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금절부 부진을 본 사람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윤구주는 금절부 부진을 파괴한 뒤 차갑게 웃었다.“겨우 금절부로 날 상대할 생각이었다니, 어이가 없네. 오늘 내가 말했지. 문벌, 세가 상관없이 죽음을 자초한 놈들은 전부 죽일 거라고. 그럼 우선 당신들부터 죽여주지!”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손을 들어 허공을 움켜쥐었다.보이지 않는 힘이 마씨 일가의 절정 강자를 속박했다.“큰일이야!”마씨 일가의 절정 강자는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뒤로 빠르게 물러났다.그런데 그가 채 물러나기도 전에 윤구주가 주먹을 움켜쥐었다.거대한 힘이 마씨 일가 절정 강자를 짓눌렀다.펑!마씨 일가 삼중천 절정 강자는 그 자리에서 몸이 터져버렸다.삼중천 절정 강자가 미처 반응하지도 못하고 윤구주의 손에 죽어버렸다. 그것도 손이 닿지도 않았는데 몸이 터져서 죽었다.윤구주가 마씨 일가 절정 강자 두 명을 죽이자 혼자 남은 마청운은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죽이지 마세요... 절 죽이지 마세요...”마청운은 두 다리에 힘이 빠져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그는 겨우 신급 경지였다.게다가 각종 약과 보물을 복용한 덕분에 겨우 신급 경지가 된 것이었다.그러니 절정 삼중천의 강자마저 생수를 마시듯 쉽게 죽인 윤구주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죽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이미 늦었어!”윤구주는 사신처럼 그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전 마씨 일가의 후손이에요. 절 죽인다면 마씨 일가는 틀림없이 당신을 찾아내서 당신을 죽일 거예요!”죽기 직전인데도 마청운은 자신의 배경으로 윤구주에게 겁을 주려고 했다.“하하, 걱정하지 마. 마씨 일가에서 찾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찾아갈 거니까.”윤구주는 그렇게 말한 뒤 손가락을 들었고, 지현 하나가 마청운의 미간을 꿰뚫었다.입을 떡 벌린 마청운은 마지막엔 살려달라는 말도 하지 못한 채 털썩 쓰러졌다.마청운이 죽었다.마씨 일가의 세 명 모두 윤구주에게 살해당하자 남은 문벌 고수들은 전부 얼어붙었다.그들은 윤구주가 제자
위엄 넘치는 말이었다.윤구주는 말을 마치자마자 허공으로 떠 올랐고 곧 진역 결계를 펼쳤다.그 결계는 그를 중심으로 마치 거미줄처럼 사방을 향해 퍼져나갔다. 강력한 진역 결계는 방 전체를 뒤덮었을 뿐만 아니라 태화루까지 전부 뒤덮었다.진역 결계!그것은 사상 절정 강자만이 시전할 수 있는 것이었다.윤구주의 진역 결계가 나타나자마자 태화루 건물 전체의 시간이 완전히 멈춘 듯했다.심지어 공기의 흐름마저 정지된 것 같았다.이 결계 안에서는 윤구주가 신이었다.윤구주가 진역 결계를 시전하자 목숨 걸고 덤비려던 서남 장씨 일가 사람들과 다른 문벌 강자들은 전부 꼼짝하지 못했다.장백웅 같은 이중천 절정이든 다른 문벌의 절정이든 모두 진역 결계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그들이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눈알이었다.그들은 동공이 떨렸고 눈알에 핏발이 섰다. 마치 몸이 엄청난 고통을 견디는 듯 말이다. 그것이 바로 진역 결계의 무시무시한 점이었다.진역 결계가 모든 문벌을 통제하게 되자 윤구주의 눈동자에서 무자비한 살기가 보였다.오늘 그들을 죽이겠다고 말했으니 절대 봐주지 않을 것이다.윤구주는 손을 들었다.“금술, 천주!”쿵 소리와 함께 파도와 같은 청색의 강기가 그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청색 강기는 나타나자마자 청색 기검을 만들어냈다.기검은 울음소리를 내면서 윤구주의 주위를 맴돌았다.“멸!”윤구주가 그렇게 말하자 수많은 천주 기검들이 마치 빗줄기처럼 진역 결계 안에 있는 문벌 강자들을 공격했다.애석하게도 서남 장씨 일가의 장백웅을 포함한 진역 경계 안에 있는 모든 문벌 출신의 이들은 순식간에 몸에 구멍이 가득 생겼다.너무 무자비한 광경이었다.윤구주는 단숨에 그곳에 있던 문벌 사람들을 전부 죽였다.장백웅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죽은 것이다.장백웅은 온몸이 꿰뚫려서 피가 몸을 타고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졌다. 애석하게도 그는 꼼짝할 수 없었기에 자기 피가 한 방울 한 방울 빠져나가는 걸 지켜봐야만 했다.이러한 상황 때문에 윤
