했다.곧 육도진은 흑기 금위군을 데리고 태화루의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꼭대기 층에 도착하게 되자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가 그의 콧속을 파고들었다.육도진은 본능적으로 코를 막았고 고개를 들었다가 깜짝 놀랐다.본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시체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그 시체들은 전부 문벌 출신 무인들의 시체였다.서남 장씨 일가도, 진북 원씨 일가도, 기동 유씨 일가도 전부 포함되어 있었다.그들은 기검 때문에 몸 전체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아주 비참한 꼴로 죽었다.그 광경에 이제 막 위층으로 올라온 육도진 우상과 그의 뒤에 있던 흑기 금위군들은 전부 굳어버렸다.그들은 태화루가 인간 지옥이 돼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치 못했다.“육도진 우상, 왜 이제야 온 거야?”이때 갑자기 왼쪽 방에서 장난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 구주, 왕의 귀환   제1127화

    만약 마씨 일가 사람들이 정말로 윤구주에게 살해당했다면 큰일이었다.육도진의 질문을 들은 정태웅은 실실 웃으면서 피로 얼룩진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육도진 우상, 죄송하지만 마씨 일가 그 보는 눈 없는 놈들은 이미 저하의 손에 죽었습니다.”‘뭐?’육도진은 그 말을 듣자 두 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 것 같았다.그는 윤구주가 정말로 마씨 일가 사람들을 죽일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끝났어... 끝났어... 이젠 정말로 끝났어. 저하, 이건 화진의 문벌과 세가를 전부 적으로 돌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육도진은 울상을 지으면서 말했다.“퉤! 마씨 일가 사람들을 죽인 게 뭐 어때서요? 그 빌어먹을 놈들이 죽음을 자초했다고요! 그리고 저하께서는 6년 전 곤륜에서 왕으로 등극하시면서 3대 서열은 조정의 질서를 어지럽혀서는 안 된다고 했었습니다. 감히 조정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놈들은 전부 죽여버리겠다고 했었다고요! 그런데 문벌, 세가들은 함께 조정을 혼란에 빠뜨렸죠. 육도진 우상, 저하께서 그때 하셨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 겁니까? 아니면 들을 생각이 없었던 겁니까?”정태웅의 날 선 말에 육도진은 말문이 막혔다.정태웅이 한 말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콜록콜록... 정태웅 지휘사,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전 이 나라의 우상인데 어찌 구주왕의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육도진은 서둘러 말했다.“퉤! 제가 보기엔 저하의 말씀을 명심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정태웅은 중얼거리면서 말했다.육도진은 정태웅과 말싸움을 할 생각이 없었다.그는 고개를 돌리며 못 들은 척했다.“육도진 우상, 오늘 나에게 따져 물으려고 이곳까지 온 건가?”윤구주는 갑자기 찻잔을 들면서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육도진은 그 말을 들자 겁을 먹은 나머지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엉덩방아를 찧을 뻔했다.“저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제가 어찌 감히 저하에게 따져 물을 수 있겠습니까? 전 저하를 위해 시체를 처리하려고 이곳까지 온 건데요!”육도진은 윤구주의 미

