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방어막이 나타나자마자 윤구주는 백옥 같은 손으로 방어막을 만졌다.“술현지, 열천!”쿠궁!봉왕팔기 중 다섯 번째 술현지에는 세 가지 기술이 포함되었다. 윤구주는 처음 서울에 왔을 때 그것으로 8명의 문벌 신급 강자를 해치웠다.당시 그가 썼던 것은 술현지의 반산과 진해였고, 지금 윤구주가 쓴 것은 술현지의 열천이었다.열천이 나타나자마자 방어막에 닿은 윤구주의 손바닥에서 굉음이 나면서 방어막이 폭발했다. 그것은 마치 폭탄처럼 어마어마한 여파를 일으키며 주위를 휩쓸었다.주변에 있던 십여 명의 신급 강자들이 전부 충격에 날아갔을 뿐만 아니라 정찬형의 앞에는 3m 정도 되는 거대한 구덩이가 생겼다.그 공격은 하늘과 땅을 가를 수 있는 대단한 공격이었다.연기가 흩어졌다.신급 절정과 엇비슷한 수준의 실력을 갖춘 정찬형은 가엽게도 온몸의 구멍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오장육부가 파괴되어 구덩이 안에서 비참한 말로를 맞이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윤구주를 막으라고 보냈던 세 고수 모두 살해당했다.그 광경에 의수 감옥 문 앞의 남은 수십 명의 검은 복면을 쓴 고수들은 전부 두려워졌다.어쩔 수가 없었다.신급 절정과 엇비슷한 수준의 강자를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죽이는 사람을 누가 감히 막을 수 있겠는가?윤구주는 세 고수를 죽인 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어둠을 바라보았다.“이래도 안 나올 건가?”그 말과 함께 어둠 속에서 갑자기 노인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역시 천하무적의 구주왕답군요!”그 말과 함께 어둠 속에서 불길 하나가 반짝이며 천천히 나타났다.그것은 도깨비불처럼 녹색이었다.녹색 도깨비불과 함께 구부정한 노인이 나타났다.노인은 뼈만 남은 것처럼 앙상했고 언제든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는 지팡이를 짚으면서 절뚝거리며 도깨비불과 함께 나타났다. 그의 시선이 윤구주에게 닿았다.진정한 절정이 나타났다.“문벌 길영삼, 구주왕을 뵙습니다!”앙상하게 마른 노인은 윤구주를 향해 무릎을 꿇으며 예를 갖추었다.그와 동시에 어둠 속에서
자신의 앞에 무릎 꿇고 있는 다섯 명의 신급 절정 강자들을 본 윤구주는 갑자기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문씨 일가가 참 일을 크게 벌였군. 단번에 5대 고대 문벌을 전부 불러내다니 말이야!”제일 처음 도깨비불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던 뼈만 앙상한 길영삼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저는 나이가 들어 썩은 나무와 다름없습니다. 저승에 반쯤 발을 들인 사람이죠. 만약 저하께서 세간의 문벌을 전부 처리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지 않으셨다면 저희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겁니다.”“하하, 문벌이 정치에 간섭하는 것은 대역죄지! 나 윤구주가 그들을 죽인 것이 잘못되었다는 말인가?”윤구주는 당당하게 말했다.“저는 저하의 말씀에 반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어떻게 변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저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전국에 파다하게 퍼졌었죠. 세가도, 종문도, 문벌도 전부 저하께서 돌아가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이죠.”길영삼은 묵묵히 말했다.“그래서 당신들은 내가 죽었다고 생각해 멋대로 설쳤다는 말인가? 그래서 문씨 일가의 편에 서서 기회를 틈타 정치에 참여하여 내 형제까지 죽이려고 했고?”윤구주는 그렇게 말한 뒤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었다.그의 말에 길영삼은 침묵했다.당시 윤구주가 곤륜에서 왕이 되었을 때 그는 봉선의식에서 자신이 있는 한 종문, 세가, 문벌은 정치에 간섭할 수 없고, 정치에 간섭한 자들은 그 일족까지 모조리 죽일 거라고 했었다.무인이 정치에 간섭하는 것은 금기였기 때문이다.무인이 정치에 간섭하면 조정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천하의 질서도 어지럽혀질 수 있었다.그러나 윤구주가 죽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문벌들은 곧바로 문씨 일가의 편에 서서 정치에 간섭했을 뿐만 아니라 공공연히 사람들을 데리고 윤구주의 암부 형제들을 죽였다.천하무적의 윤구주로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윤구주가 말을 끝맺기 무섭게 천희준이 유유히 앞으로 나섰다.“저하, 암부는 반역죄를 저질렀습니
