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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그녀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박화영은 정말로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박화영이 왜 굳이 이승하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파괴하려고 했을까?

서유는 이승하를 따라온 것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을 꺼낼 수 없었고, 대신 이승하의 팔을 꼭 잡고 조용히 옆에 서 있었다.

박화영은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다시 이승하를 향해 독기 어린 시선을 돌렸다.

그의 왼손 약지에 결혼 반지가 끼워져 있는 것을 보고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

“너희 결혼했니?”

과거에는 서유를 숨기려 했던 남자가 이제는 당당하게 서유의 손을 잡고, 두 사람의 결혼 반지를 박화영에게 똑똑히 보여주었다.

“당신 바람대로 되지 않았어요. 결국 서유랑 결혼했습니다.”

정확한 답을 듣고, 박화영의 눈에는 서서히 분노의 감정이 떠올랐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내던지고 나무껍질처럼 말라버린 손을 들어 서유을 가리켰다.

“네가 너의 형과 약속했잖아, 연지유와 결혼하기로. 어떻게 유언을 어기고 서유와 결혼할 수 있니?!”

그렇게 분노에 찬 목소리가 창문 밖에서 들려왔다.

소리는 줄어들지 않았고 마치 그들을 모두 지옥에 끌고 가고 싶어 하는 잔인함이 담겨 있었다.

“이 여자가 네 마음을 홀려 형이 너에게 얼마나 잘해줬는지 완전히 잊어버렸니?!”

박화영은 미친 사람처럼 눈이 움푹 들어간 채로 이승하를 바라보며 악을 썼다.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빨리 이혼하고 연지유랑 결혼해. 그렇지 않으면 너의 형은 눈을 감지 못할 거야!!!”

이 순간 서유는 이승하가 연지유와 결혼하도록 강요받았던 당시의 어려움을 비로소 이해했다.

그녀는 이승하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는데 그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박화영이 미친 듯이 행동하는 것을 차갑게 바라보는 것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서희는 박화영에게 정신병이 있다고 말했다.

작은 자극에도 행동이 이상해질 수 있다고 했으니, 지금의 행동도 병증의 발작일 것이다.

박화영은 한참 동안 욕을 퍼부었다.

이승하가 손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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