  • 구주, 왕의 귀환   제1128화

    문부상서 지안수는 윤구주에게 존재를 들키자 곧바로 겁을 먹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죽이지 말아줘... 제발... 제발 날 죽이지 말아 줘! 난 문부상서야! 내각 여덟 장로 중 한 명이라고!”지안수는 너무 겁을 먹은 나머지 목소리마저 달라졌다.그는 윤구주를 향해 사정하면서 자신의 신분을 얘기했다.지안수는 줄곧 뒤에 숨어 있었기에 장백웅, 마씨 일가, 그리고 문벌 사람들이 전부 윤구주의 손에 죽는 걸 직접 보았다.그러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지안수 씨?”이때 육도진도 당황했다.그는 내각 여덟 장로 중 한 명인 지안수가 갑자기 이곳에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지안수는 육도진을 본 뒤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사람처럼 육도진을 향해 크게 외쳤다.“육도진 우상, 어서 절 구해줘요!”육도진은 현재 어리둥절한 상태였다.내각 여덟 장로 중 한 명인 지안수가 왜 이곳에 있는 걸까?바닥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있는 문부상서를 보던 육도진은 그제야 윤구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저하, 이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이 사람에게 물어봐. 왜 문벌, 세가와 내통하여 날 해치려고 했는지.”윤구주의 목소리는 서늘했다.육도진은 다시 지안수를 바라보았다.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지안수는 서둘러 말했다.“육도진 우상, 이건 저랑 상관없는 일입니다! 오늘 전 서남 장씨 일가의 초대를 받고 이곳에 온 거예요! 저도 그들이 구주왕을 죽이려고 한 줄 몰랐어요!”지안수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눈앞의 육도진 우상에게 매달리는 것뿐이라는 걸 알았다.그래서 그는 반드시 애원해야 했다.화진의 우상인 육도진은 당연히 지안수의 속셈을 간파할 수 있었다.‘젠장, 어디서 개수작이야? 내각 장로인 그가 뒤를 봐주지 않았더라면 겨우 문벌 따위가 어떻게 감히 공공연히 서울로 왔겠어?’육도진은 비록 그 점을 똑똑히 알고 있었지만 대놓고 얘기할 수는 없었다.그가 진실을 얘기하는 순간 지안수는 오늘 반드시 죽게 될 테니 말이다.그래서 육도진은

  • 구주, 왕의 귀환   제1129화

    그렇다고 해도 지안수는 내각 여덟 장로 중 한 명이었다.그는 문맥의 중추일 뿐만 아니라 거대한 세가가 그의 뒤를 봐주고 있었다.그래서 육도진은 오늘 반드시 문부상서의 목숨을 지켜야 했다.윤구주가 정말로 그를 죽였다가는 서울 전체가 완전히 혼란에 빠질 테니 말이다.“콜록콜록, 저하! 제가 지안수 장로에게 물어보니 오늘은 정말로 우연히 이곳에 온 듯합니다. 그래서 제 체면을 봐서라도 부디 지안수 장로를 한 번만 용서해 주시면 안 될까요?”육도진이 말을 마치자마자 정태웅은 곧바로 펄쩍 뛰었다.“어이가 없네요. 육도진 우상, 멍청한 겁니까? 아니면 일부러 모른 척하는 겁니까? 젠장, 바보라도 알겠어요. 지안수 이 사람이 바로 이 일을 꾸민 장본인 아닙니까? 그런데 이 사람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겁니까? 게다가 저하에게 우상의 체면을 봐달라고 했습니까? 육도진 우상, 육도진 우상이 그렇게 대단한 인물입니까?”정태웅의 말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육도진의 가슴을 후벼 팠다.아프고 괴로웠지만 반박할 수는 없었다.오늘 그는 바보인 척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정태웅 지휘사는 절 오해한 것 같네요. 전 진짜로 이 일이 지안수 장로와 관련이 없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지안수 장로는 우리 화진의 문맥을 책임진 중요한 신하니까요. 당시 저하께서 곤륜에서 왕으로 등극했을 때 문맥은 저하를 크게 지지했었습니다.”육도진이 말을 마치자마자 정태웅은 곧바로 날카롭게 말했다.“당시 저하께서 왕으로 등극하셨을 때 문맥이 감히 지지하지 않을 수 있었겠어요?”맞는 말이었다.6년 전, 곤륜에서 왕이 되었을 때 문맥도, 무맥도, 화진의 3대 서열도 감히 윤구주를 반대할 수 없었다.누가 반대할 수 있었겠는가?육도진은 정태웅의 반박에 할 말이 없었다.정태웅이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육도진이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윤구주가 입을 열었다.그는 테이블 위에 손을 놓더니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면서 말했다.“육도진