그는 입가에서 피를 흘리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살기를 내뿜는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가 손을 쓰자 다른 네 명은 일제히 입을 열었다.“저하... 노여움을 가라앉히세요! 저희 문벌은 저하와 적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저하, 부디 화진 무도에 전란을 일으키지 말아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저희 화진의 무도에 큰 영향이 미칠 것입니다.”화진 무도는 종문을 필두로 세가, 문벌을 두었다.천하의 무도에는 문벌이 가장 많았고 천하의 무인 중 7할은 세속 문벌에서 나왔다.문벌 출신의 노인들 말대로 만약 오늘 윤구주가 전쟁을 일으킨다면 천하의 모든 문벌과 적이 되는 셈이었다.그것은 화진 무도에서 금기시되는 일이었다.그러나 윤구주가 그런 걸 신경 쓸 리가 없었다.윤구주는 칼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현장에 있는 문벌 출신의 신급 절정 강자 다섯 명을 바라보았다.“6년 전, 난 곤륜에서 왕이 되었을 때 봉왕팔기로 종문, 세가, 문벌을 제압하여 화진 무도의 통합을 이룩했어. 그때로부터 겨우 6년이 지났는데 문벌은 감히 공공연히 나서서 반역을 저지르려고 해? 오늘 난 말했어. 당신들이 화를 자초한다면 내가 다시 한번 그때처럼 도륙해 주지!”윤구주는 그 말을 할 때 온몸의 살기가 극에 달했다.화진의 왕으로서 윤구주가 가장 용납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자신과 생사를 함께한 형제들이 자기 사람 손에 죽는 것이었다.그런데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문벌이 소란을 피우려 한다면 윤구주는 다시 한번 그들을 처단할 생각이었다.“저하, 저희 문벌은 비록 3대 서열 중에서 말단이지만 설마 저희 천만 문벌을 정말 다 처단할 생각입니까?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저하께서 이미 돌아가신 줄 압니다. 심지어 종문, 세가 대부분이 국방부의 편에 섰습니다. 저하, 충고 하나 하겠습니다. 저하께서 포기하신다면 저희 문벌은 저하를 존경하고 저하를 존귀하게 여길 것입니다.”가장 처음 도깨비불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던 길영삼이 입을 열었다.그런데 윤구주가 갑자기 미친 듯이 웃었다.“종문, 세가를 언급
모두의 시선이 윤구주에게로 향했다.꼬맹이 남궁서준을 포함해 다들 그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남궁서준은 겨우 15살이었으나 그는 조금 전 길영삼이 한 말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윤구주가 문벌을 적으로 돌린다면 대전을 치러야 할 것이다.다들 윤구주가 대답하기를 기다렸다.고대 문벌 출신의 신급 절정 강자 5명도 마찬가지였다.윤구주는 검은 밤하늘 아래 당당히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난 그런 말을 했었어. 이번 생에는 이 천하를, 형제들을 저버리지 않겠다고. 문벌은 멋대로 설치고 다니면서 내 형제들을 해쳤지. 오늘 난 신급 절정 강자인 당신들의 피로 그들을 기릴 거야!”그렇게 외치자 하늘이 변했다.그 순간, 형언하기 어려운 엄청난 살기가 윤구주의 몸에서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그가 드디어 답을 내놨다.천만 문벌이라면 뭐 어떤가?천하를 적으로 돌리면 뭐 어떤가?윤구주는 그런 것들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윤구주는 자신이 했던 말처럼 형제를 해친 자들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었다.그리고 지금은 그 시작이었다.윤구주의 말을 듣자 정태웅, 천현수, 남궁서준 모두 흥분해서 눈이 빨개졌다.천하를 위해, 형제를 위한 일이었다. 윤구주는 아무도 두렵지 않았다.윤구주가 뿜어대는 무시무시한 살기에 신급 절정 실력의 길영삼이 제일 처음 큰 소리로 외쳤다.“큰일이군! 우리를 죽일 생각이야!”길영삼이 깜짝 놀라 외치는 순간, 윤구주는 갑자기 천천히 허공에 떠 올랐다.그의 두 눈에서 눈부신 금빛이 발산되었고 연꽃 불꽃이 그의 동공에서 뿜어졌다.그는 마치 신과 같았다.머리가 흩날리며 허공에 떠 오른 윤구주는 발 아래 다섯 명의 신급 절정 강자를 바라보면서 무자비한 살기를 드러냈다.“백 년 전 곤륜에서 절정은 세상에 나오면 안 된다는 명령을 내렸지. 그런데 당신들은 간이 배 밖으로 나와서 금지령을 무시했어. 원래도 죽어 마땅하지. 그런데 심지어 문씨 일가를 등에 업고 천하의 문벌을 들먹이며 날 협박했어. 오늘 당신들에게 보여주지. 6년 전, 무력으로
