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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1화

눈을 내리깔고 목에 닿은 날카로운 칼을 보던 그가 피식 웃었다.

“알고 싶어?”

이승하가 자신을 어찌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기라도 하듯 그는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

“안 알려줄 거야.”

손에 칼을 쥔 남자는 자신을 향해 눈썹을 치켜세우는 그의 모습에 아무런 감정도 없던 눈 밑이 점점 싸늘하게 변해갔다.

“마음대로 해.”

손에 든 칼은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가슴 쪽으로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갔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낀 후 칼끝이 정확하게 심장 위치를 겨누었다.

“하지만 당신 심장은 무사하지 못할 거야.”

육성재는 잘 알고 있었다. 이승하가 그에게 손을 댄다면 어떤 피바람이 불어올 것인지. 그래서 전혀 두렵지가 않았다.

“당신의 후대들이 김씨 가문의 사람들과 같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면 어디 한번 마음대로 해봐.”

그가 누구인가? 육씨 가문의 권력자이다. 이승하가 그를 죽인다면 육씨 가문도 김씨 가문처럼 이씨 가문과 원수가 될 것이다.

아무리 이승하가 실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후대들도 그렇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그는 이승하가 후대들을 배려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승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칼자루를 움켜쥐고 단칼에 찔러버렸다.

심장이 멎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불과 몇 초 만에 육성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승하를 바라보았다.

“당신...”

이승하는 칼을 뽑아 들고 칼로 그의 입술을 막았다.

“그동안 당신이 왜 나한테 안 되는 줄 알아?”

그가 손을 뻗어 가슴에서 콸콸 쏟아지는 피를 가린 채 아픔을 참으며 이를 악물었다.

“내가 독하지 못해서.”

이승하는 물티슈를 한 장 뽑아 침착하게 피로 물든 칼을 닦으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독하지 못한 게 아니라 나보다는 독하지 않아서 그런 거야.”

어렸을 때부터 강중헌은 그에게 미래의 권력자로서 S 조직의 리더로서 누구보다도 잔인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렇지 않으면 죽는 사람은 분명 그 자신일 것이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이승하는 그 말을 새겨들었고 원수를 대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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