  • 구주, 왕의 귀환   제1130화

    그 말을 들은 육도진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끝장이었다.오늘 윤구주를 막을 방법은 없는 듯했다.그러나 윤구주가 정말로 지안수를 죽인다면 아마 서울뿐만 아니라 황성 전체에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아무래도 그가 죽이려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내각의 여덟 장로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육도진은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체면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윤구주를 향해 절을 했다.“저하, 저 육도진은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해본 적이 없지만 오늘만큼은 지안수 장로를 살려주십시오. 앞으로 지안수 장로가 또 한 번 이런 짓을 벌인다면 제가 제일 처음 나서서 죽이겠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육도진의 설득에 윤구주는 웃음을 터뜨렸다.“날 설득하려는 거야?”육도진은 감히 대답할 수 없어서 그저 두려워하며 그곳에 서 있었다.“6년 전, 내가 곤륜에서 왕이 되기 전 내가 병부상서 한 명을 죽인 것 기억하지?”그 말을 들은 육도진은 순간 머리가 터져나가는 것 같았다.“네... 기억합니다!”육도진은 전전긍긍하며 말했다.당시 그 병부상서는 지금 내각의 여덟 장로보다 지위가 더욱 높았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윤구주가 그저 단순히 병부상서를 죽인 게 아니라 황성 안에서, 문무백관들 앞에서 그를 죽였다는 점이다.당시 그 병부상서는 조정에서 말을 한마디 잘못했을 뿐이었다.천하의 무인이 대권을 장악해야 국난이 닥쳤을 때 무인들이 나라를 위해 나설 거라고 말이다.그 병부상서의 뜻은 아주 간단했다. 권력을 달라는 말이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한마디 때문에 윤구주가 조정에서, 문무백관들 앞에서 그의 머리를 벨 줄은 전혀 상상치 못했다.육도진은 그 화면이 여전히 생생하게 떠올랐다.“당시 내가 그 병부상서를 죽이려고 할 때 국주님도 날 설득하려고 했었지.”그렇게 말한 뒤 윤구주는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들어 육도진을 바라보았다.“국주님도 날 막지 못했었지. 그런데 육도진 우상이 오늘 날 막을 수 있을까?”그 말에 육도진은 완전히 기대를 접었다.그는 표정이 굳은

  • 구주, 왕의 귀환   제1131화

    “그들은 문씨 일가의 편에 서서 문씨 일가와 연합하여 우리 저하를 해치려고 했어. 당신은 어떻게 했지? 문부상서인 당신은 그들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그들과 결탁했어. 그러니까 당연히 죽어 마땅하지 않아?”정태웅의 반박에 지안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오늘 당신을 죽이는 건 당연한 일이야.”정태웅은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한 뒤 칼을 들어 문부상서인 지안수의 머리를 베려고 했다.그런데 바로 그때, 갑자기 아래층에서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잠깐! 오늘 누가 감히 지안수 장로를 죽이려고 하는 거지?”그 말과 함께 노란색 갑옷을 입은 금위군들이 태화루에 나타났다.그들은 황성의 친위군, 황기 금위군이었다.서울의 3대 금위군은 황기, 자기, 흑기로 나뉘었다.그중 황기 금위군의 신분이 가장 높았다.그들은 황성과 오늘날의 국주를 대표했다.노란색 갑옷을 입은 금위군들이 모두 도착했고 선두에 선 사람은 내각의 여덟 장로 중 나머지 일곱 명이었다.선두에 선 노인은 백발이지만 체구가 건장했고 눈빛에서 서늘한 빛을 내뿜었다.나머지 여섯 명도 모두 내각 원로였다.“은 장로, 드디어 왔군요! 얼른 절 구해줘요!”지안수는 내각의 여덟 장로가 한자리에 모이게 되자 너무 흥분한 나머지 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다.은 장로라고 불린 노인도 절정 내공인 듯했다.게다가 그는 내각의 여덟 장로 중 가장 나이가 많았고 이름은 은성구였다.그는 화진의 삼조 원로였고 내각의 여덟 장로 중 수장이었다.은성구는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지안수를 힐끗 보았다. 지안수가 목숨이 위험할 정도는 아니라는 걸 확인한 그는 싸늘한 시선으로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를 쓱 훑어보았다.그런 뒤 서늘한 두 눈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저하, 화진의 최고 군신인 저하께서 무엇 때문에 대낮부터 이렇게 사람들을 학살하신 겁니까? 이건 저희 화진에 먹칠을 하는 겁니다!”“하!”“은 장로, 무슨 쓸데없는 말을 하는 거지? 이놈들 중에 죽어 마땅하지 않은 사람이 있나? 저하께서 이 자식들을 죽이는 게 뭐가

