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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갑자기, 날카롭고 귀를 찢는 듯한 긁히는 소리가 이 밀폐된 공간에 울려 퍼졌다. 하얗게 창백한 손이 벽돌 틈을 붙잡고, 커튼 뒤에서 천천히 기어 나왔다.

“이모, 빨리 도망쳐요.”

기괴하게 생긴, 절반만 남은 몸통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괴물이 내 이름을 부르며 힘겹게 기어 오고 있었다. 내가 멍하니 서 있는 걸 보고 그 여자가 고개를 번쩍 들어 나에게 미소 지었다.

“저예요.”

입가가 갈라진 얼굴로, 반쯤 잘린 혀를 내밀고, 움푹 파인 볼을 하고 있었지만, 나는 누군지 알아차렸다.

유다현, 나의 옛 제자이자 지아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 순간, 나는 언제나 순하고 착했던 딸이 왜 두 명의 미친 남자 사이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쩌다가, 네가...”

‘왜 여기에? 왜 이렇게 된 거야?’

어느 질문도, 예전의 착하고 예쁜 여학생을 마주한 내 입에서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바닥에 구두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송재준이 다현의 드문드문한 머리카락을 잡아채며 말했다.

“안 돼, 비밀을 누설하는 사람은 벌을 받아야지.”

그 말과 함께, 송재준은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어 다현의 손가락 다섯 개를 잘라냈다.

예상했던 비명은 들리지 않았다. 나는 송재준이 다현의 숨을 확인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실망이 서려 있었고, 쓰레기를 처리하듯 다현이를 발로 차버렸다.

“쓸모없는 것, 몇 번을 팼다고 죽어버리다니.”

“당신 딸은 참 오래 버티더라고요.”

송재준은 미친 듯 웃으며, 혀로 입술을 핥았다. 또한 그의 얼굴에는 만족감이 역력했다.

나는 떨리는 몸을 참으며, 크게 외쳤다.

“넌 미쳤어, 왜 죄없는 애들을 다치게 한 거야!”

송재준은 표정을 굳혔지만, 이내 다시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든 칼을 흔들었다.

“왜냐고요? 당연히 재미있으니까요. 쾌감을 느끼면서 돈도 벌 수 있으니까요.”

그는 내 턱을 강하게 움켜쥐며 나와 시선을 맞추며 가까이 다가왔다.

“누가 이걸 거절할 수 있겠어, 하하하!”

나는 온몸이 떨리는 걸 느꼈다.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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