“뭐라고? 내가 그들이 사람을 죽일까 봐 두려워한다고? 그들이 누구를 죽일 수 있겠어? 오늘 이곳에서 죽지만 않아도 난 하느님에게 감사할 거야!”육도진은 욕지거리를 했다.“육도진 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이 세상에 제자백가 중 하나인 마씨 일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신급 경지인 남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신급 경지인 남자가 말을 마치자마자 육도진은 곧바로 대꾸했다.“퉤! 이렇게 얘기할게. 오늘 태화루에 계시는 그분은 세가 하나뿐만 아니라 제자백가라고 해도 전부 죽일 수 있어!”육도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태화루 방향을 바라보았다.신급 경지인 남자는 그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그는 육도진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이 세상에 감히 제자백가와 대항하려는 사람이 존재한다니.다부진 남자가 어이없어 하자 육도진이 말했다.“빌어먹을, 제발 내가 늦지 않았으면 좋겠네. 어서 움직이자고!”말을 마친 뒤 육도진은 순식간에 수십 미터를 움직였다.뒤에 있던 흑기 금위군들도 전부 육도진을 따라갔다.결국 10분 뒤 육도진의 태화루가 나타났다.태화루를 바라본 신급 경지의 남자는 사람들에게 움직이자고 명령을 내릴 생각이었다.그런데 이때 막강한 기운이 태화루 주변에서 느껴졌다.게다가 더욱 이상한 것은 아주 번화환 곳에 있는 태화루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밖과 단절된 듯 보였다. 문가에 서 있는 직원은 팔을 뻗은 채로 꼼짝하지 않았다.심지어 그들은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안쪽을 바라보니 모든 직원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고, 심지어 파리마저 허공에 멈춰 있었다.그 광경에 육도진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큰일이야! 우리가 늦었어!”건장한 체구의 신급 경지인 남자는 서둘러 물었다.“어르신, 이 사람들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왜 다들 움직이지 않는 겁니까?”육도진은 안색이 아주 어두워져서는 한참 뒤에야 중얼거리며 말했다.“내 짐작이 맞다면 이 건물은 아마도 진역 결계로 인해
육도진은 흑기 금위군을 데리고 그곳에 도착했지만 태화루 밖에서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태화루는 윤구주의 진역 결계 때문에 외부와 차단되었으니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면 당연히 감히 가까이 갈 수 없었다.화진의 우상인 육도진도 마찬가지였다.육도진은 화진의 우상으로 절정 수준의 강자였지만 아무래도 우상이라는 직위 때문에 자기가 나서는 걸 항상 꺼렸다.그러나 그와 같은 절정 실력의 강자도 윤구주가 시전한 진역 결계에는 감히 다가갈 수 없었다.다들 태화루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갑자기 태화루를 차단하고 있던 기운이 사라졌다.그리고 그 기운이 사라진 찰나, 태화루 안쪽에서 놀란 목소리가 연달아 들려왔다.“어떻게 된 거지... 왜 아까 움직일 수 없었던 거지?”“나도 움직일 수 없었어!”태화루 안쪽의 진역 결계의 기운으로 인해 몸을 움직일 수 없었던 직원들은 그제야 움직일 수 있었다.그리고 그 광경에 육도진의 눈이 빛났다.“진역 결계가 사라졌어! 어서, 어서 위층으로 올라가 보자고!”말을 마친 뒤 그는 빠르게 태화루로 올라갔고 신급 경지의 남자도, 흑기 금위군도 전부 뛰기 시작했다.곧 육도진은 흑기 금위군을 데리고 태화루의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꼭대기 층에 도착하게 되자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가 그의 콧속을 파고들었다.육도진은 본능적으로 코를 막았고 고개를 들었다가 깜짝 놀랐다.본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시체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그 시체들은 전부 문벌 출신 무인들의 시체였다.서남 장씨 일가도, 진북 원씨 일가도, 기동 유씨 일가도 전부 포함되어 있었다.그들은 기검 때문에 몸 전체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아주 비참한 꼴로 죽었다.그 광경에 이제 막 위층으로 올라온 육도진 우상과 그의 뒤에 있던 흑기 금위군들은 전부 굳어버렸다.그들은 태화루가 인간 지옥이 돼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치 못했다.“육도진 우상, 왜 이제야 온 거야?”이때 갑자기 왼쪽 방에서 장난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만약 마씨 일가 사람들이 정말로 윤구주에게 살해당했다면 큰일이었다.육도진의 질문을 들은 정태웅은 실실 웃으면서 피로 얼룩진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육도진 우상, 죄송하지만 마씨 일가 그 보는 눈 없는 놈들은 이미 저하의 손에 죽었습니다.”