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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7화

“소인은 당연히 저하를 지원하러 왔지요.”

윤구주는 듣자마자 웃음을 터트렸다.

“네가? 날 도와준다고? 나 윤구주는 천하를 종횡무진하며 10국을 짓밟는 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었던가?”

“맞습니다. 저하는 천하를 아우르는 분이십니다. 당연히 이 소인의 도움은 필요 없겠지요. 하지만...”

육도진은 여기까지 말하고 잠시 말을 멈췄다.

“왜? 내가 사대 문벌을 모두 없애버릴까 봐 두려워?”

윤구주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화진 제일의 구주왕으로서 윤구주는 육도진의 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

속셈을 들킨 육도진은 몸을 움찔하더니 얼른 자세를 숙였다.

“저하, 화진 문벌의 서열을 봐서라도 먼저 네 문벌을 용서해 주십시오. 어쨌든 네 문벌은 모두 역사가 오래된 문벌입니다. 비록 죄를 범했으니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저하가 네 문벌을 모두 도살하려고 한다면 천하의 기타 문벌들이 아마 의기투합하여 반대할 것입니다.”

육도진이 마음속의 말을 전부 꺼냈다.

공씨, 제씨, 옥씨, 신씨 네가의 고대 문벌은 이전 서울의 여씨, 황씨, 당씨 세 가문과는 완전히 달랐다.

네 문벌은 역사가 유구한 문벌이었고 수백 년 동안 계승하면서 내려온 화진 내의 유서 깊고 덕망 높은 문벌이었다.

그런 문벌이 윤구주에 의하여 전부 몰살당한다면 남은 기타 문벌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다.

이게 육도진이 걱정하는 점이었다.

또한 오늘 육도진이 흑기 금위군을 데리고 온 진정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래서 육 우상의 뜻은 오늘 네 문벌을 두둔하겠다는 건가?”

윤구주는 담담히 말을 이었지만 목소리에 묻어나는 살벌한 기운은 육도진의 몸을 떨게 했다.

“아닙니다. 소인이 어찌 그러겠습니까. 그저 저하가 잠시 방심해서 큰 화를 입을까 봐 걱정되어 그럽니다.”

“하하하! 하하!”

육도진의 말을 들은 윤구주가 갑자기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 웃음소리는 마치 우뢰와 같아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고막을 아프게 했다.

“큰일? 육도진 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말을 해?”

벼락같은 말은 일국의 우상의 목을 금세 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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