마지막에는 30m가 넘는 거대한 검으로 변했다.거대한 검이 나타나자 길영삼을 필두로 한 다섯 명의 신급 절정 강자들은 전부 공격을 시전했다.그들의 나이를 다 합치면 천 살이 넘었다.절정에 오르게 되면 수명은 500살로 늘어난다.다섯 사람은 천 년 정도 되는 내공을 합쳐서 공격을 퍼부었다.엄청난 강기는 하늘을 뚫을 듯했고 어마어마한 기운은 구름층까지 뚫을 듯했다.기운들이 섞이면서 그곳은 완전히 생지옥이 되어버렸다.그러나 그 다섯 명이 윤구주의 금지술 천주를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윤구주가 손바닥으로 대지를 눌렀다.“멸!”쿠구궁!30m 넘는 거대한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파멸의 힘을 띤 채 다섯 사람을 내리눌렀다.그러나 다섯 사람도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았다.게다가 다섯 명의 내공을 하나로 합치니 그 힘은 아무나 상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쿵!거대한 빛이 다섯 사람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그 빛은 나타나자마자 쿵쿵 소리와 함께 윤구주의 거대한 검과 부딪혔다.대지가 흔들렸다.주변의 오래된 나무들은 엄청난 충격파로 인해 부러졌다.옆에 있던 정태웅, 천현수, 재이 등 사람들은 전부 충격을 받고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그러나 그 공격을 다섯 명의 신급 절정 강자들이 막아냈다.“막았어! 우리가 그의 금지술을 막았어!”다섯 명 중 한 명인 금인후가 흥분하여 크게 웃으며 말했다.길영삼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그런데 다섯 사람이 마저 기뻐하기도 전에 어두운 하늘 아래 서 있던 윤구주가 갑자기 눈에서 눈부신 금빛을 뿜어대면서 중얼댔다.“팔기지, 뇌왕인!”팔지기.윤구주가 드디어 두 번째 공격을 시전했다.뇌왕인이 나타나자 쾅쾅 소리와 함께 어두운 하늘 위에 천둥, 번개가 나타났다.사람 팔뚝만 한 벼락이 하늘을 미친 듯이 누볐다.뇌왕인이 나타나자 조금 전까지 흥분했던 금인후는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젠장, 왜 또 한 번 공격하는 거죠? 소문에 따르면 봉왕팔기는 이 세상의 금지술이라 다 쓸 수는 없다고 했잖아요.”조금 전까지
세상 사람들은 윤구주가 싸울 때 봉왕팔기 중 하나만을 쓸 수 있는 줄 알았다.그러나 사실 윤구주는 8가지 모두 쓸 수 있었다.만약 8가지 다 쓰게 되면 어떤 무시무시한 결과가 있을지 아직 아무도 본 적이 없었다.10개국 간의 전쟁에서도 윤구주는 8가지를 함께 쓴 적이 없었다.그런데 지금 윤구주가 드디어 두 번째 기술 뇌왕인을 시전했다.하늘에 나타난 먹구름과 함께 수많은 벼락이 윤구주의 곁을 맴돌았다. 원래도 신처럼 보였던 윤구주는 더욱 신처럼 보였다.“두 가지를 잇달아 쓰다니... 세상에, 저자는 악마인 걸까?”아래에 있던 고대 문벌 신급 절정의 강자 천희준은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는 절망에 빠진 얼굴로 허공에 떠 있는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다른 네 명도 안색이 아주 좋지 않았다.윤구주가 잇달아 두 번째 기술을 시전하자 무시무시한 살기가 그들을 눌러 와서 힘들었다.“팔기지, 술현지!”다섯 사람이 충격에 빠져 있을 때, 그들을 질식하게끔 한 목소리가 윤구주의 입에서 흘러나왔다.‘뭐야? 하나 더 시전한다고? 세 가지를 시전한 거야?’윤구주가 술현지를 시전하자 아래 있던 사람들은 전부 넋이 나갔다.윤구주가 잇달아 세 가지 공격을 시전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이 공간 전체가 윤구주에게 통제당하고 있었다.이 공간 안에서 윤구주는 무적 같았다.세 번째 술현지가 시전되자 윤구주의 몸은 번개와 현기로 완전히 둘러싸였다. 그는 허공에 떠 있는 채로 인간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는 싸늘한 시선으로 아래 있던 다섯 명의 신급 절정 강자들을 훑어보았다.“내게 도전하고 싶었던 거 아니었어? 종문, 세가, 문벌로 날 압박할 생각 아니었나? 내가 말해주지. 지금 이 순간부터 날 막는 자들은 전부 죽일 거야. 그리고 내 형제를 해치려는 자는 온가족을 죽여주겠어. 이제 당신들도 죽어!”카리스마 넘치게 말한 뒤 윤구주는 두 손으로 아래를 눌렀다.“세 기술을 융합한다. 없애 버려!”금지술 천주로 만들어진 30미터 넘는 거대한 검이 추락했다. 