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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만약 우리의 골수와 심장이 어머니와 일치했다면 어머니는 분명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우리한테 이식을 요구하셨을 거야.”

“내 앞에서 자신에게 이식조차 못 해주는 우리를 낳은 걸 후회한다고 하셨어. 그리고... 어머니는 너의 목숨조차 신경 쓰지 않으셨고 나한테 서유 씨의 심장을 꺼내오라고 하셨어.”

그는 눈을 내리깔고 놀란 얼굴을 한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육성아, 어머니는 분명히 심장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 알고 있었으면서도 너한테 거짓말을 하고 다른 사람의 심장을 빼앗아 오라고 하신 거야.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자애로웠던 우리 어머니는 이제 더 이상 없어. 그러니까 제발 정신 좀 차려.”

육성아는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돼. 어머니가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어.”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서유는 참견을 하기 싫었지만 심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사실이에요. 당신 어머니께서는 두 사람이 자신에게 이식을 해줄 수 없다는 이유로 두 사람을 원망했었어요.”

그녀의 단호한 말에 육성아는 벼락을 맞은 듯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서유와 육성재를 번갈아 보면서 전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전히 믿지 않은 그녀의 모습에 서유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이렇게 하죠. 피를 뽑아줄 테니까 다시 한번 검사해 봐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내가 하는 말보다는 훨씬 믿음이 갈 테니까.”

담담하게 말하는 서유를 쳐다보며 한동안 머뭇거리던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난 우리 오빠 믿어요.”

지금까지 오빠는 그녀를 많이 아꼈었고 그녀를 속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게다가 오빠는 어머니를 많이 사랑했고 어머니의 심장 이식을 위해 조울증이 있는 몸을 이끌고 세계 각지를 찾아다녔다.

이런 효자가 어떻게 자신의 어머니를 모욕할 수 있겠는가? 어머니가 그런 말을 했다면 모를까...

서유의 골수와 심장이 일치했다면 오빠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서유를 붙잡아 두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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