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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서유는 그녀가 말을 아주 조심스럽게 하는 것을 보고 일부러 자극했다.

“심혜진 아주머니를 만났어요. 그녀 말로는 당신이 그녀를 부추겨서 제 어머니 얼굴을 망가뜨리게 했다던데...”

김윤주의 얼굴색이 하얗게 변했고, 마음이 떨렸지만 단호히 부인했다.

“헛소리야. 나는 그저 심혜진 앞에서 네 어머니가 그 사람보다 예쁘다고 몇 마디 했을 뿐인데, 심혜진이 질투에 미쳐서 스스로 영주를 해치는 짓을 했고, 이제 와서 감히 나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 거야?!”

그저 무심코 한 말에 진실이 드러나자 서유는 놀랐다.

“당신이 아주머니 앞에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분이 어떻게 질투해서 화학 약품으로 제 어머니 얼굴에 끼얹었겠어요?”

김윤주는 감정이 격해져서 필사적으로 부인했다.

“그렇지 않아. 이 일은 나랑 아무 상관이 없어!”

서유는 다시 그녀를 자극했다.

“그럼 당신이 부정한 수단을 써서 육우성성 씨랑 결혼한 일도 당신과 상관없나요?!”

김윤주는 그녀의 말에 따라 흥분해서 말했다.

“나는 그저 그이가 영주의 흉터를 받아들이지 못할 때 곁에 있어 준 것뿐이야. 굳이 누구의 잘못이라고 한다면 그이가 술에 취해 있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게 된 거야. 하지만 이게 어떻게 부정한 수단이 될 수 있어?!”

옆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깎고 있던 육성재는 이 말을 듣고 칼을 잡은 손을 천천히 멈췄다.

어렸을 때 김윤주는 그에게 아버지가 그녀를 매우 사랑했고, 둘은 죽마고우로 평생을 약속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그가 자라면서 김영주가 끼어들어 부정한 수단으로 아버지와 관계를 맺어 약혼하게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선과 악에는 보응이 있어 김영주의 얼굴이 망가졌고, 김씨 집안의 사람들은 이런 딸을 육우성에게 시집 보내기 부끄러워해서 그녀로 바꾸었다고 했다.

누가 진실이 이럴 줄 알았겠는가. 사실은 어머니가 남의 약혼이 해제되기도 전에 부정한 수단으로 아버지와 관계를 맺었다니...

그는 날카로운 눈빛을 담은 눈동자를 들어 연약해 보이지만 눈빛은 음험한 김윤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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