최신 챕터

  • 구주, 왕의 귀환   제1814화

    바로 그때, 검은 그림자가 움직였다. “이제야 반응했나? 늦었어. 완전히 죽진 않더라도 반쯤은 죽을 거야.” 호천신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쿵!’ 검은 그림자는 별다른 고급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다. 한 걸음 내디디며 얼음을 깨뜨리고 주먹으로 얼음을 강타했다. 전성기의 진동왕도 죽일 수 있는 술법이 그의 주먹 한 방에 산산조각이 났다. ‘뭐?’ 호천신의 눈알은 툭 튀어나올 뻔했다. ‘단순히 체질과 괴력으로 내 신술을 깨뜨렸다고? 이 자식의 몸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검은 그림자는 얼음을 깨뜨린 후 세 걸음으로 산을 넘어 십만 대군의 눈앞에서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눈 깜짝할 사이에 공간을 가로질러 호천신 앞에 나타났다. 후자의 등장이 너무 갑작스러워 호천신조차도 압도당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뒤로 날아가며 거리를 벌렸다. ‘휙!’ 검은 그림자는 바로 뒤따라갔고 이번에는 거의 호천신과 얼굴을 맞대고 마주 보았다. “네가 가짜 신이라고 한 건 바로 그 때문이야! 하류의 잡것이 감히 우리 왕에게 실례를 범하다니.’ 검은 그림자는 한 발의 정통 발차기로 호천신의 복부를 강하게 찼다. 이 한 방에 호천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뒤로 날아가 땅에 처박히며 먼지를 일으켰다. 이때 십만 대군이 그 검은 그림자를 알아보았다. 그는 바로 화진 남부를 지키는 총사령관이자 구주왕 통솔하에 있는 4대 군신 중 한 명인 현모였다. “현모 장군!” 십만 전사들은 극도로 흥분했다. 그들은 현모가 있는 방향을 향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현모 장군을 뵙습니다!” ‘쿵!’ 십만 대군의 진기가 더욱 짙어졌다. 새로 탄생한 국운도 순식간에 한 단계 올라갔다. 그에게 무릎을 꿇은 십만 전사들을 향해 현모는 냉담하게 반응했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모두 귀가 먹었나? 진동왕이 방금 너희에게 군령을 내렸다. 귀신족 하나라도 놓치면 군법으로 처벌한다.” 이 광경을 다른 사람이 보면 이놈의 현모는 너무 냉정하고 무정하다고 할 것이다

  • 구주, 왕의 귀환   제1813화

    “이 전투는 위태롭구나!” “곤륜 구역의 수련자들은 원래 구주 오방의 무인들보다 한 수 위인데 지금 이 자식의 수련이 나보다 훨씬 높으니 내가 열 번의 공격을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 아직 싸우지도 않았는데 진동왕 임성진은 벌써 기가 죽어 있었다. 기세에서 완전히 패배한 상태였다. “음? 임성진, 보아하니 너는 전혀 각오가 되어 있지 않구나. 하지만 상관없지. 각오가 있든 없든 너는 내 상대가 되지 못해. 세 번, 세 번의 공격 안에 너를 죽이지 못하면 난 신이라 부를 자격이 없다!” 호천신은 두 손가락을 세우고 금빛 번개와 붉은 불꽃 두 가지 술법을 하나로 합쳐 아래의 진동왕을 향해 날렸다. “왔다!” 진동왕은 크게 외치며 임씨 가문의 기술을 펼치는 동시에 몸에 지닌 모든 법기를 꺼냈다. 진동왕이 방어를 마친 순간, 호천신의 술법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무서운 위력이 사방을 압도했다. 진동왕은 그 기세에 거의 무너질 뻔했다. “막아내!” 진동왕은 필사적으로 외치며 온 힘을 다해 막아냈다. ‘쿵!’ 눈 부신 빛이 천옥의 모든 색을 압도하며 하늘의 절반을 환하게 비추었다. 번개가 미친 듯이 내리치고 붉은 불꽃은 거센 파도처럼 휘몰아쳤다. 산이 흔들리고 땅이 진동하며 폭발음이 사방을 울렸다. 이 천지를 뒤흔드는 소리는 마치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듯했다. 평정을 되찾은 후, 진동왕이 원래 있던 자리는 완전히 초토화되었다. 발 아래 수백 미터의 땅이 유리처럼 녹아 있었다. 몸이 찢어지고 심한 화상을 입은 진동왕은 비틀거리며 거의 쓰러질 뻔했다. 단 한 방에 진동왕은 중상을 입었고 법기는 모두 부서졌다. 법기가 없었다면 그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음, 법기를 이용해 내 일격을 막아냈구나. 너의 실력은 인간계의 다른 구오 지존들보다는 한 수 위지만 그뿐이야. 다음 공격으로 너의 목숨을 거두겠다.” 호천신은 허공을 움켜잡았고 천지의 영기가 그의 손바닥으로 모여들었다. 영기가 실체화되어 얼음으로 변했다. 아래의 진동왕은

