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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이번 일을 김선우와 육성재가 함께 꾸민 줄 알았다. 하지만 방금 실실거리며 동영상을 촬영하고 아무것도 모른 채 납치범에게 잡힐 뻔한 그 모습을 보니 김선우와 육성재는 한 편이 아닌 것 같았다.

그녀는 안심하고 김선우에게 물었다.

“어떻게 나가는지 알아요?”

그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깜빡거렸다.

“따라와요.”

뒤를 돌아 배전함 쪽으로 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 그녀는 황급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테이블을 지나가던 길에 그가 양식용 칼을 집어 들고는 다른 사람의 와인을 한 잔 집어 들었다.

느긋하게 배전함 자리로 가서는 손에 들고 있던 와인을 단숨에 들이키더니 술잔을 내동댕이쳤다.

술잔이 바닥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나는 소리가 들리더니 카페 전체의 불빛이 갑자기 꺼져버렸다.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가 손목을 잡아당겼고 머리 위에서 맑고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날 따라와요.”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익숙하게 사람들의 눈을 피해 캄캄한 복도를 지나 이리저리 굽이 돌아 뒤에 있는 주방 쪽을 통과해 카페를 빠져나왔다.

도로 위에는 오토바이가 한 대 세워져 있었고 오토바이를 탄 그가 헬멧을 벗겨 그녀에게 건네주며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올라와요.”

오토바이를 보자마자 지난번 김선우와 이승하의 대결이 생각나서 그녀는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나 혼자 돌아갈게요.”

장난하나. 지난번에 그의 뒤에 앉았다가 혼이 쏙 빠졌었다. 두번 다시는 타고 싶지 않았다.

그 말에 헬멧을 쓰고 있던 그가 흠칫했다.

“급한 일이 있어서 정가혜 씨한테 가야 한다면서요. 집으로 돌아가려고요?”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는 바로 말을 바꾸었다.

“심혜진이 강제로 연이를 데리고 갈까 봐 걱정돼서요. 아무래도 가보는 게 좋겠어요.”

그가 반신반의한 얼굴을 한 채 뒷좌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토바이 타고 가면 되잖아요.”

말을 마치자마자 그가 카페 쪽을 향해 턱을 치켜들었다.

“경찰들이 오면 누나네 경호원들도 경찰서로 가서 진술해야 할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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