동시에 하늘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눈앞의 허공에 떠 있는 윤구주에게로 향했다.오직 꼬맹이만이 불타오르는 눈빛으로 주먹을 꽉 쥐고 중얼거렸다.“전 꼭 형님 같은 신화가 될래요!”다섯 명의 신급 절정 강자를 죽인 뒤 윤구주는 허공에서 내려왔다.그는 눈앞의 시체들에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말했다.“가서 민규현을 찾자!”그는 그렇게 말한 뒤 의수 감옥 안으로 들어갔다.뒤에 있던 정태웅 등 사람들은 서둘러 그를 따랐다.음산한 의수 감옥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가 느껴졌다.그곳에는 감방이 아주 많았지만 전부 텅 비어 있었다.안에 말라붙은 핏자국과 피가 묻은 쇠사슬만이 있어 마치 연옥 같은 느낌을 주었다.그리고 그걸 제외하고 경비원 한 명도 없었다.이러한 상황에서 정태웅과 천현수는 민규현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보아도 민규현은 보이지 않았다.“형님은 이곳에 없는 건가?”정태웅이 벌게진 눈으로 물었다.천현수가 막 입을 열려는데 윤구주의 시선이 갑자기 한 벽 쪽으로 향했다.“여기 있어!”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움직였다. 순간 견고하던 화강암 벽이 그대로 부서지고 비밀의 방이 모두의 눈에 들어왔다.그 방은 이상할 정도로 컸고 안에서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가 났다.윤구주는 사람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고 피투성이인 사람이 왼쪽 벽에 걸려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는 암부의 호존 민규현이었다.민규현은 피투성이에 두 손, 두 발이 사슬로 묶여 있었다.그리고 견갑골과 가슴에는 문씨 일가의 독특한 무기 단혼정이 박혀 있었다.“형님!”민규현을 본 순간, 정태웅과 천현수가 외쳤다.사슬에 묶여 있던 민규현은 힘겹게 피투성이인 두 눈을 떴다. 그는 정태웅과 천현수, 윤구주를 보았다.“저하...”그가 힘없이 불렀다.“형님! 어떤 개자식이 형님을 이렇게 만든 겁니까?”정태웅은 눈이 벌게졌다.민규현이 대답하기도 전에 갑자기 음산한 목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왔다.“구주야, 드디어 왔구나!”구주라는 호칭이 들렸다.방 중앙에서 검은
눈앞의 노인이 그저 환영이라는 말에 정태웅은 넋이 나갔다.윤구주의 시선이 마침내 천천히 노인에게로 향했다.“문창정 씨, 오랜만이네요.”문창정.그 음산한 이름이 윤구주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순간 사람들은 전부 경악했다.그 노인은 화진 4대 고대 무술 중 최고인 문씨 일가의 사람이었다.이름을 불리자 노인은 킥킥 웃으며 말했다.“그래. 아주 오랜만이구나. 난 네가 우리 문씨 일가의 기린화독에 당해서 틀림없이 죽음의 바다에서 죽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다시 너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윤구주는 화를 내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죽지 않아서 아주 실망했나요?”“실망이라니, 그럴 리가. 그저 아쉬울 뿐이야.”문창정이라고 불린 노인이 중얼거렸다.윤구주는 싸늘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놀랄 필요 없어. 난 확실히 아쉬움을 느꼈으니까. 넌 우리 화진의 용이야.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문씨 일가는 용인 널 잡지 못했지.”검은 안개에 둘러싸인 문창정은 그 말을 할 때 참지 못하고 한숨을 쉬었다.마치 정말로 아쉬운 듯 말이다.“왜 절 해치려고 한 건지 말해봐요. 왜 저한테 독을 먹였죠?”윤구주는 오랫동안 품고 있던 의문을 물었다.아주 오래전 윤구주와 문씨 일가는 사이가 아주 좋았다.당시 곤륜에서 왕이 되었을 때 화진의 4대 고대 무술 세가 중 최고였던 문씨 일가는 가장 처음 나서서 윤구주를 응원했다.그리고 윤구주와 문아름의 혼인은 그와 문씨 일가 정략결혼의 기반을 닦았다.그러나 윤구주는 자신이 가장 믿었던 문씨 일가가, 그가 가장 사랑했던 여자가 그를 배신하고 그에게 독을 먹일 줄은 몰랐다.그렇지 않으면 천하무적이던 윤구주가 어떻게 쉽게 기린화독 같은 치료하기가 아주 까다로운 독에 당했겠는가?검은 안개에 둘러싸인 문창정은 탄식했다.“그건 아직 알려줄 수 없어. 내가 유일하게 알려줄 수 있는 거라곤, 네가 무력으로 10개국을 항복시키고 화진 무도의 전례 없는 태평성대를 이룬 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널 두려워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