‘뭐?’육도진은 그 말을 듣자 두 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 것 같았다.그는 윤구주가 정말로 마씨 일가 사람들을 죽일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끝났어... 끝났어... 이젠 정말로 끝났어. 저하, 이건 화진의 문벌과 세가를 전부 적으로 돌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육도진은 울상을 지으면서 말했다.“퉤! 마씨 일가 사람들을 죽인 게 뭐 어때서요? 그 빌어먹을 놈들이 죽음을 자초했다고요! 그리고 저하께서는 6년 전 곤륜에서 왕으로 등극하시면서 3대 서열은 조정의 질서를 어지럽혀서는 안 된다고 했었습니다. 감히 조정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놈들은 전부 죽여버리겠다고 했었다고요! 그런데 문벌, 세가들은 함께 조정을 혼란에 빠뜨렸죠. 육도진 우상, 저하께서 그때 하셨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 겁니까? 아니면 들을 생각이 없었던 겁니까?”정태웅의 날 선 말에 육도진은 말문이 막혔다.정태웅이 한 말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콜록콜록... 정태웅 지휘사,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전 이 나라의 우상인데 어찌 구주왕의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육도진은 서둘러 말했다.“퉤! 제가 보기엔 저하의 말씀을 명심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정태웅은 중얼거리면서 말했다.육도진은 정태웅과 말싸움을 할 생각이 없었다.그는 고개를 돌리며 못 들은 척했다.“육도진 우상, 오늘 나에게 따져 물으려고 이곳까지 온 건가?”윤구주는 갑자기 찻잔을 들면서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육도진은 그 말을 들자 겁을 먹은 나머지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엉덩방아를 찧을 뻔했다.“저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제가 어찌 감히 저하에게 따져 물을 수 있겠습니까? 전 저하를 위해 시체를 처리하려고 이곳까지 온 건데요!”육도진은 윤구주의 미
문부상서 지안수는 윤구주에게 존재를 들키자 곧바로 겁을 먹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죽이지 말아줘... 제발... 제발 날 죽이지 말아 줘! 난 문부상서야! 내각 여덟 장로 중 한 명이라고!”지안수는 너무 겁을 먹은 나머지 목소리마저 달라졌다.그는 윤구주를 향해 사정하면서 자신의 신분을 얘기했다.지안수는 줄곧 뒤에 숨어 있었기에 장백웅, 마씨 일가, 그리고 문벌 사람들이 전부 윤구주의 손에 죽는 걸 직접 보았다.그러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지안수 씨?”이때 육도진도 당황했다.그는 내각 여덟 장로 중 한 명인 지안수가 갑자기 이곳에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지안수는 육도진을 본 뒤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사람처럼 육도진을 향해 크게 외쳤다.“육도진 우상, 어서 절 구해줘요!”육도진은 현재 어리둥절한 상태였다.내각 여덟 장로 중 한 명인 지안수가 왜 이곳에 있는 걸까?바닥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있는 문부상서를 보던 육도진은 그제야 윤구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저하, 이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이 사람에게 물어봐. 왜 문벌, 세가와 내통하여 날 해치려고 했는지.”윤구주의 목소리는 서늘했다.육도진은 다시 지안수를 바라보았다.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지안수는 서둘러 말했다.“육도진 우상, 이건 저랑 상관없는 일입니다! 오늘 전 서남 장씨 일가의 초대를 받고 이곳에 온 거예요! 저도 그들이 구주왕을 죽이려고 한 줄 몰랐어요!”지안수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눈앞의 육도진 우상에게 매달리는 것뿐이라는 걸 알았다.그래서 그는 반드시 애원해야 했다.화진의 우상인 육도진은 당연히 지안수의 속셈을 간파할 수 있었다.‘젠장, 어디서 개수작이야? 내각 장로인 그가 뒤를 봐주지 않았더라면 겨우 문벌 따위가 어떻게 감히 공공연히 서울로 왔겠어?’육도진은 비록 그 점을 똑똑히 알고 있었지만 대놓고 얘기할 수는 없었다.그가 진실을 얘기하는 순간 지안수는 오늘 반드시 죽게 될 테니 말이다.그래서 육도진은