  • 구주, 왕의 귀환   제1812화

    “소자, 그 말은 잘못되었네. 너희 신들도 결국 사람이잖아? 단지 수련 기술이 좀 더 높을 뿐이지. 게다가 내가 곤륜 구역의 힘으로 구오 지존에 올랐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야. 구주왕이 나를 도와 정상에 오르게 한 거야. 곤륜 구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그리고 곤륜 구역을 공격했다고? 나에게 함부로 죄를 뒤집어씌우지 마! 세상 사람들 모두 알고 있듯이 천옥은 이미 곤륜 구역에서 제명되었어. 우리가 여기에 온 목적은 너희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문제야. 너희는 우리 선대 국주와 약속을 했었지. 귀신족은 너희가 직접 처리해야 해. 지금 너희가 움직이지 않으니 우리가 대신 그 약속을 이행하려는 거야.” 진동왕의 말은 모두 일리가 있었지만 천신의 귀에는 단지 웃음거리로 들릴 뿐이었다. “말주변이 좋군. 말은 잘하지만 소용없다. 신도는 죄가 없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야.” 호천신은 냉랭하게 말했다. 진동왕은 욕하고 싶었다. 신도는 죄가 없다. 그것은 봉신방 이후에 정해진 첫 번째 신규였다. 쉽게 말해 모든 해석권은 신계에 있다는 것이다. 신계가 무슨 일을 하든 다른 사람은 간섭할 권리가 없다. 한 마디로 신을 거역하는 자는 용서 없이 죽인다. “임성진, 널 난처하게 하지 않을게. 너희는 귀신족을 죽일 수 없어. 약속에 관해서는 임세현을 불러와. 그의 체면을 봐서라도 나는 그에게 이유를 만들어줄 수 있어. 하지만 너는 그럴 자격이 없어. 너는 육체를 버리고 나를 따라 신계로 돌아가. 표현이 좋다면 전주께서 너의 목숨을 살려줄지도 모르지. 그리고 이 십만 명은 말이지, 하늘은 생명을 소중히 여겨. 벌레의 목숨도 목숨이니까. 하지만 신규가 있으니 신이 규칙을 어기면 벌을 받아야 하고 인간은 더욱 천지 신도를 지켜야 해! 십만 명은 너희 스스로 처리해. 마지막으로 죽는 만 명은 천옥을 떠날 수 있어. 물론 너희는 거절할 권리가 있어. 거절의 결과는 내가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 호천신은 조용히 아래의 십만 명을 바라보았다. 십만 명이 놀라움에서

  • 구주, 왕의 귀환   제1811화

    ‘쿵!’ 현모는 천옥을 뚫고 나와 산을 들이받으며 전장으로 향했다. 천옥 전법 안에서 수옥인이 분노했다. “구주왕! 저 자식이 감히 나를 협박한 거야?” 윤구주는 놀랐다. ‘이 겁쟁이에게도 성격이 있네?’ “오! 진흙으로 만든 사람도 화를 낸다더니, 하물며 당신 같은 ‘신'은 말할 것도 없겠지!” 윤구주는 놀리듯 말했다. “뭐? 무슨 소리야.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당신 부하인 그 전신이 한 손가락만 까딱해도 나를 죽일 수 있다는 거야. 그런데 그가 나보고 당신을 보호하라고 하다니? 당신이 문제 생기면 나를 죽이겠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건 사람 잡는 짓이야! 당신이 나 대신 결정을 내려야 해!” 수옥인은 화를 내며 말했다. ‘젠장!’ 윤구주는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수옥인은 더욱 기세를 올렸다. “조상님! 당신 부하 머리에 구멍이 뚫린 거 아니야? 그들이 진짜 당신을 죽일 수 있다면 내가 무사할 수 있을까? 말하기 전에 머리 좀 쓰지!” 수옥인은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저리 가! 나한테 말 걸지 마!” 윤구주는 이 쓰레기 같은 놈을 상대하기 싫었다. 귀산에는 검은 안개가 자욱하고 검은 연기가 대지를 뒤덮었다.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는 가운데 하나의 신의 형상이 나타났다. 그 형상은 번개 빛에 의해 무한히 길게 늘어져 땅에 비친 그림자가 산보다 더 높았다. 십만 전사들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요괴나 귀신이 오든 간에 그저 죽이면 그만이었다. 진동왕의 표정이 변했다. 그의 얼굴은 심각해졌다. 무지한 자는 두려움이 없다. 전사들을 무지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듣기 좋지 않지만 현재 상황에서 전사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이번에 온 ‘신'이 얼마나 강한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이 기운은 이미 절정에 달했어. 안 되겠어. 이번에 온 건 구오 지존 대원만의 신경이야!” “이 한 걸음을 넘어서면 그는 극전 신경이 될 거야!” 진동왕은 얼마 전에야 구오 지존 신경에 진급했다. 그것도 윤

