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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그 생각을 한 육성재는 김선우를 향해 경고를 날렸다.

“그 나쁜 여자의 딸을 네 누나라고 생각하지 마. 결국 실망하게 될 사람은 너니까.”

그 말을 마치고 육성재는 전화를 끊었다.

김선우는 핸드폰을 접고 별장 안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

하마터면 김씨 가문의 가훈을 잊을 뻔했다. 김영주의 딸은 가족으로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서유가 상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육성아보다는 훨씬 상냥한 사람이었고 늘 이런 누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는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거두고는 오토바이를 타고 그곳을 떠났다.

마침 이승하의 차가 그의 오토바이를 스쳐 지나갔고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이 마주쳤다.

이 늦은 시간에 김선우가 그곳에 나타났다는 건 그가 서유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는 뜻이었다.

꼬마 녀석이 서유의 일에 대해서는 꽤 신경을 쓰고 있나 보군.

백미러를 통해 산길을 질주하는 오토바이를 쳐다보며 이승하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뺨 네 대를 때린 게 적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별장으로 돌아온 후 그는 가장 먼저 서유를 찾아갔다.

무사히 돌아와 그림책을 들고 연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유도 무사히 돌아온 그를 보고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 문밖을 내다보던 연이는 문 앞에 기대어 있는 이승하를 보자마자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시늉을 했다.

“이모, 이모부. 얼른 주무세요. 나 졸려요. 먼저 잘게요.”

말을 마치고는 통통한 손으로 이불을 집어 올려 머리에 뒤집어썼다.

이렇게 귀엽고 깜찍한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녀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연이, 잘 자.”

“이모, 이모부도 안녕히 주무세요.”

이불 속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에 그녀는 웃으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방 안의 불을 끄고서야 그녀는 이승하에게로 다가갔다.

그 앞에 서자마자 남자는 그녀의 손을 잡고 서재로 향했다.

이승하는 내일의 계획에 대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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