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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별장 안, 통화를 마친 이승하는 주태현을 향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저 사람들 돌려보내요. 할아버지랑 마주치지 않게.”

주태현은 공손히 대답하고는 반대편으로 별장을 나섰다. 주태현이 그들을 쫓아내는 모습을 확인하고서야 그가 거실로 돌아갔다.

이태석과 하석준은 서유가 끊인 차를 마시고 있었다.

“배운 적이 있었느냐?”

그녀는 이태석의 찻잔에 차를 따르며 고개를 저었다.

“특별히 배운 건 아니고요. 그저 인터넷 보면서 조금 배웠어요.”

동아그룹에서 일할 때, 각 회사의 대표들을 접대하는 일을 했었다.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은 차를 즐겨 마셨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아두었던 것이다.

영상을 보고 배웠다는 말을 듣고도 웬일인지 이태석은 한소리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녀를 칭찬했다.

“잘 끓였네.”

하석준이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재능이 있네요.”

“아닙니다. 차가 일품이어서 그런 거예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뚝 솟은 사내가 싸늘한 기운을 뽐내며 다가왔다.

“아직도 왜 여기 계세요? 식사라도 하고 가시게요?”

무례한 그의 말투에 하석진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벌떡 일어나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자 그가 한마디 더 보탰다.

“하 박사님, 저녁 드시고 가시죠.”

그 말을 듣고 하석진은 이태석을 향해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래요. 아직 이 대표님 집에서 밥을 먹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럼 난 저녁까지 먹고 갈게요.”

화가 난 이태석은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탁자 위에 세게 올려놓았다.

“먹긴 뭘 먹어? 자네 집에는 밥 없나?”

그가 소리를 지르더니 지팡이를 짚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발 여기 남아서 식사라도 하고 가라고 부탁해도 절대 안 들어줄 기세였다.

그녀는 이태석이 무서웠지만 그래도 앞으로 다가가 그를 막았다.

“어르신, 식사 하고 가세요.”

이태석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면서 이승하를 힐끗 쳐다보았다. 아무 표정이 없는 그의 모습에 이태석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뒤돌아섰다.

이태석이 자리를 뜬 마당에 하석진도 그곳에 남아 밥을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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