  • 구주, 왕의 귀환   제1810화

    희미한 노인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윤구주, 시간이 없으니 간단히 말하겠다! 내가 누군지 묻지 마. 너는 단지 곤륜 구역의 한 대신전에서 구오 지존 대원만 경지의 천신을 보내 너를 막으려 한다는 것만 알면 돼. 그의 목적은 너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상황을 어지럽히려는 것이야. 어떻게 결정할지는 네가 정해. 우리 쪽에서는 이미 너를 위해 많은 것을 얻어냈다. 그렇지 않으면 온 것이 구오 경지가 아니었을 거야.” 투영은 급하게 왔다가 수옥인이 인사할 틈도 없이 빠르게 사라졌다. “신전이 너의 계획을 방해하려 해. 이것은 이미 누군가가 너를 위해 얻어낸 결과야. 원래 그들은 너를 죽이려 했었어. 아마 오려는 자는 극전 신경, 황자였을 거야.” 수옥인은 또다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윤구주의 반응은 평범했다. 그는 수옥인의 겁에 질린 모습을 보며 경멸하는 듯 말했다. “고작 신전 하나에 겁먹었어? 너도 여섯 신전 중 하나에서 나왔다는 걸 잊지 마! 또한, 극전 신경은 하나의 경계고 황자는 또 다른 경계야. 모든 극전 신경이 황자라 불릴 수 있는 것은 아니야.” 이 둘의 관계는 진동왕이 왕이지만 왕이라 불릴 만한 자격이 충분하지 않은 것과 같다. 화전에서 현재 인정받는 왕은 윤구주 단 한 명뿐이다. 국주 임정설은 무계에서의 영향력이 부족해 겨우 절반 정도로 간주된다. “비록 그렇다고 해도 상대는 기세가 등등하니 가볍게 볼 수 없어. 내가 그 사람이었으면 너를 찾지 않고 네 부하 전사들을 노렸을 거야.” 수옥인은 분석했다. 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옥인이 비록 겁이 많지만 머리는 좋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내가 지금 너를 도와 전법을 안정시키고 있다는 것까지 계산했어. 그 천술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곤륜 구역의 그 자식이 여길 계속 주시하고 있어. 내가 나가면 그 사람은 전법을 조작할 거야. 그들이 현모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계산했는지는 모르겠네.” 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서 있는 현모를 바라보았다. 말이 이 정도까지 나왔는데도

