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을 보고 민규현, 꼬맹이 등은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천상의 여신 같은 화진의 여섯째 공주가 눈물을 흘리며 윤구주를 때리고 있다니.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얼마나 때렸을까. 손이 아팠는지, 혹은 울다가 지쳤는지, 이홍연은 마침내 멈추었다.그녀가 멈추자, 윤구주는 그제야 부드럽게 고개를 숙여 그녀의 눈물 어린 얼굴을 바라보았다.“홍연아, 너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이홍연은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당연하지!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못 봤는지 알아?”윤구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구나...”“오라버니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아냐?”말하면서 이홍연은 서러움을 못 이겨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윤구주는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닦아주었다.그 모습은 오빠가 여동생을 애틋하게 걱정하는 듯한 모습이었다.하긴 십여 년 전, 두 사람은 소꿉친구였으니까.그 시절, 이홍연은 언제나 윤구주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달콤한 목소리로 구주 오라버니라고 불렀다.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십수 년이 흘러가 버렸다.윤구주가 곤륜에서 왕으로 봉해진 후, 그는 몰래 이홍연을 만나러 간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때 그는 이미 문 씨 세가와의 혼인을 강요받아, 더 이상 그녀를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참으로 세월이란 알 수 없는 것이었다.그가 어찌 상상이나 했을까. 세월이 돌고 돌아 어릴 적 소꿉친구를 이렇게 다시 마주할 줄을.“가자. 들어가서 이야기 좀 나누자꾸나!”윤구주는 말을 마치고 이홍연의 가녀린 손을 살며시 잡았다.존귀한 공주였지만 그녀 역시 발그레한 얼굴로, 아무 말 없이 윤구주의 손에 이끌려 마당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주도는 윤구주에게 끌려가는 이홍연을 보며 말했다.“쯧쯧, 좋겠다. 에효! 지금까지 이렇게 기뻐하는 공주는 처음 보네!”...조용한 마당으로 누구도 감히 들어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민규현도 꼬맹이도 심지어는 주도도 그저 발치에서 머뭇거릴 뿐
그때, 그녀는 흑목국 국경에 있었다. 윤구주가 죽음의 바다에서 전사했다는 비보를 처음 들은 순간, 그녀는 그만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다.나중에 그녀는 주도의 덕에 깨어날 수 있었지만, 그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녀는 무려 사흘 밤낮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슬픔 속에 빠져 있었다.그러다가 주도의 따스한 위로와 설득 덕분에 그녀는 비로소 슬픔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그리고 바로 얼마 전, 서울에는 내란이 일어났고 수많은 문파의 절정 고수들이 참살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이홍연은 그 소식을 듣고 서울로 돌아갈 결심을 굳혔고, 그 무렵 황성에서 또 하나의 소식이 전해졌다.바로 윤구주가 죽지 않았다는 소식이었다.그 소식이 전해지자, 사랑 때문에 오랜 세월 서울을 떠났던 이홍연은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서울로 돌아왔다.그러다 드디어 윤구주를 만나게 된 것이다.과거 그의 죽음 소식에 관해 묻자, 윤구주는 고개를 들어 천천히 말했다.“말하자면 길어. 나중에 말해줄게!”“왜 지금은 말할 수 없는 건데?”이홍연이 다시 물었다.“지금은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윤구주의 단호한 태도에 이홍연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그럼, 나중에 꼭 말해줘!”윤구주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마친 뒤, 이홍연은 갑자기 윤구주의 커다란 오른손을 움켜잡고 정다운 눈빛으로 물었다.“이 나쁜 놈아,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나를 한 번이라도 그리워한 적은 있어?”“했어... 당연히 그리워했지...”윤구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런데 왜 나를 그리워하면서 한 번도 날 찾아오지 않았어?”“16년 전의 그 일이 아바마마의 잘못이라는 걸 알아! 하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나를 외면할 수 있어? 평생토록 나를 지키고 돌봐주겠다고 했던 그 말을 잊은 거야?”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홍연의 눈가가 서서히 붉어졌다.하지만 윤구주는 가볍게 그녀의 손을 떼어내며, 진지한 눈빛으로 이홍연을 바라보았다.“홍연아, 어린 시절의 일들은 잊어.
