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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연남동 카페, 육성재의 차가 그늘진 곳에 숨어 있었다.

한편, 카페에 미리 도착한 김선우는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서유를 기다리고 있었다.

8시쯤 되어서야 서유는 차에서 내렸고 노란 원피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육성재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상했다. 서유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하고 있었다니, 그것도 한눈에 알아봤다. 안면인식장애가 없어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그는 고개를 돌려 옆에 앉아 있는 경호원을 바라보았지만 경호원의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당신 누구야?”

3년 동안 그의 곁을 지켜왔던 경호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도련님, 저 남주혁입니다.”

육성재는 그를 노려보며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생긴 게 왜 그래? 좀 특별하게 생길 것이지. 네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잖아.”

그는 말문이 막혔다.

육성재는 고개를 들고 대형 고급 차를 바라보았다. 서유의 뒤를 이어 우뚝 솟은 그림자가 차에서 내려왔다.

뼈에 깊숙이 박힌 그 얼굴을 본 순간 그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다.

“저 인간이 있으면 어떻게 납치해?”

이때, 옆에 있던 남주혁이 그를 다독였다.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승하도 같이 납치하면 됩니다.”

육성재는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호되게 때렸다.

“네가 저 인간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같이 납치를 한다고? 생각이 있긴 한 거야?”

그가 이마를 가린 채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도련님, 이렇게 합시다. 이따가 도련님께서 이승하를 따돌리세요. 그 틈을 타서 저희가 서유를 데려가겠습니다.”

불같이 화를 내던 육성재는 그제야 마음을 가라앉혔다.

“명심해. 가면 꼭 쓰고 들어가. 납치범으로 위장하여 김선우까지 같이 데려와.”

이승하가 서유를 데리고 카페로 들어가려는 찰나 옆에 있던 소지섭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표님, 맞은편에 있는 차가 좀 이상합니다.”

그 말에 그녀가 뒤를 돌아보려고 하자 이승하가 한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감쌌다.

“아마도 육성재일 거야...”

그녀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

“설마 나와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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