  • 구주, 왕의 귀환   제1809화

    전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윤구주는 의심이 들었다. ‘곤륜 구역이 정말 내 뜻대로 움직인다고? 귀신족을 노예로 여기고 귀신족의 음기를 받드는 ‘신’들이 귀신족이 자신에 의해 멸망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 “왜 그래, 조상님? 문제라도 있어? 왜 그렇게 표정이 심각하신 거야?”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낀 수옥인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무 일도 아니야. 너는 저쪽 전장을 잘 지켜보고 어떤 움직임이라도 있으면 즉시 나에게 알려.” 윤구주는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집중해 다시 전법을 수리하기 시작했다. 천옥, 끝없는 산악 지대 깊은 곳에 음침하고 죽음의 기운이 감도는 어두운 산이 있었다. 하늘에서 보면 그 산은 마치 해골처럼 무섭게 보였다. 이 ‘해골' 모양의 산은 바로 귀신족의 대영이었고 이 종족의 마지막 거주지인 귀산이었다. “죽여라!” 산 위에서는 함성이 귀를 찢을 듯했다. 십만 대군이 각기 전장을 이끌며 산을 공격해 귀신족을 상대로 마지막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는 귀신족 수련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인간 전사들이 감히 신계로 들어왔다는 것, 특히 단독 군대가 이렇게나 강한 기세를 보인다는 것이었다. 수옥인의 투영이 바로 이 귀산에 있었다. 그는 수백 미터 상공에 떠서 전장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특히 이 인간 대군이 지닌 군대의 살벌한 기운은 그를 놀라게 했다. “천옥은 비록 곤륜 구역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신계로 간주한다. 이곳은 인간계가 아니다. 신조차도 인간계에 가면 적응하기 어려울 텐데 이들은 어떻게 천지의 영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걸까?” 수옥인은 이곳의 격렬한 천지의 영기가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극도로 불안정한 영기는 쉽게 사람의 정신을 붕괴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떤 훈련을 통해 이 군대가 이렇게 무적의 의지를 갖게 된 것일까?’ 수옥인은 이 순간 앞에 진정한 무서운 아수라 지옥이 있다고 해도 이 인간 전사들은 두려움 없이

  • 구주, 왕의 귀환   제1808화

    “할아버지, 이건 제가 자초한 거예요. 설령 오빠가 제가 오빠를 배신한 걸 신경 쓰지 않는다 해도 제가 오빠의 부하 장군과 병사들을 억울하게 해쳤다는 것만으로도 오빠는 저를 용서할 수 없을 거예요. 이런 말은 소용없어요. 지난 일은 지나간 일이에요. 가끔 추억하는 것도 좋지만 그 추억에만 매달려서는 안 돼요. 오빠는 이미 천옥에 들어갔을 거예요. 이제쯤이면 선우진웅을 처단했겠죠. 잘됐네요. 선우진웅이 임세현을 죽였고 윤구주가 선우진웅을 죽였으니 임세현의 원수를 갚은 셈이에요. 이 화진을 어지럽힌 대적을 처단했으니 임세현도 죽어서 눈을 감을 수 있을 거예요.” 문아름의 눈에는 음흉한 눈빛이 번뜩였다. 모든 것이 그녀의 완벽한 계획 속에 있었다. 문창정은 할 말을 잃었다. ‘또 윤구주가 영웅이 되게 했구나.’ “얘야, 지금 귀신족은 진동왕 하나도 막기 힘들어하고 있어. 그 십만 대군은 귀신족을 개죽이듯 죽이고 있지. 설령 곤륜 구역에서 강자를 보낸다 해도 곤륜 구역의 성격상 칼이 목에 닿기 전에는 절대 상황이 얼마나 급박한지 깨닫지 못해. 보낸 사람은 윤구주에게 밥이 될 뿐일 거야.” 문창정이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문아름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제가 다른 계획을 준비했어요. 이미 한 명의 사사를 보냈어요. 이번에는 윤구주를 죽이지 못하더라도 천옥에 가둘 거예요. 일 년만 가두면 오빠가 나왔을 때는 이미 모든 게 늦은 뒤일 거예요.” “오? 만약 가두지 못한다면? 만약 윤구주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온다면?” 문창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더 좋아요. 나오려면 윤구주는 정원을 희생해야 할 거예요. 한 사람의 힘으로 천재를 이겨내야 하죠. 나와도 거의 폐인이 될 거예요. 그때 제가 다시 계획을 세워 오빠를 천인 오쇠로 만들고 종문 동맹이 나서 오빠를 몰락시키면 되죠! 저는 오빠가 몰락하는 장면을 기록해 모든 화진 사람에게 영웅이 되는 것의 결말이 어떤 건지 보여주겠어요!” 이 말을 들은 문창정은 손녀의 계획을 짐작했다. 윤

