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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뒤따라오던 김선우마저도 문밖에 갇혀버렸다.

안에 있는 블라인드가 내려지는 것을 보고 김선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사촌 형이 이승하의 경호원을 들여보내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마저도 들여보내지 않는 건 이해할 수가 없었다.

병실 안, 문을 닫은 육성재는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두 사람의 앞으로 다가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서유를 쳐다보았다.

“사촌 동생, 나 따라와요.”

웃는 모습을 보면 전혀 사람을 해칠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눈 밑에 보이는 눈빛은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였다.

그런 그의 모습이 서유를 긴장하게 만들었고 옆에 있던 남자는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경호원으로 위장한 S 조직의 팀원들이 따라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이승하가 있는 한 그녀는 걱정이 되지 않았다.

마음을 가라앉힌 그녀는 이승하의 손을 꼭 잡고 육성재를 따라 하얀 문을 통과해 제일 안쪽에 있는 병실로 들어갔다.

육성재가 문을 밀고 들어서자 병상에 누워 있는 김윤주가 한눈에 보였다.

50이 넘는 나이에 병으로 인한 고통으로 아름다움과 젊음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세월이 흘러간 흔적만 고스란히 얼굴에 남아있었다.

얼굴은 초췌하고 몸은 야위고 골병이 든 모습이었지만 움푹 패인 눈동자에는 살고 싶은 희망이 가득했다.

“김영주...”

산소호흡기를 하고 있던 김윤주는 서유가 들어오는 순간 눈을 부릅떴다.

“날 데리러 온 거야?”

서유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김영주가 자신을 데리로 온 것이라면서 깜짝 놀라는 김윤주의 모습을 보니 설마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은 아닌 건지?

“어머니.”

육성재가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차근차근 설명했다.

“김영주 아니에요. 이 여자는 김영주의 둘째 딸 서유예요.”

아들의 목소리에 김윤주는 눈동자를 살짝 굴리더니 이내 충격을 감추고 막막한 눈빛을 지었다.

“김영주의 딸이었어? 난 김영주가 날 데리러 온 줄 알았네.”

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내밀고 육성재에게 일으켜 달라고 했다.

그의 부축에 의지해 몸을 꼿꼿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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