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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김선우는 아직 비밀을 좀 더 간직하고 싶었지만, 사촌 형이 전혀 상대해 주지 않자 할 수 없이 솔직히 말했다.

“아버지께서 나한테 말씀하시길, 그 사생아는 할아버지가 밖에서 다른 여자와 낳은 아이래. 할머니가 알아챌까 봐 심씨 집안에 숨겨 키웠대.

하지만 나중에 할아버지가 그 사생아를 심씨 집안에서 데려오고 싶어 하셔서 할머니를 속이셨어. 사생아의 사주가 좋아서 양녀로 데려와 키우면 집안의 재산이 끊임없이 이어질 거라고 했대. 그래서 할머니가 동의하셨지.”

“그런데 그 사생아가 이승하 아버지의 정부가 되었대. 할아버지는 할머니 모르게 그 사생아를 족보에 올리셨는데, 이 일 때문에 결국 족보에서 제명했대...”

“나중에 이씨 집안 사람들이 김씨 집안의 사생아를 죽음으로 몰았다는 소식이 할머니 귀에 들어갔을 때, 심씨 집안에서 키웠고 김윤주, 김영주, 김종수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김율이 바로 할아버지의 사생아라는 걸 알게 되셨어. 할머니는 그때 너무 화가 나서 큰 싸움이 났고, 거의 이혼할 뻔했대...”

김선우가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육성재는 단 하나의 포인트만 잡아냈다: 김씨 집안의 사생아가 이승하 아버지의 정부가 되었다는 것...

그는 이 말을 들었을 때 머릿속에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혹시 이승하가 김씨 집안 사생아가 낳은 아이일까?

하지만 이 생각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만약 이승하가 정말 김씨 집안 사생아가 낳은 아이라면, 이씨 집안에서 어떻게 그를 권력자로 만들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만약에...

육성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설령 그렇다 해도 이승하가 꼭 유전자가 일치할 리는 없고, 게다가 이승하의 심장을 꺼내올 수도 없을 것이다.

육성재가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김선우가 그의 귀에 대고 계속 중얼거렸다.

“서유가 내 사촌 누나가 아니라니 정말 아쉬워. 난 늘 그렇게 온화하고 부드러운 누나를 갖고 싶었는데...”

육성재는 이 말을 듣고 서유의 아름다운 얼굴이 떠올랐다.

“서유가 부드러워?”

김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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