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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이태석은 충격적인 표정을 지으며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너...”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았던 이승하는 눈을 감았다.

“그만 나가세요.”

그 자리에서 뻣뻣하게 앉아 있던 이태석은 눈앞의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끝내 이혼을 하지 않겠다는 거냐? 네가 김씨 가문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난 더 이상 감출 수가 없어.”

셋째 동생의 아내는 그 당시, 비밀을 지켜주는 대가로 그에게서 10%의 주식을 양도받았다. 현재 그 주식은 이승하에 의해 반이나 회수되었으니 당연히 못마땅할 것이다.

이승하가 이혼도 하지 않고 서유도 처리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가 알게 된다면 분명모든 사실을 폭로할 것이다. 이 사실이 밝혀진다면 이씨 가문에서 이승하를 어떻게 처리할지...

손자가 아들의 길을 걷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연석의 말대로 김씨 가문과의 원한을 잠시 내려놓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윤리에 어긋나는 일을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이것이 밝혀진다면 이씨 가문은 큰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게다가 이 두 사람이 앞으로 아이를 낳는다면 태어난 아이는 건강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두 사람이 함께하는 걸 용납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승하는 친동생이라도 이혼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아들 녀석보다 더 미친 손자 녀석이었다.

이태석은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그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다가가던 이태석은 발걸음을 멈추고 이승하를 돌아보았다.

“잘 생각해 보거라.”

거실에 앉아 있던 서유와 이연석은 어두운 얼굴로 걸어 나오는 이태석을 보고 두 사람의 대화가 유쾌하지 않았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이태석은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있었고 그 모습에 이연석이 급히 일어나 그를 부축했다.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그 물음에 이태석은 손을 저었다.

이태석이 자신에게는 비밀을 알려주고 싶어 하지 않은 것 같아서 이연석은 눈치껏 더는 묻지 않았다.

“제가 바래다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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