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8화

이승하는 아무리 마음이 독하더라도, 약을 바꾼 사람이 박화영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호랑이도 자기 새끼는 잡아먹지 않는다는데, 당신이 어떻게 친아들에게 그럴 수가 있어요?”

박화영은 눈이 빨개져서,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런 게 아니야. 그 약은 네가 먹게 하려고 바꾼 건데, 어떻게 된 일인지 네 형이 먹어버렸어. 분명히 네 약을 바꿨는데, 어떻게 네 형이 먹었는지, 어떻게 그런 일이...”

서유가 이 말을 듣고, 이승하의 팔을 꽉 잡으며 안타까운 듯 말했다.

“알고 보니, 승하 씨를 죽이려고 했었군요...”

“헛소리 하지 마!”

박화영은 한 번 소리치고, 이승하를 가리키며 말했다.

“죽이려고 하지 않았어! 그 약은 지능을 낮추기 위한 것일 뿐 죽이진 않을 거야. 내가 기르는 장난감이고 평생 동안 고문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죽일 수 있겠어...”

그녀의 아들은 겨우 주권자의 자리에 올랐지만, 과로로 인해 젊은 나이에 뇌질환을 앓게 되었다.

이승하는 어릴 때부터 이태석에게 가장 똑똑한 아이로 여겨져서, 은밀하게 그를 길렀다.

이는 그가 장래에 주권자의 대체자가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는가?

박화영은 어떻게 그 개자식들의 아이가 그녀 아들의 것을 빼앗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승하가 병에 걸렸을 때, 그녀는 그의 약을 바꿨다.

누가 알았겠는가, 그 뇌의 쇠퇴를 가속화하는 약을 자신의 아들이 먹게 될 줄은!

이승하는 마침내 박화영이 왜 그를 죽이려 하면서도, 결국 죽이지 않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그저 그를 키우며 평생을 고문하려 했던 것이다...

그녀의 이 마음이 이승하의 마음 깊숙이 남아 있던 마지막 도덕감을 완전히 없애버렸다.

그는 서유의 손을 잡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유리 너머로 고통스러워하는 박화영을 차갑게 응시했다.

“당신 정말 불쌍하군요.”

그를 죽이려 했지만, 결국 자신의 아들을 죽이고 박화영은 도대체 어떻게 얼굴을 들고 이 세상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