윤구주가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이홍연은 그 자리에 멍하니 얼어붙었고 휘둥그레진 큰 눈에서는 눈물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했다.이 순간, 그녀의 마음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그를 애타게 기다렸건만, 이제 돌아와 보니 다른 여인을 사랑한다니...“그래, 좋아! 윤구주, 난 네가 정말 미워! 미워 죽겠어!”이홍연은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통곡했다....마당 바깥에서.바로 윤구주와 이홍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커다란 호리병을 든 육도 주도는 마차에 앉아 느긋하게 술을 홀짝이고 있었다.그 옆에는 민규현, 꼬맹이 그리고 재이, 용민, 철영 등 사람들이 묵묵히 서 있었으나 그 누구도 감히 이 남루한 술 귀신에게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주도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칠살 이후에는 팔부지문인데! 설마 그 녀석은 벌써 팔부 절정에 도달했단 말인가?”주도는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윤구주와의 싸움을 되새겨보았다.“아니야. 아니야! 팔부지문라 해도 나를 그렇게 막을 순 없을 텐데? 이런 빌어먹을, 그놈은 괴물인가?”주도는 생각할수록 답답했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사십 년 전부터 명성을 떨친 강호의 절정 고수인 그에게 있어서 오늘 윤구주와의 의념 결투는 그야말로 우울하기 그지없었다.그런데 우울해도 어쩌겠는가?주도는 커다란 호리병을 들어 꿀꺽꿀꺽 술을 들이켜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민규현과 꼬맹이 등 사람들은 술만 마시는 주도의 모습에 호기심을 가졌지만, 아무도 말을 꺼낼 용기가 없었다.술을 몇 번 들이킨 후, 주도는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나더니 한쪽에 있는 남궁서준을 바라보았다.그러고는 호리병을 들고 다가갔다.“선배님... 뭐 하시려고요?”민규현은 이제 주도를 향한 호칭조차 바꾸었다!화진의 공주 곁에 있는 인물이니, 민규현도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하지만 주도가 다가오는 것을 보자 민규현은 경계하기 시
주도는 사대 가문에 대한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 말했다.“다시 우리 가문을 모욕하면, 내 손으로 죽여 버릴 것이야!”갑자기 꼬맹이가 살기로 번뜩이는 눈빛으로 주도를 노려보며 말했다.하지만 주도는 화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왜? 난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남궁 가문 조상들이 나와도 내 말은 바뀌지 않을 거다!”“당신...”꼬맹이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손을 쓰려고 했다.“꼬맹아, 진정해! 저분은 고수 중의 고수이시니 예를 갖추어라!”민규현은 급히 나서서 남궁서준을 진정시키려 했다.하지만 꼬맹이는 도무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채, 온몸에 흉악한 살기를 내뿜으며, 새끼 호랑이처럼 주도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정말로 화가 난 꼬맹이를 보며 주도는 허허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자, 자, 됐어. 장난은 그만둘게! 사실, 남궁 가문과 나 사이엔 깊은 인연이 있단다!”“오늘 나를 만난 게 너에게는 큰 행운일 수도 있어! 솔직히 말해, 난 평생 단 한 명의 제자도 둔 적이 없는데 너, 내 제자가 될 생각은 없냐?”주도가 갑자기 말했다.주도는 남궁서준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그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았다.특히, 그 어린 나이에 북두칠성이라는 금기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보고는 더욱 그를 제자로 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옆에 있던 민규현과 재이, 용민 등 사람들은 주도가 남궁서준을 제자로 삼겠다는 말을 듣고는 크게 놀랐다.다들 궁금해하며 남궁서준을 바라보았다.주도 같은 절정 고수를 스승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커다란 행운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뜻밖에도, 주도가 묻자마자 꼬맹이는 단호하게 말했다.“당신은 자격이 없어요!”이 말에 주도는 크게 당황하여 거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뻔했다.“어린놈이 감히... 내가 자격이 없다고?”주도는 화가 나면서도 기가 막혀 웃음을 터뜨렸다.‘사십 년 전 이미 천하에 명성을 떨친 육도강자인 내가 이 어린놈에게 스승으로서 자격이 없단 말을 들어야 한다니!’“맞아요! 저 남궁서준은 평생
