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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시간을 되돌려 지아가 자살을 시도한 그날로 돌아가 보자.

열 달을 품고 낳은 딸, 원래라면 학교에서 청춘을 만끽해야 할 그녀가 지금은 병원 침대에 누워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다. 분노와 후회가 내 가슴속에서 뒤엉켰다.

모든 일의 시작은, 결국 엄성훈이 일부러 지아를 송재준에게 소개한 그날부터였다. 지금 송재준이 벌이고 있는 일들에 대해 성훈이 전혀 몰랐을 리가 없다.

깊은 밤이 되자, 나는 몰래 성훈의 집으로 들어가, 그를 마취제로 잠들게 하고 묶어놓았다. 그리고 깨어났을 때, 내가 자신의 앞에 있는 걸 보자 성훈의 눈에 당황한 기색이 스쳤으며, 겁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

“내가 파혼한 거면 됐죠, 그렇다고 날 이렇게 묶을 필요는 없잖아요!”

“정말 파혼뿐인가? 지아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아, 너 혼자 한 짓이 아니겠지?”

성훈은 말을 더듬으며 여전히 거짓말로 둘러대려 했다.

“난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이에요.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요. 권지아가 그런 일을 당한 건 나도 원하지 않았다고요!”

‘평범한 사람이 교외에 있는 별장을 살 수 있을까? 평범한 사람이 수억 원짜리 차를 탈 수 있을까? 평범한 사람이 월수입이 수천만 원일 수 있을까?’

“엄성훈, 이런 말 들어본 적 있어?”

“여자가 한이 맺히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맺힌다는 말. 특히 한이 맺힌 어머니를 건들지 말라는 말.”

나는 칼을 들고 성훈의 옷을 찢으며, 펜으로 그의 신장이 있는 부위를 표시했다. 칼끝이 성훈의 피부를 따라 미끄러지자,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지아가 신장을 잃었어. 네 신장을 꺼내 지아에게 줄게. 맞지 않으면, 개밥으로나 줘야지.”

“이건 불법이에요! 불법이라고요! 지아 어머니! 이러다 감옥에 가세요!”

성훈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소리쳤지만, 처음의 뻔뻔함은 이미 사라졌었다.

나는 가볍게 웃으며 칼을 쥔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그의 피부에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내가 과연 못 할 것 같아? 지아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돌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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