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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윤구주가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이홍연은 그 자리에 멍하니 얼어붙었고 휘둥그레진 큰 눈에서는 눈물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순간, 그녀의 마음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그를 애타게 기다렸건만, 이제 돌아와 보니 다른 여인을 사랑한다니...

“그래, 좋아! 윤구주, 난 네가 정말 미워! 미워 죽겠어!”

이홍연은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통곡했다.

...

마당 바깥에서.

바로 윤구주와 이홍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커다란 호리병을 든 육도 주도는 마차에 앉아 느긋하게 술을 홀짝이고 있었다.

그 옆에는 민규현, 꼬맹이 그리고 재이, 용민, 철영 등 사람들이 묵묵히 서 있었으나 그 누구도 감히 이 남루한 술 귀신에게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주도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칠살 이후에는 팔부지문인데! 설마 그 녀석은 벌써 팔부 절정에 도달했단 말인가?”

주도는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윤구주와의 싸움을 되새겨보았다.

“아니야. 아니야! 팔부지문라 해도 나를 그렇게 막을 순 없을 텐데? 이런 빌어먹을, 그놈은 괴물인가?”

주도는 생각할수록 답답했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사십 년 전부터 명성을 떨친 강호의 절정 고수인 그에게 있어서 오늘 윤구주와의 의념 결투는 그야말로 우울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우울해도 어쩌겠는가?

주도는 커다란 호리병을 들어 꿀꺽꿀꺽 술을 들이켜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민규현과 꼬맹이 등 사람들은 술만 마시는 주도의 모습에 호기심을 가졌지만, 아무도 말을 꺼낼 용기가 없었다.

술을 몇 번 들이킨 후, 주도는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나더니 한쪽에 있는 남궁서준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호리병을 들고 다가갔다.

“선배님... 뭐 하시려고요?”

민규현은 이제 주도를 향한 호칭조차 바꾸었다!

화진의 공주 곁에 있는 인물이니, 민규현도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주도가 다가오는 것을 보자 민규현은 경계하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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