“공주님, 무슨 일입니까?”주도는 여섯째 공주가 슬퍼하며 뛰쳐나오자 서둘러 걱정스레 물었다.그러나 이홍연은 별말 하지 않고 매섭게 말했다.“주도, 우리 가요! 앞으로 다시는 윤구주 저 나쁜 놈을 만나지 않을 거예요! 얼른 가요!”이홍연은 울면서 소리쳤다. 주도는 안타까운 듯 한숨을 쉬더니 곧바로 마차에 탔고, 곧 마차를 몰아 그곳을 떠났다.민규현과 남궁서준, 그리고 다른 이들은 공주가 울면서 떠나자 답답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안쪽을 바라보았다.조용한 방 안, 윤구주는 홀로 앉아 있었다.그는 이홍연에게 미안함을 느꼈다.그러나 그러한 마음을 아는 사람은 오로지 윤구주뿐이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민규현이 안으로 들어왔다.“저하...”윤구주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 건지 대답하지 않았다.“저하, 조금 전 그분이 바로 황성의 여섯째 공주님이시죠?”민규현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래.”윤구주가 드디어 대답했다.“전에 국방부에서 여섯째 공주님이 저하를 깊이 사랑하신다는 소문이 돌아왔는데 그게 사실이었군요!”민규현이 말했다.윤구주는 탄식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난 살면서 두 사람에게 미안해. 한 명은 우리 어머니고 다른 한 명은 이홍연이야.”윤구주는 수년간 숨겨왔던 비밀을 털어놓았다.“저하, 저희는 저하께서 화진의 여섯째 공주님을 언급하시는 걸 본 적이 없는데요?”민규현은 궁금해했다.윤구주와 생사를 함께한 형제인 민규현은 자신이 윤구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윤구주는 단 한 번도 그의 앞에서 이홍연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윤구주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추억에 빠졌다.민규현은 더 묻고 싶었으나 윤구주의 아련한 눈빛을 보고 결국 말을 아꼈다.시간은 1분 1초 흘렀다.여섯째 공주가 윤구주를 찾아온 뒤로 윤구주는 줄곧 방 안에만 있었다.그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고 정태웅과 천현수가 드디어 돌아왔다.마당 안에 들어서자마자 정태웅은 민규현을 보았다.“형님, 저희 문벌 쪽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저하께서
민규현은 윤구주의 방을 바라보고 말했다.“지금은 저하를 방해하지 않는 게 좋겠어...”“네? 무슨 일 있어요?”정태웅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별거 아니야. 사실 오늘 너희가 돌아오기 전에 저하의 소꿉친구가 이곳에 왔었어.”민규현이 말했다.‘뭐?’“저하께 소꿉친구가 있었다고요? 누구예요?”정태웅은 가십을 제일 좋아했다.윤구주에게 소꿉친구가 있다는 말에 정태웅은 곧바로 흥미가 생겼다.“저하의 소꿉친구는 일반인이 아니야. 그분은 우리 화진의 여섯째 공주님이야.”민규현은 솔직하게 말했다.‘뭐라고?’정태웅은 그 말을 듣고 너무 놀란 나머지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을 뻔했다.“공주님이라고요? 세상에... 형님, 절 속이려는 건 아니죠?”정태웅은 깜짝 놀랐다.“너 바보야? 내가 왜 이런 걸로 널 속이겠어?”민규현은 정태웅을 향해 눈을 흘겼다.정태웅은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더니 고개를 들어 윤구주의 방을 바라보았다.“에구머니나, 저하 정말 대단하시네요! 무려 황실의 여섯째 공주님조차 저하의 외모에 홀리셨다니 정말 놀라워요! 진짜 엄청나네요!”정태웅은 감탄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멍청한 놈, 그 입 좀 다물어! 저하께서 네가 한 말을 들으셨다면 넌 틀림없이 맞았을 거야!”정태웅은 서둘러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흥분한 상태였다.‘우리 저하 정말 대단해! 공주님까지 정복할 수 있다니 진짜 엄청나네!’정태웅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윤구주의 목소리가 방 안에서 흘러나왔다.“정태웅 돌아온 거야?”윤구주의 목소리를 들은 정태웅은 부랴부랴 그의 방문 앞으로 달려가서 웃으며 말했다.“네, 네! 돌아왔습니다!”“들어와.”윤구주가 그렇게 얘기하자 정태웅은 황급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방 안에서 윤구주는 조용히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정태웅이 들어오자 윤구주는 고개를 돌렸다.“말해 봐. 조사해 본 결과 어땠어?”“저하, 서남 장씨 일가가 십여 개의 고대 문벌을 이끌고 서울로 모인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그들은 저하를 상