그렇다고 해도 지안수는 내각 여덟 장로 중 한 명이었다.그는 문맥의 중추일 뿐만 아니라 거대한 세가가 그의 뒤를 봐주고 있었다.그래서 육도진은 오늘 반드시 문부상서의 목숨을 지켜야 했다.윤구주가 정말로 그를 죽였다가는 서울 전체가 완전히 혼란에 빠질 테니 말이다.“콜록콜록, 저하! 제가 지안수 장로에게 물어보니 오늘은 정말로 우연히 이곳에 온 듯합니다. 그래서 제 체면을 봐서라도 부디 지안수 장로를 한 번만 용서해 주시면 안 될까요?”육도진이 말을 마치자마자 정태웅은 곧바로 펄쩍 뛰었다.“어이가 없네요. 육도진 우상, 멍청한 겁니까? 아니면 일부러 모른 척하는 겁니까? 젠장, 바보라도 알겠어요. 지안수 이 사람이 바로 이 일을 꾸민 장본인 아닙니까? 그런데 이 사람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겁니까? 게다가 저하에게 우상의 체면을 봐달라고 했습니까? 육도진 우상, 육도진 우상이 그렇게 대단한 인물입니까?”정태웅의 말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육도진의 가슴을 후벼 팠다.아프고 괴로웠지만 반박할 수는 없었다.오늘 그는 바보인 척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정태웅 지휘사는 절 오해한 것 같네요. 전 진짜로 이 일이 지안수 장로와 관련이 없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지안수 장로는 우리 화진의 문맥을 책임진 중요한 신하니까요. 당시 저하께서 곤륜에서 왕으로 등극했을 때 문맥은 저하를 크게 지지했었습니다.”육도진이 말을 마치자마자 정태웅은 곧바로 날카롭게 말했다.“당시 저하께서 왕으로 등극하셨을 때 문맥이 감히 지지하지 않을 수 있었겠어요?”맞는 말이었다.6년 전, 곤륜에서 왕이 되었을 때 문맥도, 무맥도, 화진의 3대 서열도 감히 윤구주를 반대할 수 없었다.누가 반대할 수 있었겠는가?육도진은 정태웅의 반박에 할 말이 없었다.정태웅이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육도진이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윤구주가 입을 열었다.그는 테이블 위에 손을 놓더니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면서 말했다.“육도진
그 말을 들은 육도진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끝장이었다.오늘 윤구주를 막을 방법은 없는 듯했다.그러나 윤구주가 정말로 지안수를 죽인다면 아마 서울뿐만 아니라 황성 전체에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아무래도 그가 죽이려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내각의 여덟 장로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육도진은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체면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윤구주를 향해 절을 했다.“저하, 저 육도진은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해본 적이 없지만 오늘만큼은 지안수 장로를 살려주십시오. 앞으로 지안수 장로가 또 한 번 이런 짓을 벌인다면 제가 제일 처음 나서서 죽이겠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육도진의 설득에 윤구주는 웃음을 터뜨렸다.“날 설득하려는 거야?”육도진은 감히 대답할 수 없어서 그저 두려워하며 그곳에 서 있었다.“6년 전, 내가 곤륜에서 왕이 되기 전 내가 병부상서 한 명을 죽인 것 기억하지?”그 말을 들은 육도진은 순간 머리가 터져나가는 것 같았다.“네... 기억합니다!”육도진은 전전긍긍하며 말했다.당시 그 병부상서는 지금 내각의 여덟 장로보다 지위가 더욱 높았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윤구주가 그저 단순히 병부상서를 죽인 게 아니라 황성 안에서, 문무백관들 앞에서 그를 죽였다는 점이다.당시 그 병부상서는 조정에서 말을 한마디 잘못했을 뿐이었다.천하의 무인이 대권을 장악해야 국난이 닥쳤을 때 무인들이 나라를 위해 나설 거라고 말이다.그 병부상서의 뜻은 아주 간단했다. 권력을 달라는 말이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한마디 때문에 윤구주가 조정에서, 문무백관들 앞에서 그의 머리를 벨 줄은 전혀 상상치 못했다.육도진은 그 화면이 여전히 생생하게 떠올랐다.“당시 내가 그 병부상서를 죽이려고 할 때 국주님도 날 설득하려고 했었지.”그렇게 말한 뒤 윤구주는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들어 육도진을 바라보았다.“국주님도 날 막지 못했었지. 그런데 육도진 우상이 오늘 날 막을 수 있을까?”그 말에 육도진은 완전히 기대를 접었다.그는 표정이 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