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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남자의 정곡을 찌른 것이다.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지고 있던 그의 손이 순간 멈칫했다.

“아니.”

전혀 납득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아니라고요?”

그녀는 손가락을 접으며 예전에 이승하가 했던 잘못에 대해 읊조리기 시작했다.

“예전에 연지유의 손도 잡았잖아요.”

“그녀를 안고 병원에도 갔었고요.”

“그리고...”

그가 급히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잤냐고 물었잖아. 여자랑 잔 적도 없고 그런 생각 한 적도 없어. 그리고 예전의 그 일은 그저 쇼였을 뿐이야.”

“그러니까 택이 씨도 그저 연기라는 거예요? 당신보다 조금 더 몰입한 것뿐이고요. 그래요?”

“그 뜻이 아니잖아. 택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나도 몰라. 그리고 나랑 택이를 비교하면 안 되지.”

차갑게 콧방귀를 뀌던 그녀는 그를 밀어내고 침대 가장자리로 굴러가 자리를 잡았다.

“잘 거예요. 가까이 오지 말아요.”

뒤에 있던 남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 전까지도 뜨거웠던 두 사람 사이가 순식간에 이리 식을 줄이야.

이게 다 택이 그놈 때문이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동안 머뭇거리던 그가 이불 채로 그녀를 덥석 안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보통은 남자가 끝까지 쫓아다니며 여자에게 다가가 사과하고 용서를 빈다.

근데 그는 이불로 그녀를 감싼 채 머리만 내밀고 있는 그녀를 자신의 다리 위로 앉혔다.

침대맡에 기댄 남자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그녀를 붙잡고 과거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빌었다.

“유치했던 지난 내 행동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미안해.”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당신을 떠보는 일은 없을 거야. 당신을 사랑한다고 솔직하게 말할 거니까.”

“예전의 일 때문에 화내지 마. 나 이미 개과천선한 거 안 보여? 다른 여자로 당신 화내게 하는 일 다시는 없어.”

이불에 의해 얼굴 반쪽이 가려진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약속해요. 다시는 다른 여자를 이용해 날 화내게 하지 않겠다고요.”

“약속할게.”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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