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2화

서유가 고개를 들어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 방법이 뭔데요?”

이승하의 사촌 여동생이 팔짱을 낀 채 하이힐을 신고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

“당연히 죽이는 거죠.”

김씨 가문에서 이씨 가문을 대한 것처럼 이씨 가문에서도 그대로 되갚아줄 것이다.

서로 죽고 죽이는 복수가 계속되면 그 원한은 점점 더 커지는 게 아닌가?

그러나 이 도리를 이씨 가문의 사람들은 들을 리가 없었다. 이혼을 하지 않겠다는 그녀를 죽일 생각까지 하다니 너무 잔인했다.

그녀는 받아들이기 힘든 표정을 지으며 이태석을 쳐다보았다.

“어르신, 승하 씨 생각도 좀 해주세요.”

이승하를 앞세워 자신을 협박하는 그 모습에 이태석은 차갑게 웃었다.

“네가 없어도 이 세상은 계속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잘 돌아갈 거야.”

이승하의 아버지가 그 여자를 잃고 박화영과 결혼해 아이까지 낳은 것처럼 이승하도 그렇게 될 것이다.

자신의 손목을 내려다보던 그녀는 이승하의 손목에 있는 네 개의 흉터를 떠올리며 안색이 어두워졌다.

“승하 씨는 저 때문에 네 번이나 자살했었습니다. 저와 그 사람은 자신의 목숨보다 서로를 더 사랑하고 있어요. 둘 중 그 누구라도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나머지 그 사람도 결국 따라가게 될 거예요. 어르신께서는 그 사람이 죽기를 바라시는 겁니까?”

그 말이 이태석의 가슴을 찔렀다. 목숨이 위태로운 이승하를 의사들이 구조하는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른 그는 눈 밑에 어두워졌다.

“당연히 원하지 않지. 그래서 이혼하라고 하는 거야. 네가 이혼에 동의한다면 널 놓아줄 것이야. 무사히 이곳을 떠나게 해주겠다.”

그녀는 아픈 팔을 감싸며 이태석을 타일렀다.

“저희 두 사람은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어렵게 여기까지 왔어요. 근데 어떻게 쉽게 이혼할 수 있겠습니까?”

그와 도리를 따지며 그가 원한을 내려놓고 다시는 그들의 결혼에 끼어들지 않기를 바랐지만 이태석은 아주 단호했다.

“너희 두 사람은 반드시 이혼해야 해. 절대 함께할 수 없어.”

왜 함께할 수 없냐고 물어보려던 찰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