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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이를 갈며 소리를 지르는 그 모습을 보면 그가 얼마나 김씨 가문을 미워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서유한테 무슨 죄가 있겠는가? 김씨 가문의 어른들조차 보지 못한 그녀가 가문의 원한을 이리 짊어져야 하는 것인지?

“어르신, 어르신과 숙부님 그리고 숙모님들이 겪은 일들에 대해서는 저도 유감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일은 저와 무관합니다. 전...”

자신이 관여한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태석이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들어 갑자기 그녀의 몸을 향해 내리쳤다.

몸을 피하려고 했지만 그의 동작이 너무 빨라서 그녀는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가느다란 팔뚝을 얻어맞았다.

그가 또다시 지팡이를 들어 내리치려고 하는데 누군가 그의 지팡이를 한 손으로 잡았다.

그의 지팡이를 낚아챈 소지섭이 무릎 위에 지팡이를 올려놓고 두 동강을 냈다.

“제가 여기 있는 한 누구도 우리 사모님을 괴롭힐 수 없습니다. 어디 한번 해보시죠.”

이태석이 적어도 시비를 가릴 줄 아는 노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성을 잃은 그가 손자며느리에게 손찌검까지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던 소지섭은 첫 번째 지팡이가 그녀를 내리칠 때 한발 늦었고 그녀가 괜히 한 대 맞게 되었다.

이태석을 사납게 노려보던 소지섭이 고개를 돌려 그녀의 팔을 쳐다보았다.

“괜찮아요?”

단단한 물체가 살갗에 부딪혀 고통이 전해졌지만 그녀는 애써 참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자신의 왼팔을 감싼 채 맑은 눈을 들어 여전히 분노에 차 있는 이태석을 바라보았다.

“어르신께서 절 때린다고 해도 어르신 마음속 원한은 풀리지 않으실 겁니다. 게다가 승하 씨와의 사이만 더 멀어지게 되겠죠. 굳이 이러실 필요 있겠습니까?”

“굳이?”

그가 크게 분노하며 소리쳤다.

“너 때문에 승하 그 녀석이 정신을 못 차리고 집안의 원한까지 다 잊고 사는데 내가 어찌 두고 볼 수만 있겠느냐?”

그동안은 서유의 신분이 낮아서 손자한테 어울리지 않는 여자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크게 반대하지 않았고 이승하의 뜻대로 결혼을 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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