다음 날, 서울의 태화루.서울에서 유명한 고대 건축물인 태화루는 천 년의 역사가 있다.팔격형 건물인 태화루는 총 16층으로 산처럼 우뚝 솟아 위엄을 자랑했다.이른 아침, 태화루 주변은 완전히 정리되어 있었다. 검은색 옷을 입은 무인들이 그곳을 둘러싸고 있었는데 일반인들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오늘 서남 장씨 문벌이 이곳에서 귀한 손님들을 대접한다고 한다.하지만 그 귀한 손님들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몰랐다.화려하기 그지없는 태화루의 16층에는 럭셔리한 응접실이 있었다.이때 응접실 안에는 십여 명의 서남,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온 문벌 대표가 있었다.그 문벌 대표들은 최소 신급 강자였고 일부는 신급 절정의 실력을 지녔다.그들 중에는 진남 원씨, 서천 육씨 일가, 그리고 제동 유씨 일가도 있었다.그중 정중앙에 있는 사람은 서남 장씨 일가 사람이었다.서남 일대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장씨 일가는 수만 명에 달하는 제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30년 전의 윤씨 일가와 거의 맞먹을 정도로 대단한 저력을 지녔다고 한다.지금 이 순간, 장씨 일가의 대표로 나온 절정 실력의 노인 장백웅은 중간에 앉아 있었다.절정 이중천인 장백웅은 이미 삼중천이 될 듯한 징조를 보이고 있었다.그는 장씨 일가의 수백 년 된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노장이었다.그가 문벌을 대표하여 서울에 온 이유는 윤구주를 처단하기 위해서였다.“천하의 문벌은 부흥하려면 반드시 힘을 합쳐야 한다.”그것은 장백웅인 10년 전 했던 말이었다.그러나 당시 윤구주가 곤륜에서 왕이 되고 무력으로 천하를 제압하는 바람에 야심 가득하던 장백웅은 자신의 야망을 숨겨야 했다.그러나 지금은 달랐다.윤구주는 공공연히 문벌을 살해하였고 그것은 천하의 문벌을 적으로 돌리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그래서 장백웅이 나섰다.장백웅의 옆에는 두 명의 슈퍼 절정 강자가 있었다.안색이 어두운 노인은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음산한 기운을 풍기는 그는 한 번 힐끗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한기
쿵!쿵!쿵!우레와도 같은 발소리가 장백웅을 포함한 모든 문벌 대표의 귓가에 들려왔다.곧 두 명의 키 크고 마른 슈퍼 절정 강자가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왔다.그 두 사람은 검은색의 긴 망토를 걸치고 있었고 가슴팍에는 금색의 ‘마’ 글자가 눈에 띄게 새겨져 있었다.그들이 바로 제자백가, 마씨 일가 사람들이었다.두 명의 슈퍼 절정 강자가 그곳에 발을 들이자 태화루가 삽시에 서늘한 기운으로 뒤덮였다.특히 두 사람은 검은색의 기묘한 나무 상자를 메고 있었는데 아주 어둡고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풍겼다.제자백가 중 마씨 일가는 아주 유명했다.마씨 일가의 기관술은 굉장했으며 아주 오래전부터 세상에 이름을 떨쳤다.마씨 일가의 선조는 2000여 년 전 여러 나라를 떠돌면서 각국의 군주들이 천하를 통일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마씨 일가는 겨우 천 년이 아니라 무려 수천 년에 이르는 깊은 역사를 자랑했다.비록 마씨 일가는 2000년 전부터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세가 즉 제자백가 중에서도 가장 고전적인 대표로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화진에서 한 자리 차지해 왔다.그런데 지금 이 순간 제자백가 중 마씨 일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장포를 입은 마씨 일가의 절정 고수가 검은색 나무 상자를 메고 등장하자 곧 20대로 보이는 잘생긴 남자가 앞으로 나섰다.“장씨 일가의 장백웅, 마자를 환영합니다!”그 잘생긴 남자를 본 문벌 대표 장백웅은 곧바로 자세를 낮추며 예를 갖추었다.옆에 있던 사람들은 장백웅이 예를 갖추다 다들 덩달아 인사를 건넸다.“마자를 환영합니다!”마씨 일가의 후손들은 전부 마자라고 불렸다.눈앞의 마자는 바로 마씨 일가의 마청운이었다.마청운은 서남 장씨 일가의 가주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습니다. 장 가주님!”말을 마친 뒤 마청운은 정중앙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주위 문벌들은 마청운 앞에서 전부 허리를 살짝 수그렸다.어쩔 수 없었다.마씨 일가는 세가 중에서도 뛰어난 가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