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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화

육성재가 육성아를 찾았을 때, 그녀는 차 안에 앉아 멍한 눈으로 먼 숲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 사나운 여동생이 이렇게 넋이 나간 모습을 처음 보았고, 순간 가슴이 아팠다.

“성아야, 이승하 사람들이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육성아의 움직이지 않던 눈동자가 천천히 돌아 자신의 묶인 것을 풀어주고 있는 육성재에게로 향했다.

“오빠, 나를 납치한 게 이승하 사람들이었어?”

육성재는 힘들게 밧줄을 풀면서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승하 아내가 김초희 친동생이야. 서유와 어머니가 조직적합성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데려왔는데, 그 전에 이승하가 사람을 보내 너를 납치했어. 이승하가 이렇게 한 건 나를 견제하기 위해서였지만, 너를 고생시켰네. 다 오빠 잘못이야...”

육성재는 밧줄을 다 푼 뒤 육성아에게 사과했다.

상황을 이해한 육성아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그러니까 현우택은 이승하의 사람이었구나.

전에 그녀에게 접근한 것은 아마도 그들이 왜 서유를 찾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였겠지?

이제 이승하가 오빠의 계획을 이용해 그들의 목적을 파악했으니 그녀는 더 이상 이용 가치가 없어진 거였다.

현우택이 그렇게 무정하게 떠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생각지도 못했다. 자신이 그에게는 단지 이승하를 돕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었다니.

쓸모 없어지니 곧장 내치는 그런 도구.

육성아는 이해하고 나서 갑자기 냉소를 지었다...

그 차가운 웃음에 육성재는 마음이 섬뜩해졌다.

“성아야, 괜찮아?”

육성아는 여전히 아무 표정 없이 고개를 저었다.

“오빠, 검사는 성공했어?”

육성재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얼굴에 드러난 무력감이 이미 육성아에게 답을 주었다.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고 한마디만 했다.

“엄마한테 가볼게.”

육성재를 차에서 내리게 한 후, 육성아는 재빠르게 뒷좌석에서 운전석으로 뛰어올라 곧바로 후진을 하여 빠르게 저택을 빠져나갔다.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지는 차를 보며 육성재는 걱정스럽게 눈썹을 찌푸렸다.

“남주혁, 따라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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