  • 구주, 왕의 귀환   제1807화

    화진의 국경에는 광활한 산맥 끝없이 펼쳐져 있다. 추운 겨울이 찾아왔고 눈이 산을 뒤덮었다. 문아름은 산꼭대기에 앉아 고대의 거문고를 어루만졌다. 그녀의 마음은 어느새 옛날로 돌아갔다. 화진 제일의 교활한 여자라 불리며 음흉하고 독한 성격으로 유명한 그녀였지만 지금 그녀의 눈에는 따스함이 가득했다. 문창정이 눈길을 밟으며 다가와 문아름에게 순백의 겉옷을 걸쳐주었다. “날이 추워졌으니 몸을 따뜻하게 해.” 문창정은 걱정스럽게 말했다. 문아름이 반응이 없자 그녀의 정신이 이곳에 있지 않음을 알았다. 그는 거문고를 한 번 보고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또 그 사람을 생각하는구나. 아직도 그 사람을 잊지 못했어.” 문창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말을 듣고 문아름은 정신을 차렸다. “이 거문고는 그 사람이 저에게 준 거예요. 그때 저는 국방부 참모로 남부 왜구의 난을 담당했고 국주를 위해 계책을 내놓곤 했죠. 그 사람도 그때 막 중령으로 진급했을 때였어요. 고작 한 명의 단장에 불과했죠. 할아버지가 직접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문씨 가문의 딸을 얻으려면 최소한 장군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던 것도 기억나요. 그 후, 그 사람은 혼자 왜적의 대영으로 쳐들어가 화진 남부를 어지럽히던 왜적의 수뇌부를 전멸시켰어요. 그 공로로 소장으로 진급했고 화진에서 가장 젊은 장군이 되었죠. 하지만 할아버지, 그거 알아요? 그 사람이 장군이 된 후에도 국주가 준비한 경축 연회에 참석하지 않고 밤새도록 서울로 날아가 재상부에 잠입해 육도진의 가보인 이 거문고를 훔쳐 와 저를 만났어요.” 이 말을 하며 문아름은 입을 가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육도진은 화가 단단히 났어요. 그 늙은이도 고집이 세서 구주 오빠를 처벌하려고 했어요. 구주 오빠는 어떤 사람인데요. 저를 위해 훔치고 빼앗아도 이치에 맞지 않음을 알면서도 육 우상을 쳐다보지 않았어. 이 일이 너무 커져 결국 국주가 직접 나서서 중재했죠.” 이 말을 듣고 문창정은 고개를 저었다. “국주가 나선 건 겉보

  • 구주, 왕의 귀환   제1806화

    “그래, 내 부하인 네 명의 군신 중에서 현모가 왕실과 가장 가까운 관계야. 임세현 선배가 현모를 구한 것도 예상했던 일이지. 만약 사해에서의 전투에서 내가 정말로 죽었다면 왕실은 다른 세 명의 군신을 움직일 수 없어서 현모를 대장으로 삼아 국주를 보필했을 거야.” 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말하자면 네 부하인 현모는 정말 운이 좋은 놈이야. 행운은 불행을 따라오는 법이지. 임세현이 현모를 가르쳐 구오 지존 경지에 이르게 했고 이 천옥에서 평생의 철학을 전수했어. 그 노인은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까지 전해주어서 현모가 구오 지존 경지에 이를 수 있었던 거야!” 수옥인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말을 나누는 사이에 천옥의 전법 중심에 도착했다. 전법은 수백 개의 법기로 구성되어 있다. 수만 개의 부적이 연결되어 대진을 이루고 있었다. 수옥인은 중심에 앉아 전법을 안정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윤구주는 도착하자마자 진기의 흐름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사악한 기운이 침투한 것이 분명했다. 잠시 관찰한 후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했다. “결국 문씨 가문이 무력으로 전법을 깨뜨려서 전법이 손상된 거로군. 곤륜 구역의 이 자식들, 이렇게 큰 전법을 만들어 놓고는 전법의 비밀을 철저히 감추고 있어. 같은 곤륜 구역 출신인데도 이렇게 경계하는 걸 보니 대체 무슨 비밀이 있는 거지?” 윤구주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조상님, 그런 건 나도 잘 모르겠어. 내 위치에서는 그런 걸 알 자격도 없어. 어쨌든 곤륜 구역은 예전부터 그랬지. 아무도 진정으로 곤륜 구역을 통일할 수 없었어. 잠시 딴소리를 하자면 예전에 일이 너무 커졌었어. 천술을 남용하고 천지의 기운이 혼란에 빠져 모두가 고통받는 것을 막기 위해 봉신방을 만들어 인간계와 신계를 나눈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이 세상이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상상이 안 가.” 수옥인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윤구주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불쾌해졌다. 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수옥인에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