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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다음 날 정오, 서유는 디자인 도면을 그리고 나서 연이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연아, 오늘 학교에서 밥 잘 먹었어?”

“네, 여기 먹을 게 엄청 많아요. 하지만 우주가 자꾸 내 에그타르트를 뺏어 가요.”

연이는 심우주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게 정말 고통이라며 수없이 불평했다.

서유는 이 말을 듣고 연이에게 학교를 바꾸고 싶은지 물어봤다.

영악한 연이는 이곳이 A시에서 가장 좋은 학교라며 절대 바꾸고 싶지 않다고 했다.

심우주와 끝까지 싸울 작정인 연이는 죽어도 이 학교에서 죽겠다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연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다.

서유는 연이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조카가 좋은 마음가짐을 가졌다고 여겨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연아, 다음에 우주가 또 네 에그타르트를 뺏으려고 하면, 뺏지 말라고 하고 네가 나눠줄 수 있다고 말해, 알겠어?”

“아, 그럼 다음에 한번 해볼게요. 만약 그래도 말을 안 듣고 계속 뺏으려고 하면, 구석으로 끌고 가서 혼내줄 거예요!”

서유가 연이에게 그렇게 폭력적이지 말라고 말하려는 찰나, 영상 저편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낮잠 자러 가자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모, 이만 끊을게요. 선생님이랑 낮잠 자러 가야 해요.”

선생님은 사실 김소준이라고 하는 남자 선생님인데, 매우 잘생겨서 연이가 말을 잘 듣고 시키는 대로 다 한다.

“그래, 어서 가렴.”

둘이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한 후, 서유는 영상통화를 끊고 식사하러 내려가려던 참에 주태현이 어르신이 오셨다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난간을 잡은 손이 잠시 굳었다.

“집사님, 그분께 제가 없다고 해요. 제가 어디 갔다고...”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문 밖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내가 널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 겁나는 거냐?”

어르신의 목소리를 듣고 서유는 숨을 시간도 없어 어쩔 수 없이 돌아서서 내려갔다. “어르신, 어쩐 일로 오셨어요?”

새 지팡이를 산 이태석이 서유 앞에 와서 지팡이로 바닥을 툭툭 치며 말했다.

“네 남편의 허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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