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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이승하가 담배를 몇 개피나 피웠는지 알 수 없었다. 마침내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항상 대기 중인 택이는 이승하의 전화를 보고 창문 밖으로 몸을 날려 CCTV가 없는 곳에서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육성재 씨가 서유 씨를 찾는 목적에 대해선 아직 조사중입니다. 최근에 육성아 씨가 저를 크게 신뢰하게 되었으니 곧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

이번에는 이승하가 먼저 물어보기 전에 택이가 즉시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

조금 억울한 것은, 그가 첫날 밤을 바쳐서 육성아의 신뢰를 얻어야 했다는 것이다.

택이는 육성재가 그의 여동생을 건드린 것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화를 낼지 상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택이는 두렵지 않았다. 결혼하면 그만이니까. 어차피 그에게도 아내가 없었다.

이승하는 육성재 문제를 떠올리며 더욱 불안해졌지만, 감정을 억제하고 냉정하게 말했다.

“너한테 전화한 이유는 다른 문제를 물어보려는 거야.”

“무슨 일이죠?”

“전에 우리 형의 죽음을 조사할 때, 정말로 아무런 이상이 없었나?”

택이는 이전에 조사했던 단서를 떠올리며 미묘하게 찡그렸다.

“대표님, 제가 처음 조사를 시작했을 때 큰형님의 부검이 이루어졌는지 여쭤봤었죠. 당시에는 없다고 하셔서 조작의 여지가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비밀리에 몇 번 더 조사했습니다. 원래는 증거를 모두 모아서 보고하려 했는데 대표님께서 물으셔서 먼저 말씀드립니다.”

“병원에서는 큰형님이 뇌질환으로 죽었다고 했지만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큰형님이 죽기 전에 복용한 약이 바뀌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약이 무엇으로 바뀌었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이승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셋째 할머니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형을 죽인 사람이 누구일까?

택이의 전화기 너머에서 갑자기 날카로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우택 씨, 대낮에 마구간에서 뭐하는 거예요?!”

택이는 깜짝 놀라 급히 전화기를 감싸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저 그 호랑이 같은 여자 좀 처리하고 오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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